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에서 3만년을 살 수 있다니 : 에덴 더 비기닝

Ep 0. 에덴 : 시간에 갇히다 II

“차팀장. 시간 설정 다시 한 번 해봐요. “

윤이사가 문 쪽 모니터를 가리키며 차팀장에게 말했다.

그러자 이제서야 입을 가린 손을 내리며 모니터에 무언가를 입력해 보았다.

“이사님. 아무 것도 작동을 안해요. 뭔가 락이 걸린 것 같아요. “

차팀장이 계속 뭔가를 입력해 보고 있지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윤이사도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원래 300배 이상 넘어가면 자동으로 락이 걸리기는 하는데··· 시스템 적으로 그 이상 높아지지는 않도록 되어 있었거든요. 누군가 이 제한을 풀어 버린 것 같아요···”

차팀장이 하는 말을 다는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뭔가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느낄 수가 있었다.

“그걸 누가 손 댈 수가 있을까? 그건 핵심 개발자 몇 명만 관리하고 있지 않았어?”

윤이사가 차팀장을 채근이라도 하는 듯 물었다.

“그렇죠··· 저하고 저희 팀 최과장, 그리고 로스트스워드 개발팀장이요··· 그 외엔 없을텐데···”

“그 사람들이 이걸 손 댈 이유가 없을텐데···”

윤이사가 생각에 잠긴 듯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소스를 좀 볼께요···”

차팀장이 탁자로 와서 자리에 앉고는 모니터를 하나 열어 공중에 띄웠다.

그리고는 가상의 키보드를 하나 열어 놓고 뭔가 계속 입력을 했다.

정우도 그 뒤에 서서 차팀장이 입력하는 것과 모니터를 번갈아 가며 보고 있었다.

“하~~ 이사님··· 이게 락이 걸린 게 아닌데요? 시간 설정 제한이 풀어진 것도 문제지만 저희 로비에서 통하는 인스턴스가 모조리 막혔어요··· 아! 하나 빼고요··· 로스트스워드 게임 서버···”

“뭐야 그럼 게임 개발팀 쪽에서 뭔가 건드렸다는 거야??”

윤이사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차팀장에게 물었다.

“음··· 근데··· 개발팀 인원들은 류대표님 돌아가신 이 후로 서버에 들어온 적이 없어요··· 아시다시피 류대표님 사고 이 후로 그 팀 전체 휴가를 줬거든요···”

차팀장이 이상하다는 듯이 손으로 머리를 받치며 고민하는 듯 얘기했다.

“그리고··· 삼 일 전에 저희 팀원들이 복귀해서 전체 시스템 체크 했었을 때도 이상이 없었는데···”

“그럼··· 그건 그렇고··· 지금 소스 수정해서 운영 시스템에 반영은 가능해요?”

윤이사가 걱정스러운 듯 차팀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그건··· 좀 위험한 방법이긴 한데··· 저희도 소스 컴파일 해서 운영에 반영할 때는 대부분 개발팀 전체 로그아웃 한 다음에 했었거든요··· 메인 서버 인스턴스가 두 개이긴 한데, 하나씩 순차적으로 서버를 다운 시킨 다음에 반영을 하다 보면 혹시라도 접속해 있는 세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서요···”

이 말에 정우도 동의한 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한 번 해 봐야 하지 않을까? 만약 세션이 끊어지면 우리는 자동으로 로그아웃 되지 않을까? 그랬을 때 문제가 있을까?”

“이론상으론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한데··· 뇌 쪽에 어떤 데미지를 입을 지 판단이 안돼서요··· 그 쪽은 제 분야가 아니라서···.”

“그래도 한 번 해 보죠··· 방법이 그것 뿐이라면···”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장대표가 거들었다.

“만약 그렇게 하더라도 운영에 반영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려요··· 저희 서버 성능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지금 제가 건들어야 하는 부분이 프레임웍 코어 부분이라 전체 소스를 다 참조해야 하거든요···. 대략 하나 반영 하는데 바깥 시간으로 10분 정도 걸릴거예요···

그럼 2개 하면 20분···”

차팀장이 모니터를 계속 쳐다 보며 무언가를 계속 입력하며 말했다.

“그럼 여기 시간으로 얼마가 걸리는 거예요?”

여태껏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은율이 물었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대략 3,333시간이고, 날짜로 따지면 139일 정도 되네요···”

정우가 잠시 생각하며 대답했다.

“헉~억, 그 시간동안 여기에 갇혀 있어야 되는 거예요?”

정우의 대답에 장대표가 놀라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말했다.

장대표 뿐이 아니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정우의 말에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

차팀장도 너무 놀라 일을 하던 손을 멈추고 정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팀장··· 그래도 일단 소스 확인은 한 번 해 봐요···”

놀란 마음을 가다듬고 윤이사가 차팀장에게 말했다.

윤이사의 말에 차팀장도 마음을 가다듬고 계속 모니터를 주시했다.

그러자 옆에서 보고 있던 정우가 차팀장에게 물었다.

“팀장님··· 저도 모니터 하나 열어주시면 안돼요? 같이 좀 봐 드릴께요···”

“정우가 우리 소스를 볼 줄 알아요?”

윤이사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네 아까 개발실 소개 시켜 주러 갔을 때 김대리랑 잠깐 같이 봤었는데 김대리가 칭찬을 많이 하더라구요··· 어느 정도 볼 수 있을꺼예요···”

차팀장이 이렇게 대답하며 손목에 찬 시계 같은 장치를 조작했다.

그러자 이번엔 모니터가 아닌 차팀장과 동일한 시계가 하나 나왔다.

차팀장이 그 시계를 정우의 손목에 채워주며 말했다.

“나한테서 나오는 모니터는 나만 조작이 가능하니까··· 너한테도 따로 카터를 채워 줄께···”

그러고는 차팀장이 정우의 손목에 채워진 ‘카터’란 걸 몇 번 조작하니 차팀장과 동일한 모니터와 키보드가 나타났다.

“자 여기 키보드를 사용하면 되고, 내가 너 아이디로 소스 조회 권한 줄 테니까 한 번 확인 좀 부탁해··· 조회만 되는 거니까 뭔가 찾으면 나한테 말해 주고···”

차팀장이 자신의 모니터에 뭔가 입력을 하더니 정우도 덩달아 뭔가 입력을 하면서 모니터를 쳐다 보았다.

“저 카터라는 게 뭔가요? 윤이사님?

장대표가 윤이사에게 물었다.

“네··· 일종에 아이템 컨트롤러예요··· 에덴이나 로스트스워드에서 사용하거나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나 물건을 담거나 꺼낼 수 있죠··· “

“아~ 그러니까 게임 같은데서 보면 아이템들 줍거나 꺼낼 때 보관하는 장소 같은 거네요?”

게임을 많이 해 본 은율이 대답했다.

“네 맞아요··· 저희가 게임을 시작으로 여기를 설계하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만들어 놓은 장치 같은 거예요···”

윤이사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차팀장과 정우의 모니터로 몸을 틀어 번갈아 바라봤다.

그래서인 지 궁금한 것이 남아 있던 은율과 장대표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그들이 하는 걸 바라 보고 있었다.

모두들 차팀장과 정우를 주목해서 바라보고 있자 한실장이 조용히 은율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대표님··· 아까 냉장고에서 물 어떻게 꺼내셨어요? 지금 보니 아무 것도 없던데···”

“아~ 물이요? 잠깐만요··· 이리 와 보세요. 제가 알려 드릴께요···”

은율이 한실장을 데리고 냉장고 쪽으로 가자 장대표도 차팀장과 정우를 보고 있던 것이 지루해 졌는 지 은율을 따라갔다.

“자!! 여기 모니터에 보면 냉장고에 있을 법한 것들이 이렇게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있어요··· 여기 음료를 선택하면 이렇게 물이랑 여러 가지 음료가 나오죠···”

은율이 한실장과 장대표를 향해 자랑하 듯 설명을 했다.

“장대표님···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시면 선택하세요···”

은율은 마치 자신이 사주기라도 하는 듯이 장대표에게 말했다.

“음··· 그럼 저는 콜라 마시겠습니다. “

장대표가 화면에 콜라를 선택하며 말했다.

그러자 한실장은 물을 선택했다.

“그럼 저기 계신 분들을 위해서는 주스랑 우유를 드리면 되겠네요···”

은율이 쥬스랑 우유를 선택한 후 완료 버튼을 클릭하고는 냉장고 문을 열자 그안에 콜라와 물, 주스, 우유가 놓여 있었다.

장대표와 한실장이 신기한 듯 각 자 콜라와 물을 따서 마시기 시작했다.

“와~ 밖에서 마시던 맛 하고 똑 같네···”

“아마도 누군가 콜라를 마시는 감각을 캡쳐해서 만든 맛일 꺼예요···ㅎㅎ”

은율이 웃으며 콜라를 마시고 있는 장대표에게 말하고는 주스와 우유를 차팀장과 정우에게 가져다 주었다.

“윤이사님도 음료 좀 가져다 드릴까요?”

은율이 윤이사에게 권하자 윤이사가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했다.

그렇게 또 긴 정적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정우가 차팀장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팀장님··· 로스트스워드 개발팀이 최근에 여기 들어 온 적이 없다고 하셨죠?”

“어··· 다들 휴가 중이라···”

“그런데 로스트스워드 게임 서버에 최근에 새로 돌기 시작한 서비스가 하나 있네요···

아마도 저희 문제 생기고 바로 돌기 시작한 거 같은데요?”

정우가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 보며 말했다.

“그럴리가 없는데··· 잠깐만 어디에?”

차팀장이 정우의 모니터를 잠깐 보다가 자신의 모니터에서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거 열흘 전에 컴파일 되서 서버에 올라간 거네?”

“차팀장··· 그럼 그날 로스트스워드 개발팀에서 로그아웃 후에 서버에 반영한 거 아닐까?”

윤이사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