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6,951,070
추천수 :
23,721
글자수 :
1,875,669

작성
08.12.28 12:40
조회
14,525
추천
78
글자
19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DUMMY

"뭐냐! 그 태도는! 지금 우리들과 한번 싸워보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원연홍이 검을 뽑아들 태세를 보이자 더욱 화가 머리끝까지 난 임사봉이 꽥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황급히 가운데로 끼어 들어왔다.

염청석이었다.

그는 얼른 몸을 숙이면서 임사봉에게 정중히 말했다.


"원사매가 아버지를 여의고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이오니 사백께서 넓은 아량을 베풀어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리옵니다."


순간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염청석의 볼이 벌겋게 부어 올랐다.

임사봉에게 보기 좋게 따귀를 얻어맞은 것이었다.


"어디서 건방지게 네 놈 따위가!!"


염청석은 자신도 모르게 살심(殺心)이 끓어올라 하마터면 그를 일장(一掌)에 쳐죽일 뻔하였다.

사실상 고수의 반열에 올라있는 염청석이 마음만 먹는다면 임사봉과 그의 사제들은 뼈도 못 추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경거망동은 역효과만 야기할 것이라는 신중함이 그의 이성을 다잡아주고 있었다.


"정말 송구합니다."


한때 대사형의 위치에 있었던 염청석이 반항하기는커녕 오히려 고개까지 숙여왔으므로 임사봉은 이내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원기종이 죽고 나서 기존의 청성파 제자들을 통솔하는 실질적인 사람이 염청석임을 모르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면 이는 더 이상의 불평불만을 내지 않고 청성파에 복종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었다.

염청석의 그런 낮은 자세가 임사봉의 노여움을 단숨에 가라앉게 만들었다.


"오냐. 사질이 그렇게까지 사정을 하니 한번 봐주도록 하지. 허나 다시는 저 계집이 함부로 나대지 못하도록 단단히 훈육(訓育)을 시켜야 할 것이다!"


"사백의 말씀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럼! 당연히 깊이 새겨야지!! 하하하!"


임사봉은 만족한 표정으로 껄껄대면서 자리를 떠났다.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매섭게 노려보던 염청석의 눈가엔 어느 새 짙은 살기로 번들거렸다.


(언젠가 반드시 네 놈을 죽여 없애주마!)


이때 원연홍이 볼멘소리로 염청석을 타박하였다.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려했는데 왜 개입을 한 거죠?"


화를 삭이지 못한 그녀는 아직까지도 검을 꽉 쥔 상태였다.

염청석은 그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저런 하수들을 상대로 싸워본들 뭐가 달라지지? 저들과 싸우고 난 다음에는 이 곳에서 쫓겨나게 될텐데...원사매는 정말로 저들에게 청성파를 송두리째 내어줄 생각이야?"


"어차피 다 넘어갔는데 이런 모욕을 참으며 버틴 들 되찾을 수가 있나요?"


도전적인 물음에 염청석은 헛웃음을 한번 냈다.


"우리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왜 되찾지 못한다는 거지?"


"그 말은 지금 무력으로 청성파를 되찾겠다는 뜻인가요?"


"설마 나를 그렇게 미련한 사람으로 보는 건 아니겠지?".


현 무림은 매우 보수적인지라 법도와 도덕을 상당히 중요시하였다.

때문에 만일 염청석이 사제들을 규합하여 원로들을 무력으로 몰아낸다면 이것은 무림에 큰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동시에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 자명하였다.


"그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되찾겠다는 거죠?"


매우 단도직입적인 물음이었다.

그러나 염청석 자신도 아직 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기에 그저 이렇게만 대답해주었다.


"비록 원로들이 청성파를 차지했다지만 아직 그 기반이 확고히 한 게 아냐. 청성파를 호령하는 것은 원로들이지만, 청성파라는 문파를 이루고 있는 제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이 청성파는 그야말로 사상누각(砂上樓閣)과 같다고 할 수 있을테니까..."


"그것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요."


"물론 아직은 그렇겠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 천천히 원로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할 거야. 이 곳에서 쫓겨나가는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듯 싶군."


염청석의 충고를 듣고 난 후, 원연홍은 자신이 얼마나 경솔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청성파를 되찾을 생각도 안하고 자포자기부터 하다니...염사형 말대로 아직 늦지 않았어. 이대로 원로들에게 넘어간다면 지금까지 청성파를 위해 아버지께서 쌓아놓은 공든 탑이 모두 무너지고 말아. 절대로 그렇게 놔둘 수는 없어.)


원연홍이 이런 결연한 다짐을 하면서 처소로 돌아오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누군가가 자신을 스치듯 지나치면서 빠르게 속삭이고 있었다.


"나를 따라오너라!"


그녀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넓은 죽립을 깊게 눌러 쓴 자가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었다.

방향을 가늠해보니 청성산 정상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도대체 누구일까...)


왠지 불안한 예감도 들었지만 그녀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그를 추격하고 있었다.

괴인은 가파른 산길 위로 부드러운 경공을 펼치고 있었다.

아무리 경공이 뛰어난 자라 할지라도 이런 험난한 산길을 별로 접하지 않은 자라면 약간이라도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는 것이 정상이었다.


(무공도 뛰어난데다가 이런 산길에도 익숙한 사람인 듯 한데...)


이런 의아심이 잔뜩 밀려오고 있던 중, 앞서 경공을 펼치던 괴인이 불연 듯 그녀를 덮치듯 역으로 몸을 날려왔다.


"앗!"


빠른 기습공격에 당황한 원연홍은 다급히 신형을 멈추면서 괴인에게 장력을 내지를 시도를 하였다.

허나 그 보다 더 빨리 괴인은 그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아혈을 비롯한 몇 군데의 혈도를 신속하게 짚어 버렸다.

화끈거리는 느낌과 함께 신체가 마비증상으로 딱딱하게 경직되었다.


괴인은 저항을 못하는 그녀를 번쩍 들어서 얼른 근처 덤불 속으로 들어가며 자세를 바짝 낮추었다.

원연홍은 그에게 잡혀 옴짝달싹도 못한 채 두려운 마음만 잔뜩 들었다.

그때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렸다.


"분명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방금 전 헤어진 염청석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괴인에게 납치된 상황도 뜻밖이었지만 청성파도 아닌 이런 외딴 곳에 홀로 나타난 염청석도 괴이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원연홍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저 그가 자신을 발견해주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괴인이 숨을 멈추면서 더욱 몸을 바짝 수그리는 가운데 집요한 염청석은 계속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혹시나 숨어있을 이목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막 괴인과 원연홍이 있는 곳으로 접근하면서 거친 수풀을 손으로 밀칠 무렵 어디선가 산토끼 한 마리가 날쌔게 뛰쳐나오는 것이다.

염청석은 너털웃음을 쳤다.


"난 또 누가 숨어있나 했네..."


원연홍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마음속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마구 고함을 쳐댔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달리 그는 이미 어디론가 멀리 사라져가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난 너를 해하려는 것이 아니다."


귓가로 들려오는 말은 의외로 부드럽고 온화함만이 가득하였다.


"혈도를 풀어 줄 테니 절대로 기척을 내서는 안 된다."


두려움대신 뭔가 안심이 되는 기분이 든 원연홍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순식간에 혈도가 풀어졌다.

아혈이 풀리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누구냐고 물으려는 데 괴인이 한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작게 속삭였다.


"일단...자리를 옮기자구나."


죽립이 살짝 들리면서 원연홍은 상대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속가제자의 일로 청성각 내실로 들어갔을 때 앉아있었던 원로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고 있었다.


"사백조님이 아니신가요?"


그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사백조가 아니고 사백이라 부르는 편이 낫겠구나. 삼대제자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원기종 장문의 제자들이니..."


사실 아직까지도 원연홍을 비롯한 청성파 제자들은 원로들의 호칭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왜냐하면 과거 원기종 장문인과 그들간의 관계를 모르는 데다가, 서열을 인식하기도 전에 원로들에게 된통 당해버렸으니 그들 중 누가 사백조이고 사숙조인지, 또는 사백인지 사숙인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던 것이다.


"네..네..사백님..."


"그래...나를 따라오너라."


원연홍은 그가 상당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괜히 이상한 생각부터 들었다.

여기가 청성파 세력권인데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저런 언행을 보인단 말인가.


그들이 은밀하게 이동하여 당도한 곳은 거목들이 빽빽이 들어선 장소였다.

그는 주위를 잠시 살피다가 얼른 앞에 보이는 덤불을 헤치며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원연홍도 그의 뒤를 따랐다.


안에는 놀랍게도 네댓 정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거목들이 사방을 담벼락처럼 꽉 메우면서 공간을 형성해놓을 보니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였다.


"여기는 원기종 장문과 나만이 아는 비밀공간이란다."


그의 말에 원연홍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아버님과 사백님만이 아는 비밀공간이요?"


"그래....물론 한때는 원기종장문과 청성파 전 장문인이 만나는 장소였다만, 전 장문인이 타계하시고 나서는 나와 공유를 하게 되었지."


문득 원연홍은 이 사백이 도대체 누구기에 아버지와의 돈독함을 내세우는 지 궁금하였다.

솔직히 아버지와 친밀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으므로 살짝 의심도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너는 내가 누군지, 왜 이리로 데려왔는지 무척 궁금해할 것이다. 그렇지?"


이미 그녀의 얼굴에서 한줄기 의혹을 발견했는지 그가 먼저 대답을 해주려하고 있었다.


"네..."


"난 원기종 장문의 사형되는 사람으로서, 네 아버지와는 둘도 없는 지기(知己)이며, 젊은 시절부터 같이 무학을 연마했단다."


"아버님의 지기시라구요?"


"그래."


뜻밖에도 그는 바로 원기종의 내실에서 그의 사인(死因)을 파헤쳐 보던 풍진운(豊溱雲)이었다.


원연홍은 그의 정체를 알게되자 더욱 의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청성각에서 자신에게 살벌한 기세를 보였던 원로들 중 한 명인 그가 밝힌 사실에 전혀 믿음이 가지 않은 탓이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를 이 곳으로 데려온 것인가요?"


오히려 경계하는 빛이 보였으므로 풍진운은 여전히 자신이 의심을 받고 있다고 직감하였다.


"일단 그 대답을 해주기 전에 청성파에 관한 비사(秘史)를 얘기해주는 것이 순서일 듯 싶구나."


"..."


"본래 청성파는 도가계열의 문파로서 무척 보수(保守)적인 성향을 띄고 있었다. 물론 현재에 와서 많이 바뀌긴 했다만 그래도 그 성향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쭉 이어지고 있단다."


"네. 소녀도 아버지께 들은 바가 있사옵니다."


"그럼 과거에 청성파가 구대문파 중 가장 명성이 떨어졌다는 것도 알고 있겠구나."


"그 또한 들은 바가 있사옵니다."


풍진운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청성파가 구대문파 중 말단에 이르게 된 원인은 오래 전부터 이어 내려져 오는 보수적인 성향 때문이었단다. 물이 고여 썩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성파 원로들은 그것을 전혀 바꾸려하지 않았지. 그런데 청성파 전 장문인께서는 매우 진보적인 분이시라 어떻게든 고집스러운 원로들을 설득하여 개혁을 시도하려 하였다. 하지만 원로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그들과의 관계가 걸림돌이 되어 함부로 개혁을 진행시킬 수가 없었지. 그렇게 소모적인 내부분란으로 세월이 흐르던 중, 전 장문인께서는 당신이 가장 신임하고 있던 제자 원기종을 장문인으로 내정하였단다. 당시 원기종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청성파에서 가장 무학이 뛰어난 기재였지만, 원로들은 그가 청성산을 오가던 사냥꾼의 자식이라는 미천한 신분을 이유로 그를 배척하고 거부하였단다. 그러나 전 장문인은 장문인의 권한을 앞세워 원로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코 원기종을 장문인으로 앉혔다."


"하지만 원로들의 권한도 막강하지 않은가요? 원로들이 장문인의 자리를 회의로 결정하여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네 말이 사실이다. 허나 전 장문인과 원기종 장문은 그들의 반발을 꺾었다."


"어떻게...그런..."


"어떻게냐고? 물론 힘이다!"


"네?"


원연홍은 무력으로 그들을 진압하고 장문인 자리를 차지했다는 대목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까 염청석과도 이 난관을 무력으로 해결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하지 않았던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버지가 그런 무모한 방법으로 장문인이 되었다고 생각되자 그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청성파가 명성을 잃은 원인은 바로 무학을 든든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원기종 장문만큼은 타고난 무골 체질에다가 매우 영민하여 젊은 나이에 이미 전 장문인과 원로들의 무학을 한참 넘어섰단다."


"그럼 구대문파는요? 그 사실을 알고도 구대문파가 개입을 하지 않았단 말인가요?"


그녀의 물음에 그는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손짓을 보이며 말을 계속하였다.


"전 장문인과 원기종 장문은 청성파 제자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청성파를 장악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원로들은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지. 그러던 중에 돌발사고가 일어났단다. 그건 바로 전 장문인이 돌연사를 당한 것이었다. 원기종은 분명 원로들이 암살을 했을 지도 모른다는 억측을 하게 되었지. 전 장문인의 죽음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원기종은 젊은 혈기를 앞세워 곧바로 검을 들고 원로들에게 쳐들어갔단다. 그리고는 그들 앞에 검을 꽂아놓고 자신이 청성파 장문인으로 있는 한 다시는 청성파에 간섭하지 말라는 최후의 통첩을 내렸다. 원로들은 모두 기가 막혔지만 대놓고 원기종 장문의 심기를 거스를 간 큰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숫자가 월등해도 원기종을 굴복시키려면 자신들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기 때문이었지. 하지만 결정적으로 원기종 장문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 경거망동으로 그만 청성파 제자들의 신임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지. 원로들은 원기종 장문에게 등을 돌린 사형 사제들을 다 이끌고 청성산 다른 곳에 새로운 청성파를 세워버렸단다. 이에 원기종 장문은 다시 한번 그 곳으로 쳐들어가 단판을 지으려고 했지만 뜻밖의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난관이라면..."


"바로 구대문파 장문인들이 초대받아 와 있었던 것이지."


"아!"


"원로들은 구대문파의 힘을 빌려서라도 원기종 장문을 몰아내려고 했던 것이란다. 허나 그들이 간과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원기종 장문이 전 장문인의 추대를 받아 장문인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지. 원기종 장문인을 인정하지 않으려면 그를 추대한 전 장문인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허나 전 장문인은 원로들이 내쫓기 이전에 이미 세상을 뜬 상태였으므로 결론적으로 원기종 장문은 문파의 법도에 따라서 정상적으로 장문인에 오른 셈이었다. 이것이 구대문파가 청성파에 간섭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였지. 대신 구대문파는 원기종 장문을 장문인으로 인정해주면서 원기종 장문에게도 원로들의 청성파를 인정하라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원기종 장문으로서는 도저히 구대문파의 압력을 물리칠 수가 없었던 지라 어쩔 수없이 동의를 하고 말았단다. 원로들은 구대문파를 끌어들여서 원기종 장문을 견제한 것이고, 구대문파도 원로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었으니 대외적으로 본다면 원로들의 청성파를 인정한 것과 진배없었다. 그 후로 원기종 장문은 텅 빈 청성파에 홀로 돌아와서는 힘없는 독불장군으로 전락해버렸다. 그야말로 원기종 장문의 청성파는 빈 껍데기에 간판만 내걸고 있는 꼴이 된 것이지."


그제야 원연홍은 구대문파가 아버지를 인정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럴 즈음 또 다른 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럼 아버지는 어떻게 지금에 이른 것인가요?"


구대문파까지 원로들의 편에 섰던 당시의 정황을 보자면 아버지는 도저히 청성파를 차지할 수가 없는 것이었기에 한 물음이었다.

이에 풍진운이 미소를 띄우며 반문하였다.


"정말 모르겠느냐?"


"소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원기종 장문은 근 몇 년간을 그렇게 외롭게 버티다가 때마침 중원으로 거점을 옮겨 온 마교와 손을 잡았단다."


"아! 그럼 그때 마교가 지금 청성파와 동맹을 맺은..."


"그래 바로 보았다! 구대문파나 원로들도 예상 못했었지. 새외에서 넘어온 마교가 설마 중원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갖추게 될 줄은....마교가 세력을 확장시키면서 원기종 장문도 덩달아 힘을 얻기 시작했단다. 역시 개혁을 중요시하던 마교 교주와 의기투합을 한 원기종 장문은 마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서 새롭게 청성파 제자들을 받아들였다. 또한 마교가 채택하고 있던 실력 우선의 인재등용방식까지도 고스란히 이어받았지. 그때부터 원기종 장문의 청성파는 엄청난 기세로 중원에 세력과 명성을 떨치게 되었고, 아울러 구대문파로부터 진정한 문파로써의 대접을 받게 되었다. 그러자 이젠 반대로 원로들의 청성파가 시들해져버렸다. 이때 원로들은 원기종 장문에게 사죄를 하면서 다시 받아들여달라고 하였지만 원기종 장문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청성파가 구대문파 중 최고가 될 때 받아들이겠다는 약조만 해주고는 그들을 따로 기거하게 하며 그 시기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랜 기간 동안 양측은 그 어떤 왕래도 일절 하지 않았지. 이게 바로 현재 원기종 장문이 만든 청성파 역사란다."


이 모든 설명을 듣고 난 원연홍은 비로소 모든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어째서 원로들이 아버지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는지, 왜 마교와 손을 잡고 그들의 인재등용방식을 따라가게 되었는지도 확연히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저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이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어요."


"네가 아주 어릴 적에 일어난 일 탓도 있었지만, 원기종 장문은 그 사실을 굳이 제자들에게 설명해주려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청성파의 치부나 다름없는 일일 수도 있는데 괜히 여러 사람에게 알려봐야 잡음만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그의 말에 수긍한 원연홍은 갑자기 생각난 듯 이런 물음을 꺼냈다.


"그런데 사백께서는 아버지와 교분이 두터우시다면서 어째서 그 당시 아버지를 도와주시지 않으시고 원로들과 같이 계셨는지요?"


다소 원망스런 분위기가 묻어 나오는 지라 풍진운은 그녀의 두 어깨를 살포시 잡아주었다.


"때로는 말이다. 곁에 있지 않는 게 가장 효과적인 조력일 수도 있는 것이란다. 난 원로들과 같이 있으면서 원기종과의 대립 조장(助長)을 설득으로 막아냈다. 새외 마교와 막 손잡았을 때 그들이 구대문파의 도움을 받아 원기종을 몰아내려 한 것을 내가 시기상조임을 내세워 망설이게 만들었지. 고립무원이 된 원기종 장문이 제풀에 지쳐 물러날 테니 괜한 분란으로 무림에서 웃음거리가 되지 말자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원로들은 그 시기를 놓쳐버렸다. 조금 기다리자마자 마교의 급성장에 맞물려 원기종 장문이 완벽하게 부활을 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걸 아느냐? 그때 원기종 장문에게 마교와 손을 잡으라 일러 준 사람이 바로 나였단다."


"아! 사백님께서 그럼!!"


"그래. 그 뒤로 나와 원기종 장문은 가끔씩 이곳에서 몰래 만나 앞으로의 일을 함께 상의하였단다. 어떻게 보면 내가 원기종 장문인의 숨은 책사(策士)였던 셈이지. 허허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혼환령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귀혼환령검 연재중단 공지 +8 21.01.12 935 0 -
공지 귀혼환령검을 위한 자유게시판 (질문, 소감, 논평 등...) +133 06.10.21 16,818 2 -
공지 귀혼환령검 출판관련 제 입장입니다. +60 05.12.20 54,350 6 -
공지 귀혼환령검을 읽으시는 독자님들께 드리는 글. (필독). +51 05.10.02 119,301 10 -
2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10> +5 20.12.20 755 26 13쪽
28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9> +3 20.12.13 546 25 16쪽
2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8> +8 20.12.05 616 26 18쪽
2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7> +6 20.11.28 594 24 19쪽
2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6> +7 20.11.21 646 27 17쪽
2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5> +5 20.11.14 662 22 14쪽
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1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1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40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0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8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8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8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6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39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1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5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19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2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6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8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4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2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9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6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6 78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