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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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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5.09.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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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DUMMY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 꼭 염사형을 곁에서 따르고 싶습니다. 제가 어릴 적 우상이 염사형인 것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속이 느글느글할 정도로 노골적인 아부였지만 듣는 염청석은 어이없는 듯 피식 웃더니 이내 승낙했다.

“그럼 조장을 정사제에게 맡기고 한사제는 나를 따르도록 하라”

“감사합니다, 염사형!”

허락이 떨어지자 굽실대던 한수광은 위현룡을 슬쩍 노려보면서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냈다.


“형님...저 놈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것 아닙니까...?”


왠지 재수가 없었던 곽유가 나직한 음성으로 말하자 위현룡은 대수롭지 않는 듯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때 한수광이 장삼백을 가까이 부르더니 명했다.


“저 놈들이 여기 식량들을 짊어지게 하여라!!”


“이것들은...각자 나눠서 가지고 가는 것들 아닌지...”


“각자는 무슨...저놈들이 들고 가면 되는 것이지”


그가 위현룡과 곽유를 정확하게 지목하자 눈치 챈 장삼백은 비굴한 웃음을 띠우며 순순히 명을 받들었다.

“이런 빌어먹을...속가제자가 짐꾼인가...”

곽유가 열불이 터져 나와서 따지려고 하는 것을 위현룡이 급히 제지했다.

염청석까지 있는 마당에 분란이 일어나면 청성파에서 쫓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염청석이 성격이 곧고 명성과 법도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그는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성격을 떠나서 대사형의 자리는 그래야 하는 자리였다.


“내가 더 짊어질 테니 나한테 더 넘기어라.”


곽유가 체격이 약간 왜소함을 생각한 위현룡이 어깨에 커다란 봇짐을 메면서 말하자 곽유는 어림없다는 듯이 금세 저쪽으로 물러났다.

“형님 것도 무거운데 어찌 내 것을 달라고 하시오...나도 들 수 있으니 걱정 말아요!.”

정색을 하는 그를 보면서 위현룡은 왠지 마음 한쪽이 따스해졌다.


“얼마 못 가서 지칠 녀석이 고집을 부리는구나!!, 하하하!“

그때 원연홍이 봇짐을 하나 멘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원사저 나오셨습니까?”

한수광이 급히 인사를 하다가 봇짐을 보자 얼른 다가서면서 말했다.


“아이고, 사저께서 이런 것을 들고 가시다뇨... 갈 길이 멀고 험하니까 이런 건 저놈들이 들게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식량은 각자 들고 가는 것이 아니었나요?”

원연홍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한수광은 실실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렇긴 하지만...속가제자들이 정식제자들을 모시는 의미로 좀 들고 간들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난 괜찮은데...”


“아이고! 사저께서 들고 가시는 걸 염사형께서 아시면 불호령이 떨어져요...어서 이리 주십시오”

반강제적으로 뺏다시피 한 한수광은 잔뜩 짐을 들고 있는 위현룡에게 명했다.


“원사저의 짐이니 조심해서 들고 가거라!”

척보니 위현룡을 괴롭히기로 작정한 것이 분명했다.


얼떨결에 받은 위현룡에게 원연홍이 다소 미안한 투로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이미 짐이 많은 것 같은데 내가 그냥 들고 가도...”

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위현룡이 급히 가로챘다.

“아닙니다. 산을 넘는 것은 매우 고되니 제가 원소저의 짐을 들고 가겠습니다. 사실 별로 무겁지도 않습니다. 하하하“


“호호호...그럼 정말 고마워요”

원연홍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염청석 쪽으로 향하자 곽유가 다가와서 한 마디 했다.

“너무 그렇게 얼굴에 기쁨을 드러내지 말아요 형님...티 납니다!!”

그녀와 처음으로 대화를 하게 되어 반쯤 황홀한 얼굴을 하고 있던 위현룡은 곽유의 한마디에 화들짝 놀라면서 멋쩍어 했다. 그러더니 금세 얼굴을 감추고는 외치듯 말했다.

“오늘 수행은 너무 즐겁겠는걸...!”


이윽고 염청석이 이끄는 조가 먼저 출발을 시작했다.

힘든 여정에 미리 겁을 먹은 많은 제자들의 얼굴이 죽상이었지만 위현룡만은 무거운 짐들을 잔뜩 지고 있는데도 싱글벙글이었다.

앞에 걸어가는 원연홍을 바라보고 있자니 힘이 절로 났던 것이다.

오늘 수련을 돌파하지 못한 자는 커다란 불이익이 있는바 모든 제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릴 수밖에 없었다.

문파에서 대사형인 염청석의 대쪽같은 성품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에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그들은 산봉우리 두개를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다.


강렬히 내리쬐던 태양이 점차 수그러들기 시작하고 곧 있으면 어둠이 올 태세였다.

초반에 빨리 걷기로 시작한 수련은 중반에 이르자 경공 수련으로 바뀌어 있었다.

염청석은 생각보다 해가 빨리 저물고 청성파 연무대까지 도착하기 빠듯한 것 같자 내심 초조해졌다.

장문인의 명을 받아서 자신이 모든 제자들에게 공포했는데 만약 도착하지 못할 경우 장문인은 물론 대사형으로서 체면이 크게 손상 될 것이 자명했던 것이다.

“조금만 가면 된다!! 모두 힘을 내라!!!”

염청석이 앞서 달리면서 고함을 쳐 제자들의 사기를 올렸다.

점차 경공에 가속이 붙으면서 청산파 제자들은 나는 듯이 산을 가로질렀다.

그러나 제대로 무공을 전수 받지 못한 속가제자들은 점점 뒤쳐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제대로 따라붙은 속가제자는 위현룡과 천승비뿐이었던 것이다.


해가 떨어지면서 진한 먹구름이 장막 치듯이 하늘을 휘감았다.

위현룡의 눈동자엔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따라오는 곽유가 비쳐졌다.

그의 얼굴엔 이미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체력이 그리 강하지도 못한데 녀석이 오늘 너무 무리를 하는구나...)


왠지 걱정이 되어서 뒤를 자꾸 보고 있는데 천승비가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말했다.

“지금 수련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소. 겨우 이 정도 수련에서 낙오되는 자는 청성파에서 필요 없는 존재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시오.“

천승비는 이 한마디만 남기고는 빠른 속도로 곁을 지나가 버렸다.

그러나 위현룡의 귀에는 그의 당부가 한마디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러다간 속가제자들 중 단 한 명도 청성파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염대협의 성격상 한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도 힘들 것이고...그렇게 되면...)


이미 뒤쳐져 가는 속가제자들은 얼굴에 당혹감과 절망감을 가득 담고 있었다.

힘들게 속가제자가 되어서 이제 겨우 상승검법을 익히게 되었는데 뜻하지 않은 수련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고 만다는 상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으면서 속가제자들의 애환과 고뇌를 아는 위현룡은 가슴이 아파 왔다.

“아이쿠!”

낯익은 비명이 들려서 뒤를 바라본 위현룡은 대경실색했다.

아슬아슬하게 따라오던 곽유가 무거운 짐을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진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따라오던 속가제자들이 피하지도 못하고 걸려 줄줄이 넘어졌다.

이미 피할 힘도 없었고 피로에 정신까지 몽롱했던 그들이었다.

위현룡은 돌연 큰소리로 앞서가던 염청석 일행에게 외쳤다.


“염대협!!! 잠시 멈추십시오!! 급한 일입니다!!”


정신없이 달려가던 염청석들은 급한 일이라는 소리에 서둘러 신형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냐!!”

그들이 허겁지겁 다가오자 위현룡이 쓰러진 속가제자들을 가리키면서 다급히 말했다.


“속가제자들이 너무 지쳐서 쓰러져버렸습니다. 날도 저무는 데 여기에 버리고 가면 산짐승들의 밥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의 말에 염청석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냉랭한 음성으로 말했다.

“이 정도 수련도 못 견디는 놈들은 청성파에 필요 없다! 그냥 놔두고 우리는 제시간에 도착하기로 한다!“

그가 매몰차게 몸을 돌려서 다시 출발신호를 보내려는데 입술을 꽉 깨문 위현룡이 앞을 가로막고 섰다.


“5년 넘게 청성파 그늘 아래서 속가제자로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염청석과 일대제자들은 속가제자 따위가 감히 앞을 가로막고 명을 내리듯 하자 일순 어이가 없어졌다.

일대제자들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도 공공연한 금기(禁忌)였던 터라 이번 위현룡의 행동은 하극상(下剋上) 그 자체였던 것이다.


“네, 이놈!!!! 네 놈이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대사형에게 막말을 하는 것이더냐!!”

한수광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호통을 치자 위현룡도 지지 않고 같이 호통을 쳤다.


“누가 막말을 한다는 것이오!! 쓰러진 속가제자들을 데리고 가자는 나의 말이 막말이오? 아니면 그들을 짐승의 밥으로 던져주자는 말이 막말이오!!“


은근히 비꼬는 말에 염청석의 눈꼬리가 무섭게 치켜 올라갔다.


“네 놈이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 속가제자 주제에 누구 앞이라고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정말 죄송합니다, 염대협. 그러나 우리 속가제자들은 정식제자들보다 무공이 훨씬 낮습니다. 지금 정식제자들도 힘겨워하는 수련을 저희들이 어떻게 따라간단 말입니까...제발 오늘 수련만큼은 관용을 베풀어 넘어가 주십시오“


위현룡은 고개를 깊이 숙이면서 거듭 부탁했다.

그러자 뒤에서 힘겹게 따라오던 나머지 속가제자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마치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앞선 조가 전진하지 않고 길을 막아서고만 있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뒤에서 따라오던 정식제자들이 쭉 몰려들었다.

그들이 시간을 벌어서인지 몰라도 힘없이 쓰러졌던 속가제자들이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며 몸을 겨우 가누고 있었다.

염청석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

정식제자들에게도 엄격한 규율을 이들에게만 예외로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말했듯이 이 수련을 넘지 못한 자는 도태된다. 네놈들이 작당을 하여 쓰러진 몇 놈들 때문에 청성파에서 쫓겨나겠다면 그렇게 하라. 그러나 계속 청성파에 남고 싶은 자가 있다면 따라와도 좋다. 현실을 직시하는 자만이 청성파에 남아 정식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말에 많은 속가제자들이 머뭇거렸다.

그 동안 수년간을 정식제자가 되기 위해 참아왔던 그들이기에 마음에 갈등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이에 위현룡이 엄하게 소리쳐서 동요를 막았다.


“모두 움직이지 말라!! 동료를 버리고 정식제자가 된 들 앞으로 무슨 협(俠)을 논할 것이며 의(義)를 논할 수 있겠는가!!”


염청석은 기껏 마지막 기회를 주었는데도 위현룡이 앞장서서 속가제자들을 부추기는 것을 보자 은근히 노기가 솟구쳤다.

정식제자들 역시 감히 대사형에게 반박하면서 뜻을 거스르는 그들에게 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그때 원연홍이 뒤에서 보고 있다가 염청석에게 조용히 말했다.


“사형, 이번엔 그냥 한번 넘어가 주는 것이 어떨까요? 저 사람이 그렇게 나쁜 뜻을 가지고 행동한 것은 아닌 듯 하니 너무 곡해(曲解)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위현룡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가 자신을 변호해 주자 가슴이 뜨거워질 만큼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듣는 염청석은 정반대였다.

그녀가 다른 남자의 편을 드는 것이 자신의 자존심에 더욱 불을 질렀던 것이다.


“그럴 수는 없어! 난 장문인을 대신해서 이들을 통솔하고 있는 것이기에 규율을 바로 잡지 않으면 청성파 위신이 바로 서지 못해. 그러니 사매가 이해해 줘야겠어.“


염청석의 주위엔 얼음과도 같은 한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청성파 제자들은 이제 그가 어떤 결말을 지을지 궁금한 듯 그의 다음 행동만 주시했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규율에 따라 더 이상 청성파 속가제자가 아니다!. 그러니 갈 사람은 가고 따라오는 자는 받아들이겠다.“


누가 봐도 최후의 통첩이었다.

그러자 위현룡 곁에 있던 천승비가 벌떡 일어나서 망설이지 않고 염청석 쪽으로 가버렸다.

“천형...”

놀라고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는 사이 몇 명의 속가제자들이 결심한 듯 따라갔고, 또 그 뒤를 수십 명의 속가제자들이 따랐다.

위현룡은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눈물을 글썽였다.


(내 어찌 저들을 원망하겠는가...)

속가제자의 애환을 몸서 경험해본 위현룡이기에, 그들이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동료보다 청성파를 택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뒤에서 겨우 몸을 일으킨 곽유가 힘없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나는 걱정 말고 형님도 어서 저리 가요. 난 형님이 정식제자가 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단 말입니다”


“저희들도 괜찮으니 어서 가십시오! 형님.”

곽유 옆에 있던 다른 속가제자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호소하고 있었다.

잠시 눈시울을 붉힌 위현룡은 주먹을 꽉 쥐며 벌떡 일어났다.


“내가 직접 장문인에게 아뢰겠습니다. 비록 속가제자들이지만 장문인께서 큰 뜻을 품으시고 우리들에게 상승무공을 전수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염대협의 독단으로 속가제자들을 쳐내신다면 이는 청성파에 큰 손실이며 장문인 뜻에 거스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쯤 되자 염청석은 더 이상 참았다가는 많은 제자들 앞에서 대사형으로서 체면이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네놈이 청성파의 규율을 무시하고 미친놈처럼 날뛰는구나. 쫓겨날 땐 쫓겨나더라도 벌은 받게 해야겠다!“

이렇게 호통을 친 염청석은 한수광에게 다시 명했다.


“이 놈은 이미 청성파의 속가제자가 아니니 청성파의 무공을 다시는 사용 못하게 그의 오른팔을 자르도록 하라!”

모든 사람들은 그의 입에서 상상외로 무거운 벌이 떨어지자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형...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원연홍이 도가 지나침을 알고 급히 만류하려 했으나, 이미 명을 받은 한수광이 검을 뽑고 위현룡에게 달려들고 있을 때였다.


“형님 위험합니다!”

곽유가 눈에 핏발을 세우면서 고래고래 악을 썼다.

이를 악문 위현룡은 차고있던 검을 빼들고 한수광의 일검을 막아냈다.

(어라! 이놈 봐라!)


하급 속가제자주제에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안 한수광은 내심 가소로웠다.

(그래...어디까지 버티나 보자!)

은근한 살기를 끌어올린 그는 속으로 한쪽 팔이 아니라 두 쪽 다 잘라버릴 생각으로 무자비하게 검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관망하던 속가제자들은 마음속으로 철렁하면서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모두들 한수광의 잔악무도한 성품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위현룡의 안위가 걱정되었던 것이다.


뒤로 물러서긴 늦었다고 생각한 위현룡은 모든 정신을 검에 쏟아 부었다.

그가 익힌 것은 기초검법에 지나지 않았고 한수광이 휘두르는 검법은 상승검법인 송풍검법(松風劍法)이였다.

아무리 봐도 승산이 없는 판이었고 뻔 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위현룡의 팔은 절대 쉽게 잘리지 않았다.

초반 송풍검법에의해 풍전등화의 상태로 십여 초식 가량을 버티던 위현룡이 역습을 시도하면서 백중지세로 돌아섰던 것이다.

한수광의 송풍검법은 푸른빛줄기를 뿌리면서 삼대요혈을 노리고 찔러댔으나 위현룡은 침착하게 기초검법으로 모조리 다 막아냈다.

사람들은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어가면서 우열이 드러나지 않자 경악의 빛을 드러냈다.

일개 속가제자 한 놈이 이대제자를 이끄는 한수광과 평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불가사의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염청석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대사형으로서 근엄하게 벌을 내리기 위해 지목한 한수광이 질질 끌려 다니는 상황을 어찌 수습해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접 나서는 것도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기에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위현룡의 검세가 점차 살아나면서 백 여 초 만에 한수광이 열세로 들어서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다.


“정말 대단하다. 기초검법을 가지고 어떻게 저렇게 싸울 수 있단 말인가.”

“속가제자라고 얕볼 것이 아니네...”

“속가제자들 사이에 큰 형님으로 불린다더니...과연 이끌만한 사람인걸...”


정식 제자들 사이에서 감탄이 터지면서 조금씩 존경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자가 늘어났다.

반면 속가제자들은 손에 땀을 쥐면서 정식제자를 상대로 자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위현룡에게 한없이 감사해했고 자부심까지 느꼈다.

싸우는 한수광은 이미 주위의 그런 위기를 감지한 터라 내심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에이...이 자식을 아예 죽여 버려야겠다!)

밀리던 한수광의 검법이 갑자기 급전(急轉)했다.

송풍검법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신학검법(神鶴劍法))을 사용하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배운지 오일 정도밖에 안되었으나 송풍검법보다 더 위력적인 만큼 금방 열세를 만회 할 수 있다고 그는 굳게 믿었다.

위현룡은 상대가 한층 공격력이 높은 초식으로 들어서자 물러서지 않고 더욱 거세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허점을 보이게 되어 상대가 공세를 취하면 필패라고 느꼈던 것이다.


“이놈! 죽어라!!”

공중에서 360도 회전하는 검광이 번뜩이더니 위현룡의 전중혈을 노리고 질풍같이 찔러 들어갔다.

청성파제자들은 한수광이 시전하는 검법이 무엇인지 잘 알았기에, 위현룡이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처하자 자신들도 모르게 무거운 탄식을 토해냈다.

순간 위현룡은 몸을 뒤로 틀더니 좌수로 그의 곡지혈을 노리면서 공세를 완화시켰다.

그와 동시에 오른손에 있던 검을 하체 쪽으로 밀 듯이 내밀다가 다시 위로 흘리면서 한수광의 오른팔을 베어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응수였으나 기초를 제대로 다진 위현룡의 몸놀림은 그야말로 전광석화같이 움직여주었다.

“읔!”

한 자루의 검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한수광은 불신(不信)의 눈으로 한쪽 팔을 부여잡고 멍하니 서있었다.

그의 팔뚝은 검상으로 인해 이미 피로 흥건히 젖어 들었다.


“신학검법을 상대로 저 자가 이기다니!!”

이대제자와 삼대제자들이 비명을 지르듯이 경악해했으나 염청석을 비롯한 일대제자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완벽하게 연성하지 못한 검법으로는 저급무사한테도 당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오히려 그나마 제대로 익힌 송풍검법으로 대적했으면 저리 쉽게 당하지 않았을 것을 무리하게 단계가 높다는 것만 믿고 신학검법으로 밀어붙인 것이 패인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상황이 급반전 되자 모든 시선은 염청석에게 몰렸다.

지금 위현룡은 이제 청성파 속가제자가 아니었고, 한수광과는 정당한 비무(比武)를 통해서 승리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이미 비무를 한 상황에 연이어 비무를 청하는 것은 무림에서는 도리에 어긋났으므로 더 이상 위현룡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청성파의 위신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버렸다.

위현룡은 속가제자들의 자존심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싸워 이기기는 했으나 이는 절대로 바라던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여기서 자신이 이긴 것으로 매듭이 지어지게 되면 청성파 내에서 속가제자들에 대해 공공연한 탄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장문인에게 가르침을 구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청성파에서 나가게 되면 지쳐 쓰러진 속가제자들의 미래도 보장 할 수가 없었다.

위현룡은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곧바로 검을 버리고 무릎을 꿇어 엎드렸다.


승리자가 무릎을 꿇는다.

이것은 무림의 속성상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고 본인에게도 큰 상처였다.

하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꿇고 있었다.

“형님...”

곽유는 그의 처지를 생각하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위현룡은 형제 같았던 그들을 위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나를 위해서는 절대 무릎을 꿇지 않겠지만 저들을 위해서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모든 속가제자들은 그를 따라 그 자리에 같이 부복했다.

“어쩌자는 것이냐!”

염청석이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음성으로 차갑게 물었다.

위현룡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말했다.


“염대협, 저는 청성파 속가제자입니다. 규율을 어긴 죄로 받은 벌을 물리쳤으니 다시 어떤 엄한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속가제자들을 내치지 말아주십시오“


서로 사형, 사제를 호칭하던 청성파 제자들은 뭔가 가슴이 허전해왔다.

속가제자들 사이에 그런 호칭이 있을 리도 만무하고 속가제자들은 정식제자에게 감히 사형, 사제를 붙여 부를 수 없었다.

이런 호칭은 문파 내에서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엮는 매개체(媒介體)같은 것이었지만, 솔직히 그들도 같은 상황에 처했을 시 위현룡처럼 할 자신이 없었다.


“아닙니다! 제가 잘 못했습니다! 형님은 아무 죄도 없습니다. 염대협...제발 용서해주십시오”

곽유가 지친 몸을 힘겹게 이끌고 와서 염청석의 발아래 엎드려 애원하며 매달렸다.


“사형...그를 용서해주세요. 저 정도면 청성파의 제자가 된다 해도 절대로 문파를 더럽히지는 않을 사람이에요“

원연홍까지 발 벗고 그의 구제에 나서고 있었다.

얼굴을 찡그린 염청석은 위현룡의 인품에 괜한 시기심이 들기 시작했다.

돼먹지도 못한 놈이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원연홍의 마음까지 말이다. 이렇게 넘어가면 안 되겠다고 결심한 듯 염청석이 근엄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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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6> +7 20.11.21 646 27 17쪽
2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5> +5 20.11.14 662 22 14쪽
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2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2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40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5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2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9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5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7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9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6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300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90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9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60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9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2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2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3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30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1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3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7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8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6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5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6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7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1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6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1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4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4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6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9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9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2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8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2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9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2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3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80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2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5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5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9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7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4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11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6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73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4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8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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