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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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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9.01.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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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DUMMY

그의 대답에 하후산을 비롯한 소림 방장과 무당 장문인의 얼굴에는 기이한 빛이 동시에 흘렀다.


"이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 자는 이미 참형으로 다스렸소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사람의 얼굴을 모른다 하시는 것입니까?"


"그건...살해사건이 우리들이 잠시 출타를 한 시기에 일어난지라...대신 제자들이 그 자를 끝까지 추격하여 참살한 모양이오."


한백상이 조잡스럽게 설명을 하였지만 평소 성격이 용의주도한 하후산은 속으로 혀만 끌끌 찰 뿐이었다.


"그럼 위현룡의 시신을 확인하지 않으셨단 말씀이십니까?"


정곡을 찔러오는 물음에 한백상은 그만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그게...제자들이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알려와서 말이오..."


장문인이 살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원로들이 행한 뒷수습은 주먹구구식인지라 하후산은 왠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럼 그 제자들을 이 자리에 불러주실 수 있겠습니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하후산의 발언에 한백상은 은근히 노기가 뻗쳤다.

아무리 중원에서 위세등등한 마교라지만 일개 무사 따위가 감히 자신에게 무례한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 모욕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굳이 그에게 위현룡의 생사를 확인해 줄 의무는 없었다.

아니, 한백상은 깊이 가라앉아 있는 원기종의 일을 굳이 수면 밖으로 끄집어내고 싶지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던 소림 방장과 무당 장문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끼어 들었다.


"청성파에서 범인의 생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이 또한 큰일이 아니오?"


"맞소이다. 만일 그 자가 살아서 또 다른 곳에서 악행을 저지른다면 어쩐단 말입니까? 다행히 여기 대천마교에서 범인의 용모파기를 가져왔으니 일단 두 인물이 동일인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외다."


한백상은 단번에 사면초가에 몰렸다.

여기서 만일 이들의 요구를 묵살한다면 괜한 저들의 의심을 부채질하게 되어 추후에 더욱 복잡한 일에 휘말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그럼 위현룡을 참살시켰던 제자를 불러서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위현룡이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었던 한백상은 차라리 저들의 의심을 없애 빨리 이 사단을 마무리짓는 게 낫겠다 싶었다.

이윽고 부름을 받은 염청석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탁자 위에 놓여진 한 장의 용모파기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었다.


"마교에서 온 이 대협이 종이에 그려진 이 자가 위현룡이라 확신하는 모양인데 네가 위현룡이 아님을 직접 증언해 보이거라."


잠시 어리둥절한 채 있던 염청석은 그들이 가리킨 용모파기로 눈길을 돌렸다.

그의 두 눈이 놀란 토끼 마냥 휘둥그레졌다.

그림이 세밀하지 못하여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전체적인 용모는 분명 위현룡이었다.

더군다나 이름까지 대면서 용모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한치의 틀림이 없이 모두 일치하고 있었다.


염청석은 지금 자신에게 닥친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부터 파악하기 시작했다.

어투로 보아 한백상은 자신에게 이 자가 위현룡이 아님을 말하라 은연중에 압력을 가하고 있었고, 마교에서 온 사람은 확신에 찬 얼굴로 자신의 입에서 사실이 언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마교에서 위현룡을 찾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일로?)


이런 의문이 새록새록 피어올랐지만, 결론적으로 마교에서 청성파에 관심을 갖아 주는 일은 그로서도 고대하던 일이었다.


"이 자가 위현룡이 틀림없습니다."


순간 한백상이 똥 씹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염청석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확실하오?"


하후산의 물음에 염청석은 고개를 슬쩍 끄덕이면서 긍정의 신호를 보내주었다.


"헌데 무슨 일로 위현룡을 찾는 것입니까? 위현룡은 이미 죽었습니다."


이에 하후산이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면서 말했다.


"이 사람은 죽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직접 대면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 말은 비교적 잠잠하던 장내에 큰 폭풍우를 몰고 왔다.


"뭐...뭔가 착각을 하신 게 아니오? 위현룡은 원기종 장문인을 시해한 후 도망치다가 잡혀 이미 주살되었소이다."


염청석이 다급히 외치듯 항변하는 말에 하후산은 강하게 부정하였다.


"만일 그가 아니었다면 내가 위현룡이란 사람의 존재를 어찌 알고 용모파기까지 만들어 여기까지 찾아왔단 말이오?"


둔탁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염청석은 망연한 표정을 지으며 재차 물어보았다.


"정말 위현룡이 살아있단 말입니까?"


"빈말을 하러 청성파를 방문한 게 아니오."


"그럼 위현룡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건 모르오. 나도 이 사람의 행적을 뒤쫓고 있는 입장이니..."


하후산의 무뚝뚝한 음성에 사람들은 일시에 숨을 죽이고 놀란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켰다.


"듣자하니 이 사람이 청성파 장문인을 살해했다하던데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그는 속가제자 출신으로 정식제자가 된 후 원장문인을 살해한 것이라 합니다."


무당파 장문인이 마치 청성파의 대변인이라도 된 것처럼 대신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무공이 이토록 뛰어난 자가 한낱 속가제자 출신이었단 말입니까?"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자신을 무공으로 깨끗이 굴복시켰던 사람이 어떻게 이런 미천한 속가제자 출신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분위기를 보아하니 위현룡이 청성파에서 그리 명성이 높거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닌 듯 싶었다.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이유로 장문인을 살해한 것입니까?"


돌연 질문을 받은 한백상은 쓴 입맛을 한번 다셨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소만...원장문인을 암살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청성파 속가제자로 들어와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따름이오."


이때 소림사 방장이 불쑥 목청을 높였다.


"일단 지금 이 자가 살아있다는 건 확실한 게 아닙니까? 원장문인까지 살해한 것도 모자라 버젓이 무림을 활보하고 있었다니...정말 청성파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단 말입니까? 혹시 알면서도 모른 척 한 것은 아닙니까?"


뭔가 자백이라도 받을 셈으로 엄한 소리를 내는 소림 방장 앞에서 한백상은 그만 혼비백산하였다.


"저...저희는 정말로 이 자가 죽은 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졸지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까딱하면 청성파 원로가 원기종 장문인의 죽음에 깊이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 몰릴 수도 있는 형국이었다.

한백상의 얼굴이 시시각각으로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더 이상 이 자를 방치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또 어디서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모르는 흉악한 작자가 아니오?"


무당파 장문인의 엄숙한 소리에 소림 방장이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이 자를 무림공적으로 하여 하루속히 잡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일이 공교롭게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무림 전역에 원기종 살해사건이 알려져 청성파의 명성이 사정없이 곤두박질치는 것은 물론 인구(人口)에서 인구로 화자되면서 웃음거리가 될 게 불 보듯 뻔했다.

신바람이 나 이 일을 들쑤시고 있는 소림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을 보면서 한백상은 기가 다 찼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소림과 무당을 위협하며 급성장한 청성파를 완전히 끌어내리고야 말겠다는 심보가 암암리에 전해져오고 있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더 이상 위현룡에 대해서 캐낼 것이 없다고 판단한 하후산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위현룡이 장문인을 살해한 흉악하고도 요주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청성파에선 그에 대해 이토록 정보가 없단 말인가. 차라리 속가제자들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게 낫겠군.)


하후산이 미련없이 내실을 나가고 난 후 실내에는 잠시동안 무거운 적막으로 가득하였다.

잠시 장내의 분위기를 살피던 소림사 방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건이니 만큼 소림사가 주축이 되어서 구대문파 회의를 소집하고, 아울러 이 자의 용모파기를 더욱 정밀히 만들어 무림전역에 살포해 묘연해진 종적을 찾게 하겠소이다. 이에 청성파에서는 무슨 불만이라도 있습니까?"


한백상은 그만 입안이 얼어 붙어버렸다.

소림과 무당이 도대체 무엇이건데 청성파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을 조장하느냐고 따지고 싶어도 막상 대놓고 그럴 용기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소림 방장은 한백상이 고분고분한 반응을 보이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청성파에서 무림의 평안을 위해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겠소이다."


이렇게 해서 만장일치로 모든 구대문파의 동의와 협조를 얻은 소림사는 위현룡을 무림공적으로 지목하고, 상당한 현상금이 걸린 그의 용모파기가 무림 전역에 살포되었다.


** **


그날 이후 한백상은 긴급히 원로회의를 소집시켰다.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일어날 여파를 최소화시킬 근본적인 대책은 필요한 것이었다.

원로 수십 명이 머리를 맞댄 채 갖은 묘수를 쥐어 짜내려 애썼다.

허나 이내 들려나오는 것은 답답한 한숨소리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결책이 전무했던 것이다.


무림에서 무인(武人)이라는 치들이 입으로 하는 일이라곤 술을 퍼마시는 일과 남의 일들을 과장되게 떠벌리는 일 외엔 없었다.

중구난방(衆口難防)이라는 말이 있듯이 천리마보다 빠르다는 그들의 입을 어찌 다 막는단 말인가.

한순간에 청성파가 동네 조롱거리로 전락할 것을 생각하자 그저 아득한 기분만 들고 있었다.

한백상은 허탈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책상을 두 손으로 '쾅' 하고 내리쳤다.


"그 놈들만 아니었으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에게 모아지고 있었다.

증거는 없지만 소림과 무당 그리고 마교를 불러들인 자가 염청석이 분명하다는 심증만큼은 너무나도 확고했다.


"원기종의 제자들을 강제로 청성파에서 몰아내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분기탱천한 한백상의 말에 원로들은 모두 수긍을 하였다.

그들이 청성파에 있는 한, 앞으로 크고 작은 잡음과 충돌이 생길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누군가 자리에서 소리없이 일어났다.


"그것은 불가하옵니다. 이번 사태가 심히 유감입니다만, 만일 그들을 강압적으로 내쫓으려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분란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재고하여주십시오."


일대제자들 중에 세 번째 배분을 차지하고 있는 풍진운이었다.

한백상은 냉랭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풍진운은 지모가 출중하여 과거 청성파에서 책략가의 역할을 도맡곤 하였다.

그러나 원기종과 마교가 연결되고 있음을 알아챈 후, 그들의 연결고리를 끊으려했을 때 풍진운이 자신을 설득하여 망설이게 하는 바람에 적시를 놓쳐버렸고, 끝낸 마교의 힘을 내세운 원기종에게 청성파를 고스란히 내어주게 되었다.

당시 풍진운의 말만 귀담아듣지 않았더라면 기나긴 세월을 어느 청성산 구석에서 원통하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풍사질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쓸데없는 궤변으로 나를 현혹시키려는가?"


아직까지도 앙금이 남아있었던 한백상이 찬바람을 내면서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풍진운은 물러서지 않았다.


"절대로 사백을 현혹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라고? 그럼 무슨 목적이 있어서 그 따위 소리를 내뱉는 것인가? 혹여 염청석을 도와 청성파를 차지하려는 속셈은 아닌가?"


풍진운은 얼른 고개를 깊이 숙이면서 극구 부인하였다.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십니다. 저는 단지 사백께 재고를 조심스럽게 부탁드렸을 뿐입니다."


"그러냐? 그럼 내 뜻을 꺾으려 들지 말거라. 재고는 하지 않을 것이니..."


한백상이 단호한 태도를 보였지만 풍진운은 뒷걸음질치지 않았다.


"그러시면 사백께 청이 있사옵니다."


"청이라니? 무슨 청 말이냐?"


"제 말을 잠시 들어주시기만 하면 되옵니다."


청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싱거운지라 한백상은 검미(劍眉)를 슬쩍 들어올렸다.


"어디 무슨 말인지 한번 들어보도록 하지."


장내 이목이 모두 자신에게 향하길 기다린 풍진운은 이윽고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까 마교에서 온 사람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마교가 망하고 대천마교가 새롭게 세력을 이루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랬었지."


"마교가 그렇게 된 것은 순전히 내분 때문이었습니다. 대천마교가 마교를 밟고 일어섰다는 것은 필시 그들의 기반이 상당수 무너졌다는 뜻도 됩니다. 중원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던 마교가 한순간에 그렇게 무너진 것은 우리 청성파로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 말은 청성파도 내분에 휩싸여 마교처럼 무너진다는 뜻인가?"


한백상의 물음에 풍진운은 마른침을 한번 삼키더니 음성을 나직하게 만들었다.


"궁지에 몰린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이고, 적을 쫓더라도 도망갈 길은 터주라 하였습니다. 현재 원기종 장문이 거둔 제자들의 수는 천명도 훨씬 넘습니다. 저희 제자들보다 세배는 많지요. 또한 모두 출중한 무공을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이럴 때에 그들이 반란이라도 일으켜 청성파를 손에 넣으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원기종의 제자들이 청성파에서 내쫓기게 된다면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에 반란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도 서슴없이 취할 것입니다. 오늘 소림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과연 그들이 청성파를 위해서 발벗고 나서줄까요? 아마도 멀찍이 떨어져서 청성파가 몰락하는 광경을 박장대소하며 구경할 것입니다."


"음..."


"또한 반란으로 얼룩진 청성파는 무림에서 더 이상 명문정파의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렇겠지..."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풍진운의 말에는 틀림이 없었기에, 한백상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어쩌자는 것인가?"


풍진운을 더 이상 신용하지 않겠다고 늘 다짐해오던 한백상이었지만, 이미 그에게 말려든 지금은 자연스럽게 자문을 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을 내쫓되 그들 스스로 나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백상을 비롯한 원로들은 그 말을 듣고 귀가 번쩍 뜨였다.


"어떻게 그들이 스스로 나가게 만든단 말인가?"


"간단합니다. 그들의 결속을 와해시키는 방법을 써야지요."


"결속을 와해시킨다?"


"그렇습니다. 단단하게 뭉쳐진 주먹밥도 밥알이 하나하나 떨어져나간다면 종국엔 스르르 무너져 형체조차 알 수 없게 됩니다. 원기종 장문의 제자들도 한 덩어리로 보자면 난적이겠지만 개개인으로 보자면 대수롭지 않은 자들이지요."


"그럼 풍사질의 말은 그들 한 명 한 명을 염청석으로부터 갈라놓자는 말인가?"


"궁극적인 목표는 그것이겠지만, 아직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때문에 초반엔 그들에게 무기력함이라든가 회의감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자칫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게 잘 조절해가면서 말입니다."


"그래...풍사질 말대로 서둘러서 좋을 것은 없겠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빠져들고 있는 것을 느낀 풍진운은 슬며시 미소를 띄웠다.


"그러니 우선 제 말대로 이렇게 한번 해보시지요."


"어떻게 말인가? 얼른 말해보거라."


** **


회의가 끝난 이후, 대제자 임사봉은 한 원로에게 이런 명을 받게 되었다.


"원기종 장문의 제자들 중에서 예전에 이대제자와 삼대제자에 머물렀던 자들을 모두 지금의 이대제자 반열에 올려놓으라는 명이 계셨다."


"네?


임사봉은 꿈에도 상상 못할 명을 받게 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저...저기...그런 하찮은 자들을 이대제자에 편입시키시다니요? 그게 어인 말씀이십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쓰레기 같은 놈들을 자신과 같은 이대제자에 올려놓는 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너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될 것이다!"


원로의 목소리에서 짜증스럽다는 반응을 감지해낸 임사봉은 자신의 불찰을 깨닫고 얼른 고개를 숙였다.


"네...네..."


"그리고...남은 원기종의 일대제자들은 당분간 연무대에 들어서지 못하게 하고, 과거 속가제자들이 하던 일들을 시키도록 하여라."


"명에 따르겠나이다."


그 날부터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은 그들이 그토록 경멸한 속가제자들이 하던 허드렛일을 분담해서 맡게 되었다.

자부심이 가득하고 밝은 미래가 창창한 청성파 일대제자들이 졸지에 하인처럼 일하게 되었으니 인생사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런 빌어먹을...우리들이 왜 이런 일을 해야하냐고..."


"누가 아니래? 더군다나 이대와 삼대제자 서열에서 빌빌대던 녀석들이 우리들 윗배분으로 올라가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날벼락이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면서 이런 저런 불만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는 이런 대접을 받느니 차라리 청성파를 박차고 나가겠다는 자들도 부지기수로 생겨났다.

이에 염청석이 무섭게 호통을 쳐댔다.


"청성파를 나가다니! 그게 지금 무슨 헛소리더냐!!"


불같이 화내는 염청석 앞에서 그들의 불만은 단번에 쑥 들어가 버렸다.


"아니...원로들께서 너무 하다 싶어서 말입니다..."


"시끄럽다!! 다시 한번 그 따위 소리를 늘어놓는 녀석이 있다면 내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테니 모두 명심하도록 하라!!!"


"아...알겠습니다....대사형..."


잔뜩 움츠러든 그들은 한마디 대꾸도 못 하고 슬금슬금 노동을 위해 움직였다.

염청석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음을 걱정하였다.


(원로들이 수를 썼군...우리들의 결속을 무너트려 보겠다는 건가? 어디 두고 보라지! 그리 쉽게 되지는 않을 테니...)


은밀히 소림과 무당 그리고 마교에 연락을 넣은 덕분에 원기종 장문의 사건은 모든 무림인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비어있는 청성파 장문인 자리를 놓고 무림에 효과적으로 공론화 시킬 수만 있다면, 원기종 장문의 여식인 원연홍을 앞세워서 대외적으로 청성파 대사형으로 인정받은 자신이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청사진(靑寫眞)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염청석에게 한 소리 들은 사제들은 입을 꾹 다문 채 묵묵히 일에 집중하였다.

시킬 때는 몰랐는데 막상 해보니 그 간 속가제자들이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였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근데 저 놈은 왜 아직도 남아있지? 속가제자들이 모두 내쳐진 게 아니었던가?"


누군가의 소리에 일하던 제자들은 일시에 고개를 들었다.

저만치 속가제자인 장삼백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짐을 나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쳇! 알게 뭐야...저 놈이라도 남아서 일을 해주니 그나마 다행이잖아."

"젠장...그래도 속가제자들이 있을 때가 좋았는데..."

"그러게 말야...무공도 우리보다 못한 잡놈들이 어디서 굴러와선 마치 상전인양 우리들 위에 올라앉아 있으니...생각할 수록 열불이 나는구만."

"어휴...정말 이런 대접을 꼭 받으면서 까지 남아있어야 하는 걸까..."

"쉿! 조용해! 대사형이 들으실라..."


그들은 혹시나 염청석의 귀에 들어갔나 싶어 약간 떨어진 곳에서 짐을 쌓아 올리고 있는 그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이때 염청석이 흐르는 땀방울을 훔치며 이렇게 외쳤다.


"잠시 쉬도록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쳐있던 제자들은 연신 '아이고'를 외치면서 그 자리에 드러누워 버렸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열기로 가득 찬 피부를 식혀주면서 피로에 지친 몸을 노곤하게 만들어 주고있었다.


"어이 혹시 아랫마을 소식 들어봤는가?"


행복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심각한 어조로 화제를 던졌다.


"무슨 소식인데 그래?"


"내가 우연히 청성산에 올라온 마을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얼마 전부터 밤마다 무덤이 파헤쳐진다는 구만."


"무덤을 파헤치다니? 혹 산짐승들이 내려온 것인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들은 하는 모양이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좀 있어서 말야."


"뭐가 말야?"


"그게...파헤쳐진 무덤을 보면 꼭 사람이 해놓은 짓처럼 삽질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이고, 그 무덤들 속에 있는 시신들은 하나같이 죽은 지 하루도 안 된 것들이라지 아마..."


"쳇! 도굴꾼들이 무덤 안에 있는 값싼 장식물이라도 노렸던 모양이지."


"하지만 그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으니까 이상하다는 거지..."


그러자 근처에서 엿듣게 된 염청석이 흥미가 당겼는지 돌연 물었다.


"무덤이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어째서 마을 사람들은 누구의 소행인지 밝히려 들지 않는단 말이냐?"


"아! 그건 무덤이 몇 번 파헤쳐지기 시작했을 때, 어떤 남자가 죽은 동생의 무덤을 보호한다며 밤새 지키다가 그 다음 날 아침 죽은 시체로 발견된 다음부터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묘지 근처에 얼씬도 안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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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1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1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40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0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8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8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8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7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39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1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5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0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2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8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2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9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7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6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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