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에서 3만년을 살 수 있다니 : 에덴 더 비기닝

Ep 2. 세트라티 : STAGE 2

“와~~ 힐러의 파워 기능은 생명력을 빼앗아 버리는 것 같네요?”

장대표가 불이 꺼진 채로 바싹 말라 버린 나무를 보며 말했다.

“정우야··· 너도 한 번 해봐···”

차팀장이 팔찌를 풀어 정우에게 건내주며 말했다.

팔찌를 받아든 정우는 오른손에 차고 그의 나무로 된 마법막대기를 꺼냈다.

그리고 바싹 말라 있는 나무를 향해 막대기를 들자 막대기 끝에서 전기와 같은 불꽃이 지지직 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우는 나무를 향해 마법막대기를 힘껏 휘둘렀다.

‘쿠르릉~ 콰광!!’

정우의 나무막대기 끝에서 출발한 전기는 마치 벼락 같은 소리를 내며 나무에게 날아가 흰색 스파크를 흩날리며 둘로 쪼개 버렸다.

“엄마야~ “

차팀장은 천둥과 같은 소리에 놀라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는 몸을 움츠렸다.

“이게 제일 쎈 거 같은데? 안그래 한실장?”

장대표는 둘로 쪼개진 나무를 바라보며 놀란 표정으로 한실장을 향해 물었다.

“네··· 대단하네요···”

“정우야··· 그거 복사 안되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장대표가 물었다.

정우는 팔찌를 꾸욱 눌러 봤지만 아무런 메뉴도 나타나지 않았다.

“레어 아이템은 복사가 안되나봐요···”

“아~ 아깝다···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좋았을텐데···”

장대표가 아쉬워하자 은율이 정우에게서 팔찌를 받아 들면서 말했다.

“그럼 장대표님이 가지고 계실래요?”

은율이 팔찌를 장대표에게 넘기려고 하자 차팀장이 펄쩍 뛰며 말했다.

“여기서 싸움 제일 잘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죠··· 괴물이 나타나면 앞장서서 싸워야 하는데···”

“알았어요··· 나도 싫어··· 내가 평화주의자라 그렇지 싸움 쪽으로 맘만 정했으면 나도 한 싸움 했을거라구··· 왜이래···”

차팀장의 말에 장대표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휴~ 됐어요··· 일단 박대표님이 가지고 계세요··· 대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사람에게 넘겨 주시구요···”

잠자코 듣고 있던 윤이사가 깔끔하게 정리를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천막과 침대를 꺼내 잠을 잘 준비를 했다.

저녁 식사가 늦어 벌써 9시 반이 다 되어 갔다.

이번엔 장대표와 한실장이 불침번을 서기로 하고 다들 편안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정우가 간만에 특식을 준비했다는 말에 제대로 먹기로 했다.

정우가 준비한 특식은 라면이었다.

특식이란 말에 좀 안어울리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먹어보는 듯한 생각에 모두들 좋아했다.

간만에 먹는 라면과 김치의 짠 맛에 행복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또 길을 떠났다.

“정우야 쇼핑몰에 차 같은 거는 없겠지?”

한 시간 정도 걷자 장대표가 지루한 지 정우에게 하나마나 한 말을 꺼냈다.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 같은 건 있는데 전기 충전이 어려워서 포기했어요···”

순간 기대를 했던 장대표는 금방 실망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 저기 뭔가 있어요···”

은율이 손으로 뭔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곳엔 커다란 돌로 되어 있는 문이 하나 있었다.

그냥 문 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그 뒤로 돌아가서 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차팀장이 문 가까이로 가서 문의 모양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그리고 문 위 쪽에 쓰여져 있는 문구를 찾아냈다.

‘STAGE 2’

“아~ 이게 다음 단계로 들어가는 게이트인 것 같네요···”

차팀장이 문 위에 쓰여진 문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그 전설의 왕도 여기를 통과해서 갔을까요?”

윤이사가 모두에게 물었다.

“게임 스토리 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가 아무 목적지도 없이 그냥 걸어 왔는데도 여기 이렇게 딱 서 있는거 보면?”

은율이 문의 손잡이를 만지며 말했다.

“하~아··· 저 문 밖에는 또 어떤 괴물들이 있으려나···”

장대표가 기대 반, 걱정 반이 섞인 말을 내뱉었다.

“한 번 경험해 봤으니까 이젠 좀 낫겠죠···”

은율이 모두에게 용기를 가지라는 의미로 말을 하고는 문을 열었다.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와는 다르게 문 밖은 매우 어두웠다.

지금 시간이 아침 9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마치 밤 9시 반처럼 어둠이 깔려 있었다.

은율은 칼을 들어 불을 붙였다.

그러자 한실장과 장대표도 따라서 불을 붙였다.

주위는 말라 비틀어진 나무들과 회색으로 색이 바랜 풀들이 누워 있었다.

“어쩐지 여긴 으스스한데요?”

차팀장이 윤이사에게 바싹 붙으며 말했다.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되요? 아무리 날씨가 안 좋아도 이 정도는 아닐텐데···”

은율이 불이 붙은 칼을 이리저리 움직여 주위를 둘러 보며 물었다.

“9시 47분이요···”

차팀장이 대답했다.

“PM이네요···”

정우가 차팀장이 보지 못했던 걸 추가로 말해줬다.

“에~엥? 진짜네요··· “

“근데 왜 피곤하지 않지? 한 참 피곤할 시간일텐데?”

장대표가 이상한듯 물었다.

“여긴 배경이 좀 다른가 보네요··· 밤낮도 거꾸로 되어 있는 거 같고··· “

여전히 주위를 둘러 보던 은율이 말했다.

“잠깐만요··· 여기 뭔가 쓰여있어요···”

주위를 둘러 보던 한실장이 앞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STAGE 2 START’

땅 바닥에 파란색 선과 함께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여기서 부터 시작인가 보네요··· 맞게 잘 온 것 같긴 한데···”

은율은 파라색 선 너머 먼 곳을 비추어 바라 보며 말했다.

“건너가도 되는 거겠죠?”

차팀장이 겁 먹은 얼굴로 물었다.

“어차피 지나가야 할 선인데요··· 제 뒤를 보고 한 분씩 잘 따라 오세요··· 한실장님은 맨 뒤를 맡아 주시겠어요?”

은율이 이렇게 말하고 전방을 주시하며 파란색 선을 넘었다.

그 뒤로 한사람씩 은율을 따라 갔다.

마지막으로 한실장이 선을 넘자 갑자기 주위가 밝아졌다.

“아이~! 깜짝이야!”

차팀장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로스트스워드 Stage 2에 도달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어디선가 안내 멘트가 들렸다.

“Stage 2에서는 주 활동 시간대가 밤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취침이 가능한 시간은 아침 8시 부터 10시까지이며 오후 6시에 기상하게 됩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

그제서야 모두들 시간이 이상했던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Stage 2에서는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스킨이 제공 됩니다. 해당 스킨은 기존에 제공되었던 쉴드에 더불어 50포인트의 추가적인 쉴드를 제공합니다. 다만 스킨에 의한 쉴드는 소모되었을 시 다시 충전되지 않습니다. 추가적인 스킨은 상점에서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럼 즐거운 게임 되시기 바랍니다. “

안내 멘트가 끝나자 주위의 밝았던 빛은 일행 전체를 각자 감싸듯 모이더니 머리에서 발끝까지 흘러 내린 후 사라져 버렸다.

“와~ 박대표··· 멋진데?”

은율의 뒤에 있던 장대표가 칼로 은율을 비추며 말했다.

은율의 몸에는 어느새 테스트룸에서 입었던 펑퍼짐했던 옷이 사라지고 중세 전사의 갑옷과 같은 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은율도 장대표 쪽으로 칼을 비추어 보았다.

머리엔 쇠로 만들어진 띠처럼 생긴 투구가 있었고 어깨부터 상반신까지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듯한 갑옷이 감싸고 있었다.

팔에는 팔꿈치부터 손등까지 가죽으로 된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허리엔 쇠로 연결되어 있는 허리 띠에 칼집이 걸려져 있었다.

등 뒤엔 카터에 넣어 놨었던 방패가 걸려져 있었고 가죽으로 만들어진 반바지와 무릎부터 발등까지 감싸고 있는 쇠붙이로 장식 된 보호구를 입고 있었다.

“아~ 이거 좀 적응이 안되네요··· 이게 멋있는 거 맞나요?”

은율은 자신의 몸을 훑어 보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 때였다.

“어머나!!”

차팀장의 앙칼진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은율은 그 비명 소리에 빠르게 반응했다.

재빨리 뒤 쪽에 있던 차팀장이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차팀장과 윤이사의 모습을 보고 놀란 표정과 함께 크게 웃고 말았다.

차팀장의 머리는 하얀 색 띠로 머리를 감싸여 있었고, 어깨와 쇄골은 훤히 드러나 있었으며 아주 짧은 치마와 검정색 가죽으로 만들어 진 듯한 긴 부츠, 그리고 등에는 망토로 둘러져 있었다.

“뭘 그렇게 열심히 봐욧!!”

차팀장은 한 손으로는 가슴 위 쪽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치마를 아래로 당기며 은율에게 소리치 듯 말했다.

“아이~ 씨~ 다른 건 없나? 이~ 씨~ 개발자 놈들 이따위 것을 옷이라고··· 다들 변태 아냐?”

차팀장은 옷의 여기저기를 만지며 혼자 투덜거렸다.

“왜요··· 예쁜데··· ㅎㅎ 잘 어울려요··· 진짜로···”

은율은 칭찬인지 빈정거리는 건지 모르는 말투로 말했다.

“제가 이 나이에 이런 옷이 어울린다구요? 지금 놀리는 거 맞죠?”

“차팀장도 그런데 난 어떻겠어···”

차팀장 뒤에 있던 윤이사가 절망한 듯 말했다.

그 말에 차팀장이 뒤돌아 윤이사를 보고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ㅎㅎ 이사님··· ㅎㅎ 왜요··· 너무 젊어 보이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