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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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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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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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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DUMMY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에 대한 청성파 원로들의 탄압은 더욱 혹독해졌다.

물론 그 이면에는 그들에게 깊은 좌절과 회의감을 심어주어 스스로 청성파를 떠나게 만들려는 계략이 숨겨져 있었지만, 약이 바짝 오른 한백상이 개인적인 원한을 앞세운 이유도 분명 있었다.

강렬한 햇살이 대지(大地)를 화덕 안처럼 달구고 있을 때 염청석과 사제들은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불쾌한 얼굴로 꾹 참으면서 묵묵히 일만 하는 중이었다.


"어! 저 녀석 한사제 아냐?"


누군가의 음성에 모든 이들의 고개가 한 방향으로 돌아갔다.

이대제자가 되고 나서부터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던 한수광이 다소 긴장된 걸음걸이로 다가오고 있었다.

한때 사형들이었던 자들의 시기심과 분노가 담긴 눈길을 잔뜩 받고 있자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가까스로 그들의 냉랭한 시선을 피해 옮긴 곳이 장삼백 앞이었다.

수레에 무거운 짐을 올리고 있던 장삼백은 느닷없는 한수광의 접근에 놀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제가 무슨 잘 못이라도..."


돌아가는 일이 하 수상하니 절로 경계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있었다.


"원로께서 부르신다. 나를 따라오너라."


도둑에 제발 저린다고 했던가?

장삼백은 낮은 그의 음성을 듣자마자 얼른 주위의 이목부터 살피는 행동을 취했다.

다행히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듯 하였다.


"원로님께서 소인에게 무슨 잡일을 시키시려나 보지요?..."


변명같은 소리를 조잡하게 중얼대면서 장삼백은 뭔가 발각될까 두려워 황급히 한수광의 뒤를 따랐다.

그 광경을 슬쩍 곁눈질하던 염청석이 비위가 상한 얼굴로 냉소를 한번 쳤다.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가 하는 놈의 최후로군..."


** **


한수광의 뒤를 졸래졸래 쫓아가던 장삼백은 계속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원로들이 부른다고 하더니만 어째 갈수록 인적이 드문 산중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저기...원로들께서 청성파가 아닌 청성산에서 저를 부르신 것입니까?"


"그래. 은밀하게 너를 뵙고 싶어하신다."


점점 빠른 걸음을 걷고 있는 한수광이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퉁명스런 대꾸를 하고 있었다.

하긴 뭐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첩자질도 그만큼 했으면 좀 더 신중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신경이 더욱 날카로워진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에게 걸리지 않으려면 차라리 이런 식의 비밀회동이 낫겠다 싶었다.


청성산 깊은 곳으로 들어간 지도 어느덧 반시진 가까이 지났다.

아무리 이목을 따돌린다지만 이렇게 깊은 산중에서 만난다는 건 뭔가 좀 수상쩍었다.

장삼백은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머리 속에 떠올려지자 성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저기...한대협...도대체 청성산 어디쯤으로 가시는 것인지요...."


워낙에 눈치 빠른 위인인지라 이젠 암암리에 한수광을 경계하는 마음이 다 들고 있었다.


"따라오라면 그냥 따라 올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


이렇게 버럭 소리치는 한수광의 눈빛은 그 누구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살기가 가득했다.

순간 장삼백은 깨달았다. 자칫 잘못하다간 오늘이 자신의 제삿날이 될 수 있음을 말이다.


(어떻게든 여기서 도망쳐야 한다!!)


정신이 번쩍 난 그는 한수광이 낌새를 채지 못하게 얼른 자연스러운 언행부터 선보였다.


"아니...그게 아니고...네 네...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따라갈 터이니 어서 앞장서시지요...원로께서 많이 기다리시겠습니다..."


일단은 한수광을 방심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그리고 그가 앞장섰을 때 뒤쪽으로 슬그머니 달아난다면 손쉬울 것이라는 용기마저 나고 있었다. 한수광의 빨라졌던 걸음걸이가 현저하게 느려졌다.

이제 살인을 위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이때다!!)


등뒤에서 기회를 엿보던 장삼백은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다가 뒤로 냅다 달렸다.

그러나...

그 전에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는 듯, 한수광의 신형은 어느 새 장삼백의 앞을 막아선 상태였다.

장삼백의 얼굴에 당혹감과 두려운 기색이 역력해졌다.


"갑자기 어디를 가려는 게냐?"


"가....가다니요...저...전 그냥 소피가 좀 마려워서...."


그 말을 들은 한수광은 그만 피식거렸다.


"어차피 죽을 놈이 굳이 세상을 더럽히고 죽을 필요가 있겠느냐..."


시퍼런 검날이 한수광의 검집에서 뽑혀져 나왔다.


"아무래도 네 놈의 무덤자리로는 이 곳이 좋겠다."


"아...아니....왜 이러십니까? 저...전 원로님들에게 명을 받고 있습니다...."


궁지에 몰리게 된 장삼백이 원로들을 입에 올려 어떻게든 한수광의 마수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일은 녹록치가 않았다.


"원로들 모르게 죽이려고 널 이곳까지 끌고 온 게 아니겠느냐..."


"왜...왜 이러시는 겁니까...제...제발....사...살려주십시오..."


한수광이 살기등등하게 다가오자 장삼백은 혼비백산한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만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 그를 내려다보며 한수광은 살인귀의 미소를 지었다.


"금방 끝나니깐 조금만 참거라! 그리 아프진 않을 테니..."


"아....아....안돼!!! 으....으악!!!!"


장삼백이 발버둥을 쳐대는 동안 한수광의 비정한 검(劒)은 그의 몸뚱이를 꿰뚫기 위해 그대로 뻗어나갔다.



** **



"잠시 쉬도록 한다!!"


한때는 청성파에서 천하무림인의 꿈을 키우던 이들이었다.

허나 이제는 단순히 속가제자들보다 못한 일개 잡부로 전락하면서 염청석의 저 한마디에 노곤한 몸을 바닥에 뉘며 마냥 행복해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만 하는 걸까?"


누군가의 한숨소리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자들의 눈동자엔 공허함이 짙게 베어있었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청성파를 나가버리면 좋으련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그저 저주스러울 뿐이었다.


그때 귓가로 대지(大地)가 흔들리는 듯한 진동과 함께 무수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청성파 원로들의 제자들이 살기등등한 얼굴로 검을 들고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금세 모두 포위되어 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오!!"


영문을 모르는 염청석이 어이없다는 투로 묻자 이대제자이자 청성파 대제자가 된 임사봉이 검을 치켜세우면서 호통을 친다.


"네 이놈들!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다니!!"


그 말에 염청석의 사제들은 이젠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살인사건이 터졌고, 그 주범으로 또 자신들이 몰렸구나 하는 직감을 해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혹 내가 장삼백을 죽이라 교사(敎唆)한 것을 알아챘단 말인가?)


이런 의문이 번쩍 떠올랐지만 염청석은 혹시나 원로들의 모략에 말려드나 싶어서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대수롭지 않은 투로 입을 열었다.


"아무런 증좌도 없이 또 우리들을 엮으려 하는구료."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러놓고도 참으로 뻔뻔하구나!!"


이런 임사봉의 일갈에 염청석은 곧바로 차가운 대꾸를 하였다.


"아무리 원로들께서 우리들을 함정에 몰아넣으려고 한들 없는 죄가 저절로 만들어질 리가 없지 않습니까?"


"흥! 과연 그럴까? 여봐라! 이들을 모두 끌고 간다!"


단단한 밧줄로 포박을 당하기 시작하자 염청석의 사제들은 강력히 저항을 하였다.


"이거 놓아라! 우리는 범인이 아니란 말이다!!"


돌아가는 정황이 심상치가 않았다.

무슨 확신이 없었다면 이렇게 결박까지 하지는 않으리라.


(우리를 떠보려는 수작일까? 여기서 우리들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그들에게 좋은 핑계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마친 염청석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소리질렀다.


"모두 저항하지 말라! 어차피 가봐야 금방 풀려날 일이다!"


그 한마디에 그의 사제들을 분한 기색을 억누르면서 순순히 포박을 당해주었다.

임사봉은 그들을 일거에 굴복시키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앞장을 섰다.

그리고 그 뒤로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이 굴비 엮듯 줄줄 묶여 끌려가고 있었다.

거칠게 끌려가는 동안 염청석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살인사건이 나의 행적이 숨김없이 모두 드러난 시기에 일어난 이상 나를 범인으로 지목할 리는 없을 텐데 어찌 된 일일까...설마 한수광 놈이 모든 것을 자백한 것은 아닐까... 아니지...그 녀석이 굳이 자백하여 자기 무덤을 팔리는 없을 것이다...거 참 이상하군....)


그들은 마침내 원로들과 청성파 모든 제자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도착을 하였다.

바닥에는 검은 천으로 덮여져있는 한 구의 시신이 뉘어져 있었다.

척 보면 삼천리라고, 역시나 일어난 상황은 예상하던 바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왜 저희들을 자꾸만 의심하는 것입니까! 저희들은 이 살인사건과 무관하다 하지 않았습니까!!"


차가운 수많은 눈초리가 쏟아지는 와중에서도 염청석은 당당한 기백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애써 분노를 참는 듯한 한백상의 음성이 짧게 떨어졌다.


"천을 치워라!"


염청석은 경멸과 비웃음을 드러내면서 꺼릴 것 없다는 듯 시신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 순간 둔기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그의 머리를 강렬하게 뒤흔들고 지나갔다.


"한사제!!!"


놀랍게도 죽어 있는 시신은 장삼백이 아닌 바로 살인명령을 받은 한수광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갑자기 머리 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버렸다.


"이래도 발뺌을 하려는 것이냐!"


"나...난 모르는 일이오. 한사제와 우리는 오랜 세월 동고동락하던 사이인데다가 우리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 그를 뭐하러 죽인단 말이오!"


"그래? 여봐라. 녀석을 데려오너라!"


한백상의 명령에 피투성이가 된 장삼백이 앞으로 끌려나왔다.

그의 얼굴엔 두려움이 가득해 보였고 두 눈동자는 흐리멍텅한 것이 반쯤 실성한 사람처럼 여겨졌다.


"네가 본 것을 남김없이 모두 말하여라!"


천지가 울리는 호통소리가 떨어지자 장삼백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저....전..."


"그가 입을 열려하자 수 백 쌍의 눈동자가 몰려들었다.


"저....전 그저 한대협을 따라 갔을 뿐이옵니다...."


"왜 따라갔느냐?"


"원로님께서 저를 찾으신다고 하셔서..."


"우리는 너를 부른 적이 없다."


"그..그렇습니다...한대협과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을 때 저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만..."


장삼백이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입을 다물자 한백상이 재차 물었다.


"너에게 위해(危害)를 가하려 하였느냐?"


"그...그게..."


장삼백은 사색이 된 채 부들부들 떨다가 염청석의 차가운 눈과 마주치자 황급히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에 낌새를 챈 한백상이 아까와는 달리 짐짓 부드러운 어조로 이렇게 입을 열었다.


"아무 것도 두려워 할 것 없느니라. 청성파가 너를 보호하는 이상 그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할 터이니...너는 그저 일어난 일을 소상히 말해주기만 하면 된다."


한백상의 이런 달래고 어르는 말투는 두려움으로 얼어붙은 장삼백에게 큰 효과를 보였다.


"네네...소인은 원로님만 믿고 모든 것을 실토하겠나이다."


"그래...가감없이 모조리 말해보거라."


"그러니까....그게...한대협께서 저를 죽이려 들었습니다...염대협의 명이라고 하면서..."


그의 자백에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의 낯빛은 대번에 흑색으로 변하였다.


"이 놈아!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게냐!"

"염사형이 그랬을 리가 없다!!"


사제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표출하자 한백상이 호통으로 그들의 동요를 막아냈다. 그리고는 또 다시 장삼백에게 차분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럼 너는 어찌하여 살아남은 것이고, 너를 죽이려던 이 사람은 어찌하여 너 대신 죽은 게냐?"


"그게...한대협이 저에게 칼을 휘두르려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괴인이 나타나더니 다짜고짜 한대협의 목덜미를 물고 피를 빠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 혼비백산하여 미친듯이 도망을 쳤는데 그 괴인이 얼마나 빠르던지 얼마가지도 못해 그에게 붙잡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 그러다 정신없이 소리를 질러대면서 발버둥을 쳤는데...혼절을 하게 되어 그 뒤론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났는지 파랗게 질린 채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는 그에게 생생한 증언을 듣게 된 군중들은 너무나도 놀라 할말을 잃을 지경이 되었다.

정체조차 알 수 없었던 범인의 윤곽이 드디어 조금이나마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음...지금 그 말이 모두 사실이렷다?"


"저..정말입니다. 소인이 어찌 감히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그럼 그 괴인의 얼굴을 분명 보았을 터! 그 자가 누구냐? 혹 이 자리에 있느냐?"


"그건.."


장삼백은 창백한 얼굴로 염청석의 눈치를 살살 보다가 아예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그...그 자가 복면을 하고 있어서 얼굴을 잘 못 보았습니다..."


"정말로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혹시 저기 있는 염청석은 아니더냐?"


"아....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원로 수장 한백상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장삼백은 손사래까지 치며 극구 부인하였다.

그 행동은 마치 염청석의 결백을 이끌어내면서 옹호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묘하게도 모여있는 사람들에게는 은연중에 염청석이 주범일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착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염청석은 심각한 안색으로 바닥에 놓여진 한수광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빌어먹을....또 함정에 빠진 것인가..."

보아하니 상대가 자신을 얽어매기 위해 장삼백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염청석은 목소리를 높였다.


"장삼백의 말만 신용하여 저를 또 모함하려 하시는 것입니까? 제가 한사제를 이용해 장삼백을 제거하려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무엇 때문에 제가 한사제를 죽인단 말입니까? 또한 굳이 장삼백을 끼어 넣어 일을 복잡하게 만들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어떻게든 악착같이 빠져나가려고 하는 그를 보면서 한백상은 내심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네 놈이 지금까지 청성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주범이라면 굳이 일개 하인인 장삼백을 죽일 생각을 품지는 않았을 터! 분명 너는 청성파 제자인 한수광을 노리고 있었을 것이다!"


"도대체 그런 억측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시끄럽다!! 더 이상 네 놈의 세 치 혓바닥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다! 여봐라! 당장 이 놈들을 붙잡아 끌고 가라!!"


그때 살인사건에 대해 듣고 달려온 원연홍이 황급히 끼어 들어왔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난데없는 불청객에 한백상의 허연 눈썹이 무섭게 치켜 떠졌다.


원연홍은 전력을 다해 달려왔는지 아직까지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사백조님께서는 지금 염사형을 범인으로 단정지으시는지요?"


"당연하지 않느냐? 이렇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는데..."


"명명백백하다니요? 소녀가 보기엔 아직 확실한 증거라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은데 너무 성급하게 염사형을 범인으로 단정지으시는 것은 아닌지요?"


원연홍은 원로들이 염청석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선 돌아가신 아버지대신 청성파를 지탱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염청석이었기에, 여기서 그를 잃게 되면 다시는 청성파를 되찾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저 놈을 의심해왔다. 저 놈을 잡아넣지 않은 탓에 살인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끝내는 이렇게 확실한 증언까지 나왔지 않느냐? 여기서 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느냐?"


"하지만 이런 중대한 사안을 단지 하인 한 명의 증언으로 급히 해결하려 하심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되옵니다."


당돌해도 이렇게 당돌할 수가 없었다.

아니 당돌할 뿐만 아니라 언행이 무례하고 청성파 법도까지 송두리째 흔들려 하고 있었다.


"네 년이 이 자리가 어디라고 끼어 드는 것이냐! 저 놈들과 한패가 아니라면 어찌 노골적으로 저 놈들을 변호하려 할 수가 있겠느냐! 필시 네 년도 공범이렷다?"


한백상이 크게 격분한 나머지 전신을 벌벌 떨며 노발대발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추호도 물러서지 않고 아예 본격적으로 대들기 위해 공세를 갖추었다.


"원사손은 함부로 나서지 말라!"


그 순간 누군가의 음성이 군중들 속에서 들려나오고 있었다.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다름 아닌 원기종 장문의 막역지우(莫逆之友)이자 사형인 풍진운이었다.

그의 등장에 원연홍은 기사회생한 기분이 다 들었다.

이제 그가 발벗고 나선 이상 염청석을 위해 분명 큰 힘을 보탤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백상은 정반대의 기분이었다.

보나마나 지금까지처럼 풍진운이 원연홍과 염청석을 두둔할 것이 분명했다.


"제가 잠시 시신을 살펴보아도 되겠습니까? 뭔가 미심쩍은 곳이 있는 듯하여서 말입니다."


풍진운의 정중한 요청에 한백상은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그렇다고 거부하기도 뭐했다.

더군다나 그가 "좀 더 신중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저들이 억울하다 호소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덧붙일 때 많은 이들의 수긍하는 눈빛을 보았기에 더욱 그럴 수가 없었다.


"이미 다 밝혀진 마당에 쓸데없이 파헤쳐 의견을 분분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막상 지나가는 투로 한마디해봤지만 그게 다였다.

풍진운은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는 한백상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수광의 시신부터 꼼꼼히 살펴보았다.

장삼백의 증언대로 그의 목덜미에는 피를 빨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상의를 벗겨낸 후, 하의마저 벗겨냈을 때 붉은 손바닥 자국이 허벅지에 짙게 찍혀져 있는 것이 새로 발견되었다.


(상당히 특이한 장법이로다...일반적으로 장력에 적중되면 살이 터지거나 부러져나가는 상처가 생기지 이렇듯 손바닥 자국이 온전하게 남아있지는 않는다. 아무튼 무공의 원류(原流)를 짐작할 수 없으니 범인에 대한 단서는 조금도 건져내지 못할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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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9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9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7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0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2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2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6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0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3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9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3 71 15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10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7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6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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