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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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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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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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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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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DUMMY

그 동안 원연홍은 아버지의 고뇌하는 모습을 일상처럼 보면서 자라왔다.

어릴 적에는 그 모습이 그저 장문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여겼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그런 고뇌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늘 안타까워하곤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버지의 뒤에는 이렇듯 든든한 지기지우가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께서 청성파를 홀로 이끌어오시면서 외롭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풍진운은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걱정스러운 시선을 고정시켰다.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지금의 청성파를 끌고 나가려면 상당히 버거울 것이다....더군다나 마음도 저렇듯 여리니...장차 어찌할꼬...)


각자 상념에 젖어들면서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침묵이 사라질 무렵에 풍진운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듣자하니 위현룡이라는 사람이 정인(情人)이었다던데 사실이냐?"


마치 위현룡이 범인임을 단정해놓고 추궁을 하는 느낌인지라 그녀의 얼굴은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버님을 해할 사람이 아닙니다."


의외로 단호한 음성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유약해 보였던 그녀가 갑자기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너는 그를 믿느냐?"


"네! 믿습니다. 그리고 그가 범인이라면 굳이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주었을 리가 없었겠지요."


풍진운은 뜻밖의 소리에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원기종 장문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니?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


청성파 제자들 중에 그 누구도 그런 사실을 일러준 사람이 없었다.

하긴 위현룡을 범인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그들이 굳이 위현룡을 옹호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연홍은 풍진운에게 과거 황보세가에서 일어났던 일과 그로 인해 위현룡이 일대제자로 올라선 일을 자세히 들려주었다. 또한 아버지께 혼인을 허락 받은 일과 마교 교주와의 인연으로 마교에 초대를 받은 일, 그리고 속가제자들을 정식제자가 되어서도 부모처럼 돌봐주었던 얘기까지 모두 언급하였다.

들으면 들을 수록 청성파 제자들이 했던 증언과는 완전 딴판이라 풍진운은 갑자기 혼란스러운 기분이 다 들었다.


(그녀의 말 대로라면 위현룡은 그야말로 대인(大人) 중에 대인이 아닌가. 거기다가 마교 교주까지 그의 인품에 반했다면 더더욱 원기종 장문을 암살할 사람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위현룡의 범행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었던 그는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당시 범행장소에는 염청석과 위현룡, 그리고 다른 미지의 인물이 있었다. 나는 위현룡과 그 미지의 인물이 공범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는데 원연홍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세웠던 가설을 다시 세워야 한다. 분명 제 삼의 인물은 원기종을 암살하는 데 일조를 하였고, 그런 상황에서 내실에 있던 염청석과 위현룡 둘 중에 한 명이 직접적인 암살시도를 했다는 말인데...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어긋나고 있다는 예감이 들고 있다. 일단 한쪽에만 치우치지 말고 신중해지자. 부족한 정황의 일편을 가지고 함부로 단정지어선 안 될 것이다.)


이때 원연홍의 조심스러운 질문이 따라왔다.


"사백님께서도 위사제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계시지요?"


이미 자포자기한 사람모양 자신을 쳐다보면서 제발 아니라고 말해달라는 그녀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당시 정황으로 보면 위현룡이 범인임이 틀림이 없겠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구나."


순간 그녀가 놀란 눈을 번쩍 뜨면서 급히 물었다.


"다르시다니요?"


"뭔가 미심쩍은 데가 있단 뜻이다. 모든 사람들이 위현룡의 단독범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사건에는 제 삼의 인물이 개입되어 있었다."


"제 삼의 인물!"


상상도 못했던 말이었으므로 원연홍은 그만 큰 충격을 받고야 말았다.

그 장소에는 분명히 청성파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사백이 뜬금없이 제 삼의 인물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사백께서는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


이에 풍진운은 그녀에게 지붕 위에 남겨졌던 흔적에 대한 언급을 해주었다.


"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려면 무엇보다 그 자부터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그 자가 아버지를 암살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염청석과 위현룡도 범인이 아니라면 아마도 그 자가 수를 쓴 것이겠지!"


".그럼 그 자는 어디로 도망을 쳤을까요?"


"글쎄다...일단은 그 자의 정체가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흔적을 쫓으면서 알아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 자가 청성파 내에 숨어있을 수도 있겠지."


"청성파에 그 자가 숨어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겠구나."


암살의 전문가로 보이는 제 삼의 인물이 남겨놓은 미묘한 흔적들.

그 흔적들이 그저 단순한 흔적이 아닌, 무엇인가 여지를 남겨놓은 듯한지라 내심 마음에 걸리고 있었다.


"잘 듣거라. 지금부터 너는 나를 만난 일이며, 내가 했던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선 안 된다. 설령 원기종 장문이 살아 돌아와 묻더라도 철저히 함구해야만 한다. 또한 청성파 내에서 날 아는 척도 말거라. 우리가 현재 알아낸 것은 거의 없다. 범인이 어디서 어떻게 또 다른 사람들, 혹은 우리들을 노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들이 범인의 눈에 드러난다면, 범인을 놓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너와 내가 암습을 받아 죽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의 신신당부에 원연홍은 고개를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하였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은밀히 사건을 재조사해볼 터이니 너는 평소처럼 행동하고, 무슨 일이 생길 시 별도로 기별을 할 터이니 이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만나도록 하자구나."


풍진운을 만난 직후 원연홍은 비로소 마음속에 짊어졌던 무거운 짐들을 훌훌 벗어 던질 수가 있었다.

솔직히 그날 아버지의 내실에는 염청석과 위현룡이 같이 있었기에, 위현룡의 결백을 밝히려한다면 졸지에 염청석이 범인으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다른 범인이 있었다면 분명 그자 범인일 테니 더 이상 애꿎은 염청석을 난감하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한때 슬픔과 실의에 빠졌던 원연홍은 점차 활기를 띄며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하자 청성파 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원사저가 슬픔을 모두 극복하셨으니 저희들도 기분이 좋습니다."


** **


청성파 제자들은 삼대제자로 강등된 일에 대한 충격을 딛고 차차 새로운 청성파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염청석이 원로들에게 꼬투리를 잡힐까 염려되어 다독거린 탓도 있었지만, 사실상 더 이상의 불평불만을 표출해봐야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이유가 가장 컸다.


이렇게 기존의 청성파 제자들과 원로 측이 별다른 큰 충돌 없이 불편한 동거를 계속 하던 중, 청성파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소림사와 무당파에서 방문을 해 온 것이다.

원로회의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보고를 받게 된 청성파 원로수장 한백상은 대경실색하였다.


"지금 뭐라 했느냐? 소림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이 방문을 해왔다고?"


"그렇습니다."


아무런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방문한 그들의 저의를 알 길이 없었던 한백상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도대체 무슨 일로..."


"아마도 원기종 장문인의 일로 온 듯 합니다."


원로들 사이에 있던 풍진운이 그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자 입을 열었다.

한백상은 그를 한번 슬쩍 곁눈질하더니 생각하였다.


(설마 정말로 원기종 때문에 왔단 말인가? 입 단속을 단단히 시켜놨는데 도대체 어찌 알고...)


순간 뇌리에 무엇인가가 스쳐가면서 한백상의 입에선 무거운 신음소리와 분노가 함께 흘러나왔다.


(으....이 놈들이 감히!!)


문득 염청석을 비롯한 원기종의 제자들이 떠올랐던 것이었다.

몇 번을 생각해봐도 자신들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는 이들이 고자질했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었다.


(소림사와 무당파에 알렸다면 필시 마교에도 알렸을 터...)


청성파를 원기종에게 모두 빼앗기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마교 때문이었다.

때문에 만일 마교가 이 일에 개입하려 든다면 그들로서는 상당한 골칫거리였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금릉전으로 모시도록 하여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직은 그들의 방문 목적을 짐작만 할뿐이니 일단 자세한 목적부터 아는 것이 중요했다.

한백상은 일단의 원로들을 이끌고 서둘러 금릉전으로 향했다.

금릉전 내실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소림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원기종 장문인에게 변고가 생겼다는 게 사실입니까?"


그들은 벌떡 일어나더니 한백상에게 급히 원기종에 대한 일부터 물었다.

걱정했던 대로 이들은 원기종에 대한 소식을 듣고 온 것이었다.

한백상은 자신도 모르게 언짢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도 명색이 청성파 대원로인데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저 원기종만 찾아대고 있으니 말이다.


"일단 앉으시지요."


착석(着席)을 권하였지만 그들은 여전히 좌불안석(坐不安席)이었다.

한백상은 그 광경을 보면서 속으로 은근히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소림과 무당은 중원무림을 이끌어나가는 쌍두마차였다.

과거였다면 이런 일에 그저 배분이 높은 사람을 보내 문상(問喪)을 왔을 일이지 이렇게 소림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이 직접 한걸음에 달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원기종이 그간 중원에 청성파의 명성을 얼마나 높게 쌓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모두 사실입니다."


괜한 시기심이 들었던 한백상은 별일 아니라는 듯 일부러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대답을 해주었다.

설마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나자 소림 방장과 무당 장문인은 그만 망연자실하였다.


"아...청성파에 꼭 필요한 아까운 인물을 잃었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원장문인은 장차 중원무림을 이끌 큰 별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이 심히 거슬렸다.

끓어오르는 열불을 꾹 참고 있던 한백상은 두 사람의 대화를 중도에 무참히 잘라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역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인생사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라 하지 않습니까? 이 또한 자연의 섭리이니 거스를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나 갑작스런 죽음이라서 말입니다. 그래...범인은 잡아들이셨습니까?"


소림 방장의 물음에 한백상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꾸하였다.


"범인은 이미 참형으로 다스렸습니다."


"그렇습니까? 헌데 듣자하니 범인이 속가제자였다고 하던데 이 일로 인해 무림에 큰 파장이 몰아닥치지 않을지 걱정이외다."


청성파가 속가제자 제도를 도입한 것을 뒤쫓아 몇몇 문파에서도 속가제자들을 받고 있었기에 한 말이었다.


소림 방장의 말에 이어 무당파 장문인도 한마디 거들어댔다.


"방장의 말씀대로 이 사건은 이제 청성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또 다시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말입니다."


이들이 끈질기게 깊이 들어가려 했으므로 한백상은 무의식적으로 인상을 찡그려버렸다.

척 보아하니 이 사실을 무림에 널리 알려 청성파 명성을 실추시켜보고자 하는 의도마저 감지되고 있었다.

안되겠다 싶은 한백상이 초장에 진압을 하기 위해 나섰다.


"두 분께서 청성파를 위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허나 범인도 이미 참형되었고, 원장문인의 장례마저 마친 마당에 굳이 들쑤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청성파 식구들도 이제 겨우 충격에서 벗어나 새출발을 하려는 시점이니 이번 사건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 주십시오."


말은 정중했지만 한마디로 청성파 일에 감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소림사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인들 어찌 그 속뜻을 모르겠는가.

뭔가 두리 뭉실 넘어가려 한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의 말대로 청성파 내부에서 모두 종결지었다고 하는데 명분도 없이 악착같이 참견하는 것도 사실 뭐했다.

그때 제자 한 명이 들어와 긴급히 고하였다.


"마교에서 방문을 해왔습니다."


그 말에 한백상을 비롯한 원로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하필 소림 방장과 무당 장문인이 방문한 시기에 어김없이 맞춰서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사태였다.

일이 점점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한백상은 더욱 불안해졌다.


"마교 교주가 직접 오신 것이더냐?"


"그건 아니옵고 조문객을 보내신 듯 하옵니다."


마교와 청성파가 한가족처럼 돈독하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었다.

헌데 원기종의 부고(訃告)를 받고도 소림과 무당처럼 교주가 직접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어쩌면 좋은 징조로 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어서 안으로 모시거라!"


이윽고 안내를 받아 누군가가 거침없이 걸어 들어왔다.

체격이 건장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간직하고 있는 사내였다.

그는 주위에 쭉 앉아 있는 사람들 중 특히 두 사람의 행색이 다름을 눈여겨보고 직감적으로 소림사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 임을 단번에 간파해냈다.


"대천마교에서 교주의 명을 받고 온 하후산이라고 합니다."


대천마교 비영사의 총책임을 맡고 있고, 참모 이하민의 오른팔인 하후산이었다.

그의 읍을 받고 난 직후 사람들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단어에 고개를 갸우뚱거려야만 했다.


"대천마교라니요?"


하후산은 이미 그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


"낡은 마교가 청산되고 대천마교가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감을 잡지 못한 채 멍한 눈만 뜨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허석문 교주는 평안하시지요?"


소림 방장이 불쑥 묻는 말에 하후산은 냉랭하게 대꾸하였다.


"허석문 교주께서는 죽음으로 물러나셨습니다."


"뭐...뭐요!!"


그제야 사람들은 하후산이 하고 있는 말들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내분이 일어났다는 소리가 아닌가.

사람들은 너무나도 놀라 할말을 잃은 채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다.

중원에서 최고의 세력을 갖추고 있는 마교가 내분으로 무너졌다는 사실이 청천벽력으로 다가왔던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백상의 머리는 신속하게 돌아갔다.

원기종이 죽고난 지금 원로들에게 가장 골치 아픈 적은 바로 마교였다.

그런데 원기종과 깊은 교분을 나누고 있던 허석문이 죽어 없어지고, 대천마교라는 신세력이 권력을 잡았다면, 필시 청성파와의 인연이 모조리 끊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것은 대천마교에서 조문을 위해 마교 교주가 직접오지 않은 것을 봐도 여실히 드러나는 사실이었다.


"원장문인을 조문하기 위해 하후대협이 오신 것입니까?"


이렇게 물으면서도 한백상은 왠지 이 자가 다른 목적으로 방문했을 것 같다는 예측을 하였다.

물음을 받은 하후산은 곧바로 품속에서 한 장의 용모파기를 꺼내 탁자 위에 펼쳐놓았다.


"제가 온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사람 때문입니다."


모든 이목이 탁자 위에 놓여진 종이 한 장에 쏠렸다.


"이 사람의 이름이 위현룡이라고 들었습니다만...청성파 출신이 맞습니까?"


위현룡이라는 이름석자에 원로들은 놀라면서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청성파에서 원기종을 살해한 위현룡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단지 대천마교에서 보낸 이 사람이 그에 대해서 묻고 있는 것이 의아할 뿐이었다.


"위현룡이라는 사람은 원기종 장문을 살해한 흉수이니 잘 알고 있소만..."


하후산의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이 사람이 청성파 장문인을 살해한 사람이란 말입니까?"


"그렇소이다."


청성파 장문인에 대한 비극적인 일은 이미 누군가 보내온 부고로 인해 잘 알고 있던 차였다. 하지만 범인이 위현룡이라는 소리는 하후산으로서는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소리였다.


(그렇게 악한 사람으로 생각되지는 않았는데....뭔가 이상하군.)


단중의 시신을 업은 채 협철곡을 빠져나가려는 위현룡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 속에 강렬히 남아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목숨부터 보존하는 데 급급할 진데, 위현룡은 존경하던 사람의 시신까지도 함부로 하지 않을 정도로 덕(德)과 예(禮)를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 용모파기가 위현룡임을 어찌 확신하시오?"


갑자기 한백상의 물음이 들려왔다.


"그럼 이 사람이 위현룡이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하후산의 반문에 한백상은 다소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그게....사실 우리들은 그 자를 직접 본적이 없어서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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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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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9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7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0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2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2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30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7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6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0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3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9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3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10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7 73 21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2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6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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