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환령검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방장이 뭔가를 잘 못 알고 있군. 백팔나한진이 막강한 것은 사실이나 사람의 수가 많은 만큼 허점의 수도 많게 마련이지.]

앞서 말했다시피 나한진은 힘의 균형으로 돌아가는 진법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불규칙하더라도 협동으로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전하는 자들은 신이 아닌 인간에 불과했다. 홍후인은 그 점을 먼저 간파하고 나섰다. 즉 백팔명의 승려들의 특성을 빠르게 분석하면서 나한진을 붕괴시킬 약점을 찾은 것이었다.

[저 녀석이 구멍이다!]

젊은 승려 하나가 뒤쪽에 포진되어 있었다.

그의 곤봉 휘두르는 모습과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홍후인은 유일하게 그만이 나한진에 부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것과 정확하게 이십육 번째의 공격에 한 번씩 참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위현룡이 간혹 반격을 하게 되면 자신의 무학을 믿지 못해 약간 주눅이 들어 소극적인 방어 자세를 취하는 것도 알아냈다.

하지만 그 승려가 너무 후방에 치우쳐 있어 그를 잡으려면 그리 많은 기회가 생길 것 같지는 않았다.

위현룡의 숨결이 점차 가파르게 새어나왔다.

체력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우월한 그에게도 슬슬 피로가 찾아온 것이었다. 하긴 백팔나한진이라는 거대한 진법이 내뿜은 압박 속에 이 정도 버틴 것만 해도 놀랄 지경이었다.

거센 파도와도 같은 공격을 단신으로 막아내던 위현룡이 위축된 틈을 타고 나한진의 공격은 돌고 돌면서 계속 되었다.

홍후인은 숨을 죽인 채 공격로를 세고 있다가 갑자기 외쳤다.

[지금이다!!]

순간 위현룡의 몸이 아래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면서 접근하고 있던 한 젊은 승려에게 검을 찔렀다.

엄청난 기운이 자신만을 노리고 뻗쳐 오자 승려의 눈은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으로 뒤덮였다.

귀혼검공의 검기에 눌려 몸이 얼어붙은 것일까? 피하고자 하는 그의 움직임은 그리 신속하질 못했다.

위현룡은 검이 그의 목을 관통할 찰나에 이르자 깜짝 놀랐다. 원래부터 죽일 의도가 아닌 부상을 입혀 나한진의 한축을 허물 생각이었다. 얼른 옆으로 손목을 틀자 다행스럽게도 검날은 승려의 귀를 살짝 찢으며 허공으로 새어나갔다.

순간 ‘위험하다!’ 라는 홍후인의 부르짖음이 귓가로 들리자마자 후두에서 날아온 한 자루의 봉이 위현룡의 등줄기를 강타하였다.

“으읔.”

고통스런 신음소리와 함께 위현룡은 처참히 땅바닥에 처박혔다.

[현룡아!! 어서 일어나라! 어서!]

한번 당하면 연속으로 당하는 진법의 속성을 잘 아는 홍후인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래고래 외쳐 대고 있었다.

이를 악문 위현룡은 바닥을 두어 번 옆으로 구르는 동시에 검을 휘둘러 연달아 날아오는 봉들을 모조리 쳐냈다.

가까스로 몸을 회전시키면서 일어나 단숨에 나한진의 공격을 무산시킨 것이었다.

이 광경에서 소림사 고수들은 물론 무당파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설마 이정도로 무학이 출중할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허허...거 참...”

쓴 웃음을 짓던 군중들은 마음속으로 상대가 무림공적임에도 불구하고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위현룡이 젊은 승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었다.

허나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그럴 시 무림의 협과 도를 언급하여 처단하기가 조금 껄끄러워지기 때문이었다.

소림사 방장의 안색은 과히 좋지가 않았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소림사의 명성이 한순간에 추락할 지도 모를 일이다. 나한진을 항해 그의 수신호가 전해졌다. 그러자 나한진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고 거세졌다.

[현룡아!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위현룡의 제복이 피로 빨갛게 물들어 갔다. 방금 당한 일격에 큰 부상을 입은 것이었다.

이 때문에 홍후인은 현저하게 둔화된 위현룡의 움직임에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끝난 것인가...”

무당파 장문인 한백도장의 중얼거림이었다.

이미 한풀 꺾인 위현룡에게서 더 이상 회생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비단 그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바였다.

이때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 있던 원연홍이 조용히 검을 뽑아 들었다.

이대로 놔두면 위현룡이 죽는다는 것을 직감한 그녀가 후회하기 전에 일전을 각오한 것이었다.

“사매! 지금 뭐하는...!”

무형지기를 감지한 염청석이 황급히 말리려 들었지만 그 전에 이미 원연홍의 신형은 불나방처럼 나한진을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앗!”

군중들은 공중을 가르면서 나한진의 후방을 기습하는 그녀를 보고는 일제히 비명소리를 냈다.

갑작스럽게 공격을 받은 나한진 승려들은 단숨에 무너지며 뒤로 밀려 나갔다.

원연홍은 일차적으로 나한진 승려들을 분산시켜 위현룡의 부담을 더는데 성공하자 본격적인 공격에 들어갔다.

-얍!

당찬 기합과 함께 원연홍의 검 끝에서 검화가 피어올랐다. 하얀 꽃무리가 공중에서 칼과 함께 섞여 흩날린다.

이른바 청성파 최상승검법인 청운적하검법의 극성의 경지였다.

염청석은 그 모습을 보고는 입을 쩍 벌렸다.

솔직히 그녀의 무학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였다. 아무리 일대제자라해도 여자에 불과했고 경쟁자로 여기지 않았으니 관심도 두지 않았었다. 단지 막연히 일대제자에 맞는 그저 그런 실력일 것이라 짐작했을 뿐이었다.

근데 지금 보니 그녀는 청성파 검법에 있어서 엄청난 실력을 쌓아 놓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저 실력은 하루아침에 거저 얻은 실력이 절대로 아니었다.

“참으로 좋은 검법입니다. 마치 원기종 장문이 살아 돌아온 것 같지 않습니까?”

무당파 장문인이 소림 방장 각운대사에게 찬사를 보였으나 방장은 괘씸하다는 인상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나한진은 위현룡만 포위해서 공격하다가 다른 측면에서 공격을 받게 되자 힘이 분산되면서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원연홍의 검법이 매서워 대충 상대하다가는 단번에 궤멸될 지경이었다.

염청석은 놀라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시전하는 검법이 청성파 최상승검법인 청운적하검법은 맞지만 상당부분 판이한 초식과 검로를 보이고 있었다. 또한 위력 면에서도 기존의 청운적하검법보다 월등하였다.

(어째서 같은 검법인데 그녀의 검법만 저토록 다르단 말인가!)

사실 이는 청성파 장문인 원기종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

청성파의 미래를 놓고 늘 고심하던 원기종은 장문인감으로 염청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딸을 장문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허나 청성파 최고검법들은 남자에게 맞춰져 있어서 하나같이 힘을 앞세우는 강한 성질을 머금고 있다.

이런 문제에 봉착한 그는 딸을 위하여 청운적하검법을 여인에게 맞는 검법으로 탈바꿈시킬 시도를 하게 되었다.

검법 연구가인 그만이 가지고 있는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결과 그는 청운적하검법이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갖추었을 때 훨씬 강한 위력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새로운 청운적하검법을 창안하여 그녀에게 검법을 전수해주면서 염청석을 포함한 그 누군가에게도 함구하라 신신당부를 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청성파 내부가 분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질투와 시기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룡아! 이제 됐다!]

원연홍의 도움에 의해 나한진에 균열이 생기자 위현룡은 조금씩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위현룡의 되살아난 검법은 한층 더 빨라졌다. 원연홍의 안위를 생각해 빨리 싸움을 끝내려 하는 것이었다.

상황이 묘하게 돌변하자 군중들은 슬쩍 소림 방장의 눈치만 살폈다. 이 싸움판에는 무림공적 외에 청성파가 개입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여인이었다.

아무리 소림 법도가 무겁다지만 여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다가는 소인배라는 수군거림을 들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각운대사는 이내 마음을 굳게 먹고 결단을 내렸다.

“사대금강은 속히 저들을 제압하라!”

사대금강은 소림사내에서 무공이 출중하기로 유명한 호법승들이었고 손에 인정을 두지 않았다. 하여 군중들은 방장이 남녀노소에 차별을 두지 않고 엄중하게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손쉽게 읽을 수가 있었다.

무당파 사람들은 흥미로운 눈으로 돌아가는 광경을 느긋하게 구경하였다.

어차피 소림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잘되든 못되든 소림사는 이래저래 타격을 받게 되어 있었다.

그러니 무림에서 경합하고 있는 무당파로서는 이보다 더 만족스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한진이 썰물처럼 물러나고 네 명의 사대금강을 상대하게 된 원연홍은 힘에 벅찼다. 개개인의 무공이 출중한 그들과 대항하는 일은 아무리 고수라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원연홍은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뒤로 빠지면서 숨을 고른 그녀는 더욱 빠른 몸놀림으로 사대금강의 공격권을 파고들었다.

“젠장....”

관망하던 염청석은 소림사와 완전히 척을 지게 되자 화가 치솟아 올랐다. 청성파를 확실히 장악하려면 소림과 무당의 도움이 절실한데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더 이상 해답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청성파 일대제자들은 손에 땀을 쥐며 원연홍을 응원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유명하다던 사대금강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있자 청성파 출신으로서의 자부심이 물밀듯 밀려온 것이었다.

“소저의 무공이 뛰어나긴 하나 수적 열세를 감당하기는 어렵겠군.”

검법에 일가견이 있는 무당파 한백도장의 정확한 진단이 내려 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원연홍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위급한 상황까지 몰렸다.

원연홍은 입술을 꽉 깨물면서 악착같이 화려한 검광을 수놓았으나 사대금강의 강렬한 힘을 막아내기란 역부족이었다.

“원사저!!”

나한진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도 원연홍을 조금도 놓치지 않고 있었던 위현룡은 그녀가 위험해지자 발광하듯 나한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이 놈아! 이성을 잃으면 안 된다!! 진정해라!]

다급해진 홍후인이 어떻게든 그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온 몸에 곤봉을 맞으면서도 위현룡은 광인처럼 원연홍을 향해 무조건 전진하였다

이때 위현룡의 눈동자에 붉은 기운이 서리면서 뽀얀 강기가 위현룡의 전신을 덮기 시작했다.

홍후인은 갑작스럽게 증폭되는 강기를 체감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반색을 하였다.

귀혼환령검의 진정한 힘을 스스로 막고 있는 위현룡이 그 둑을 터트림으로써 살아남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수많은 곤봉이 위현룡의 머리위에 떨어졌다.

위현룡은 검을 위로 하여 그것들을 한 번에 막는가 싶더니 몸을 회전시키면서 반격을 가하였다.

날카로운 검성을 울리는 보검에서 귀혼검법 본초식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소림사 내공심법과 무당파 내공심법을 전수받은 위현룡이 드디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자비스런 검초 따위는 없었다. 이른바 원연홍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에 귀혼검초는 그야말로 살벌하기 이를 때 없는 검초들로 촘촘히 조합되어 있었다.

나한진 승려들은 위현룡의 폭발적인 검공에 혼비백산 하였다. 위현룡의 신법이 귀신처럼 발동하면서 사방팔방 전천후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병기소리 외엔 잠잠하던 나한진 내부에서 서서히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몇 명이 검상을 입고 나가떨어지더니 이내 기둥뿌리 뽑힌 집 마냥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군중들은 나한진이 붕괴되면서 위현룡이 튀어나오자 기절초풍할 뻔하였다.

“일대제자는 어서 저 자를 막으라!”

나한진을 뚫고 나올지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소림방장은 크게 당황하여 급히 명을 내렸다.

십여 명의 소림 일대제자들이 위현룡에게 달려들었다.

얼핏 보면 숫자가 적은 일대제자들이 나한진보다 손쉬울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소림사에서 정예에 속하는 일대제자들의 협공이 훨씬 위력적이었다.

눈동자가 붉게 충혈된 위현룡은 사나운 포효를 하면서 곧장 달려오는 소림 일대제자들에게 몸을 날렸다.

보검에서 응집된 귀혼검공이 번개처럼 뻗어 나가면서 일대제자들의 기세를 꺾었다.

그 힘에 놀란 소림 일대제자들은 신속하게 퍼지면서 위현룡의 공격을 원거리로 피하며 소나기 같은 장력을 퍼부었다. 위현룡은 검으로 수차례 날아오는 장풍을 쳐내면서 더욱 날뛰었다.

[아...이런 식이면...]

홍후인은 빠르게 소모되는 귀혼내력을 걱정스런 눈초리로 확인하였다. 아무리 내력소모를 보완했다지만 생성되는 내력이 소모되는 내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석추승과 광소자의 말대로 귀혼검법 변초식과 본초식을 적절히 혼합하여 극심한 내력소모를 조절해야 하는데 지금 위현룡은 무조건 본초식만으로 상대를 누르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현룡의 공격에 소림 일대제자 한 명이 부상을 입고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귀혼내력은 바닥을 쳤다.

위현룡은 기다렸다는 듯이 환령내력을 끌어올렸다. 순간 엄청난 기도가 전신에 휘몰아쳤다.

환령내력을 머금은 보검이 차가운 검광을 적들에게 쏘아 댔다.

순식간에 두 세 명이 적중당하여 쓰러져 버렸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섬광을 미처 피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단 한명의 무림공적에 의해 소림사가 쑥대밭이 되어 가자 모든 이들은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특히 소림 방장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면서 이 난국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갈팡질팡하였다.

“모두 개입하여 저 자를 막으라!”

일단은 위현룡을 굴복시키는 게 급선무라 여긴 방장이 극단의 처방을 내린 것이었다.

수 십 여명의 소림 일대제자들이 위현룡을 둘러싸고 합공을 일으켰다.

그 속에서 위현룡은 한 마리 맹수처럼 저항하였으나 꺼져 가는 불씨처럼 점차 공격이 사그라지고 있었다.

홍후인은 그만 고개를 떨구었다.

환령내력 마저 완전 고갈된 것이었다. 원송과 장윤에게서 배운 내공심법은 단지 귀혼내력만 생성시켜 줄뿐, 불안정한 무공인 환령검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위현룡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검을 휘둘렀으나 그 위력은 현저히 반감되어 있었다.

그가 둔화되고 있자 일대제자들 중 하나가 바짝 접근하여 금나수법으로 위현룡의 어깨를 강타하였다. 들고 있던 보검이 땅에 떨어지면서 위현룡은 비틀거렸다. 그리고 곧바로 다른 자들의 후속공격이 이어졌다.

내력이 들어간 장력에 수차례 얻어맞은 위현룡은 뜨거운 신음을 토하면서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 충만하던 기력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한 구의 시체처럼 축 늘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초점 잃은 눈은 여전히 힘겹게 싸우고 있는 원연홍에게 가 있었다.

“위사제!”

위현룡이 처참히 당하자 원연홍은 눈물을 뿌리면서 그에게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사대금강은 매정하게도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집중력을 잃어버린 원연홍은 사대금강의 폭풍같은 공격에 몰려 풍전등화의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그녀에게서 투지가 사라졌다 판단된 사대금강은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네 개의 차가운 철봉이 한꺼번에 원연홍의 삼대요혈을 노리면서 찔러 왔다.

협공에 지쳐 있던 원연홍은 더 이상 피할 힘도 의욕도 나질 않았다. 힘없이 아래로 검을 내린 채 담담히 그들의 처분에 몸을 맡겼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미풍이 불어오는 듯 하더니 정체모를 검은 그림자가 사대금강과 원연홍 사이에 끼어 들어왔다.

원연홍은 그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고목나무라고 생각했었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사람이었다.

경쾌한 검성이 울리고 예리하게 잘려진 네 자루의 철봉이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사대금강은 손아귀에 들려 있는 짧은 곤봉자루를 보면서 아연실색하였다.

“잘들 하는 짓이다!”

원연홍은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호하듯 서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정황상 그가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이 분명한 것 같았다.

이때 무당파 장문인 한백도장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외쳤다.

“저...저건 태극혜검!!”

믿을 수 없게도 무당파 사람들은 금방 그의 검법이 태극혜검임을 알아보았다.

문파에서 저런 경지로 태극혜검을 휘두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굳이 대자면 단 한 명뿐이었다.

“태사조님!!”

한백도장의 부르짖음에 군중들은 어딘가에서 신선처럼 출몰한 이 자를 일제히 주시하였다.

“달랑 두 명을 상대로 지랄을 하는구만...소림사가 이것밖에 안 되는 문파였냐!”

광소자 장윤은 녹슨 철검을 땅에 푹 꽂으면서 소림사 승려들을 향해 이렇게 일갈하였다.

그러자 이에 질세라 낡은 가사를 걸친 웬 노인이 군중을 헤집고 모습을 드러내더니 다짜고짜 사방을 향해 걸쭉한 독설을 퍼부었다.

“빌어먹을...이번은 재수 없게도 광소자말이 맞다. 도대체 소림방장이라는 놈이 누군데 소림사를 이토록 치졸한 문파로 만들었단 말이냐!”

이런 말을 내뱉은 석추승 원송은 부지런히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일평생을 폐관생활만 하느라 소림사 내부에 대해서, 특히 인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그였다. 하여 대충 보고 소림사 방장인 듯한 자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소림방장으로 추측되는 각운대사와 눈이 딱 마주친 원송은 험악한 인상을 팍 쓰면서 삿대질과 함께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야! 내가 있을 때 나한진은 단 한명을 상대로 펼치면 안 된다는 법도가 있었는데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어디한번 입구멍이 있으면 나불대 봐라!”

[붉은순신이]

정주행으로 처음부터끝까지읽었는데요..하아..재밌긴한데...주인공이답답해서 제가 스트레스를받는거같네요 허허..ㅋㅋㅋ 재밌습니다 건필

[타산지석]

축구... 일본에게 승부차기 패!
ㅠ ㅠ

[Homeros]

위헌룡의 '제복'이 피로 빨갛게 물들어 갔다....
제복 보다는 '의복'이 옳은 표현이 아닐까요?

즐감했습니다. 건필하세요. ^^

[봄여름]

잘보고갑니다.^^

[hw안]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서글픈인형]

...다행이다아...

저는 또 ... 주인공이 엄청난 상처를 입고 빌빌 거릴 줄 알았는데.

아..물론 지금도 위급하지만.

그래도 다행이군요...

[明濟]

언제나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쿨토리]

좋은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悲戀]

잘 읽고 갑니다~

[탈혼백수]

복 많이 받으세요^^

[슭곰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

[단리무극]

잘보고갑니다~!

[당랑고수]

잘보고갑니다

[찌노]

ㅎㅎ둘이나올꺼라예쌍했는데 드디어나왔네요
건필하세요

[몽운청천]

안쓰고 갈려다가 괸히 찔려서 글남기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필하세요~

[이클레인]

오랜만에 들려서 밀린 글을 다 읽으니 기분이 좋네요!
이런 중요한 순간에 늘 끊으시는 작가님은 과연 절단신공이 대단하시군요! 후후후....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절대허약]

악! 중요한데서 연재가 끊기다니 ㅠㅠ 잘 보고 갑니다요

[나리형]

최고입니다.
이틀만에 첫편부터 괄목상대 6편까지 정신 없이 다 보았네요...
다음편 기다립니다..

[짱구식]

잘 보고 갑니다

[正名]

잘 읽고 가용

[러블리]

윽..절단마공이다ㅠㅠ
또인내의시간을..
늘건필하세요

[ha****]

잘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착한소년]

으악..ㅋㅋㅋ 첫화 부터 정주행했는데...ㅜㅜ 여기서끝나네..ㅜㅜ 빨리다음편 보고싶당!

[이진진]

아...이번엔 좀 올라오는 텀이 상당히 기네요..오늘은 올라올 줄 알았는데..

[황 룡]

나불나불....

[내마음대로]

잘 보고 갑니다

[타오천]

잘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풍뢰전사]

건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