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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최근연재일 :
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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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5.04.0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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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
15쪽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3)

DUMMY

“뭐라고?”


“마...말도 안 돼!”


알룬도와 에레이시아가 비명을 질렀다. 둘의 놀라움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에레이시아가 루도의 맥을 다시 짚었다. 간신히 알아챌 정도였지만, 아직 그의 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제리온이 그녀에게 말했다.


“야! 너 약사라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그녀는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 덜덜 떨리는 턱이 그녀가 얼마나 공황상태에 빠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모...몰라. 이런 경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어째서...숨을 쉬는 거야? 죽어도 이미 한참 전에 죽었어야 정상인데...”


그녀는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의 말마따나 루도가 죽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창백해진 얼굴에 보랏빛으로 물든 입술, 그리고 차갑게 굳은 사지. 독은 이미 전신에 퍼져 있었다. 그런데 응당 마비되었어야 할 심장이 아직 뛰고 있는 것이다.

에레이시아가 갈피를 잡지 못하자 뒤에 있던 데루루피아가 그녀의 뺨을 때렸다. 그렇게 세게 때리진 않았지만, 방 안을 울리는 따귀소리에 그녀의 이성이 되돌아왔다.


“아가씨, 정신 차려요! 지금 루도를 살릴 수 있는 건 아가씨뿐이에요. 자, 제가 도와줄게요. 뭘 어떻게 해야 하죠?”


“어...”


“아가씨! 우리가 뭘 해야 하나요?”


“해...해독초...근육을 풀어주는 것은 모조리 다...”


“디리터, 들었지? 지금 당장 상점가로 가서 해독초 모조리 사와.”


데루루피아는 뒤도 보지 않고 신속히 명령을 내렸다. 이미 몇 번이고 겪은 듯이 보이는 능숙한 행동이었다. 따귀에 놀라 멍 때리고 있던 그는 주섬주섬 일어나더니 방을 나섰다. 막 뜀박질을 하려던 그가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그런데, 안개송곳니 자식들은 다 어디로 간 거야?”


알룬도가 답했다.


“퇴각했다. 적어도 오늘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거야.”


“좋아. 해독초란 말이지.”


디리터가 약재를 찾기 위해 떠나자, 에레이시아는 본격적으로 루도를 진찰하기 시작했다. 루도의 맥을 짚던 그녀는 오싹한 한기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그의 몸은 시체와 다름없을 정도로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즉각 명령을 내렸다.


“제리온, 당장 1층으로 가서 벽난로에 불 피워. 마법이든 뭐든 좋으니까 최대한 빨리.”


“어...응.”


“마리네, 일단 얘 침대에 좀 눕히자. 이 이상 체온이 떨어지면 위험해. 이불 좀 더 가져와.”


“알았어요.”


“그리고 이칼롯은....당신 뭐 하는 거예요?”


데루루피아 덕에 정신이 돌아온 것일까, 그녀는 조금 전 당황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신속히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분주히 움직이던 그녀의 손가락이 돌연 알룬도에서 멈췄다. 이불을 챙기던 마리네도 그를 보고는 즉시 경계태세를 취했다. 이칼롯은 아예 칼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어느새 알룬도는 자신의 검을 꺼내 든 채였다.


“알룬도...”


데루루피아가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과 달리 그를 제지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대비를 하는 겁니다. 각성이 시작되면 즉시 숨통을 끊어야 하니까.”


“각성이라니?”


“레이시가 단지 너희를 죽이려고 몸소 모습을 드러냈을 리 없지. 그가 뭐라고 했지?”


마리네는 현기증을 느꼈다. 레이시가 했던 말은 이미 자신의 뇌리에 똑똑히 각인된 후였다. 그리고...그건 루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루도가...펠아람의 아이라고...”


“저주에 대해선 알고 있겠지? 지금 저 녀석이 각성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어. 아니, 솔직히 가능성은 훨씬 높다고 봐야지. 그 증거로, 바질리스크의 독에 중독되고도 죽지 않고 있잖아?”


“그...그렇지만...”


마리네는 머뭇거렸다. 루도가 죽지 않은 것은 분명 기뻐해야 할 사실이지만...그것이 신의 아이임을 증명하는 거라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기절하기 직전 루도가 보였던 괴이한 행동도 마음에 걸렸다. 어째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보고 절규한 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그가 자신이 신의 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었다. 베른헬트 주교에 의하면, 니암은 자신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각성하지 않은 채 살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은 반대로 신의 아이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언젠가는 각성이라는 숙명을 맞이한다는 걸 의미했다.

알룬도는 안개송곳니로서 검을 겨누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학살자가 될 소년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그걸 저지할 자격이 있는가? 단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면에서 이칼롯의 의지는 가장 확고했다.


“칼 치워.”


마리네와 알룬도의 시선이 동시에 그를 향했다.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마리네와 달리,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뜻을 정한 상태였다. 그는 마리네에게 조언했다.


“마리네, 뭘 고민하지? 우린 로샤단이다. 람카디스 대장이 뭘 하려고 했는지를 잘 생각해봐.”


“독...수리는 없다?”


“그래. 가장 힘들었을 텐데도 루도는 그 말을 믿었어.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헤매면 어쩌라는 거냐.”


스르릉, 텔슈피드의 연노란 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칼롯은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싸울 마음은 없지만 루도를 건드린다면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알룬도는 그와 눈을 마주한 채 움직임이 없었다.

이칼롯이 물었다.


“당신은 왜 돌아온 거지?”


“쳇...”


그는 혀를 차며 검을 물렸다. 데루루피아가 어깨를 다독여주었지만, 그의 언짢은 얼굴은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


“오지랖이 넓은 게 죄지.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텔아단 어딘가의 해변에서 낚시나 하고 있을 텐데.”


“고마워요, 알룬도. 당신이 아니었으면 전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알룬도의 뺨에 짧게 키스했다. 그는 검을 다시 품속으로 집어넣긴 했지만, 여전히 루도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눈치였다.


“레이시의 말도 틀린 건 아니야. 파괴적 각성은 재앙만 일으킬 뿐이니까.”


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의견이 그렇다할 뿐이지, 더 이상 루도를 해하려 한다던가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사태가 진정되자 에레이시아가 다시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마리네와 데루루피아는 그녀의 명령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이칼롯은 검을 거둔 뒤에도 여전히 알룬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그는 피식 웃으며 모자챙을 살짝 눌렀다.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군. 안 그런가?”



***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 속, 안개송곳니 단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린워드 마을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은 시각이었고, 또 말을 달려간다 해도 이틀은 걸릴 거리였다.

어스름 짙은 숲 안으로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숲에 우거진 활엽수는 한 치의 틈도 없이 하늘을 가려 대낮인데도 해가 진 것처럼 어둠이 깔려 있었다. 다섯 평 남짓쯤 될까? 나무 밑동을 잘라 의자를 만들고, 근처 수풀을 제거해 만든 작은 공간. 레이시가 임시로 만든 조직의 퇴각장소였다.

제폰이 막 그 장소에 발을 들여놓을 즈음 레이시가 위첼을 문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첼, 어째서 내 명령에 따르지 않았지?”


그의 목소리는 딱히 격앙되어 있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평소의 무심한 태도 그대로일 뿐. 사실 레이시는 루도를 죽이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지금은 위첼의 항명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위첼도 지지 않았다.


“루도 레인폴은 이미 독 때문에 죽을 운명, 괜히 거기서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명령은 내가 내린다고.”


“그건 정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레이시님의 결정은 너무 무모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방해꾼이 아니야. 펠아람의 아이라고!”


레이시의 언성이 순간 높아졌다. 그는 어째서 위첼이 이리도 꼬박꼬박 말대답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신의 아이, 그리고 일개 인간인 자신. 둘의 목숨을 저울질했을 때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어린 아이도 알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 무모하다니? 만약 루도가 죽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패를 넘어 펠아람의 아이를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위첼의 생각은 달랐다.


“레이시님, 당신은 당신의 목숨이 얼마나 중한지를 모르고 계십니다. 지금껏 우리가 죽여왔던, 있으나 없으나 한 인간들과는 다르단 말입니다.”


“뭐라고?”


항상 평정을 유지하는 그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첼은 지금 레이시에게 정면으로 반항하고 있었다. 조직의 말단조차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실현한단 말인가? 그는 최악의 경우 위첼의 목을 벨 각오까지 했다.


“그건, 단장인 내 판단에 의문을 품었다고 봐도 되는 건가? 그게 네가 내린 결정이냐, 위첼!”


레이시가 거칠게 검을 뽑았다. 이미 자리에는 제폰과 고르딘이 도착해 있었지만, 누구 하나 그를 말리려는 사람이 없었다. 위첼은 이를 악물었다. 만약 그 자리에 자신이 아니라 저들이 있었다면, 분명 명령에 따라 루도를 죽였을 것이다. 철저히 공적으로만 맺어진 관계, 그것이 안개송곳니 암살단이었다.

하지만 위첼만은 달랐다. 이런 현기증 나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직에 남아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비록 알룬도는 변절해 버렸지만...


“당신이 죽으면, 로시느는 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


뭔가 말하려던 레이시의 말문이 턱 막혔다. 과연, 그랬던 건가...확실히 루도에게 정신 팔려 로시느의 존재를 잊고 있긴 했다. 위첼이 말했다.


“당신의 죽음을 알고 충격을 받은 그 아이가, 파괴적 각성을 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지요? 로시느 역시 신의 아이입니다. 펠아람의 저주를 받지 않았을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단 말입니다.”


“으음....!”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다. 레이시가 루도에게 했던 말은 로시느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었다. 안개송곳니에겐 그녀의 각성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그런데 만약 펠아람의 저주가 그녀에게 내려져 있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확실히, 레이시를 친아버지처럼 따르는 그녀였기에 적어도 각성하기 전까지 레이시는 자신의 신변을 돌볼 필요가 있었다.

물론 그것은 그의 입맛에 맞게 공적으로 포장한 것일 뿐, 위첼이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따로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다. 더 말을 해본들 눈앞의 남자가 들어먹을 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잠시 고민에 빠졌던 레이시가 입을 열었다.


“네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네가 내 명령을 무시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위첼, 당분간 저택에서 근신하도록 해라. 내 지시가 떨어지기 전까지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을 명령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너 없이 진행할 것이다.”


“...예?”


최악의 경우 사형까지 생각하던 위첼로서는 어안이 벙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작 근신이라니...레이시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두 번 말해줘야 하나?”


“아...아닙니다. 그럼...”


위첼은 꾸벅 허리를 굽히고는 쏜살같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떠나면서 그는 제폰과 고르딘을 흘겨보았으나, 그들은 본 체도 하지 않았다. 둘은 목석이라도 된 듯 제자리에 굳은 채 움직임이 없었다. 위첼은 둘만 남겨두면 백날 가도 대화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사라지고 나자 레이시는 고르딘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자네는 디리터 아쟉스 쪽을 상대하러 갔었지. 어때, 전과는 있었나?”


“호위기사 세 명의 죽음을 확인, 그 이상의 전과는 없습니다.”


“셋인가...”


레이시는 얼굴을 찡그렸다. 고르딘의 능력을 생각할 때 로샤단 쪽의 사상자가 셋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었다. 고르딘과 디리터 일행이 교전한 것은 10분 남짓, 하지만 그가 홀로 1개 중대도 상대하는 괴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로샤단이 얼마나 분전했는지 알 수 있었다. 거기다 마리네와 루도는 위첼과 비등한 실력이었고, 이칼롯은 짧게나마 제폰과 호각을 이뤘다. 로샤단의 전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우수했다.


“마체르담을 쓰러뜨린 게 요행이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면 문제는 앞으로 그들을 상대하는 데 얼마만큼의 인원을 할당하느냐는 것이었다.


“제폰님,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 말입...”


제폰에게 시선을 옮기던 그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공터 가장자리에 놓인 나무 밑동에 한 남자가 앉아있던 것이다. 그와 레이시까지의 거리는 불과 다섯 보도 되지 않았다. 대체 언제 나타난 것일까? 그는 레이시의 오감쯤은 우습게 여기는 모양이었다.

그런 그의 태도 때문에 레이시는 더욱 불쾌감을 느꼈다.


“왔으면 얘길 하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겠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 남자는 살포시 미소 지었다. 아니, 웃은 것은 그가 아니었다. 그는 활짝 웃는 광대가면을 착용한 채, 머리에는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목을 가리는 머플러에서 하얀 면장갑까지, 그는 겉으로 보기엔 부유한 중년 남성의 복장을 한 채였다.

하지만 그를 유심히 관찰하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를 전혀 노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손가락 마디까지도. 단장인 레이시조차 최근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가 몸을 가리고 다니는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의 행동으로 보나 쓰고 있는 가면으로 보나 어딘지 음침한 느낌이 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레이시는 위첼이 유독 알룬도를 따랐던 걸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자들이 모인 곳에서 알룬도는 유일한 정상인처럼 보였을 테니까.

광대가면이 말했다.


“아차, 실례. 위첼이랑 심도 있는 대화를 하고 계시기에 제가 끼어들기가 뭣하더군요. 제스터, 지금 돌아왔습니다.”


가면 쓴 남자는 제스터(Jester)라 불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그가 장난조로 붙인 가명일 뿐, 본명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계속 싱글싱글 웃었다. 아니, 가면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그의 진짜 표정, 그의 본심은 단장인 레이시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자네와 슈터크에게는 알룬도를 추격하라는 임무를 내렸던 걸로 아는데.”


“아, 그게 말이죠.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하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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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 +2 15.04.03 1,074 31 11쪽
8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1) +2 15.04.02 963 34 11쪽
87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0) +1 15.04.02 943 33 13쪽
86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9) +2 15.04.02 1,007 33 17쪽
85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8) +1 15.04.02 915 35 15쪽
84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7) +2 15.04.02 845 34 16쪽
83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6) +2 15.04.01 1,075 31 14쪽
82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5) +1 15.04.01 1,010 37 16쪽
81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4) +3 15.04.01 1,080 33 18쪽
80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3) +1 15.04.01 1,115 36 14쪽
79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2) +2 15.04.01 918 38 19쪽
7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 +1 15.04.01 935 33 18쪽
77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6) +3 15.03.31 1,115 39 17쪽
76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5) +1 15.03.31 1,022 33 14쪽
75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4) +4 15.03.31 1,047 33 13쪽
74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3) +2 15.03.31 943 34 14쪽
73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2) +1 15.03.31 870 38 13쪽
72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1) +4 15.03.31 886 34 15쪽
71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7) +7 15.03.30 1,017 43 23쪽
70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6) +4 15.03.29 891 40 16쪽
69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5) +2 15.03.29 936 34 17쪽
68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4) +1 15.03.29 1,119 35 20쪽
67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3) +1 15.03.29 1,116 32 16쪽
66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2) +2 15.03.29 1,084 38 14쪽
65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1) +4 15.03.29 1,292 35 13쪽
64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完) +7 15.03.28 1,170 44 17쪽
63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8) +3 15.03.28 1,254 35 14쪽
62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7) +2 15.03.28 1,076 39 12쪽
61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6) +4 15.03.28 1,141 37 15쪽
60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5) +2 15.03.28 1,120 38 16쪽
59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4) +2 15.03.28 1,067 34 14쪽
58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3) +2 15.03.28 1,014 35 17쪽
57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2) +3 15.03.27 1,121 39 10쪽
56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1) +5 15.03.27 1,124 45 10쪽
55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2) +2 15.03.27 1,066 46 15쪽
54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1) +4 15.03.27 1,053 41 20쪽
53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0) +2 15.03.27 1,106 44 17쪽
52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9) +2 15.03.27 1,157 50 15쪽
51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8) +4 15.03.27 1,236 39 16쪽
50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7) +2 15.03.27 1,074 42 12쪽
49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6) +3 15.03.26 1,144 45 9쪽
48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5) +3 15.03.26 1,123 4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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