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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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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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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1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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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DUMMY

매요비는 거침없는 그의 말에 존경스런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의 불리한 상황을 놓고 어느 누가 이런 과감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적벽관이 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계기도 우연한 일이었다. 당시 적벽관은 위현룡에 대한 모든 정보를 깨알같이 수집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서생이 위현룡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수소문하고 있음을 포착하게 된 것이다. 이에 한창 위현룡이라는 인물에게 집중하고 있었던 매요비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고 직접 서생을 주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성운비는 놀랍게도 자신이 적벽관의 표적에 들어온 것을 알아채고는 오히려 매요비를 찾아가 주군인 위현룡을 위해 일할 것을 종용하였다. 혹자는 그가 적벽관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어떻게 확신하고 그런 대담한 일을 벌였을까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성운비는 새외와 인접해 있는 변방지역에서 태어난 탓에 새외에 대한 정세가 무척 밝았다. 한 마디로 적월교와 적벽관 사이에 생긴 불신의 틈을 이용한 것이었다.

예기치 않게 매요비는 그와 한 시진가량이나 깊은 대화를 갖게 되었다. 그저 단순히 무림공적에 대한 호기심이 동한 서생으로 치부하던지 아니면 혹시나 위현룡에 대한 작은 정보가 있나 캐내려 한 것뿐인데 역으로 그에게 이끌려 무림의 전반적인 정세를 두고 적벽관이 나가야 할 방향을 조언 받게 된 것이다.


더욱이 그 밑바탕에서는 어째서 위현룡을 대의(大義)로 여기고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과 적벽관이 순탄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처세 등이 탄탄하게 깔려 있었다. 그저 한낱 백면서생으로만 알았던 매요비는 그의 깊은 식견에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솔직히 현 상황에 이르러 그녀는 적벽관이 적월교에 맞설 수 없음을 뼈저리게 인정하고 있었는데 그와 대화를 하면할수록 앞이 밝아지고 남다른 혜안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매요비가 성운비에게 단 한 시진만에 설복당하여 그와 손을 잡게 된 이유였다.

물론 그 이면을 보면 적벽관으로써도 어떤 이익을 저울질한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성운비의 언변에 믿음을 가진 것도 무시할 수는 없는 사실이었다.


-가까이하기엔 두렵고 멀리하기엔 더 두렵다.


이 말은 매요비가 성운비를 직접 겪고 나서 수하인 한목풍에게 한 말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성운비의 냉철한 지모와 덕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소녀는 채겸대협을 이용하여 팔황문을 손에 넣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력화할 것을 계획했었습니다. 헌데 선생을 만나고 나서 그 계획이 얼마나 위험하고 초라한 것인지 깨달았사옵니다.”


그녀의 말에 성운비는 겸손함을 보였다.


“아닙니다. 매소저의 계획은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거기에 약간의 살을 덧붙였을 뿐이지요.”


매요비는 듣기 좋은 칭찬에 만족한 듯 살짝 웃더니 말했다.


“그동안 저희는 조막조의 행적을 토대로 그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아무래도 그가 팔황문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중요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이유는 선생께서 아시는대로입니다.”


“네. 제게 그 정보를 넘겨주시지 않았더라면 이번 계획은 구상조차 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저희 역시 선생이 아니었다면 큰 것을 보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갈 뻔 했습니다. 저희는 그저 조막조가 저희와 같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 지었기 때문입니다. “


“하하하, 적월교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조막조가 팔황문을 얻는다고 하여 얼마나 큰 이득이 있겠습니까? 오히려 적월교를 무시하고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려는 흑심이라 판단한 적월교 측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매요비도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 성운비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무튼 조막조는 이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하고 계획했을 것입니다. 그가 끌어들인 한적수라는 인물을 보면 잘 나타납니다. 그는 궁륭성 뒤쪽에 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막조는 그보다 다른 것에 눈독을 들이지요.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재력입니다. 돈과 세력, 이 두 가지를 따로 분리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한적수는 사대(四代)에 걸쳐 재물을 모아 온 가문의 장자입니다. 때문에 그의 재화가 엄청나다는 것은 이미 정보에 올라온 엄연한 사실이지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성운비는 탁자위에 올려 진 지도를 펼쳐 보이면서 한 곳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궁륭성 뒤쪽에 있는 이곳 세력은 사실 보잘 것 없습니다. 하지만 세력의 형성을 놓고 어찌 보이는 것만 고려하겠습니까?”


“그래서 선생께서는 궁륭성주위와 연결이 되어 있는 심천이라는 곳을 눈여겨보신 것이 아니신지요?”


“그렇기도 합니다만...전 그보다 궁륭성을 중심으로 뒤쪽에 포진하고 있는 도시들이 과거 월천교(月天敎)의 세력권에 있다는 데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뜬금없이 월천교라는 단어가 거론되자 매요비는 묘한 눈빛을 보냈다.


“월천교라면...적월교와 자웅을 겨뤘던 세력이군요. 한때 대단한 위세를 떨쳤었지만 급성장한 적월교에게 멸문을 당하였지요. 벌써 백년이나 흘렀네요. 듣기론 궁륭성이 월천교의 본거지 중 하나였다지요? 아! 그래서 선생께서 이곳으로 자리를 잡겠다고 하신 거였군요!”


“팔황문이 자리 잡고 있는 심천을 비롯하여 궁륭성 주위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모두 월천교의 손아래 놓여있었습니다. 월천교는 원래 무학보다도 하늘과 달을 신성시하는 교리 설파에 주력하였지요. 때문에 비록 폐망하여 무수한 세월을 흘려보냈지만 아직까지도 곳곳에 월천교를 숭배하는 사당이 있고 교도들이 많습니다. 특히 궁륭성은 월천교를 목숨처럼 떠받드는 교도들이 세운 성이라 월천교를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곳이지요. 심천에 자리 잡은 팔황문 또한 월천교의 세력권 안에 있었으니 궁륭성과 팔황문을 잘만 연결하면 하나의 큰 세력으로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거기다가 팔황문의 적통은 엄연히 채겸대협이시고, 저의 주군의 의형제이시도 하지요.”


“정보에 의하면 조막조 가문도 월천교를 신봉했었다지요?”


“그렇습니다. 하여 조막조가 그렇게 팔황문을 눈독 들였던 것이겠지요.”


매요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제부터는 위협적인 현실 속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저희 적벽관은 적월교와 대막천궁에 대항할 무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요?”


그녀의 물음에 성운비는 즉시 답했다.


“수적 열세를 안고 싸워야하니 필시 고전을 면치 못하겠지요. 허나 피해와 고초가 극심한 만큼 그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을 것입니다.”


“채대협을 염두에 두시는 것인지요?”


“맞습니다. 심천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채대협을 흠모하고 있으며 팔황문의 행태를 못마땅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개별적이라서 힘이 미약합니다. 하여 채겸대협을 구심점으로 하여 그들을 결속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고비만 잘 넘겨 세력을 확보한다면 새외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월교는 우리를 껴안으려할 것이지 절대로 척을 지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성운비는 품속에서 대홍색(大紅色) 종이봉투를 꺼내 매요비에게 건넸다.


“이것을 받으십시오. 일차적으로 우리들이 행할 계획들을 적어놓은 것입니다. 적벽관에서 검토하여 이행해주십시오.”


그것을 받아든 매요비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선생께서는... 후회없이 성공할 자신이 있으신지요?”


그녀의 걱정스런 소리에 성운비는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았다.


“절대로 실패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계략은 인간이 내는 것이나 그것을 이루는 것은 하늘입니다. 그러니 자만하지 말고 여의치 않을시 탈출을 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해놓아야 할 것입니다.”


“네. 이미 유사시를 대비한 탈출로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노파심에 당부합니다만, 신(神)이 낸 계책이 아니므로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지는 못합니다. 즉 어느 순간에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항시 그것을 염두에 두시고 제 책략을 시기적절하게 구사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적벽관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선생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저희 적벽관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매요비는 정중히 읍을 한 뒤에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손에 들려진 붉은 종이봉투.

이 속에 적벽관의 모든 운명이 달려있는 것이다.


“반드시 성공시켜서 적벽관의 능력을 전 무림에 보여줄 것이다. 또한 훗날 적월교를 괴멸시켜 아버지의 원한도 되갚을 것이다.”


** **


이틀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그러나 아무런 연통도 없이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는 위현룡과 채겸에게는 너무나도 초조하고 긴 시간이었다.


“이거 설마 이 잘난 성하나만 믿고서 스스로 고립되어 저항하겠다는 심산은 아니겠지?“


답답했던 채겸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 한마디 던졌다.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 같이 군략(軍略)을 모르는 사람도 불리하다는 것을 느끼는데 설마 적벽관에서 그럴 리가요.”


막상 말은 이렇게 했지만 위현룡도 속으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시간이 촉박한데 지금 이게 뭐하는 거란 말이야? 보아하니 무사를 늘리려는 것 같지도 않고 다른 대비책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구나. 혹시 이거 적벽관이 만든 함정은 아닌지 걱정되는구나.]


병법에 해박한 홍후인도 적벽관의 일처리에 불만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들어왔다.


“누추한 곳이지만 지낼 만은 하시지요?”


매요비의 반가운 출현에 위현룡과 채겸은 얼른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지금 어떻게 되어가는 것이오?”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그런 고리타분한 대답 말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오. 여기서 공성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오? 수성전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따른 인력이나 식량은 충분히 준비해놓은 것이오?”


연달아 물어오는 채겸의 질문에 매요비는 손사래를 치면서 웃었다.


“아직 적들이 몰려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정해진 계획이 있겠습니까? 다만 여러 가지 대비책이 있으니 상황을 보아가면서 적절히 사용할 생각입니다.”


“그렇소?”


그녀가 여유를 보이는데 혼자만 열 낸 거 같아 채겸은 약간 머쓱해졌다. 거기다가 상대는 여자가 아닌가.


“어험. 거 뭐 알아서 잘 준비를 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뭘 좀 도울 게 없나 해서 말이오.”


매요비는 아직까지 그들에게 어떤 계획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으니 불안해하는 것도 당연지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그녀 역시 불안하기는 매일반이었다. 겉으로는 태연했으나 속에 품고 있는 성운비가 건넨 계책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였던 것이다.

이렇게 자신도 한편으로는 의구심을 지니고 있는데 어찌 그들에게 모든 계획들을 풀어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 괜히 계책에 이견을 달고 언쟁이라도 벌인다면 지금처럼 단결할 시기에 자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식량은 일 년을 버틸 만큼 충분합니다만, 아시다시피 무사들의 수는 오백도 안 되옵니다.”


“너무 적구려. 그렇다면 수성전은 포기해야할 것이오. 힘들겠구먼...”


채겸의 말은 마지막보루인 수성전까지 포기하면 도대체 무엇으로 대항 하냐는 뜻이었다.


“허나 이곳 궁륭성의 지리적 이점을 잘 이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지리적으로 훌륭한 건 인정하겠소. 허나 그것만이 다가 아니지 않소? 적월교에서 이천의 군사만 들이쳐도 이곳은 위태위태할 것이외다.”


채겸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위현룡을 한번 흘깃 쳐다보다가 매요비에게 이런 항변을 했다.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요. 전투의 결과는 군사수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긴 하오만..”


“곧 조막조가 무사들을 끌고 먼저 당도할 것입니다. 그때 가서 소녀가 두 분께 특별히 부탁드릴 게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주시지요.”


성운비가 써준 계책에 따르면 우선 당분간 조막조의 발을 묶어두어서 적의 수를 하나 줄여야만 된다고 하였다.

과연 책략대로 될지 그녀도 확신할 수 없어 우선은 말을 아꼈다. 이미 척후무사들을 사방에 보내놓았고 조만간 소식이 날아들 것이다. 만약 성운비가 예견한 상황이 그대로 펼쳐지기만 한다면 그녀로서는 더욱더 믿음을 가지고 계획을 이행할 수 있으리라.

매요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서 담담한 어조로 끝을 맺었다.


“지금은 폭풍전야입니다. 그러니 두 분께서는 느긋하게 쉬시면서 대비를 하시지요.”


그녀가 사라지고 채겸은 허탈한 웃음과 동시에 감탄을 내비쳤다.


“이 피 말리는 긴장 속에서 느긋하게 쉬라니...허허허 정말로 보기 드문 여장부일세 그려.”



** **



궁륭성 근처로 드리워진 수많은 그림자.

그것은 마치 먹이를 두고 몰려드는 포식자들과도 같았다.


“저곳으로 들어간 것인가?”


저 멀리 우뚝 솟은 한 채의 웅장한 성을 보면서 내뱉은 말이었다. 언뜻 보면 무미건조한 듯 했으나 이곳 지리를 잘 알고, 궁륭성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아는 조막조의 기분은 과히 좋지 않았다.


“이제 어쩌면 좋겠소?”


곁에 있던 한적수가 묻고 있었다.


“골치 아프게 되었소이다. 성안에 틀어박혀 있는데다가 무림공적 위현룡까지 가세하였소. 거기다가 안에 병력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럼 그냥 접어야하는 거 아니오?”


“그래야할지도 모르겠소... 설마 적월교가 있는데 미련하게 저 곳을 터전으로 삼을 리는 없을 것이고...도대체 저들은 누구란 말이오...”


조막조는 위현룡과 채겸만 신경 쓰다가 다른 정체모를 세력이 가세했음을 알게 되었다. 바로 포위망을 치고 있던 한적수의 무사들을 공격했던 자들 말이다.


“그럼 무사들을 물리오리까?”


“음...”


조막조는 어떻게 처신해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원래 궁륭성은 오래전부터 조막조가 자신의 세력을 만들기 위해 눈여겨 보아온 곳이 아니던가.

어차피 이 지역은 적월교에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이었기에, 조막조로서는 은밀하게 원하던 거사를 진행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헌데 난데없이 무림공적 위현룡이 끼어들더니 잘못하다가는 새외의 이목이 모조리 이곳으로 쏠릴 판이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쏟았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리게 될 것이다.

이런 아쉬운 생각이 들자 조막조는 선뜻 퇴각명령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수하 하나가 급히 달려와 아뢰었다.


“주군! 저 성에서 편지 한통을 보내왔습니다.”


“뭐라? 편지?”


이건 또 뭔가 싶은 조막조는 얼른 편지를 받아 펴보았다.


“이런 젠장!!”


읽고 있는 조막조의 눈에는 당혹감과 분노로 핏발이 서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러시오. 조대인?”


궁금증이 극에 달한 한적수가 급히 물어댔다. 조막조는 편지를 구겨서 바닥에 힘껏 내동댕이쳐버렸다.


“대막천궁에서 군사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이요!”


“대막천궁에서요? 그럼 그들이 우리들의 계획을 눈치 챘단 말입니까?”


한적수가 기겁을 하면서 비명을 지르자 조막조가 고개를 저었다.


“호들갑떨지 마시오. 그 소식은 저기 궁륭성에서 보내온 게 아니오! 편지 내용을 보아하니 저들이 우리들의 계획을 눈치 채고 있는 것 같소. 그렇지 않고서야 버젓이 궁륭성을 차지하고 앉아서 이렇게 조롱을 보내겠는가 말이오.”


한적수는 그 말을 듣고는 얼른 떨어진 편지를 주워서 직접 읽어보았다.


- 너희들의 얄팍한 속셈은 우리 적벽관이 궁륭성을 얻는 즉시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으니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이겠느냐. 더욱이 여기서 멀지않은 대막천궁 지부(支部)에서 황급히 군사를 몰아온다하니 이제 이곳은 떠들썩한 격전장이 될 것이고 너희들의 소원은 요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먼저 선제공격을 하여 확전(擴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


“정말로 선제공격을 하면 어떻겠소?”


한적수의 말에 조막조가 기가 찬다는 듯이 대꾸하였다.


“거 미련한 소리 좀 작작하시오. 읽어보니 우리들을 자극해 무리하게 공격을 감행하게 하려는 수작임을 삼척동자도 다 알겠소이다!”


그 소리에 한적수는 속으로 빈정이 상했으나 꾹 참고 다시 물었다.


“그럼 퇴각할 것이오?”


“상황이 급변했는데 또 무슨 퇴각이란 말이오!”


조막조가 열불이 올랐는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적수도 슬슬 인내가 고갈되기 시작했다.


“그럼 어쩌자는 말이오! 차라리 난 돌아가겠소! 혼자서 잘 해보시오!”


그가 냉랭한 분위기를 내면서 몸을 돌리자 조막조가 서둘러 한적수를 불러 세웠다.


“잠깐 기다려보시오. 내가 흥분해서 실수한 것이니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구려.”


지금에 와서 한적수라는 든든한 아군을 버릴 수 없었던 조막조는 얼른 허리를 굽히고 그를 달랬다.

그러자 한적수도 그냥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으므로 못이기는 척, 이해한다면서 자리를 지켰다.


“저것들이 나를 물로 보는 모양인데 내 실력을 단단히 보여줘야겠소.”


조막조가 이렇게 부르짖더니 연이어 한적수에게 말했다.


“대막천궁 지부에서 급히 무사들을 동원했다면 아마도 무림공적 위현룡 때문일 것이오. 그러니 우리들은 뒤로 한발자국 물러서서 저들이 서로 소모전을 펼칠 때까지 관망을 합시다. 일단 저들 간에 전투가 시작되면 우리들은 궁륭성에 있는 세력들에 대한 전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오.”


“그렇겠군요. 설사 궁륭성이 이긴다하더라도 피해가 극심할 테니 우리가 나서기 손쉽겠지요?”


“아무렴! 거기다가 대막천궁이 이기게된다면 상황을 봐서 우리가 무림공적을 처단한다는 명목으로 개입하여 다 죽여 입을 막아버리면 그만 아니겠소?”


“그럼 우리측 피해는 경미하면서 목적은 이룰 수 있겠군요! 과연 조대인의 책략은 신이 내린 책략이외다!”


한적수의 낯부끄러운 아첨에 조막조는 한껏 기분이 고조되었다. 그리고 즉시 수하를 불러 명을 내렸다.


“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대막천궁 지부라면 여기서 대략 120리(대략 47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을지(圪至)라는 도시에 위치해있을 것이다. 은밀히 가서 정말로 대막천궁 무사들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오너라. 서둘러야 한다!”


수하가 떠나자 조막조는 연이어 한적수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일단 대막천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20리(대략 8km) 밖까지 무사들을 물려야하오. 또한 팔황문에 연락을 하여 무사들을 증원할 것이오.”


“팔황문에요?”


“그렇소. 팔황문은 팔황문에서 난동을 피운 채겸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우리와 합세하게 될 것이오. 우리도 전력이 더 필요하니 말이오.”


“아!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팔황문도 이참에 채겸을 제거할 수 있게 되니 쾌재를 부르겠소이다. 하하하.”


두 사람은 금세 의기투합하여 마치 일이 뜻대로 다 성사된 양 한껏 들뜨고 있었다.


한편 궁륭성에 있는 매요비에게는 보냈던 척후무사들의 소식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 조막조가 궁륭성 가까이까지 접근했다가 20리(里) 밖으로 무사들을 후퇴시켰습니다.

- 대막천궁 지부에서 무사들이 궁륭성으로 출정하였습니다. 총 수는 대략 800명 정도이고, 약 5리의 거리를 두고 2군단으로 나뉘어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보고들을 받은 매요비는 알 수없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성운비의 정확한 예견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견했던 상황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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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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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8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8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8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7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0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2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6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0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2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8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2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9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7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6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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