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아! 몽월문(夢月門) -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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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월문의 정식 개파대전을 하기 위한 준비들이 문상, 무상들에 의해 착실하게 준비가 되기 시작했다. 일단 문파의 내부 조직은 우선 삼당 삼원의 체제를 갖추었다. 삼당은 내당과 외당 그리고 호월당이다. 내당은 본문의 관리와 전체 치리를 담당하고 외당은 몽월문의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며 호월당은 전문 전투군단이었다.
호월당은 백 명으로 구성된 세 개의 전단이었다. 삼원은 문주의 경호와 사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호월원과 대외 정보를 관리하는 몽정원과 문도들의 무공 수련을 담당하는 훈련원이었다. 호월원은 문주 직속이며 내당과 몽정원은 문상이 호월당과 훈련원은 무상 담당이었다. 그리고 외당은 전 유천 분채주인 이영후에게 맡겼다. 전체 직제는 오 등급으로 구분하고 직제에 맞는 녹봉과 의무를 규정하였다.
조직이 갖추어지고 직제가 완성이 되자 몽월문은 바로 정식 문파로 거듭나기 위해 개파 대전의 일정을 주위에 통보하였다. 환희문을 제외한 여섯 개의 문파가 각축을 벌이던 호남성에 혈사장이 사라지고, 대신 몽월문이 새로 이름을 내미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몽월문의 개파 대전에는 호남성의 각 문파에서 많은 축하사절들이 올 것임을 통보 받았다.
가장 기쁜 소식은 아미산에서 화정 신니 사부와 수련사저가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이었다. 근 일 년 만에 보는 사저와의 만남은 상유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제는 상유가 스물에 가까워지며 완연한 성인이 되었고 또 일문을 열만큼 노련함이 더해지자 둘은 나이차가 있음에도 어울리는 한 쌍으로 보였다.
더욱이 아미파 장문인인 유정선자는 축하와 더불어 몽월문이 빠르게 자리를 잡도록 옥화일검 백수련 사저를 일 년간 무공 사범으로 파견해 주기로 하여 놀라움을 더하였다. 그래서 당분간 무상이 맡기로 한 훈련원을 사저가 맡아 주기로 해 더욱 든든했다. 화정 신니는
“이놈 재주도 좋지! 산을 내려간 지 일 년 만에 개파를 하다니...호호호”
“다 사부님과 사조님 또 아미파에서 저를 잘 길러주신 덕분입니다. 하하하”
“이젠 제법 인사치레도 할 줄 아느냐?”
“사조님께서는 평안하신지요?”
“그래 물론이다. 장문인이 무림맹의 일로 자리를 비울 계획이 있어서 이번에 어쩔 수없이 같이 못 오셨다만 내 생각엔 그 일만 처리되면 곧 바로 오실게다. 호호호”
“이야! 사조님이 오셨으면 개파 대전 분위기가 죽였을 텐데요. 하하하”
반갑게 함께 저녁을 들고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다 화정 신니는 피곤하다며 슬며시 자리를 떠났다. 수련과 상유 둘 만의 시간을 주기 위한 노친네의 배려였다. 둘은 둘만이 남자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서로를 쳐다 볼 뿐이었다. 수련이 먼저 입술을 달싹였다.
“사제. 보고 싶었어!”
그 말이 시발점이 되었다. 상유는 격정을 이기지 못하고 수련을 세게 안았다.
막상 그리운 사람이 앞에 있건만 서로는 믿기지 않는지 세게 껴안으며 서로의 몸을 만지며 서로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동시에 서로의 입을 찾아 거친 호흡을 마주하며 긴 입맞춤을 시작했다. 이제 남녀의 이치를 완벽히 깨달은 상유는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인지 아주 천천히 수련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스물여덟이 된 수련은 만개한 꽃과 같은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누구에게도, 어떤 기회도 없었기에 그냥 상유에게 몸을 맡기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상유의 입맞춤은 수련의 입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귓불과 뽀얀 수련의 목에 수백 번의 입맞춤이 이어졌고 그 와중에 가늘게 떨고 있는 수련의 옷을 수련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상유는 다 벗겼다. 목에 머물던 상유의 입맞춤은 그녀의 여리고 숨죽인 가슴으로 이어졌다. 그녀의 모든 것을 다 빨아 마실 듯 강렬한 상유의 입맞춤에 수련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호흡과 더불어 가는 콧소리를 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을 본인은 모르고 있을 뿐.
뽀얀 수밀도는 긴장으로 인해 꼿꼿이 서 있었는데 상유는 서서히 부드러운 입술로 봄 눈 녹이듯 아낌없이 공략하고 있었다. 터져 버릴 것 같은 심장의 요동이 둘을 지배하는 사이 상유의 손은 천천히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허락한 적이 없던 울창하고 부드러운 그녀의 숲을 손바닥 가득 담은 손은 살며시 떨고 있었다. 그녀는 유독 숱이 많은 모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아래도 마찬가지였다.
완벽한 삼각주를 이루는 숲은 깊고 넓었으며 한 없이 부드러워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포근함, 안락함을 주고 있었다. 소중하게 그녀의 가슴을 더듬던 입술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수줍은 배꼽, 사랑스런 아랫배에 아낌없이 입맞추던 입술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아래를 보고 싶고 그곳에 입 맞추고 싶은 열망이 상유의 마음을 급하게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다.
이제 그의 손은 봉긋한 가슴과 가는 허리와 옆구리 그리고 가운데 부끄러워하며 숨은 배꼽을 부드럽게 계속 오가며 그녀를 돌아오기 싫은 곳으로 인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래를 향한 입맞춤은 그녀의 숲을 향해 천천히 다가섰다. 그런데 이미 먼저 도착한 코에 느껴지는 강렬한 그녀의 냄새에 상유는 머리끝에서 발가락 끝을 관통하는 쾌감이 먼저 전해 졌다. 그래서 그냥 얼굴을 그녀의 숲에 묻고 말았다. 순간 수련의 허리는 활처럼 크게 휘었다.
서서 나누던 그들의 행동은 이제 탁자에 기대 누운 수련과 그 앞에 고개를 숙인 자세로 바뀌었다. 그녀의 들려진 두 다리와 가슴을 오가며 양손은 쉴 새 없이 그녀를 탐했고 그는 드디어 뜨거운 그녀의 샘에 도착했다. 태고의 신비와 같은 그녀의 그곳은 이미 태동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였다. 상유의 입맞춤은 그 곳에 오래 머물렀다. 거칠다 못해 넘어가는 수련의 호흡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마침내 그녀의 두 손이 상유의 머리칼을 거세게 잡아당겼다.
그녀를 번쩍 안아 든 상유는 그녀와 더불어 침상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녀의 하얀 다리를 들어 올리고는 육중한 몸을 그녀위에 포갰다. 거친 아픔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실로 엄청났다. 둘은 완벽하게 호흡을 함께 했다. 호흡과 더불어 일정한 몸짓도 함께 했다. 다시는 만나지 못 할 연인의 몸부림이라도 되는지 절대 서로를 놓아주지 않으며 밤이 하얗게 새도록 그 둘의 행위는 이어졌다. 간혹 태풍이 잦아들기는 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그들의 항해는 이어졌다.
영원히 오지 않기를 바랬던 아침이 둘의 침상에 찾아 왔다. 둘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한숨도 자지 않고 사랑을 나누었다. 그리고 여전히 하나가 된 채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수련은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도 어색해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전에 볼 수 없었던 드러난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이는 밝은 미소였다.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상유는 알고 있었다.
“누이. 사랑해요!”
“나도...! 우리 사제 피곤할 텐데 어쩌지? 사제는 오늘 중요한 날이잖아!”
“그럼 우리 이대로 마주 앉아 운기조식해요!”
“그럴까?”
둘은 옷도 걸치지 않고 침상에 서로 마주보며 가부좌를 틀었다. 벌거벗은 서로의 모든 것이 아주 뚜렷하게 보였으나 수련은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련을 보는 상유의 그것은 다시 성을 냈다.
그것을 본 수련은 담대하게도 손가락으로 그것을 탁하고 튕기며
“요 귀여운 놈이 날 밤새 즐겁게 한 놈이구나! 하지만 지금은 참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련의 대담한 행동에 상유는 무척 놀랐다. 마음을 터놓은 그녀의 심정이 얼마나 편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상유는 그래서 그녀의 볼에 입 맞추고는 눈을 감았다.
반시진에 걸쳐 둘은 대주천을 한 번씩 마쳤다. 그러자 피로가 풀리며 개운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때마침 시비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렸다.
“문주님.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화정 신니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뭐? 사부님이 기다리셔? 아이고 빨리 좀 부르지! 큭”
둘은 빛의 속도로 옷을 입고 단장을 했다. 그리고 문주 전용 식당으로 나란히 걸어 들어갔다. 기다리던 화정 신니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지그시 뜨더니
“둘 다 아주 잠을 잘 잔 모양이구나! 난 옆구리가 시려서 잠을 설쳤는데.”
그 말의 의미를 다 아는 상유지만 시치미를 뚝 떼며
“옆구리 시린 데 쓰는 약을 이번에 제가 특별히 조제하라 이르겠습니다. 몸이 재산이신데 잘 간수하셔야지요. 사부님. 하하하”
능청스런 상유와는 달리 수련은 얼굴을 붉히며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이제 정색한 사부가
“그래 오늘 축하 사절들이 얼마나 오기로 했느냐?”
“글쎄요. 일단 호남에 자리를 잡고 있는 대소문파들은 거의 다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사파인 귀곡별장(鬼哭別莊)과 사황장(邪皇場)에서도 사절들이 온다고 하네요.”
“그래? 그 놈들이 괜한 시비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개파 대전을 치르며 바로 그 날 멸문당한 문파가 적지 않은 게 강호이니.”
“아니 개파 대전을 하는 날 바로 멸문을 당해요?”
“주로 힘없고 배경 없는 자들이 재물의 힘만 믿고 문파를 개파하는 경우 주변에 있는 사파들이 그 꼴을 못 보는 것이지.”
“그럼 저는 상관없지 않습니까? 저야 힘 있죠! 배경도 있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런가? 그래도 뭔가 수작은 부릴게다. 나름 준비는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야.”
“제가 이곳에 몽월문을 개파한 이유가 여럿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이 워낙 천혜의 요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치 않는 상대를 이곳에 들이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 그것은 중요한 것이 맞다. 어제 오면서 보니 지리적 여건은 정말 훌륭하더구나.”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설사 마교가 쳐들어온다고 해도 버틸 자신이 있습니다.”
상유는 동정십팔채를 다 털어 재화를 확인해보니 이건 상상을 불허할 정도였다. 욕심 많은 이 도적의 몇몇 우두머리들은 거의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재물을 이용해 가장 먼저 손을 본 것이 전선(戰船)의 최신화였다.
수로를 주 무대로 하는 문파의 특성상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전력이었다. 기존에 있던 배들 중 일부는 연락선으로 그냥 사용하고, 동정호를 거미줄 얽듯이 방어하고 나아가 장강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단단하고 날렵한 중형전선과 소형전선이 필수였다. 그래서 군부의 전선보다도 더욱 최신식으로 중형 열 척과 소형 이십 척 그리고 바다에서도 사용가능한 대형전선 한 척을 마련했다.
아미파 일 년 예산의 두 배에 이르는 엄청난 재화가 전선 건조에 들어갔다. 금자 오백 냥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획득하여 보유한 현금의 이 할에 불과 하였다. 부동산과 동산을 합한다면 웬만한 세가를 우습게 알 만한 경제 능력이었다. 거기다 의모인 환희문주는 그것이 얼마든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라는 허락까지 하였으니 그야말로 돈 걱정은 애당초 할 필요가 없었는데 동정십팔채는 생각보다 큰 덩어리였다.
마음만 받겠다는 상유의 대답에 환희문주는 더 좋은 선물을 주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훈련시킨 호법단원 여덟 명이었다. 그들의 기적을 말소시키고 출문조치까지 하여 아예 몽월문으로 보낸 것이다. 확인해보니 그녀들은 자발적인 의지도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어 네 명씩 조를 맞추어 호월원의 제일, 제 이단으로 편성을 하였다.
적호문주 역시 금전적인 도움을 사양하자 그전에 상유를 모시던 임호 휘하의 적월대 오조를 출문 시켜 몽월문으로 보내 주었다. 그들 역시 자발적인 의지가 있었음을 확인하고는 역시 다섯 명씩을 한 조로 하여 호월원의 제삼. 제 사단으로 구성하였다.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재산이 아니던가? 특히 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유에게는 너무도 감사한 선물이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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