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세트라티 : 시작된 반격
한실장은 사람들이 먼저 대피할 수 있도록 뒤에서 괴물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느라 그 불꽃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30여명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그 불꽃으로 인해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성 위 쪽을 쳐다 본 한실장은 타린 성에서 보았던 그 자가 자신들을 향해 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박대표님··· 성 위 쪽을 보세요··· 타린 성에서 봤던 그 자가 저희들 쪽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한실장은 먼저 은율에게 그 자에 대한 경고를 하고는 방패를 꺼내 쓰러져 있는 사람들 앞을 막아서며 외쳤다.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부축해서 어서 빨리 배수로 쪽으로 피하세요!!”
이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성 위에서 두 번째 불꽃이 날아 왔다.
한실장은 정신을 방패에 집중하고 그 불꽃을 그대로 방패로 막았다.
그러자 그 불꽃의 힘에 한실장이 뒤쪽으로 나뒹굴었다.
그래도 두 번째 불꽃은 막아낼 수 있었다.
그때였다.
성 위에서 한실장을 공격했던 불꽃과 비슷한 푸른 색의 불꽃이 성 위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때다 싶어 한실장은 공격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과 함께 주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배수로 쪽으로 옮겼다.
다행히 멀리서 부터 날아 온 불꽃이었던 터라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명이 상처를 입는 바람에 움직임이 매우 더뎌졌다.
‘차팀장님··· 여기 사람들이 여러 명 상처를 입었습니다··· 배수로 쪽으로 향하는 숲으로 좀 와주세요···’
한실장은 차팀장에게 도움을 구한 후 상처를 입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을 부축해서 처음 저희가 출발했던 숲 쪽으로 이동해 주세요··· 거기에 상처를 치료해 줄 의사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조심해서 천천히 이동해 주세요···”
그리고는 다시 성 문 쪽에 한참 전투가 일어나는 곳을 향해 뛰어 갔다.
은율은 성 문 틈 사이로 늑대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한실장이 있는 곳을 바라 보았다.
다행히 그들은 늑대들이 들어 오는 것을 보고는 한실장의 지휘 아래 배수로 쪽으로 철수를 하고 있었다.
은율은 성 위에서 늑대와 싸우고 있는 괴물들을 보고는 성 아래로 내려가 늑대들과 합류하려고 하였다.
그때 성 위 쪽으로 부터 번개와 같은 불꽃이 땅으로 내려 꽂히는 것을 보았다.
은율은 본능적으로 철수하고 있던 한실장의 일행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철수하려고 움직이고 있던 사람들 몇이 땅위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한실장으로 부터 경고의 음성이 들렸다.
은율이 불꽃이 발사되었던 성 위 쪽을 보자 한실장이 말한대로 타린에서 보았던 그 자가 또다시 사람들을 향하여 불꽃을 발사하고 있었다.
다행히 두 번째 불꽃은 한실장의 방패의 힘으로 간신히 막아 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한실장과 사람들이 그 자의 공격에 당하고 말것이라는 생각에 은율은 드워프의 팔찌를 찬 손으로 칼에 불꽃을 모아 그 자가 있는 성 위의 발코니 쪽으로 불꽃을 날렸다.
은율이 날린 불꽃은 그 자를 직접 맞추지는 못했지만 그 자의 주위를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 자는 은율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꽤나 놀란 듯한 표정으로 주의깊게 은율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이 번엔 은율을 향하여 불꽃을 날렸다.
은율은 날아 오는 불꽃의 반대편으로 몸을 피한 뒤에 라이칸의 투구의 힘으로 몸을 감췄다.
그러자 그 자는 순간 당황해 했다.
분명 자신의 불꽃을 피하는 모습까지는 보았는데 그 뒤로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공격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은율은 그 자가 자신을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한 번 칼 끝에 불을 모아 그 자가 있는 곳을 향해 날렸다.
그리고는 그 자가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도록 자리를 이동했다.
이번에도 그 자를 직접 맞추지는 못했지만 발코니의 상당 부분이 파손되어 더 이상 그자는 그 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자는 발코니 안쪽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한참동안 괴물들을 물어 뜯고 있던 왕도 땅으로 떨어지는 불꽃과 성 위로 날아드는 불꽃을 보았다.
그리고 성 위 쪽에 자신을 배신했던 그 신하가 성 벽을 향해 불꽃을 쏘아 대는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그러자 왕은 나머지 괴물들을 아드리안을 비롯한 병사들에게 맡기고 성 안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다른 괴물들은 몰라도 이 자는 왕이 직접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은율 일행이 그들을 도와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있었지만 모든 싸움을 그들에게 맡기기만 한다면 전쟁이 끝난 후 백성들고 그렇고 병사들도 그렇고 왕에 대한 권위가 위태로워 질 것이 눈에 보이듯 뻔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경험을 한 번 했었다.
용이 쳐들어 왔을 때 그 용을 물리친 신하를 향한 백성들의 칭송이 왕의 권위를 위태롭게 했고, 결국 이런 상황까지 이끌게 되었던 것이었다.
왕은 아까 보았던 발코니가 있는 방을 향하여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그 자였다.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느낄 수가 있었다.
왕의 느낌은 틀림이 없었다.
순간 왕을 향해 불꽃이 날아들었다.
왕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아랫 방향에 있던 계단으로 점프하면서 이를 피했다.
그리고는 타오르는 불꽃 냄새에 섞여 있는 그 자의 냄새를 찾았다.
하지만 그 자의 위치를 찾기도 전에 또 다시 불꽃이 날아 들었다.
왕은 좌우로 방향을 틀면서 그 불꽃을 피하고는 곧장 계단을 오르며 처음 맡았던 그 자의 냄새를 쫓아 내달리기 시작했다.
늑대의 반사신경과 후각은 그 어느 동물보다도 뛰어 났다.
특히 왕의 그 것은 초능력에 가까울 정도로 경이로웠다.
왕은 보이지도 않는 그 자를 마치 보고 있는 것처럼 곧바로 그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는 몸으로 그를 부딪혀 나뒹굴게 만들었다.
왕의 공격으로 뒤로 넘어진 그는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은 듯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왕을 향해 그의 푸른 빛이 도는 칼을 겨눴다.
불꽃을 쏘아대던 그가 발코니 안으로 사라진 것을 확인한 은율은 아래 늑대와 뱀파이어들의 싸움을 확인했다.
그리고 성 안 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왕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왕은 은율이 말릴 사이도 없이 성 안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많은 뱀파이어들이 늑대에게 물려 바닥에 쓰러져 있었지만 워낙 수의 차이가 나기에 온 몸에 상처를 입어 보이는 늑대들도 꽤 있었다.
이대로 계속 싸우다 보면 우리 쪽도 꽤 많은 희생을 치뤄야 할 것처럼 보였다.
은율은 일단 내려가서 뱀파이어의 수를 어느 정도는 줄이는 것이 나아 보여 성 벽 아래로 뛰어 내려 갔다.
은율은 아직 보이지 않는 자신의 몸을 풀지 않았기에 뱀파이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은율의 칼에 몸이 베어져 나갔다.
이렇게 늑대와 뱀파이어들이 서로 엉켜져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함부로 불꽃을 날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은율은 몸을 숨기고 하나씩 차례로 뱀파이어들을 제거해 나가기로 했다.
그 때 멀리 배수로 방향에서 한실장이 뛰어 오는 것을 보았다.
‘한실장님··· 지금 전하께서 성 안으로 그 놈을 노리고 들어가신 것 같아요··· 저도 얼른 따라가서 도와 드려야겠어요···’
‘지금 어디에 계신데요?’
한실장은 늑대와 뱀파이어 사이를 찾으며 은율에게 말했다.
‘아~ 저 지금 안보여요··· 그런데··· 여기 뱀파이어 수가 너무 많아 저희 쪽 피해도 꽤 있어 보여요··· 한실장님께서 좀 도와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여기는 저에게 맡기시고 가서 전하를 도와 주세요···’
한실장은 싸움을 하고 있는 무리를 향해 달려 들며 은율에게 말했다.
은율은 한실장이 주위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베어내며 합류하는 것을 보고는 안심하며 성 안 쪽을 향해 몸을 옮겼다.
정우와 차팀장은 늑대들이 성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더이상 폭죽을 발사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지친 듯이 바닥에 주저 앉아 멍하니 성 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 때 성 위에서 마치 벼락과 같이 내려 꽂는 불빛을 보았다.
“드디어 그 놈의 반격이 시작되었나 보네요···”
정우는 그 불빛에 표정이 심각하게 변하며 혼잣말로 읊조렸다.
정우의 말에 차팀장도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계속해서 성을 향해 눈길을 떼지 못했다.
그 때 차팀장에게 한실장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연락을 받은 정우와 차팀장은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처음 은율이 배수로 쪽으로 출발했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수로 쪽에서 흘러 내려온 강 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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