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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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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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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3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DUMMY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가비 저.


** **



천지(天地)가 진동하는 함성 속에서 자욱한 흙먼지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뜨거운 태양아래 수백의 무사들이 기치창검(旗幟槍劍)을 휘날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저 자(者)를 반드시 척살(刺殺)해야 한다!!!"

무사들을 독려하던 자(者)의 외침이 계속되고 무사들은 더욱 살기등등해졌다.

서슬 퍼런 병장기를 앞세우고 천년의 고목이라도 베일 듯한 기세가 하늘을 가리고 땅을 뒤덮었다.

천천히 걸어오던 흑의인이 한 치의 두려움도 없이 수백의 무사들을 향해 단신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순간 사방(四方)은 각기 충돌하는 병장기와 비명소리로 인해 아비규환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협공지세(挾攻之勢)를 당해낼 수가 없다. 무조건 움직여라!!]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과 함께 흑의인은 더욱 빠른 신법을 행했다.

그의 양손에 들린 두 자루의 검이 웅장한 기운과 함께 열 개의 검영(劒影)을 뿌려대자 주위에 있던 무사들은 피를 뿜으면서 쓰러져갔다.


"음...쌍검(雙劍)을 사용한다더니...실로 대단한 무학(武學)이로다."


멀리서 관망하던 자(者)의 음성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젠장! 힘들겠다! 저쪽에서 적들이 또 모여들고 있지 않느냐! 완전히 작정하고 너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순간 흑의인의 신형이 공중으로 이장쯤 뛰어 오르더니 포위벽을 뛰어넘었다.


"저 놈이 저리로 움직였다!!"

지면(地面)위에 착지를 한 흑의인은 전방으로 위태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포착했다.

대략 오십 여명의 인원들이 적들에게 포위되어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었다.


(내가 곧 간다!! 제발 조금만 더 버텨다오!!!)


이를 악문 그는 사방에서 들어오는 병장기를 검으로 퉁겨내면서 힘겹게 전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흑의인에게 벌떼처럼 달라붙은 적들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적들은 어디서 계속 몰려드는지 더욱 불어났다.

흑의인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스치고 지나가는 와중에 저 멀리서 낯익은 비명소리가 귀청을 파고들었다.

순간 그의 심장이 폭발하듯 뛰기 시작했다.


[진정해라! 절대로 평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저들이 위험합니다!!"


[흥분하지 말라니까!!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흑의인의 단전에서 흘러나오는 내력은 불규칙하게 진탕되고 있었다.

원활하지 않은 내력으로 인해 그의 검공(劍攻) 속도가 현저하게 둔해졌다.

머릿속에 정리되었던 초식들은 뒤죽박죽이 된 채 점차 반사적인 몸놀림으로 변질되어갔다.


[동요하면 검법이 흐트러지고 내력이 진탕된다! 무조건 이성을 찾거라!]


그러나 이미 그에게는 이런 충고가 들리지 않고 있었다.

무조건 이 곳을 뚫고 나가 이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신념만이 가슴속을 지배하고 있을 뿐이었다.

공격력이 떨어져버린 흑의인은 적들에 의해 무수한 검상을 입었다.

붉은 피가 흑의(黑衣)를 타고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그는 몸을 움츠리기는커녕 오히려 일보 전진을 택하였다.


[적들의 수가 너무 많다! 이러다가 목숨을 잃겠다! 일단 후퇴하도록 하거라!]


"그럴 수는 없습니다!!"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지 않느냐! 지금 몸을 빼내지 않으면 더 이상의 기회란 없을

것이다!]


"절대로 안 됩니다!!"


그때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소리가 메아리쳐왔다.

흑의인은 대경실색하여 적들을 검으로 밀쳐내면서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힘겹게 싸우던 한 여인이 적들의 검에 어깨가 관통되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그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면서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놈들!!!"


흑의인의 입가에서 소름끼치게 하는 괴성(怪聲)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가공할 무형의 살기(殺氣)가 그의 신형을 중심으로 부채살처럼 쫙 뻗어나갔다.


[이것은!!!!! 설마!!!]


흑의인의 두 눈동자에서 적색 광채가 발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였던 그의 온화한 얼굴은 살기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적들은 지금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기도에 압도되어 공포에 질려버렸다.

감히 공격을 하지 못한 채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려는데 갑자기 흑의인이 괴성과 함께 검(劍)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의 검은 마치 두 배로 길어진 듯, 극심한 마기(魔氣)를 뿜어내면서 인정사정없이 적들을 베고 지나갔다.

적들의 처절한 비명과 함께 분수처럼 뿜어내는 핏줄기는 한 폭의 지옥도를 연상시킬 정도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것이....바로!!!]



** ** **



속가제자(俗家弟子).


** **


사천성(四川省)에 위치한 청성산(靑城山).

육십 여명의 사람들이 이글거리는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몸을 놀리고 있었다.

열 명이 도끼질을 하여 거목(巨木)을 쓰러트리자 나머지 사람들은 그것을 패어 장작을 만들고 다시 그것들을 묶어서 가져가기 쉽게 쌓았다. 장장 두시진 동안이나 땀을 뻘뻘 흘리던 사람들 중에 누군가 소리쳤다.

“아직 작업량이 남긴 했지만 더위가 심하니 잠깐 쉬도록 하자”

사람들은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얼른 그늘로 몸을 피해 대자로 뻗어버렸다.

더위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것이었다.

한번 주위를 둘러보던 곽유(郭柔)라는 자가 한심한 듯 내뱉었다.


“형님...이거 정말 너무한 거 아니오? 이게 무슨 머슴살이도 아니고...”

휴식을 외쳤던 남자가 그의 말에 잠시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 앉아 나무둥지에 몸을 기댔다.


-위현룡(爲賢龍).

나이는 대략 30대 초반으로 보이며 몸은 건장한 편이였다.

눈빛은 깊었으나 우수에 가득 차있었고 전반적으로 영민한 인상을 풍기는 것이 특징이었다.


“너무 그렇게 투덜대지 말아라. 인생을 살다보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는 거야”


“하지만 형님!, 그 놈들 아니 꼬아서 말이오...지들이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곽유는 키가 훤칠하고 마른 사내였다.

성정(性情)이 불같아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할 말이 있으면 절대 속에 담아두지 못하곤 했다.

그의 성격이 약간 걱정된 위현룡은 조용하게 타이르기에 이르렀다.

“비록 우리들이 힘든 생활을 견디고 있다마는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좋은 토양이 될 수 있는 것이야. 이 정도도 못 참는다면 앞으로 더 큰 난관을 어떻게 견딜 수 있다는 것이냐. 너에게 딱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인내가 부족한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형님은 너무 인내하는 것이 단점이라오”

곽유가 약간 토라진 듯 지지 않고 한마디 하자 위현룡은 고단한 피로를 느꼈는지 눈을 감았다.

이른 아침부터 고된 노동을 한 터라 매우 지쳐있던 것이다.


“네 말이 맞다. 그게 내 단점이지. 삶을 살아가면서 참아야할 때와 참지 말아야할 때를 결정할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구나. 우리가 앞날을 예지 할 수 없기에, 선택의 기로에 서면 희망감과 불안감이 함께 밀려오곤 하지.“


가만히 그의 넋두리를 듣고 있던 곽유가 뜬금없이 물었다.

“형님은...꿈이 뭐였소?”

“꿈 말이냐?”

쉬어야할 시기인데도 그는 곽유의 대꾸를 물리치지 않고 있었다.


“내 꿈이라...처음에 품었던 꿈은 무림에서 최고의 고수가 되는 것이었지. 그거 아느냐? 꿈이라는 것은 시일이 흐를수록 점점 작아지기만 한다는 것을...그것을 아는 자는 자신의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어 있어.“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곽유가 부정하듯이 고개를 저었다.


“난 형님과 생각이 다르오. 처음에 내 꿈은 그냥 배불리 먹는 것이었소. 그런데 이 곳에 들어오고 나서 더 높은 곳이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형님은 그거 아시오? 지금 내 꿈은 형님이 처음에 품었던 그 꿈이라는 것을...난 꼭 이룰 것이오. 그래서 내가 받았던 모든 멸시와 천대를 고스란히 돌려줄 것이오.“


곽유가 비장한 각오를 한 듯 목소리에 힘을 주는데 누군가 옆에 와서 털썩 앉았다.


“원대한 꿈을 가지는 것이 좋긴 하다만, 평생을 올라가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는 사람도 부지기수(不知其數)야. “


그는 천승비(天昇悲)라는 사람으로서, 체구가 장대하고 각진 거친 얼굴을 소유한 전형적인 무인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형님은 왜 괜히 초를 치는 것이오.”

곽유가 잔뜩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자 천승비는 들은 척도 안하고 위현룡 옆에 누워버렸다.


“이곳 청성파에 들어온 지도 벌써 5년이 넘어 가는군”


“천형은 후회하는 것이오?”

위현룡이 실눈을 뜨고 그를 주시하면서 물었다.


“후회...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후회 안하는 사람이 있겠소? 정확히 말하면 희망을 담은 후회라고나 할까...“


약간의 자조가 섞인 한탄이 엿보였다.

천승비의 말을 곽유가 이어나갔다.


“그 실낱같은 희망이 우리들의 버팀목 아니겠소...헌데 청성파에 속가제자(俗家弟子)로 들어와서 오랜 기간 동안 배운 것이 너무나 한심하지 않소? 청성파 정식제자라는 놈들은 상승검법을 익히는데 우리는 달랑 칠십이파검(七十二波劍)만 배우고 있소. 이미 다 연마한지 오래 것만 더 이상 가르침은 없고 일만 죽도록 부려먹는다 이거요“


“하하하. 어쩌겠냐. 속가제자는 문파의 상승검법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 관례이거늘...대신 한달 후에 열릴 비무에서 잘하면 정식제자로 받아준다고 했지 않느냐“


위현룡이 청성파를 비호하듯 말하자 곽유의 언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게 말이 되오? 우리들이 어떻게 상승검법을 익힌 그놈들을 이긴단 말이오? 솔직히 형님은 걱정 안 될지도 모르오. 우리들 중에 제일 무공이 높지 않소!. 그러나 우리들은 달라요...“


곽유는 위현룡을 부러운 듯이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위현룡은 고개를 저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내 무공이 비록 출중하다고 하나 정식제자들과 비교하면 형편없음을 안다. 하지만 걱정은 안 한다. 그저 때를 기다릴뿐...설사 때가 오지 않고 생명이 끊어진다고 해도 사람은 때를 기다리며 자중해야 할 줄 알아야한다. 네 말대로 칠십이파검이 비록 하수지만 검법의 기초를 모두 담고 있는 것이야. 너무 박대하지 말고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거라.“


천승비도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나는 몰래 청성파 제자들의 검법 수련하는 모습을 몰래 엿보곤 했었다. 그래서 얻은 깨달음이란, 그들은 상승검법에 도취된 나머지 기본기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래서 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비무(比武)에 상대할 자로 이대제자를 이끄는 한수광을 염두에 두었지. 열심히 무공을 연마하고 약간의 운도 따라준다면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수광?? 그 재수 없는 자식 말이오?? 아이고 그놈 악질인데...”

곽유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면서 떫은 표정을 짓자 위현룡이 말했다.


“천형 말대로 일대제자와 비무가 아니기에 약간의 가능성이 보이는구나. 비무에는 무공실력 외에 여러 가지 변수(變數)가 생기기 마련이기에 초반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어”


“아이고... 난 솔직히 꺼림칙하오...비무를 방패로 아마 우리들을 반 죽여 놓을 것이 분명하지 않소! 이번 비무에는 두 형님들이 유력한 후보자들이니 잘들 해 보시구려“

그러자 천승비는 주먹에 힘을 주면서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난 꼭 정식제자가 되어서 무림에 내 명성을 심어놓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에게 이번 비무는 생사를 걸만큼 중요하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위현룡은 속으로 생각했다.


(천형의 무공에 대한 집념이 나날이 커져가는구나... 분명 천형은 성공할 것이고 무림에서 큰 명성을 떨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위현룡이 천승비를 만나게 된 것은 약 5년 전이였다.

위현룡이 그보다 2년 먼저 청성파에 들어와서 무공을 익혔는데 더 늦게 들어온 그는 일년만에 위현룡의 단계까지 올라섰었다.

지금 청상파에서 더 이상 가르침을 주지 않기에 두 사람이 맞수를 이루고 있는 것이지, 만약 모두 정식제자였다면 분명 천승비는 대사형까지 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기재라고 위현룡은 늘 생각하곤 하였다.


그때 뒤쪽에서 호통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이것들 봐라!! 일 안하고 지금 한가롭게 담소나 나누고 있는 거야?”

약간 뚱뚱하고 키가 작은 사람이 모습을 나타내자 곽유는 인상을 푹 썼다.


“흥! 장삼백! 너야말로 한가롭게 어디를 그리 쏘다니는 것이냐?”

장삼백(長三白)은 그가 비아냥거리자 얼굴이 벌게져서 소리쳤다.


“네 놈은 내가 오늘 작업을 감독하게 되어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웃기지마라! 감독이라니!! 우리들을 이끄는 사람은 저기 위형님이신 것을 모르느냐? 같은 속가제자끼리 돕고는 못 살망정 언제부터 네가 청성파 제자들의 주구(走狗)가 된 것이냐?“


“뭐!!? 곽유 이놈!!! 나더러 주구(走狗)라고 했나!!”

장삼백은 살기등등한 얼굴을 하더니 허리에 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주위에 있던 속가제자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 있다가 그가 검을 뽑아들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장삼백이 비록 청성파 제자들에게 아부를 하면서 붙어있긴 했으나 그래도 같은 속가제자였다.

미우나 고우나 같은 동료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칼부림까지 서슴지 않으려 하자 그들은 한줄기 분노가 터져 나왔다.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위현룡이 곽유의 앞을 막아서면서 크게 호통을 쳤다.

위현룡은 속가제자 중 제일 연장자인데다가 성품이 후덕하고 지도력까지 있어서 은연중에 속가제자들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있었다.

장삼백은 평소 조용한 그가 호통을 치자 약간 움찔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곽유라면 몰라도 위현룡은 차원이 다른 상대였던 것이다.


“형님...저 놈이 먼저 저더러 주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가 변명을 하면서 슬쩍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약삭빠른 장삼백이 속가제자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 위현룡과 맞서면 득이 될 것이 없음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같은 속가제자끼리 살기를 드러낸 것은 온당치 못하니 둘 다 반성하도록 하거라“


“뭐...형님 말에 따르겠소”

모든 속가제자들이 노려보고 있는 틈 속에서 주눅이 들은 장삼백이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꾸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저쪽에서 한 사람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푸른색 장삼을 입고 허리에는 긴 장검을 찬 그는 청성파 이대제자들을 이끌고 있는 바로 한수광(罕秀光)이였다.


“일은 다 끝낸 것이냐!!”


그가 주위를 둘러보면서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장삼백이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간살스럽게 고자질하듯이 말했다.


“달랑 절반만 끝내놓고 모두들 쉬고 있었습니다”


“뭐? 쉬고 있어? 이 곳을 감독하라고 했거늘 너는 도대체 뭘 한 것이냐!!”

한수광의 호통이 불을 뿜자 장삼백은 황급히 굽실거렸다.


“제가 시키려고 했는데...저기....저...형님이...”

모기만하게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눈치 보던 그는 위현룡을 슬쩍 가리켰다.

한수광의 눈꼬리가 무섭게 치켜 올라갔다.


“또 너냐?? 네 놈은 도대체 왜 그리 반기를 드는 것이냐!! 정녕 이곳에서 쫓겨나고 싶으냐!“

도끼눈을 뜨고 무섭게 호통을 쳤으나 위현룡은 전혀 기죽지 않은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날씨가 무더운 지라 장시간 무리하게 일을 하게 되면 모두들 쓰러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기에 제가 좀 쉬게 한 것입니다“


“뭐?? 내가 이미 이 녀석에게 감독하라 명했는데 네 놈 따위가 뭐라고 작당을 벌이는 것이냐!! ”

나이로 보면 이제 이십대 초반에 이른 한수광이 나이 많은 위현룡에게 하는 꼴이 가관이었다. 청성파의 명성과는 달리 정식제자라는 자의 언행은 거침이 없었던 것이다.


순간 분을 못 참고 곽유가 대신 대들었다.

“우리가 일하는 소도 아니고, 이런 날에 일하다 죽어야 속이 시원하시겠습니까!! 우린 속가제자로 들어온 것이지 일꾼으로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그의 항변은 모여 있는 모든 속가제자의 항변이나 다름없었다.

모두들 할 말을 꾹 참고 버티고 있었는데 곽유가 대신 언급해주자 가려운 곳을 긁은 듯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듣는 한수광은 매우 심기가 불편했다.

거지같은 속가제자들이 감히 정식제자에게 눈 동그랗게 뜨고 대드는 광경을 어찌 목도할 수 있단 말인가.

이를 눈치 챈 장삼백이 앞으로 나서더니 꽥 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런 미친놈을 보았나!!! 속가제자 나부랭이주제에 감히 누구한테 말짓거리를 거는 거야!!”


속가제자 나부랭이라는 말에 순간 모여 있던 사람들의 눈빛이 변했다.

그 동안 청성파내에서 갖은 냉대를 받아도 참아낸 그들이었다.

가슴속에 품은 희망을 버리지 못했기에...

그러나 바로 눈앞에서 같은 속가제자이면서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낸 장삼백을 그들은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어졌다.

그래야 가슴속에 품은 희망 곁에 웅크리고 있는 원한이 뚫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굳은 얼굴로 조금씩 몰려드는 속가제자들을 보고 한수광과 장삼백은 겁이 덜컥 났다.

아무리 청성파 내라고 해도 이성을 잃은 이들이 법도를 무시하고 폭도(暴徒)로 변할 공산이 다분했다.

그때 위현룡이 급히 두 팔을 벌리며 앞을 막아서고는 낭랑히 외쳤다.


“이러지들 말아라!! 우리들은 속가제자임을 잊은 것이냐!!”


“속가제자이기 전에 사람입니다!! 우리가 왜 멸시를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누군가가 울분과 함께 소리치자 모두들 “맞소!” 라고 동조를 했다.

점차 격해지는 그들에게 위현룡은 일갈했다.


“그만 하거라!! 너희들은 왜 이곳에 속가제자로 들어 온 것이냐? 한낱 검을 휘두르기 위해 들어온 것이었더냐!!“


“....”


“무사가 되어 이성조차 통제하지 못한다면 무를 논해선 안 된다!. 그 이유를 아는 것이냐!! 무공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녕 너희들은 한순간에 이성을 잃고 검을 휘두르는 살인귀가 되고 싶은 것인가!!“


위현룡이 추상같이 엄한 호통을 치자 속가제자들은 잠에서 깨어난 듯 퍼뜩 정신이 들었다.

살기가 가득 찬 공기의 흐름을 위현룡이 곧바로 희석시키자 안심을 한 한수광은 얼른 안색을 고쳤다.

“뭐...날씨가 더우니 쉬면서 하는 것도 좋겠지...아무튼...일이 다 끝나면 청허각(淸虛閣) 앞에 있는 연무대로 모이도록 하라. 장문인의 명이시다!“


그가 한마디를 남기고 바람처럼 내빼자 옆에 있던 장삼백도 화들짝 놀라서 얼른 뒤꽁무니를 쫓았다.

혼자 남아있으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형님이 안 말리셨으면 저 두 놈은 오늘 제삿날이 되었을 것이오”

곽유가 분이 풀리지 않은 음성으로 저주를 퍼붓자 천승비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말했다.

“위형이 말리지 않았으면 내가 말렸을 것이다!”


** **


청허각(淸虛閣)앞 연무대(鍊武臺)대에는 수많은 제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있었다.

정식제자는 일대, 이대, 삼대제자까지 포함하여 약 오백여 명이나 되었고 그 아래 속가제자들이 약 이백여 명이었다.

무림 내에서 청성파의 위세는 소림, 무당, 아미 그리고 화산파 바로 아래까지 치고 올라갈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었다.

또한 속가제자를 다른 문파보다 활발하게 받아들였기에 나날이 속가제가를 청하는 사람들도 늘어가는 추세였다.


연무대에 일사불란하게 도열한 제자들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음을 짓는 자가 있었다.

나이는 약 50세가 넘은 듯 하고 수려한 풍채와 고귀한 기품을 지닌 사람. 바로 청성파 장문인을 맡고 있는 원기종(元技棕)이였다.

과거에 미미했던 청성파의 위세를 단기간 내에 끌어올린 탁월한 지도자이기도 했다.

속가제자를 받아들이고 그 중에 옥석(玉石)을 가려서 제자로 삼는 방침을 세운 것이 그였고, 근래에 급성장하고 있는 마교(摩敎)와 혈맹(血盟)을 맺은 것도 그였다.

현재 마교의 세력은 구파일방(九派一幇)을 넘어선지 오래였기에 발 빠르게 마교와 친분을 쌓아서 혈맹을 맺어둔 것이다.

그의 이런 외교적인 수완은 무림 내에서 청성파를 무시 못하게 하는 좋은 밑거름이 되었고 원동력(原動力)이 되었다.

원기종은 그 정도로 머리가 명석하게 잘 돌아가는 사람이었다.

잠시 청성파의 미래가 될 제자들을 둘러보다가 그는 입을 열었다.


“한 달 후에 이 연무대(鍊武臺)에서 비무(比武)를 가지게 된다. 정식제자들은 서열(序列)을 올리는 기회가 될 것이며 속가제자들은 삼대제자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됨을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제자들 중에 더 높은 서열의 제자를 꺾는다면 그 서열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모두들 비무가 열리기 전까지 극한의 수련을 연마하도록 하라!. 이제부터는 청석이가 대신하거라“


원기종이 곁에 있던 제자 한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청성파 일대제자를 이끌고 있는 염청석(琰淸晳)이라는 사람이었다.

나이는 약 이십대 후반정도였으며 백옥(白玉)같은 피부에 용모도 뛰어난 미남공자로서 무공의 경지가 깊어 청성파는 물론 무림 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는 인물이다.

청성미공(靑城美公) 염청석(琰淸晳)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유명했으며 차기 청성파 장문인(掌門人)으로 미리 내정되어 있을 정도였다

원기종의 명에 따라서 염청석은 조심스럽게 제자들 앞에 나섰다.

그리고는 낭랑히 외쳐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청성파 정식제자들과 속가제자들이 같이 수련을 한다. 속가제자들은 그 동안의 금기를 깨고 청성파의 상승검법인 청풍검법(淸風劍法)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며 정식제자들은 더 높은 단계인 송풍검법(松風劍法)과 신학검법(神鶴劍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체력을 위한 안배로써 청성산을 하루 만에 돌아오는 일을 지속적으로 행하게 되며, 정식제자들은 녹운각(綠雲閣) 연무대에서 속가제자들은 이곳에서 각각 수련을 하도록 하며, 비무는 바로 한 달 뒤에 열리게 될 것이다.“


염청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속가제자들의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폈다.

문파(門派)마다 속가제자들은 넘쳤으나 정식제자들과의 차별로 인해 아까운 재능을 지닌 젊은이들이 그대로 사장(死藏)되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무림에서 속가제자의 실력이 형편없음을 폄훼(貶毁)하고 있지만 그들은 같은 출발선상에서 뛰지 못 했을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문파의 세력을 더 확장시킬 수도 있는 기회를 문파들 스스로 무거운 돌로 짓눌러 막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원기종은 그동안 마교와 친분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방식을 유심히 주목해 본 사람이었다.

마교 내에서는 비록 서열이 있긴 했으나 구대문파와는 달리 일대, 이대, 삼대제자와 같은 서열을 택하고 있지 않았다. 즉 마교에 있어서 서열이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실력만 있으면 언제든 높은 서열에 올라설 수 있는 식이었다.

그리하여 뛰어난 마교내 인재들이 서로 경합하듯 실력을 향상시켰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 마교가 무림 내에서 이뤄놓은 절대강자의 위치였다.


원기종은 깨달은 바가 있어 청성파의 미래와 야망을 위해서 결단을 내렸다.

허나 성급한 결단은 오히려 반발을 사고 불만을 초래하기에 그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개혁을 단행하기로 하고 시행한 첫 번째가 지금 속가제자들에게 상승무공을 전수시키는 것이었다.

속가제자들의 마음속에는 하나같이 열심히 무공을 익혀서 그 동안 천대받은 것을 날려버릴 생각으로 부풀어 있었다.

비록 청풍검법이라는 검법이 중급정도의 검법이지만 그것을 익히게 되면 정식제자를 뽑는 비무에 많은 이점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정식제자들은 마음속으로 불만만 가득했다.

저급한 속가제자들에게도 상승검법을 전수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특히 하루 만에 청성산을 돌아온다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린 것이다.

청성산이라고 하면 심마니가 숨도 안 쉬고 돌아도 이틀은 걸리는 산이었다.

그만큼 산세가 광범위하고 험준하기 이를 때 없기로 유명한 곳이 청성산이었던 것이다.


(청성산이 무슨 뒷동산도 아니고...하루 만에 가능한가??)

(아이고..., 이제 우린 죽었다...)

(그런데 저놈들도 우리랑 같이 수련하는 건가...저놈들이 복이 터졌군)


청성파 제자들의 마음속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안이함과 나태한 정신 상태로 편하게 수련을 해온 것이 지금의 정식제자들이었다.


“자 그럼 오늘은 각자 자유롭게 무공을 익히도록 하며 첫날인 내일부터 청성산으로 출발한다. 그럼 해산하라!!“

염청석의 말이 끝나자 제자들은 불만을 중얼대면서 각자 자리를 떴다.


“청석아, 오늘은 네가 제자들의 무공수련방식을 수정해주면서 돌봐주도록 하거라”

원기종이 한마디 당부하고는 발걸음을 움직였다.


“네! 장문인...여기는 제게 맡기시고 들어가십시오.”

그가 고개를 숙이고 읍을 하고 나자 누군가 그의 등을 탁 쳤다.

“사형(師兄)!”

“어! 사매(師妹)아닌가? 아미파(峨嵋派)에 하소저를 보러 간지 겨우 사흘 만에 돌아온 거야?”

앞에는 날씬하고 아리따운 묘령(妙齡)의 소녀 하나가 웃음을 짓고 있다.

그녀는 원기종의 딸인 원연홍(元姸紅)으로 성격이 쾌활하고 미색도 뛰어나서 청성파 내에서도 사모하는 자들이 무척 많았다.

더구나 아버지인 원기종에게 사사(師事)받은 무공으로 인해 고수반열에 올라가 있기까지 한 여장부였다.

염청석은 그녀를 보자 얼굴에 반색을 띄웠다.


“웬일로 이리 빨리 돌아온 거지? 설마 내가 보고 싶어서?”

“호호호, 여전히 사형은 너무 앞서 나간다니까요!! 사실은 은영이가 폐관(閉關)수련에 들어간다고 해서 할 수없이 일찍 돌아온 거예요!”


“오라...하소저가 근래에 무공연마에 열심인 모양인데... 이러다가 사매보다 훨씬 월등해 지는 거 아닌가?“


염청석이 은근히 장난기담긴 말투로 놀리자 원연홍은 살짝 토라진 척했다.


“흥.! 차라리 아미파(峨嵋派)로 들어가세요! 여자만 있는 문파(門派)니까 아마 사형이 가면 대접은 잘해 줄 거예요!“


“하하하, 나도 그러고 싶지만...여기 사매가 있으니 어디를 갈 수 있겠어!”


“호호호. 그렇죠?”


두 사람은 청성파 내에서 마치 친오누이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허나 원연홍이 혼기에 참에 따라 아버지인 원기종은 마음속으로 염청석을 사위로 정해놓고 있었고, 그녀 역시 미래의 어떤 결정을 내려야함을 막연히 느끼고는 있는 상황이었다.

한동안 웃고 떠들다가 돌연 원연홍이 주위를 돌아보면서 물어왔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속가제자(俗家弟子)들 아닌가요?? 어째서 이곳에서 무공을 연마하고 있는 것이에요?”


“아..., 장문인께서 결단을 내리시어 속가제자들에게도 약간의 상승무공을 전수하라 명하셨거든. 그래서 지금 저들은 매우 고무(鼓舞)된 상태지. 하하하“


“호호호. 정말 제가 봐도 저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보이네요. 특히 저 사람은 무척 열심인데요??“

그녀가 가리키는 쪽으로 눈을 돌린 염청석은 약간 감탄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속가제자치고는 그런 대로 검법에 힘이 느껴지는군. 속도조절도 제법이고 말야...”


천승비는 이대제자들 중 한 명이 시범으로 앞에서 휘두르는 검법에 신경을 집중하면서 한 초식씩 허공에 검을 뿌렸다.


(검초(劍招)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검과 일체가 되어야 한다...느껴야한다...검의 심장박동소리를...)


다른 속가제자들은 생소하고 까다로운 초식에 허둥댔으나 천승비는 검초(劍招)에만 그치지 않고 이미 구결(口訣)과 함께 검법의 요지(了知)를 터득하려 애쓰고 있었다.


한편 그런 천승비와는 달리 위현룡은 청허각 벽에 기대서 어딘가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원소저가 벌써 돌아왔나 보군......그나저나 나는 언제나 한번 그녀에게 가깝게 말이라도 붙여볼 수 있을까...”


그녀 옆에서 화통하게 웃고 있는 염청석을 보면서 그는 부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위현룡이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속가제자로 들어와서 1년 정도 생활을 했을 때였다.

그 당시 속가제자들은 감히 청성파 내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차였는데 심부름을 받아 우연히 지나면서 보게 된 사람이 원연홍이었던 것이었다.

그 후로 가끔 하산을 하던 정식제자들에게 은근슬쩍 그녀에 대한 소식을 물었고, 장문인의 여식이라는 것과 언제가 염청석과 혼인할지도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매우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반쯤 넋이 나가있는 것을 뒤에서 곽유가 다가오며 불쌍하다는 듯이 한마디했다.


“형님...그만 보시구려...그래봐야 그림의 떡이 아니오...”


인기척이 들리고 그가 곽유인 것을 알자 위현룡은 왠지 쑥스러워 얼굴을 붉혔다.


“내가 무슨 마음이 있어서 그러겠느냐...그냥 아름다워서 보고 있었던 것이야. 길가에 지나면서 예쁜 꽃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법 아니겠느냐“


변명같은 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곽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이미 속가제자들 중에 형님이 원소저를 사모하고 있음을 모르는 자가 거의 없다오. 만약 이 사실이 장문인이나 염대협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형님의 신상에 좋을 것이 없단 말입니다. 미래에 염대협과 혼인할 지도 모르는 원소저를 혼자 마음에 담아둬 봐야 형님만 아프게 되지 않겠소...“


곽유의 충고를 이해 못할 위현룡이 아니었기에 그냥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말이 맞구나...내 나이 이미 서른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명성은 고사하고 속가제자로 시일만 허비하고 있으니...원소저 옆에 있는 염대협의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었다면 내가 원소저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았을까...“


혼자말로 탄식하듯이 중얼대는 보면서 곽유는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다.

(우리들은 모두 형님을 존경해 하였고 형님은 늘 우리들의 마음을 이끌어 오셨다. 그런데 진작 형님의 마음은 연모의 정으로 새카맣게 타고 있다니...)


“난 아무래도...원소저가 혼인을 하게 되면 이곳에 더 머무르지 못 할 것 같구나...”

이어지는 위현룡의 탄식에 갑자기 곽유가 화난 듯이 되받아 쳤다.


“형님은 정말 답답하오!! 형님정도의 실력이면 이번에 정식제자 되는 건 따 놓은 당상이고 이대제자, 일대제자까지 올라가서 저기 원소저와 사형 사매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아니오!!“

위현룡은 그를 바라보면서 힘없이 웃었다.


“때로는 말이다...가까이 있을 때가 멀리 있을 때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가 있는 것이야...”


** **


다음날 새벽.

연무대에는 청성파 제자들로 북적거렸다.

염청석이 내공이 실린 음성으로 제자들의 이목(耳目)을 모으면서 소리쳤다.


“청성파 제자들은 연무대를 출발점으로 청성산 두개의 봉우리를 넘고 다시 산허리를 관통해서 돌아오는 수련을 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 수련을 해내지 못한 자는 정식제자일 경우 다음 비무에 참가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서열도 한 단계 내려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속가제자인 경우는 청성파에서 쫓겨나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


그의 말이 끝나자 모든 사람은 입을 쩍 벌리면서 경악스런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가 제자들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다소 과장된 소리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무가 열릴 그날까지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고...우린 이제부터 고생길이 열렸구나...”

이런 수군거림이 제자들 사이에서 돌고 돌았다.


염청석은 제자들을 약 5개조(組)로 나뉘어 각각 조장을 두는 것으로 편성시켰다.

첫 번째 조에는 염청석을 비롯하여 원연홍과 일대제자들, 그리고 몇 명의 속가제자들이 포함되었고, 그중에는 위현룡, 천승비. 곽유 그리고 장삼백이 끼어 있었다.

출발하기 바로 전에 한수광이 나타나서 염청석에게 부탁하듯 요청했다.


“염사형, 제가 일조(組)에 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염청석은 검미(劒眉)를 치켜뜨더니 다른 조를 둘러보면서 말했다.

“한사제는 5조 조장을 맡기로 되어 있지 않았나?”







** 공 지 **


귀혼환령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하며, 주인공과 공존(共存)하여 역동적인 줄거리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곳곳에 드러나는 복선과 사건으로 인해 짜임새 있는 구성이 되도록 힘썼습니다.

소설의 시기는 무림의 초기정도로 설정해봤습니다.


그리고 독자님들께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 소설은 앞부분의 의문들이 뒤로 가면서 하나씩 해소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첫 편을 읽은 지금이나 또는 앞으로 가면서 이런 저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나올 것입니다. (속가제자, 청성파 내의 서열, 마교(摩敎) 등등...)

그러나 그 모든 의문들에 대한 해답은 소설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고, 아직 남아있는 의문들도 앞으로 진행되면서 다 풀어질 것이니, 성급하게 작품에 대해 비판을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추리소설을 첫 부분만 보고 "말이 안 된다!" 라고 평할 수 없듯이, 추리를 본(本)으로 하고 있는 제 소설도 어느 정도 줄거리가 지나면 상당한 몰입과 재미를 느끼실 수가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실망시키는 글로 만들지 않겠습니다.


그럼 귀혼환령검과 함께 즐거운 상상을 펼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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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7> +6 20.11.28 594 24 19쪽
2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6> +7 20.11.21 645 27 17쪽
2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5> +5 20.11.14 662 22 14쪽
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1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1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39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0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0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8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3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7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8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6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2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7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1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39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1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7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4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09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2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1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5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7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09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8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6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6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67 22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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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7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4 11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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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18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1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2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5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4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7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5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3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1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3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18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1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19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6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0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6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0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1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7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7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18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3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3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3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8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5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899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1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8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7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0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5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0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4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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