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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一筆)의 서재입니다.

파락공자(擺落公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일필(一筆)
작품등록일 :
2013.09.07 00:33
최근연재일 :
2014.03.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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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2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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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44. 천면신투(千面神偸) - 4화

DUMMY

사람들을 물리고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기조식을 취했다. 제법 검기를 다루는 향기가 호법을 서니 안심하고 대주천을 하여 최적의 상태를 만들었다. 선죽장이라는 곳은 복주 북쪽의 산기슭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장원이었다. 큰 바위산을 뒤로 한 채 어둠속에 가라앉은 그곳은 그냥 보기엔 정말 평범한 장원이었다.


향기를 밖에 대기시키고 상유는 신행미종보를 극성으로 전개하여 선죽장의 담을 넘었다. 담 위에 엎드려 확인해보니 호위 무사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자연적인 지형지물을 이용해 교묘한 절진이 쳐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하오문 잠입자들이 이를 눈치 채지 못한 것이 문제였을 것이다. 자연지형을 이용한 절진이니 말이다.


다행히 상유는 만서전에서 진법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한 적이 있어 먼저 진의 구성과 흐름을 파악해 보았다. 오행(五行)과 육합(六合)이 교묘하게 이중으로 배열이 되어 있었다. 진법의 명칭은 알 수 없지만 대략적인 파훼는 가능하리라 판단을 하고 경계무사들이 지나고 나자 바로 뛰어 내렸다. 물 흐르듯 간결하게 신행미종보를 펼치며 오행과 육합을 적절히 밟아 나가기 시작했다.


다음 경계무사들이 오기까지 일각을 시간이 있으니 그 안에 진을 빠져 나가야 한다. 그런데 보기보다 쉽지가 않았다. 진이라는 것이 보고 이해하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 사이에 큰 차이점이 있는 것이었다. 절진에 들어설수록 환영이나 환상들이 보여서 오감에 의존했다가는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상유는 일단 멈추고 눈과 귀를 닫았다. 그리고 전체적인 구조를 다시 떠올리고는 눈을 감은 채로 진법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한번 마음을 먹자 일체의 머뭇거림이 없는 행보였다. 단지 십장의 거리를 뚫고 전진하는데 거의 일각이 다 소모 되었다. 그나마 다음 경계무사들이 오기 직전 상유는 전각의 처마 밑으로 스며드는 것에 성공을 하였다. 하오문도들은 아마 이 진법에서 다 발각이 되어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천면신투는 그렇지 않았을 것인데 도대체 가늠이 되지 않았다.


여하튼 이 밤을 통해 그것과 관계된 진실을 규명해야만 했다. 이 후로는 큰 난관은 없었다. 외당에 중요한 것이 있을 리 만무하니 바로 내당으로 진입을 하였다. 그런데 내당을 꼼꼼히 살펴봐도 특이한 건물이나 시설은 눈에 띠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아직도 불이 켜져 있는 서재로 보이는 곳에 침투를 하였다. 일체의 기를 숨기고 처마 밑에 붙어 창을 통해 안을 살폈다.


실내에는 중후한 선비풍의 노인이 앉아 몇 권의 책을 펴고는 무언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 늦은 시간까지 무언가에 깊이 빠져 연구를 하는 것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자 상유는 철수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노인이 책들을 접더니 일어섰다. 그리고는 서재를 나서 후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었다. 상유는 재빨리 들어가서 책을 대충 훑어보았다. 그런데 이것들은 의학서와 특이한 것은 시체를 다루는 기법들이 쓰여 있는 서책이었다.


기이한 생각이 들어 빠르게 노인의 뒤를 쫓았다. 노인은 후원의 정자에 다가서서는 사방을 둘러보며 경계를 하더니 정자의 우편으로 돌아가서 정자의 하단부에 있는 돌들을 일정한 순서에 맞게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정자의 아래에 입구가 열렸다. 굉장한 기관이었다. 입구로 들어서자 계단이 있는지 노인의 모습은 금방 사라지고 문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상유는 신법을 극성으로 운용하여 닫히지 전에 간신히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천정에 달라붙었다. 한 줌의 기도 흘리지 않는 절묘한 경신술이었다. 다행히 앞서 간 노인은 이미 급하게 사라진 후였다. 계단은 오 장여를 내려가다가 우측으로 꺽여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조금씩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중간 중간에 작은 등불이 달려 희미하게나마 주변을 밝혀서 전진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따라 이동을 했다.


추측컨데 이 계단은 이 장원의 뒤에 있는 바위산의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바위산을 깍아 그 내부에 무엇인가를 감추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었다.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대단한 기관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와 같은 공간을 만드는 일은 일이년에 될 것이 아니였으니 이들의 행사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안 상유는 더욱 더 조심스럽게 전진을 하였다.


십 장 가량 전진을 하자 서서히 넓어지기 시작했다. 양 옆으로 창고로 보이는 공간들이 줄지어 만들어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계단을 올라서면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코를 마비시킬 정도의 악취가 진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는 중앙으로 꽤나 넓은 공간이 있는 것을 추론할 수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몇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몰래 들여다보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주저하고 있는데 누군가 계단을 다시 내려오려는지 말소리가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순간 상유는 빠른 판단으로 우측의 창고로 스며들었다. 그나마 나무로 된 문이 살짝 열려 있어 다행히 소리 없이 숨을 수 있었다. 문 뒤에서 기척을 숨기고 있는데 복도를 따라 노인을 포함한 네 명의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발소리가 멀어지자 그때서야 창고 안을 살펴보았는데 상유는 하마터면 너무도 놀라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창고 안에는 인체의 일부로 보이는 시체의 조각들이 선반에 차곡차곡 정리 되어 있었다. 또 특이한 약품처리를 했는지 퍼렇게 변색이 된 사체들이 큰 항아리에 담겨져 있었다. 지하에서 풍겨 나오던 그 지독한 냄새는 바로 시체가 썩는 냄새였던 것이다.


이런 천인공노할 짓이 있단 말인가! 정신을 가다듬은 상유는 밖으로 나와서 중앙 광장을 살폈다. 그곳에는 각종 실험기구들과 이십여 개의 수정관이 있었다. 문제는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었다. 역시 보초를 서는 것인지 한쪽에 마련된 식탁을 마주하고 의자에 두 사람이 고기 안주를 두고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느껴지는 것이 적잖은 수련을 걸친 무사들인 것 같았다.


“야 이삼. 이 짓도 이제 지긋지긋 하군. 어서 본교로 발령이 나야 할 텐데. 걱정이야.”

“오복아, 일 년이냐? 우리가 여기 배치 된 것이. 그나마 녹봉이라도 두 배로 주니 버티지. 나도 죽을 맛이야.”

“이번 기회에 돈 좀 만들어 늦장가라도 가야지 않겠냐.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아 보자고.”

둘은 친구인지 이야기를 나누며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고 있었다.


경계병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태만한 작태였지만 하기야 이런 비밀스런 기관 안에 누가 침투 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 둘은 오늘 지독히도 운이 없는지 사신을 만나게 되었다. 상유는 극성의 신행미종보를 시전해 단 숨에 달려들어 둘의 혈도를 제압했다. 방심한데다 술까지 먹어 감각이 둔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둘은 앉은 채로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지며 엎어졌다. 그들의 앞에는 검을 빼어 든 상유가 살기를 내 품으며 서 있었다. 그 기도와 살기에 둘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상유는 검을 들어 먼저 한 놈의 팔을 잔인하게 잘랐다. 순식간에 검이 번득하더니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손목이 툭 떨어지며 피분수가 일자 이삼은 기겁을 했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인지 비명은 입안에서 맴돌 뿐이었다. 아혈이 봉쇄 된 것이다.


상유는 이와 같은 만행을 저지르는 자들을 용서 할 마음이 애초에 없었다. 그래서 기운을 개방을 했는데 그것은 바로 엄청난 살기로 변해 둘을 옥죄이고 있었다. 둘은 기겁을 하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살려달라는 것임은 다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상유는 이삼의 팔목을 지혈을 해주고는 이번엔 오복의 단전에 검을 빠르게 찔러 넣었다. 오복은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내력이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 둘의 눈빛은 절망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살고 싶으냐?”

둘은 간절한 눈빛으로 ‘네’라는 대답을 하고 있었다. 상유는 그때서야 지법을 날려 둘의 아혈부터 풀었다. 그리고 냉랭한 목소리로

“이곳은 어디냐?”

“이곳은 혈마교의 비밀 분타입니다.”

“이곳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냐?”

“이곳에서는 혈강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둘은 경쟁적으로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행들을 불기 시작했다. 혈마교는 인접한 절강성 남안탕산(南雁蕩山)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마도계열 문파였다. 혈마교는 마교에서도 사이한 비법을 연구하는 자들이라 배척을 받자 마교에서 분리 되어 나온 자들이 세운 문파였다. 그들도 고유의 무공이 있지만 주로 정상적이지 않은 환술이나 이와 같이 강시나 독물들을 주로 다루는 자들이었다.


혈마교는 절강과 이곳 복건성 곳곳에 이와 같은 비밀 분원을 두고 각종 강시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 둘은 이곳만 알 뿐 다른 곳은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천면신투의 근황이었다. 다행히 그들은 이곳에 비밀 뇌옥이 있음을 알려 줬다. 더 이상 이들에게 얻을 정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상유는 아예 혼혈을 찍어 기절하게 만든 후 그들이 말한 뇌옥을 찾았다.


중앙광장의 뒤편에는 수정관들이 쌓여 있었는데 그 뒤쪽에 뇌옥의 입구가 있었다. 입구 우측에 있는 돌을 알려준 순서대로 두드리자 입구가 서서히 양 옆으로 밀리며 드러났다. 안에서는 아주 매스꺼운 시궁창 냄새가 확 밀려왔다. 이런 곳에 사람을 가두다니 실로 잔혹한 놈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안으로 들어섰는데 안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 장여를 계단을 따라 내려서자 어두운 가운데 쇠창살로 만들어져 있는 두 개의 감옥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각기 한 사람이 쇠줄에 매달려 있었다. 그 몰골이 하도 흉해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입구 옆에 걸려 있는 열쇠로 쇠창살 문을 열고 들어섰다. 감옥의 아래는 하수구가 연결되어 있는지 더러운 오물을 담은 물들이 서서히 밀려가고 있었다. 오른쪽부터 살폈는데 그곳에 매달린 사람은 어이없게도 여자였다. 그것도 나이가 적지 않은 그녀는 두 손과 발에 굵은 쇠줄이 묶인 상태로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피골이 상접한 몸과 얼굴은 차마 쳐다보기도 힘들었다.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가장 보기 힘든 것은 목에 목둘레에 맞는 원형 목걸이가 둘러져 있는데 안쪽으로는 못이 튀어 나와 있어 조금만 움직여도 찔리게 되어있었다. 그리고 단전을 꿰뚫고 있는 녹이 슨 쇠줄이 있었다. 긴 쇠줄은 몸을 관통하여 박혀 있어서 전혀 내력을 운용할 수 없는데도 이와 같이 이중 삼중으로 묶어 둔 것이었다.


상유는 열쇠를 이용해 혹시나 다칠까 조심스럽게 그녀의 쇠줄들을 풀어냈다. 단전을 꿰뚫고 있는 쇠줄을 뺄 때는 극심한 고통이 있는지 정신이 없는 그녀가 신음을 흘렸다. 그 나이 든 여자를 조심스럽게 한쪽의 바닥에 눕히고는 왼쪽의 감옥으로 갔다. 역시 마찬가지 방법으로 잔인하게 쇠줄로 묶인 노인이었다. 고개를 숙여 살펴보니 그는 바로 전에 뵌 적이 있던 천면신투였다.


나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호쾌하고 정정하던 신투가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목숨만 부지한 채 이 처참한 곳에 매달려 있었다. 상유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었지만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열쇠를 이용해 그를 묶고 있는 쇠줄들을 하나씩 제거 해 나갔다. 그 때 아주 작고 마른 음성이 들렸다.

“누구냐?”


알아듣기 힘든 말이지만 신투가 아직 정신이 있다는 것에 상유는 기뻐하며 대답을 했다.

“소손 위상유입니다. 전에 동정호에서 뵈었던 파락공자. 제가 왔습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쇠줄들을 제거하고 그를 안았다. 원래 큰 체격은 아니었지만 마치 어린아이를 안은 것 같이 가벼웠다. 일단 그 둘에게 약간의 진기를 불어 넣었다.


무사히 탈출하기까지 두 분이 건재해야 하기에 또 그들이 과거에 적지 않은 무공을 익힌 분들이라면 이 불어 넣은 내기로 얼마간은 안정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유는 겉옷을 벗고 신투를 업었다. 그리고 겉옷으로 감싸서 떨어지지 않게 잘 묶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노파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그녀 역시 오십 근이나 나가려나 간신히 생명줄을 잡고 있음이었다.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고는 뇌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빠르게 기관의 입구로 나갔다. 그리고 보니 뇌옥 입구처럼 우측에 세 개의 돌출된 돌이 보였다.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뇌옥을 열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두드렸다. 두드리고 나니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혼절한 놈들에게 확실한 방법을 물었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서두르느라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이다. 열리지 않는다면 밖에 여하한 방법으로 연락이 갈 것이다.


그렇다면 빠르게 힘으로 부수고 나가야 하는데 혼자 몸이라면 얼마든지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앞뒤로 두 명의 극심한 환자를 데리고 무사히 빠져 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서서히 문이 열렸다. 하늘의 도우심이 따르는 것이다. 정자 옆으로 빠져 나온 상유는 신법을 전개해 급히 선죽장을 빠져 나왔다.


장원을 두르고 있는 진법은 들어오는 방향만 막고 있었다. 그래서 상유는 과감히 정문을 통과해 나온 것이다. 밖에 대기하던 향기를 만나 환희문 분원으로 경공을 발휘해 무사히 돌아왔다. 오자마자 한밤중임에도 루주에게 일러 관내의 가장 용한 의원을 불러 오도록 시켰다. 두 노인을 조심스럽게 눕히고는 먼저 두 노인을 깨끗하게 씻기도록 명하였다.


서 분타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천면신투의 몸을 닦았고 향기가 노파의 몸을 깨끗하게 닦았다. 잠시 후 복주에서 제일 용하다는 의원이 오밤중에 자다 말고 납치되다시피 잡혀 왔다.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그는 겁부터 내며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상유는 그에게

“이 분들을 살펴 주시오. 치료를 정성껏 잘 한다면 내 원하는 만큼 사례하겠소이다.”


“원하는 만큼이요?”

그 의원은 귀가 솔깃한지 눈을 빛내더니 두 환자를 진맥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진맥하더니 바로 약방전을 적어 내밀면서 말했다.

“이분들은 전에 엄청난 무인들이셨나 봅니다. 오랫동안 피폐하게 방치 되어 있던 몸인 것 같은데 제 판단으로는 죽을 정도는 아니라고 감히 말씀부터 드립니다. 이걸 제 의원으로 가져가 총관에게 전하고 지시한 약을 다려 오라 해 주십시오.”


욕심은 많아 보이지만 다행히 실력은 있는 자 같았다. 상유는 향기에서 지시해 금자 닷 냥을 꺼냈다. 그것을 의원에게 먼저 건네며

“이것은 일단 착수금이오. 당신이 이 분들을 무사히 회복시킨다면 다시 이만큼을 더 주겠소.”

금자 닷 냥을 본 그 의원은 뒤로 넘어질 뻔 했다. 복주에서 제일 유명한 자신이 일 년에 버는 것이 금자 두어 냥 정도였다.


그것만으로도 떵떵거리며 호의호식하는 그인데 단번에, 물론 하루 이틀 걸릴 것은 아니지만 금자 열 냥이 걸린 황후장상 같은 환자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제가 죽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두 분을 건강하게 치료하겠습니다. 꼭이요!”

그는 금자를 챙기며 마치 스스로 다짐이라도 하듯이 말했다. 달여 온 약을 수저를 이용해 천천히 두 사람의 입에 흘려 넣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약을 복용시킨 의원은 침을 꺼내더니 두 사람의 몸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 침을 찌른 곳에서는 악취가 풍기는 짙은 액체가 흘러 나왔다. 한참 침을 놓은 의원은 그것을 닦으라고 지시를 하고는

“일단 몸에 쌓여 있는 사기들을 제거하는 중입니다. 당분간 이와 같이 약과 침을 병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 상당히 실력이 있는 것 같소. 일 년에 얼마나 버시오?”

“네? 그건 왜 물으십니까?”

“아. 난 호남성에 있는 몽월문이라는 문파의 문주라오.”

“그럼? 파락 공자라는 그 분이신가요?”

“그렇소. 당신 실력이 탐이 나 우리 몽월문으로 초빙을 할까 해서 말이오.”


“저, 정말입니까? 저는 무조건 좋습니다.”

“그렇소. 그럼 나중에 여유를 가지고 몽월도로 찾아오시오. 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놓겠소.”

“아이고. 감사합니다. 문주님.”

“여기 복주 환희루에서 필요한 것들은 다 지원을 할 테니 뭐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을 하시오.”


상유는 아무래도 불안하여 무림맹 복주 지원에 연락을 하여 병력들을 불러 모았다. 복주는 다행히 복건성의 성도여서 무림맹 지원에 백 명의 무사들이 상주하는 곳이었다. 향기에게 무찰사의 명패를 쥐어 보내 병력을 데리고 올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환자들을 외진 후원으로 옮겼다. 그래도 불안하여 전서를 띄워 가까운 노학장의 호월당 일개 전단을 급히 호출했다.


향기가 무림맹 병력을 데리고 나타났다. 지원의 책임자는 개방의 오결 제자인 동걸개라는 삼십대 중반의 젊은 자였다. 상유는 무찰사임을 확인시켜 주고 오십 명의 병력을 후원 근처에 물샐 틈 없이 배치 시켰다. 동걸개를 구워삶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동걸개는 복건성이 속한 남오성을 책임지는 남무각소속의 삼 급 직책을 맡고 있는 자였다. 이급 직책의 무찰사가 명령을 내리면 따라야 하는 것이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를 특별히 대접하라고 루주에게 일렀다.


그리고 상유는 다시 선죽장으로 경공을 이용해 달렸다. 이제 날이 새려면 한 시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는 다시 선죽장으로 가고 있었다. 한 시진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 올 때 환희루로 돌아오는 상유의 뒤에는 불에 휩싸인 선죽장이 보였다. 일반 전각이 아닌 뒤쪽 바위산에서 끊임없이 매캐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냥 둘 수 없는 이유가 두 가지 있었다. 첫째는 그들의 천인공노할 짓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고 다음날 이 두 사람이 없어진 것을 안다면 저들은 그 혈강시를 앞세워 쳐들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뇌옥에는 적당한 시체를 묶어두고 전체 광장에 기름을 붓고 전체를 태워버린 것이다. 혈강시도 없애고 두 분의 구출도 숨기기 위한 계책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안심이 된 상유는 돌아와 식사를 하였다.


밤새 한 숨도 못 잔 상유가 한숨 자고 일어나자 벌써 정오가 지나고 있었다. 기침 소식을 들은 향기가 와서는 천면신투가 의식을 찾았음을 알렸다. 기쁜 소식에 상유는 후원으로 달려갔다. 이제는 그래도 얼굴에 생기가 조금 돌기 시작한 두 분이 여전히 누워있었다. 상유가 들어서자 아직 눈을 뜨기도 힘든지 어렵게 신투가 말을 했다.


“크크. 내가 네 놈 신세를 지는구나. 고맙다! 이 늙은 목숨 구해줘서.”

“아~ 고맙기는요! 다 제가 아쉬워서 구했어요. 나중에 저를 좀 도와주시면 됩니다.”

“흐흐. 알았다. 그런데 귀의는?”

“누구요? 옆에 계시던 여자분 말씀이세요?”

“그래. 그녀는?”


“지금 옆의 침상에 누워 계세요. 지금 회복중이시니 곧 깨어나실 거예요. 그런데 이 어르신은 누구십니까?”

“그녀는 서태희다. 남들은 그녀를 독심귀의라고 하지.”

“네? 독심귀의요? 우와... 저 제대로 한 껀 했네요!”


다음날이 되자 독심귀의도 정신을 차렸다. 아무래도 여자의 몸이었기에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았다. 그녀가 깨어날 무렵엔 천면신투는 일어나 앉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전과는 달랐다. 그는 단전이 파괴되어 무공을 쓸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에게 그간의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복주 하오문 분타주의 연락을 받은 그는 조카딸을 만나기 위해 선죽장으로 갔다고 한다.


몰래 잠입한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찾아 간 것이었다. 조카는 선선한 얼굴로 반기며 맞았다고 한다. 그래도 웃는 낯이라 다행이라 여기며 대접하는 차를 마셨는데 그 차에, 조카가 직접 달인 차에 독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미 심지를 제압당한 상황인 것을 너무 늦게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포위되어 중독된 몸으로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혈마교 부교주 암천독후의 지휘아래 철저한 준비를 하고 이루어진 납치였다. 그들이 노린 것은 신투가 그동안 모은 재물과 영약이었다. 신투는 하오문을 번듯한 문파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적잖은 재물과 무공서를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알아챘는지 암천독후는 신투의 유일한 약점인 조카딸을 제압해 천면신투를 납치하는데 성공을 하였다. 하지만 신투가 가진 것들을 빼앗는 데는 실패를 했다.


눈앞에서 조카딸이 죽어가는 데도 신투는 끝까지 비밀을 지키고 뇌옥에서 천천히 죽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독심귀의는 깨어났지만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는 치욕적인 일들을 겪으며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육십 평생이 그 짧은 일 년에 다 무너져 내린 것이다. 신투는 그곳에 잡혀 있은 지 육 년이었지만 그녀가 잡혀 온 것은 일 년 전이라고 했다.


그들은 그녀의 의술로 그들이 획책하는 마왕시의 완성을 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차라리 죽겠다며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죽음 직전에서 몇 번을 살아 돌아 온 그녀지만 그녀는 굽히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살리는 것이 번거로워지자 뇌옥에 쳐 박아 둔지 한 달이 지났다고 신투가 알려 줬다. 그 한 달간 개밥처럼 입에 쑤셔 놓고 가는 음식마저도 거부한 그녀는 아사지경 이었던 것이다.


상유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안상하게 마른 손을 만지며

“어르신. 제가 어르신의 자존심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어르신께 조금이라도 위해를 가한 자들은 제가 다 잡아 죽일 것입니다. 그러니 편히 건강을 회복하세요.”

말을 하고 일어서는 상유의 뒤에 그녀의 카랑카랑한 말소리가 처음으로 들렸다.

“흥! 네 놈이 무슨 재주로 그놈들을 다 죽인단 말이냐?”


그녀의 말문이 드디어 터졌다. 상유는 돌아서서 그녀의 옆에 다시 앉았다.

“할머니. 저를 보세요.”

그녀는 ‘할머니’라는 소리에 가늘게 떨며 서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상유를 쳐다보았다.

“제가 이래봬도 화경에 접어들었어요. 검강을 날린다고요.”

상유의 과장된 몸짓에 귀의는 아주 짧은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상유를 바라보던 그녀가

“휴...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 풍진 세상을...”


다음 날 호북성 노학장에 주둔하던 호월당 제오 전단이 도착했다. 그리고 몽월문에서 임호를 비롯한 호월원 호위 이십 명도 도착을 했다. 그들이 후원의 별채 앞에 도열을 했다. 상유는 방안의 창문을 열고는 신투와 귀의가 보는 앞에서 수하들에게 지시를 했다.

“호월원주! 지금 즉시 전 병력을 이끌고 가서 선죽장을 주춧돌 하나 남기지 말고 쓸어 버려라! 진법의 파훼는 미리 교육받은 무림맹 무사들에게 맡기고 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격살하라!”


“네! 주군. 즉시 시행하겠나이다.”

초절정 고수가 일곱에 나머지는 거의 다 일류 고수들이다. 그 정도면 선죽장은 거의 아군의 피해 없이 섬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신투와 귀의는 눈가가 젖어들었다. 그 누가 있어 이와 같이 아픔을 위로해 주겠는가! 그들은 이제 상유를 친 손자처럼 여기게 되었다.


아침에 출발한 병력은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돌아왔다. 임호의 결과보고는 두 어르신이 있는 방에서 이루어졌다. 중상 셋, 경상 열일곱이 아군이 입은 피해 전부였다. 그리고 선죽장은 흔적도 남지 않도록 완전히 불을 싸지르고 왔다고 한다. 그 와중에 현금을 챙기는 것도 향기에게 따로 지시를 내렸는데 금자 육백 냥을 상자에 따로 담아 가지고 와 상유를 더욱 기쁘게 하였다.


다음날 복주 환희루의 앞에는 두 대의 사두마차와 백이십 기의 말들이 출발을 했다. 뒤에는 그들을 환송하는 환희문도들과 일인당 은자 석 냥씩을 받고 환호하는 백여 명의 무림맹 지원 무사들이 있었다. 독심귀의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자 의원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후에 몽월문의 의원으로 오게 되었다. 무림 최고의 의술을 가진 사람이 바로 그녀 자신이었으니 며칠 만에 두 노인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왔던 길을 거꾸로 짚어 몽월도로 길을 잡았다. 두 노인이 아직 몸이 성치 않으니 일행은 천천히 유람을 하면서 귀로에 오른 것이었다. 상유는 두 노인과 한 마차에 타고서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독심귀의가 천면신투를 쳐다보며 무언가 동의를 구했고 신투가 고개를 끄덕이자 귀의는 상유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유야! 남창으로 들지 말고 좀 돌아가자. 태화(泰和)를 거쳐 정강산(井崗山)에 들를 일이 있으니 그리 길을 잡거라.”

“네? 정강산에는 왜요?”

그 말에는 신투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희매는 알고 있었나? 이거 어차피 저 놈에게 맡겨야 하니 이참에 들르는 것도 좋겠군.”

“익성 오라버니. 거기 설삼(雪蔘)이나 하수오(何首烏)가 좀 있나요?”

“그럼. 만년은 안 되어도 족히 천년은 된 것들이 있을 거야? 그건 왜?”

“왜는요! 그럼 오라버니는 상유에게 짐이나 되려고 하세요? 빨리 내공부터 찾아야지요.”


“뭐? 단전을 회복시킬 수 있단 말이야?”

“예전만큼은 안 되겠지만 거의 팔구할은 살릴 수 있을 거예요. 오라버니가 제가 원하는 것만 내 놓으신다면 말이에요. 호호호”

“무공을 회복할 수 있다면 입고 있는 고쟁이라도 내 놔야지. 끌끌.”


정강산은 온톤 돌산이었다. 크기도 엄청났지만 산세가 워낙 험한데다 온통 바위들만 있어서 사람들이 살기에는 좋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더욱 울창한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산이었다. 산에 다다르자 신투는 등에 업고 귀의를 안아 든 상유는 신투의 말에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임호에게 일러 오늘은 이곳에 하룻밤 유할 것이니 야영을 준비하라 지시하고 출발했다.


누구 하나를 더 데려가면 상유가 편할 텐데 신투가 고집을 부려 상유는 두 노친네를 업고 안고 가파른 산을 타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내력이 삼 갑자에 이른 상유에게 두 노인의 무게는 사실 큰 부담은 아니었다. 신투의 지시하는 대로 산을 오르는데 마치 절진을 지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등 뒤에서 신투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것이 만화사상팔괘진이라는 것이다. 잘 기억해 둬라! 다시 나중에 찾아와도 이 길을 기억해야 한다.”

“뭐 대단한 보물이라도 숨겨두신 모양입니다.”

그 말에 이번엔 귀의가 오랜만에 깔깔대며 말을 했다.

“호호호. 그럼 대단하지. 익성 오라버니가 평생을 모아 온 것인데 어디 보통이겠느냐?”

“네? 그럼 보물 창고! 가만 가만 길을 잘 기억해 둬야지. 이제 말시키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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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몽월 천하 - 3화 - 완결~~!!! +51 14.03.02 11,402 341 17쪽
94 몽월 천하 - 2화 +12 14.02.20 9,685 323 11쪽
93 몽월 천하 - 1화 +13 14.02.16 10,510 336 13쪽
92 발본색원(拔本塞源) - 4화 +11 14.01.25 10,735 326 12쪽
91 발본색원(拔本塞源) - 3화 +14 14.01.16 11,169 343 12쪽
90 발본색원(拔本塞源) - 2화 +12 13.12.18 11,902 365 12쪽
89 발본색원(拔本塞源) - 1화 +17 13.12.10 12,619 372 11쪽
88 새로운 파국(破局) - 3화 +15 13.12.05 11,796 411 11쪽
87 새로운 파국(破局) - 2화 +10 13.12.01 11,269 364 11쪽
86 새로운 파국(破局) - 1화 +12 13.11.29 11,577 294 12쪽
85 서문 세가 - 2화 +12 13.11.27 11,335 331 11쪽
84 서문 세가 - 1화 +10 13.11.25 11,218 382 11쪽
83 새로운 도약 - 2화 +9 13.11.23 11,650 373 11쪽
82 새로운 도약 - 1화 +10 13.11.22 11,274 339 11쪽
81 81. 불타는 십만대산 - 새연재분 포함^^ +9 13.11.21 11,828 375 22쪽
80 80. 이황 (二皇) +4 13.11.21 10,427 242 22쪽
79 79. 역습(逆襲) +3 13.11.21 9,519 217 23쪽
78 78. 나 위상유가 왔다 +4 13.11.21 10,173 241 22쪽
77 77. 금선탈각지계 +1 13.11.21 10,097 210 23쪽
76 76. 문주의 귀환 +5 13.11.21 10,437 206 24쪽
75 75. 검치 위청천 +4 13.11.20 10,459 231 22쪽
74 74. 천애곡 +6 13.11.20 10,395 220 22쪽
73 73. 사도옥 +5 13.11.19 9,983 231 22쪽
72 72. 당서화 +4 13.11.19 11,220 275 23쪽
71 71. 조화선(調和扇) +6 13.11.18 11,440 261 23쪽
70 70. 삶의 무게- 여기부터 리메이크. +6 13.11.18 11,405 291 21쪽
69 69. 응징(膺懲) - 4화 +28 13.10.07 15,965 471 11쪽
68 68. 응징(膺懲) - 3화 +15 13.10.06 15,668 474 11쪽
67 67. 응징(膺懲) - 2화 +15 13.10.06 15,287 462 11쪽
66 66. 응징(膺懲) - 1화 +19 13.10.05 16,211 475 12쪽
65 65. 동맹과 배신 - 4화 +19 13.10.04 16,550 437 11쪽
64 64. 동맹과 배신 - 3화 +27 13.10.03 16,030 480 13쪽
63 63. 동맹과 배신 - 2화 +15 13.10.03 16,985 489 15쪽
62 62. 동맹과 배신 - 1화 +19 13.10.02 16,377 484 13쪽
61 61. 혈마교(血魔敎) - 4화 +21 13.10.02 16,868 470 12쪽
60 60. 혈마교(血魔敎) - 3화 +20 13.10.01 17,137 493 12쪽
59 59. 혈마교(血魔敎) - 2화 +25 13.10.01 16,785 490 13쪽
58 58. 혈마교(血魔敎) - 1화 +19 13.09.30 17,233 496 13쪽
57 57. 전장(戰場)속으로 - 4화 +19 13.09.30 19,535 574 13쪽
56 56. 전장(戰場)속으로 - 3화 +30 13.09.30 17,462 497 13쪽
55 55. 전장(戰場)속으로 - 2화 +14 13.09.29 18,603 475 13쪽
54 54. 전장(戰場)속으로 - 1화 +18 13.09.29 18,258 498 14쪽
53 53. 반가운 만남 - 3화 +19 13.09.28 18,531 508 13쪽
52 52. 반가운 만남 - 2화 +18 13.09.28 17,121 513 11쪽
51 51. 반가운 만남 - 1화 +16 13.09.27 18,820 488 14쪽
50 50. 폭풍 전야 - 3화 +11 13.09.27 17,865 504 13쪽
49 49. 폭풍 전야 - 2화 +19 13.09.26 19,034 507 11쪽
48 48. 폭풍 전야 - 1화 +24 13.09.26 20,606 496 14쪽
47 47. 몽월문 날다 - 3화 +25 13.09.26 18,996 524 16쪽
46 46. 몽월문 날다 - 2화 +21 13.09.25 19,121 551 13쪽
45 45. 몽월문 날다 - 1화 +24 13.09.25 19,044 545 15쪽
» 44. 천면신투(千面神偸) - 4화 +15 13.09.25 20,716 598 27쪽
43 43. 천면신투(千面神偸) - 3화 +14 13.09.25 19,871 488 12쪽
42 42. 천면신투(千面神偸) - 2화 +27 13.09.24 21,310 567 11쪽
41 41. 천면신투(千面神偸) - 1화 +15 13.09.24 21,738 563 16쪽
40 40. 빨간 완장 - 4화 +19 13.09.24 21,978 686 15쪽
39 39. 빨간 완장 - 3화 +18 13.09.23 21,585 593 12쪽
38 38. 빨간 완장 - 2화 +24 13.09.23 20,201 637 12쪽
37 37. 빨간 완장 - 1화 +14 13.09.23 22,415 614 14쪽
36 36. 무림맹(武林盟) - 4화 +20 13.09.22 19,933 575 12쪽
35 35. 무림맹(武林盟) - 3화 +22 13.09.22 19,457 549 12쪽
34 34. 무림맹(武林盟) - 2화 +12 13.09.21 20,874 571 13쪽
33 33. 무림맹(武林盟) - 1화 +24 13.09.21 21,450 601 17쪽
32 32. 아! 몽월문(夢月門) - 5화 +18 13.09.21 20,290 635 14쪽
31 31. 아! 몽월문(夢月門) - 4화 +18 13.09.20 21,664 625 15쪽
30 30. 아! 몽월문(夢月門) - 3화 +16 13.09.20 22,883 611 12쪽
29 29. 아! 몽월문(夢月門) - 2화 +14 13.09.19 23,192 617 12쪽
28 28. 아! 몽월문(夢月門) - 1화 +16 13.09.18 24,838 637 16쪽
27 27. 몽월도(夢月島) - 4화 +19 13.09.18 21,799 586 13쪽
26 26. 몽월도(夢月島) - 3화 +14 13.09.17 22,822 729 15쪽
25 25. 몽월도(夢月島) - 2화 +13 13.09.17 23,854 625 14쪽
24 24. 몽월도(夢月島) - 1화 +18 13.09.16 24,478 648 12쪽
23 23. 불타는 혈사장 - 3화 +17 13.09.16 27,534 710 15쪽
22 22. 불타는 혈사장 - 2화 +12 13.09.16 25,898 742 12쪽
21 21. 불타는 혈사장 - 1화 +16 13.09.15 26,172 733 12쪽
20 20. 환희문 - 4화 +23 13.09.14 25,329 663 13쪽
19 19. 환희문 - 3화 +11 13.09.14 27,113 714 13쪽
18 18. 환희문 - 2화 +14 13.09.13 27,685 725 11쪽
17 17. 환희문 - 1화 +8 13.09.13 27,075 699 12쪽
16 16. 나의 밥, 혈문 - 2화 +24 13.09.13 28,552 867 12쪽
15 15. 나의 밥, 혈문 - 1화 +11 13.09.12 29,346 777 11쪽
14 14. 강호 출도 - 3화 +16 13.09.12 31,135 796 12쪽
13 13. 강호 출도 - 2화 +17 13.09.12 27,904 816 12쪽
12 12. 강호 출도 - 1화 +22 13.09.11 26,199 764 12쪽
11 11. 파락공자(擺落公子) - 3화 +23 13.09.11 25,636 779 11쪽
10 10. 파락공자(擺落公子) - 2화 +14 13.09.11 27,426 817 12쪽
9 9. 파락공자(擺落公子) - 1화 +18 13.09.10 27,367 778 12쪽
8 8. 성장의 아픔 - 3화 +22 13.09.10 26,001 736 12쪽
7 7. 성장의 아픔 - 2화 +14 13.09.09 26,675 724 11쪽
6 6. 성장의 아픔 - 1화 +17 13.09.08 30,128 796 11쪽
5 5. 아미산은 나의 천국 - 3화 +21 13.09.07 30,804 807 12쪽
4 4. 아미산은 나의 천국 - 2화 +13 13.09.07 29,936 797 12쪽
3 3. 아미산은 나의 천국 - 1화 +25 13.09.07 29,294 728 12쪽
2 2. 진짜 크네요? - 2화 +16 13.09.07 33,475 800 12쪽
1 1. 진짜 크네요? - 1화 +21 13.09.07 44,026 75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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