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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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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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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DUMMY

지면(地面)을 박찬 염청석의 신형이 단마혈장의 물결 속으로 세차게 파고들고 있었다.

이 시기는 장삼백이 단마혈장을 미처 내지르기 전인지라 환환미종보를 운행시킨 염청석의 공격움직임이 좀 더 빨랐다.

염청석은 그를 단번에 즉사시킬 요량으로 온 힘을 다하였기에, 일시에 선수를 빼앗겨버린 장삼백은 무지막지한 천지일기공을 막아내느라 온 정신을 뺏길 수밖에 없었다.

장삼백이 흡혈을 하면서 단마혈장을 열심히 연마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무공에 대한 깨달음이 적고 겨우 오성 정도만 익힌 것이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제길...."


처음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졌을 때만 해도 좋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염청석의 증진된 무공만 확인하게 되자 장삼백은 그만 울화통이 다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염청석에 비해 자신은 그저 자아도취에 빠져있었을 뿐, 격전에서 경험도 얕은 하룻강아지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는 것이다.

장삼백은 그제야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절세무공이라도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다면 그저 명만 재촉할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염청석은 초반과는 달리 상대가 사기를 잃고 움츠러들고 있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더욱 밀고 들어갔다.

장삼백의 무공이 특출 나긴 했으나 어차피 몇 번 겨뤄보니 공격로도 단조롭고 수가 뻔히 다 읽히는 것이었다.

때문에 신출내기와도 같은 그를 틈을 주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금세 승부가 갈릴 참이었다.


"이제 네 놈은 끝장났다!"


장삼백의 목숨이 바람결에 나부끼는 가랑잎 신세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짜증나는 일이 벌어졌다.

뒤쪽에서 웬 고함소리가 들리더니만 어느 새 풍진운을 비롯한 청성파 제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그들은 염청석과 싸우고 있는 자가 장삼백임을 알자 아연실색하였다.


"어떻게 저 자가..."


모두들 이런 말부터 중얼거렸으나 금세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해냈다.

무공이 일천한 속가제자 장삼백이 염청석과 동급으로 싸우고 있다면 뻔한 것 아니겠는가.

풍진운은 그토록 궁금해하던 괴인의 정체가 장삼백이었다는 게 의외면서도 놀랐지만, 더불어 눈앞에서 보여지는 염청석의 무공 또한 놀람의 대상이었다.

뭔가 모자란 듯 하나 그가 사용하는 천지일기공에서 어떤 완숙미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원기종으로부터 제대로 전수 받지 못해 미숙하다던 무공은 전보다 더 완벽해진 상태였다.


(역시 소지하고 있는 비급을 가지고 몰래 무공을 연마하고 있었군.)


아무튼 그것은 나중 문제였다.

일단은 장삼백부터 사로잡아 그의 내력과 목적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조금만 더 참거라. 우리가 돕겠다."


어느새 협공의 벽에 둘러싸인 장삼백은 적이 당황하였다.

염청석 하나도 벅차죽겠는데 이 많은 자들에게 포위는 물론이고 퇴로마저 봉쇄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가 맡겠다. 이만 나오거라."


풍진운이 염청석의 공격력이 더욱 강해진 것을 보고는 혹여 장삼백을 죽일까 염려되어 이런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이 놈은 제가 사로잡겠습니다."


재수 없게도 장삼백이 풍진운에게 사로잡힌다면 산통 다 깨질 판이었다.

염청석은 어떻게든 그의 입을 막기 위해 더욱 광폭하게 공격을 감행하였다.

사색이 된 장삼백은 목숨이 풍전등화에 놓이자마자 혼비백산하여 소리를 질렀다.


"이보시오!! 원기종 장문을 죽인 자는 바로...."


그가 황급히 염청석을 입에 올려 살아남고자 했으나 천지일기공의 장공이 날아오는 바람에 허둥지둥 몸을 피하다가 그만 허리 쪽을 스쳐 맞고야 말았다.

핏방울이 공중으로 산산이 부서지면서 장삼백의 몸이 비틀거렸다.


"어서 멈추지 못하겠느냐!!"


풍진운의 노한 음성이 천둥처럼 떨어졌다.


"대사형 어서 비켜서세요!!"


이젠 뒤늦게 나타난 원연홍과 천승비까지 가세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렇게 되면 노골적으로 장삼백을 죽였을 때 뒷수습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문득 염청석에게 묘안이 하나 떠올랐다.

장삼백을 죽여 입을 봉하지 못한다면 이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지 않은가.


(분하지만 장삼백을 온전히 잡히게 놔둘 수는 없다.)


염청석은 소름끼치는 괴성과 함께 대뜸 청성파 제자들을 노리고 장력을 난사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염사형의 발작이 또 시작되었다! 피해라!"


이런 염청석을 한 두 번씩 경험했던 자들은 이렇게 소리를 치면서 얼른 장공을 피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장삼백은 갑작스런 조화에 어리둥절했으나 이내 염청석이 곤란한 지경을 모면하고자 수를 쓰는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 증거로 염청석이 집중 공격하는 쪽은 자신이 몸을 빼낼 수 있는 안전한 퇴로였다.

그러니 그의 기대에 부응하여 삼십육계를 쓰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흥! 내 입을 막기 어려워지니까 오히려 살길을 도모해주는 구만...)


원기종의 원흉이 누구이든지 간에 지금 이 순간 장삼백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지 목숨을 부지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냅다 도망을 쳤다.

후두에서 "저 놈이 도망간다!" 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염청석이 막아주리라 굳게 믿으면서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다.


(이번은 그냥 놔주지만 언젠가 반드시 네 놈을 찾아내 없애고야 말 것이다.)


도망치는 장삼백의 뒷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쉽지만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였으므로 염청석은 청성파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스스로 기혈을 뒤틀리게 만들어 바로 실신을 해버렸다.

그가 바닥에 쓰러지자 그를 막아내고 있었던 청성파 제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왜 자꾸 저러는 건지..."

"장문인께 무공을 불안정하게 전수 받아서 저렇다고 하던데..."


이런 저런 걱정스런 수군거림이 들리는 와중에 풍진운이 그를 내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번은 저번과는 상당히 다르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염청석이 이성을 잃게될 때 갑자기 공격력이 증폭됐어야만 했는데...뭔가 미지근하게 일어난 기분이 들다니...)


풍진운은 염청석 덕분에 도피에 성공한 장삼백이 자꾸만 뇌리에 겹쳐졌다.

자꾸만 그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근데 천승비도 풍진운과 엇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 역시 몇 차례 이성을 잃었던 염청석과 겨뤄보면서 어느 정도 천지일기공의 부작용의 성향을 파악해 놓은 상태였던 것이다.


(뭔가 있군...)


천승비는 염청석이 어떤 수상쩍은 의도를 품고 있었다고 단정하였지만 그 사실을 겉으로는 드러내 보이지는 않았다.

괜히 나서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범인의 정체는 만천하에 밝혀졌다.

청성파 원로측은 살인을 자행한 범인이 자신들이 하인처럼 부리면서 신뢰를 보냈던 장삼백이었음을 알게되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한 장삼백에게 놀아나 청성파 원기종 제자들을 노골적으로 의심하고 핍박하였으니 원로로서의 체면도 무너지고 기세마저 꺾여 버렸다.

만일 이것을 빌미로 염청석을 비롯한 원기종 제자들이 들고일어나 무림에 하소연이라도 한다면 대외적으로 큰 망신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였다.


이즈음 염청석측은 원로측과 모종의 협약을 맺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을 비롯한 사제들을 더 이상 핍박하지 않고 모두 이대 제자로 편입시켜주며, 장삼백에 관한 사건을 조용히 묻어둔다는 조건이었다.

특히 장삼백에 관해서는 염청석과 원로측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일치되었다.

염청석으로서는 장삼백이 무림공적이 되어 잡히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고, 원로측 역시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던 탓이었다.


아무튼 이런 결과로 인해서 한동안 원로 측과 염청석 측은 소강상태(小康狀態)에 접어들었다.

대신 가급적 서로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상대를 단번에 거꾸러트릴 기회를 엿보는 것만큼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성파는 갑작스런 대천마교 교주의 방문을 받고는 크게 술렁였다.

마교를 무너트리고 새롭게 일어선 대천마교에서, 그것도 교주가 직접 왔으니 뭔가 심상치 않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리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원로 수장 한백상은 찜찜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 채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주시하였다.

수수한 차림이었으나 날카로운 인상으로 여유로운 웃음을 머금고 있는 사람이 교주일 것이고 뒤에 조용히 시립해 있는 사람은 그를 곁에서 모시는 최측근일 것이다.


"조양천이라고 합니다."


마교 인물들에 대해서는 그리 큰 지식이 없었던 한백상은 조양천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들으면서 정중한 읍으로 마주 대하였다.


"한백상이라고 합니다."


중원에 가장 세력이 크다는 마교가 아닌가.

아무리 내분이 일어나 세력이 약화되었다지만, 교주가 청성파를 방문하면서 아무런 기별도 없이 달랑 수하 하나만 데리고 왔다는 건 도무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원기종 장문께서 서거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록 막역지간(莫逆之間)은 아니나 원장문과는 오래 전 한번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원장문의 비보(悲報)를 듣고는 이 사람은 얼마나 안타깝고 슬퍼했는지 모른답니다."


"아....그러시군요."


싱겁게 맞장구를 치던 한백상은 도대체 이 작자가 뜬금없이 왜 방문한 것인가를 계속 생각하며 알 수 없는 불안감만 키웠다.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괜한 조바심이 난 그는 대천마교 교주 조양천을 안으로 들여 본론부터 들어보기로 하였다.

허나 조양천은 일다경(一茶頃)이 지나도록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을 뿐 도무지 속내를 내비치지 않았다.

두어 번 가량 찻잔에 찻물이 비어지고 채워졌다.


"저기...그런데 먼 청성파까지 방문하신 이유라도..."


참다못한 한백상이 대놓고 묻고 있었다.

조양천은 그 물음에 껄껄대고 웃었다.


"아! 별 일은 아닙니다. 그저 원장문인이 빌려 간 물건을 하나 받으러 왔을 뿐입니다."


한백상을 비롯한 원로들은 동시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물건이라 하심은...."


"몰락한 마교에서 극비로 원장문께 빌려준 것이라서 아마도 모르시고 계실 것입니다만...오래 전 마교에서 원장문인께 마교무공비급을 빌려주었답니다."


"무공비급이요?"


"그렇습니다. 원장문이 마교 무공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기에 당시 마교 교주였던 허석문이 특별히 마교 무공을 기술한 비급 한 권을 빌려주었었지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 일이었다.

아무리 교주라고 해도 타 문파에 어떻게 함부로 마교무공비급을 건네준단 말인가. 또한 그것을 넙죽 받은 원기종은 또 뭐란 말인가.


"저희들은 금시초문입니다만..."


한백상의 말에 조양천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마 원장문께서 갑작스럽게 타계하시어 미처 말을 남기시지 못한 모양입니다. 허나 그 분의 유품을 잘 정리하시다보면 분명 찾으실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만...아니면 이미 찾아서 청성파에서 보관하고 있던지요...."


처음엔 온화한 분위기를 뿜고 있었으나 이 부분에서는 은근한 공갈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한백상은 기가 다 찼다.

도대체 내막을 알아야 뭐라도 내놓을 것이 아닌가.

원기종이 죽고 나서 그의 유품을 수습하는 것은 당연지사였으나 조양천이 말한 비급은 한번 본 적이 없었다.


"죄송합니다만...교주께서 언급하신 비급은 금시초문입니다..."


"하하하! 그 무공은 엄연히 대천마교의 소유인지라 청성파에서 건네주기를 거부한다면 큰 낭패를 보실 것입니다."


이젠 아예 안 돌려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살기마저 은근슬쩍 전해오고 있었다.

청성파가 대천마교의 비급을 강탈했다는 소문이 돌고 무력충돌이 일어난다면 대천마교에 의해 단번에 풍비박산 날 게 뻔했다.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한백상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때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풍진운이 입을 열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혹 원기종 장문의 대제자였던 염청석이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양천.


얼마전 원기종이 사후에 보낸 서찰에 의하면 지하밀성에서 나온 무공비급을 조양천과 단중이 하나씩 빼돌렸다고 했다.

그 조양천을 직접 만나게 된 풍진운은 그가 말한 비급이 무엇인지, 아울러 청성파까지 친히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똑똑히 알 수가 있었다.

현재 염청석이 은밀하게 익히고 있는 천지일기공을 슬쩍 가로채겠다는 수작이 아니겠는가.

일단 풍진운은 이 자리에서 염청석은 운운함으로 해서 염청석이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지 잘 살펴보기로 하였다.

그래야 염청석의 의중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가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급히 불려온 염청석은 비급에 대한 말을 듣고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원기종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가던 천지일기공 비급이 갑자기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면 자신이 곤란한 지경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염청석은 슬쩍 풍진운을 곁눈질하였다.

일전에 장삼백이 그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자신을 지목하여 이 자리에 오게 했으니 분명 어떤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있으리라.


(교활한 늙은이 같으니라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한번 중얼거린 염청석은 태연한 안색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장문인을 시해한 범인이 속가제자 출신인 위현룡이라는 자였습니다."


조양천은 위현룡이라는 이름 석자를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 자 때문에 다 잡은 마교 잔당들을 놓치고 큰 손실마저 입었으니 어찌 모른다 하겠는가.


"헌데 무공이 뛰어나신 장문인께서 일개 속가제자에게 시해되셨습니다. 그리고는 청성파 제자들의 촘촘한 포위망을 비웃으며 유유히 사라졌지요. 여기서 우리들은 일개 말단제자인 그가 어떻게 갑자기 절세무학을 익혀 장문인을 시해할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위현룡이라는 자가 마교 무공을 익혔단 말인가?"


조양천의 빠른 물음에 염청석은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그는 장문인의 여식인 원사매와 혼약을 한 사이기에, 장문인께 손쉽게 무공비급을 건네 받아 익혔을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종국엔 비급에 욕심이 생겨 장문인에게 검을 겨누었겠지요. 장문인께서는 그 자를 깊이 신임하고 있으셨으므로 갑작스런 암습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시고 돌아가신 것입니다."


"음...그렇다면 그 무공을 원장문께 배운 사람은 위현룡 그 자 뿐인가?"


여기서 염청석은 얼른 풍진운의 눈치부터 살폈다.

일전에 그에게 원기종 장문에게 천지일기공을 약간 전수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허나 지금 그 말을 여기서 꺼낸다면 앞에 있는 대천마교 교주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심히 걱정되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천지일기공을 배웠다는 이유로 자신이 연루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젠장...어쩔 수 없다. 어차피 저 늙은이가 나를 의심하고 있긴 하지만 어차피 증거도 없는데 뭐 어쩌겠는가.)


염청석은 풍진운이 자신을 의심하면서도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는 이유가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해서라고 단정짓고 있었고, 그런 점에서 괜히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그 무공에 대해 어찌 알겠습니까? 다만 지금으로써는 그 추측밖에는 묘연해진 비급의 행방에 대해서 설명할 길이 없으니 말입니다. 소인이 생각하기론 차라리 대천마교에서 위현룡의 행방을 쫓는 것이 더 빠를 듯 싶습니다만..."


가만히 경청하고 있던 풍진운은 쓴웃음을 지었다.

자초지종이 어찌되었든 간에 위현룡이 원기종을 암살한 이유는 무공비급일 것이다.

그런데 염청석 자신이 그 무공비급숨기고 있으면서도 교주에게는 위현룡이 강탈해갔다고 태연하게 거짓을 고하고 있었다.


(원장문을 시해한 자가 어쩌면 염청석일지도 모르겠다....)


풍진운이 처음으로 염청석을 용의자 제 일순위로 올려놓는 순간이었다.


조양천은 염청석의 말을 듣고는 나직한 한숨을 쉬었다.

원기종이 지하밀성 비급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그 누구도 아는 자가 없었다.

그러므로 공개적으로 이 사실을 퍼트린다면 자신에게 있어선 오히려 골칫거리만 만들게 되는 셈이었다.


"원장문이 가지고 있지 않다니 안타깝지만 할 수 없는 노릇이군요. 엄연한 마교의 무공비급인지라 회수하는 것이 마땅하여 방문한 것인데 찾을 길이 없다니 어쩌겠습니까? 뭐 그리 중요한 비급도 아니니...그럼 그렇게 알고 저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볼일은 다 끝났다는 듯 조양천이 찬바람을 내며 일어나자 얼떨결에 일어나던 청성파 원로들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비급을 안 돌려주면 무력행사라도 할 것 같더니만 이젠 대수롭지 않다며 대천마교로 돌아가려 하지 않은가.

졸지에 극과 극의 반응을 체험해보던 청성파 원로들은 철렁했던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얼른 그를 대문 밖까지 정중하게 배웅해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 **


"원기종 장문인이 죽고 나서 청성파가 몰락의 길을 걷는 듯 하군."


청성산을 내려가면서 조양천이 문득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이는 마교 교주 앞에서도 늘 당당했던 원기종 장문과는 달리 대천마교 위세에 주눅든 청성파 원로들을 생각하면서 꺼낸 말이었다.


"허나 오히려 잘 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의 곁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자가 조심스레 대꾸를 하고 있었다.

조양천은 잔잔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막청봉.

그는 제대로 된 세력하나 없는 상황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천마교 교주자리에 오른 조양천이 신임하는 유일한 심복이었다.

새외에서 활동할 때부터 인연을 맺고 있던 자였고, 허석문의 눈에 들어 마교에 투신했을 때도 단 한번의 망설임 없이 따라와 준 사람이기도 했다.


"무슨 뜻이오?"


"청성파의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그만큼 쥐고 흔들기 쉽다는 뜻이지요. 아무리 청성파가 몰락의 길로 간다하더라도 엄연히 구대문파중 하나인 만큼 훗날 교주께서 세력화시키신다면 대천마교 수뇌부 세력을 견제하고, 중원무림을 장악하는 데 큰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동감이오. 허나 아직은 이르오. 지금 내가 힘을 키우려한다면 대천마교 수뇌들이 나를 가만히 두려하지 않을 테니..."


"물론 그렇겠지요. 그래서 미봉책으로 이하민을 참모로 올려놓으신 것이 아니십니까? 하지만 이하민 그자는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니 부디 조심하십시오."


"하하하, 알겠소. 내 막대협의 충언을 절대 잊지 않으리다."


그럴 즈음 그들은 전방에 장승처럼 서 있는 한 사내를 보게 되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막청봉은 날쌔게 앞을 막아서며 검을 뽑아들었다.


"웬놈이냐!"


막청봉의 호통소리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일말의 두려움도 없는 듯 천천히 다가왔다.

막청봉은 암암리에 내력을 검에 주입시키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였다.

여차하면 이 정체불명의 남자가 암격을 하기 전에 선공을 취할 작정이었다.

헌데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사내가 몸을 낮춰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아닌가.


"소인을 거둬주십시오!!"


"뭐...뭐라?"


조양천과 막청봉은 부복하고 있는 자의 옷차림이 청성파 제복인 것을 알아보고는 어리둥절하였다.


"지금 뭐 하자는 것이냐!!"


청성파 제자가 뜬금없이 대천마교로 들어가겠다고 하므로 왠지 희롱을 당했다고 생각한 막청봉은 무서운 눈을 부릅뜨며 검을 위로 치켜올렸다.


"감히 교주님을 욕보이다니! 청성파 제자라 하더라도 절대로 살려보내지 않을 것이다!"


막청봉의 시퍼런 칼날이 사내의 목 위로 인정 사정없이 떨어졌다.

그 순간, 대천마교 교주 조양천의 음성이 들려나왔다.


"잠깐 멈춰보시오."


교주의 명령을 들은 그의 검이 아슬아슬하게 사내를 피해 허공을 갈랐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내는 당돌하게 고개를 들어 조양천을 올려다보았다.


"이...이 놈이...감히...."


막청봉이 이 자의 안하무인에 노기를 띄우며 검을 휘두르려는데 조양천이 또 다시 제지시키면서 사내에게 부드러운 어투로 물었다.


"너는 누구인데 내 앞길을 막는 것이냐?"


이에 사내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머리를 조아리면서 대답을 하였다.


"소인은 청성파 제자인 천승비라고 합니다."


"천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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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6> +7 20.11.21 646 27 17쪽
2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5> +5 20.11.14 662 22 14쪽
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1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1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40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0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8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7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8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6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1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39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1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5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19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2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6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8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4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4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2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9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6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5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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