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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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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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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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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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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DUMMY

대천마교 교주 조양천과 수하 막청봉은 난데없는 그의 출현에 고개만 갸우뚱거려질 뿐이었다.


"보아하니 너는 청성파 제자가 분명한데 어떤 연유로 내게 거둬달라 호소를 한단 말이냐?"


"소인은 오래 전부터 대천마교의 인재등용방식을 동경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중원 구대문파의 명성이 크긴 하나, 신분의 귀천을 따지고 서열간에 변동과 경쟁이 없어 재능이 있다해도 전진을 하는데 많은 난관이 있습니다. 반면 대천마교는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우뚝 올라설 수가 있지 않습니까? 소인 같은 미천한 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은 무림에 오직 대천마교 뿐일 것입니다."


"그럼 네가 몸담고 있는 이 청성파는 네 꿈을 이뤄줄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단 말이냐?"


비록 무례하기는 했으나 천승비의 언동에 약간 흥미가 생긴 조양천이 이렇게 묻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대꾸였다.

이에 곁에 있던 막청봉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호통을 쳤다.


"네게 많은 기회를 준 청성파를 그렇게 외면하다니 참으로 배은망덕한 놈이로구나! 네 놈 같은 놈들을 받아줄 만큼 대천마교가 호락호락한 곳 인줄 아느냐!! 어서 썩 꺼지지 않으면 내 손에 죽을 줄 알거라!!"


그러자 천승비는 오히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막청봉을 노려보았다.


"난 교주께 머리를 조아린 것이지 당신에게 조아린 것이 아니오. 그러니 교주께서 나를 내치신다면 모르되 당신이 나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을 쥐려 한다면 난 응당 검을 들고 당신과 결판을 낼 것이오."


"뭐...뭐라?"


대천마교에서 명성이 높다면 높은 막청봉이었다.

그런데 졸지에 청성파 일개 제자 따위에게 조롱을 받자 너무나도 기가 막혀서 화도 나오지 않았다.


"하하하하."


돌연 조양천이 대소(大笑)를 터트리고 있었다.

심복인 막청봉이 신출내기에게 농락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큰 웃음이 났던 모양이었다.

막청봉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고 있는 동안 조양천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 포부는 잘 들었다. 헌데 너는 내가 중용(重用)해야 할만큼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빠른 시일 내에 대천마교에서 두각을 나타내 교주님의 눈에 들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조양천은 차갑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네가 만일 대천마교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시에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그 책임을 물어 네 목숨을 거둘 수도 있다."


"교주님의 앞을 막았을 때 이미 버린 목숨이옵니다. 뜻대로 하시옵소서."


"그래? 그렇다면 묻겠다. 너는 대천마교에서 어디까지 성장할 자신이 있느냐?"


"이 하늘 아래 제가 오를 수 있는 위치는 교주님의 바로 아랫자리까지 일 것입니다."


교주의 바로 아랫자리라 함은 대천마교 부교주 자리를 말하는 것이었다.

천승비의 오만 방자한 소리에 조양천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막청봉이 대노하여 소리를 질렀다.


"이...이 놈이 미쳤나...정녕 죽고 싶은 게냐!!"


순간 천승비가 벌떡 일어나더니 시퍼런 검을 뽑아 땅에 깊숙이 꽂으며 부르짖었다.


"이미 생사를 교주께 맡겼으니 저를 내치시려거든 차라리 지금 제 목을 베시옵소서!"


그 모습을 본 막청봉은 왠지 기가 질려 선뜻 어쩌지 못했다.

검신(劒身)을 부르르 떨면서 요동치고 있는 한 자루의 검을 보면서 조양천은 이 정도 배짱과 열성이라면 받아들여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성파를 버릴 수 있겠느냐?"


이에 막청봉이 당혹스러운 어투로 만류하였다.


"교주...정녕 저런 자를 받으실 의향이십니까?"


그러나 조양천은 그의 만류를 뿌리치고는 재차 천승비에게 물었다.


"네가 맺고 있는 청성파와의 인연에 검을 겨누어야할 지도 모른다."


천승비는 조양천의 말에 추호도 망설이는 기색 없이 당당히 대답을 하였다.


"장부가 큰일을 하려는 것인데 어찌 그런 작은 인연에 얽매이겠습니까?"


"음...그래 좋다! 그럼 언제든 대천마교로 찾아오너라. 내 너를 받아드릴 것이다."


고대하던 허락이 떨어졌으므로 천승비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조아리고는 교주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사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내뱉었다.

그런데,

교주 조양천은 그 뒤에 이어지는 천승비의 말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헌데...소인 교주님의 약속을 그대로는 믿지 못하오니 그것을 증명하는 어떤 증표라도 내려주신다면..."


"뭐?? 이런 무엄한 놈!!"


아까부터 꾹 참고 있던 수하 막청봉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급기야 검을 뽑아들었다.

허락해준 것도 감지덕지 인데 못 미더워하며 오히려 증표까지 요구하는 천승비의 뻔뻔스런 행태(行態)에 화가 치솟았던 것이다.

이는 조양천도 마찬가지였다.

기껏 은혜를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요구를 해오자 괘씸한 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있었다.


"예전에 마교 교주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셨지만 약조를 어기셨습니다. 이번이 아니면 제게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찾아오겠나이까? 여기서 내쳐지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조양천은 그가 말한 마교 교주가 죽은 허석문을 칭하는 것임을 알았다.


"전(前) 마교 교주 허석문에게도 이랬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허나 그 분은 허락만 하셨을 뿐 약조를 지키지 않으셨습니다. 소인은 교주께서 약조를 저버리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아오나 소인의 졸렬한 마음을 참아낼 길이 없으니 어찌하오리까."


졸지에 전(前) 마교교주 허석문과 비교가 되는 듯한 상황에 이르자 조양천은 왠지 허석문과 같은 부류가 되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되었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허석문에 대한 자격지심이 발동한 탓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면에서 그를 넘어서고 말겠다는 자존심도 한몫 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지하고 있는 청옥패를 꺼내 건네주기에 이르렀다.


"이거면 충분하겠느냐?"


천승비는 얼른 청옥패를 두 손으로 정중히 받아들었다.


"조만간 찾아 뵙겠습니다."


고개를 한번 끄덕인 조양천은 바닥에 부복한 채 일어날 줄을 모르는 천승비를 뒤로한 채 청성파를 떠나갔다.

하산하면서 조양천은 갑자기 동행하는 막청봉에게 이렇게 물었다.


"참으로 대범한 녀석이지 않소?"


막청봉은 교주 조양천이 일개 청성파 제자에게 큰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을 알자 묘하게 시기심이 들어 일부러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깊이 신임할만한 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을 거둔 청성파도 쉽게 배신하는 놈인데 훗날 대천마교라고 배신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습니까?"


"하하하, 배신이라는 게 원래가 자신의 이익을 쫓다보니 생기는 것 아니겠소? 장차 대천마교가 무림 최고의 자리에 군림한다면 배신할 마음조차 생기지 않을 것이오. 그보다 난 저 자의 야망을 높게 쳐주고 싶소. 무릇 사내라면 저 정도는 되어야지...아무튼 나중에 그가 찾아오면 막대협이 능력에 맞춰 적당한 자리에 배치시키도록 하시오."


막청봉은 천승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교주가 이렇게까지 말하므로 더 이상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분부대로 시행하겠습니다."


천승비는 그들이 사라지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손에 쥔 청옥패를 품속에 잘 갈무리하면서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제부터로군...)


그때 누군가 천승비의 앞길을 막으면서 비릿한 음성을 냈다.


"참으로 볼만하더군..."


천승비는 멈칫하면서 상대를 바라보았다.


"네 놈이 필사적으로 대천마교에 빌붙으려 하는 모습이 말이지..."


빈정거리던 염청석이 서서히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청성파를 배신한 네 놈은 여기서 나에게 죽을 것이다."


엄청난 살기가 번지는 것으로 보아 현재 염청석이 천승비의 배신에 얼마나 치를 떨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천승비는 잠시 당황했으나 얼른 그 자리에 부복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오해십니다."


"뭐? 오해?"


어이가 다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거짓을 늘어놓으려는 것이 한눈에 보이는 데 머리 회전이 빠른 염청석이 멍청하게 그냥 넘어갈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천승비도 만만치는 않았다.


"네, 그렇습니다. 어차피 염사형께서 장차 청성파를 이어나가시려면 든든한 뒷배경이 필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묘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듯하여 염청석은 자신도 모르게 물어보았다.


"그게 무슨 뜻이냐?"


"청성파 원로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구대문파와 돈독한 관계를 강화하려 할 것입니다. 그 동안 염사형께서는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마교는 내분에 휩싸이자마자 구대문파와 단절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염사형께 중원무림에서 외떨어진 대천마교 이상 더 좋은 세력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음...."


"다행히 교주께서 저를 마음에 두셨으니 훗날 제가 대천마교에서 활동하며 청성파를 이롭게 한다면 염사형께 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 점을 노리고 대천마교에 들어가려 한 것입니다. 물론 갑자기 내린 결정을 실행하느라 미처 염사형께 보고를 드리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그랬다.

현재 청성파 원로측과 대립을 하고는 있다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세력과 명분이 그들에 비해 턱없이 약한 것은 누가 뭐라도 사실이었다.

만일 대천마교와 손을 잡아 원로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중원무림에 자신들의 청성파를 내세울 수만 있다면 득도 그런 득은 없을 것이다.

허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대천마교 내부에 심복 하나 심어놓고 양질의 정보를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지 않겠는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대천마교 교주가 청성파를 방문했을 때 연을 맺을 시도를 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을...그나마 천승비가 작은 연줄이라도 만들어놓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염청석은 그의 속마음이라도 꿰뚫어 보려는 듯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지금까지의 천승비는 늘 충성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니, 그보다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심계가 깊은 그가 무모하게 청성파를 배신하면서까지 대천마교에 붙을 이유는 없었다.

왜냐하면 무림의 생리 상, 청성파에서 천승비를 걸고넘어진다면 대천마교에서는 그들의 명성 때문이라도 청성파에 누를 끼친 천승비를 거두는데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대단한 인물도 아닌 겨우 일대제자 중 한 명이 아닌가.

염청석의 인상이 한순간에 부드러워졌다.


"내가 너의 충심을 잠시 잊고 있었구나."


"지금까지 제가 염사형을 실망시킨 적이 있었습니까? 오래 전 위사제의 파옥 사실을 알리고 속가제자들과 등을 돌리면서까지 염사형에게 충성을 맹세한 저입니다. 부디 믿어주십시오."


"좋다. 내 너를 믿어보마. 언제 떠나려는 게냐?"


"내일이라도 당장 떠나서 하루빨리 대천마교에서 자리를 잡겠습니다."


"좋다! 그렇게 하라!"


위현룡의 파옥을 밀고한 덕분에 형제 같던 많은 속가제자들을 죽음으로 밀어 넣었다는 자책감으로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냈던 천승비였다.

때문에 염청석을 증오하는 마음이 골수에 사무친 그가 염청석에게 진심으로 충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염청석의 바람과는 달리 천승비의 가슴속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른 마음이 들어서 있었던 것이다.


(당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일도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오!)


그렇게 천승비는 청성파를 홀연히 떠났다.

청성파 제자들은 그가 청성파에 염증을 느껴 낙향한 것이라고 수군거렸지만 금세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진 존재가 되어갔다.


** **


사각사각.

풀잎에 맺힌 이슬조차 떨어지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도 가벼운 움직임이었다.

주위를 몇 번이나 둘러보면서 혹여 미행 당하지는 않는지 살피던 원연홍은 재빨리 어디론가 빨려 들어갔다.


"어서 오너라."


과거 원기종과 비밀리에 회동하곤 했던 장소에서 기다리던 풍진운이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이렇듯 은밀하게 불러낸 이유는 그 동안 청성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일단락 된 지금, 슬슬 계획했던 바를 실행하기 위함이었다.

원연홍은 그의 신중해진 표정을 보면서 뭔가 중대한 결단을 내리려하고 있음을 직감하였다.


"무슨 계획이 있으신 거지요?"


원연홍의 차분한 물음에 풍진운이 비장하게 대답하였다.


"너희들이 이 청성파를 떠나야할 것 같구나."


그 말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네? 떠나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너희들은 이 청성파를 떠나서 원로들이 기거하고 있던 거처로 옮겨가거라."


"사백님!! 왜 갑자기 왜 저희들을 쫓으시려는 건가요?"


명백한 축객령과도 같은 요구에 원연홍은 의혹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혹여 원로들 편으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 집에 동거하는 일은 갖은 분란만 야기할 뿐, 서로 오가는 소모적인 분쟁 때문에 어떤 계책을 쓸 여유도 시기도 잡을 수가 없구나."


"하지만..."

원연홍은 일시에 머리 속이 복잡해져서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망설였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입을 떼었다.


"원장문인에게 변고가 생긴 후, 원로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원장문의 제자들을 모조리 몰아낼 작심을 하였다. 헌데 원장문의 제자들의 수가 그들보다 몇 배나 많은 데다가 무공 또한 뛰어나 무력으로 몰아낸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택한 계책이 그들에게 청성파에 대한 회의를 심어주어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었지. 내가 원로들에게 준 그 계책이 성공하게 된다면 그들은 나를 더욱 신임하게 될 것이다. 즉 내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뜻이지. 그리고 이때부터 내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원연홍은 근래에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인해 범인으로 몰린 자신들을 변호하느라 풍진운이 원로들에게 상당한 신임을 잃고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일 것이라는 데 이견을 갖지 않았다.


"일단 너희들이 청성파를 나오게 된다면 원로들의 시선과 관심에서 한발자국 멀어지게 되는 동시에 그들의 경계심을 낮출 수가 있다. 그때 너희들은 은밀하게 구대문파를 차례로 방문하여 청성파의 내분을 알리고 너희들의 정당성을 입증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사백님. 무림 법도 상으로도 장문인 후계자가 뚜렷이 정해지지 않은 이상 원로들의 개입은 당연한 것인데 과연 저희들 쪽에 손을 들어주겠는지요?"


"물론 네 말대로 무림의 법도를 따진다면 불가능 할 것이다. 그래서 네가 직접 가야한다. 네가 원장문인의 유지를 받드는 데 있어 원로들의 청성파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즈음에서 풍진운은 그녀의 앞에 긴 봉투 하나를 꺼내놓았다.


"이것은 과거 원로들이 원장문인에게 다시는 청성파 일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그가 요청하지 않는 한 청성파로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직접 수결까지 한 문서이니라."


원연홍의 눈이 놀람으로 동그랗게 떠졌다.

그에게서 아버지가 어떤 방식으로 원로들을 굴복시켰는지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었다.

하지만 설마 그것을 문서화 시켰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엄연히 무림의 법도가 있긴 하지만 이 문서로 인해 구대문파 내에서 찬반논쟁이 격화되고 너희들이 그 혼란의 정점에 서게 된다면, 그 결과를 떠나서 너희들과 원로들의 대립은 중원 무림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원로들은 뜻밖의 변수에 잔뜩 긴장을 하게 될 테지."


"아..."


"허나 단지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구대문파가 워낙 보수적인 성향이 큰 탓에 원로들에게 힘을 실어줄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너희들은 소림과 무당을 제외한 몇 몇 문파에 그럴듯한 당근을 제시하여 확고한 지지를 받아내야 한다."


"당근이라 하심은...."


"그건 바로 대천마교와 동맹을 맺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네? 그들에게 대천마교와의 동맹을 주선해 준단 말인가요?"


"그렇다. 중원에서 소림과 무당을 제외한 나머지 문파들의 세력은 다 고만고만하단다. 그런데 원장문인이 이끄는 청성파가 마교와 동맹을 맺고 눈부신 발전을 하게되자 두 문파의 힘에 눌려 있던 다른 문파들은 청성파의 급성장을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부러워하였지. 원장문인은 마교와 손을 잡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구대문파 내에서도 확실하게 손을 맞잡을 동반자를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내 충고를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현재 청성파와 가장 밀접한 사이가 된 아미파고... 아미파가 청성파와 맞물려 많은 성장을 거듭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천마교와의 동맹을 미끼로 그들을 우리 편으로 돌릴 수 있는 원동력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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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1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1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40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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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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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7 2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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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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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6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1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39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1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5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69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19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2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6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8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4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4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19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2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9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6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5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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