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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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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0.09.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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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DUMMY

여인은 위현룡과 장윤이 사라지자 어두운 한숨을 쉬며 장내를 둘러보았다.

부상을 입고 신음을 흘리는 많은 사람들이 전쟁이 쓸고 간 상처처럼 처량하게 남겨져 있었다.


“말이 절반이지...사실상 거의 8할에 해당하는 수하들이 당했습니다.”


결과를 보고하던 한목풍은 광소자 장윤을 떠올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로서는 단 한 명에게 이렇게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따름이었다.


“그나마 위대협이 막아 주셨으니 이 정도겠지요...”


무림공적 위현룡.

여인은 무림공적이라는 단어와 전혀 부합되지 않는 위현룡의 언행을 경험하고 나서부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또한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뭔가 허전한 마음이 가슴 속에서 맴도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었다.


“맞습니다. 안 그랬다면 아마도 모조리 몰살당했을 것입니다. 역시 중원 무당파는 명불허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희한한 것이 어째서 무당파 최고 고수가 무림공적과 함께 하는 것인지...”


하나하나 거론해보면 이해안가는 점이 한 두 가지뿐이겠는가.

여인은 복잡한 심사(心事)를 뒤로 접은 채 빠른 소리로 한목풍에게 지시하였다.


“일단 최대한 빨리 이곳을 정리해야겠어요. 아무래도 너무 정체를 내놓고 활동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군요.”


“저 역시 동감입니다. 속히 채비를 하겠습니다.”


그 순간 문 쪽에서 갑작스런 소란이 일어났다.

정체모를 무리들이 안으로 진입해 들어오는 와중에 막고 있던 적벽관 무사 상당수가 피를 뿌리며 쓰러진 것이었다.


“적풍단!”


여인과 한목풍은 그만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토록 발각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막상 맞닥뜨리고 보니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릿속은 새하얘지고 있는 것이었다.


“드디어 찾았다! 하하하!”


침입자들 중 누군가 앞으로 나오면서 득의만연한 대소를 터트렸다.

길쭉한 얼굴에 범의 털처럼 옆으로 뻗은 가느다란 콧수염, 그리고 움푹 들어간 두 눈이 음침하게 번들거리는 자였다.

여인은 그가 누군지 똑똑히 알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과연 쥐새끼 같이 꽁꽁 잘도 숨어 다니는 구료.”


빈정거림과 살기가 반씩 섞인 그런 어투였다.

이에 한목풍이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소리쳤다.


“소세풍(昭世風)! 이 배은망덕한 놈! 매대협께서 네 놈에게 어떻게 대해 주었는데 이런 식으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단 말이냐!”


그 말을 들은 소세풍은 코웃음을 쳤다.


“어이 한목풍! 네 놈이 도망 다니다 보니 정신이 어떻게 된 모양이구나. 적월교에 있을 때는 감히 내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했던 놈이...하긴 기껏해야 매관검 밑에서 몸종 노릇이나 하던 네 놈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지.“


그의 조롱에 한목풍은 머리끝까지 치솟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대꾸했다.


“물론 나는 너와 서열자체가 다른 사람이었다. 허나 그런 나 같은 사람도 하지 못하는 개 같은 짓을 높은 서열에 있던 네가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니 찬사를 금치 못하겠구나.”


“그러냐? 네 녀석도 나처럼 높은 서열에 올라오면 능히 할 수 있을게다!”


이렇게 맞받아친 소세풍은 여인을 향해서는 부드러운 미소를 실어 보냈다.


“오! 거기 매소저가 아니시오? 예전이나 지금이나 미색은 여전하시구려. 이 사람 순간적으로 거기 서 있는 게 한 송이 꽃이 아닌가 착각했을 정도였소.”


음탕한 눈빛으로 희롱을 걸어오자 여인은 순간적으로 구역질이 날 뻔하였다.


“그 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르오. 오매불망 매소저만 생각하고 있었다오.”


계속되는 희롱에도 여인은 초연한 모습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작자에게 말려서 이성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보다 못한 한목풍이 소세풍에게 거센 호통을 내질렀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 매대협께 저지른 불충도 모자라 이젠 매소저에게까지!!”


“어차피 썩어 없어질 몸뚱이 내가 좀 건드려 본들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이냐.”


실실 웃어 가며 끝까지 여인을 욕보이는 모습에 한목풍은 분노가 폭발하였다.


“네...네 이 놈!!”


“하하하, 한목풍 네 놈도 정신 차려라! 적벽관은 물론 매관검도 이젠 이 세상에 없다. 충성이라는 것도 살아 있는 자에게나 할 일이지 죽은 자나 일개 계집에게 하는 충성이 무슨 후세에 길이 남을 충성이라고 그리 호들갑을 떠는 건가.”


“닥쳐라! 네 놈이 그러고도 인간이냐! 잘 듣거라! 추적술에 일가견이 있는 네 재능을 알아보고 동방유조에게 추천해준 것은 매대협이셨다. 그 분이 아니셨다면 징처 출신의 네 놈이 어떻게 높은 서열까지 기어 올라갈 수가 있었겠느냐!”


징처(惩處)는 새외 여러 문파에서 큰 죄를 지은 자들을 가두는 감옥을 일컫는 말이었다.

원래 문파 내에서 죄인이 생기면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죄인만큼은 징처로 보내 평생토록 혹독하고 고통스런 삶을 보내게 하였다.

또한 가족 중에 징처에 잡혀 들어간 사람이 있다면 가족 전체가 징처 출신이라 하여 범죄자 취급을 받았고, 온갖 멸시와 수모를 견뎌 내야만 했다.

소세풍은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징처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적월교 내에서도 자신을 회피하고 조롱하는 자들이 꽤 있었으나 세월이 지나고 서열이 오르면서 그 사실이 많이 희석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 잊혀졌던 과거의 악몽을 한목풍이 입에 담고 있으니 눈꼬리가 사납게 치켜 올라가는 것도 당연지사였다.


“그 입 닥치지 못하겠느냐!”


자신이 징처출신이라는 자격지심을 항상 가지고 있었던 소세풍은 한목풍의 입을 찢어 죽이고 싶은 충동으로 검을 빼 들었다.

이때,

“거 오랜만에 만나서 모두들 너무 살벌한 게 아니오?”


소세풍과 입씨름을 하던 한목풍은 또 다른 인물의 등장에 그만 안색이 굳어져 버렸다.

사십대 후반의 나이에 금선(金線)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검을 차고 있는 자.

얼굴에 구레나룻가 가득한 것이 서글서글한 인상이었으나 대조적으로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싸늘한 안광은 이 사람이 녹록치 않은 인물임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장추평(長諏平)...”


한목풍의 무의식적인 중얼거림에 장추평은 껄껄대면서 말했다.


“맞소! 모두 오랜만이오. 안녕들 하시었소?”


안부를 물었으나 되돌아오는 인사치례는 없었다. 다만 차가운 공기가 장내를 휩쓸고 있을 따름이었다.

여인과 한목풍은 장추평의 등장에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솔직히 소세풍 한 명만을 상대한다면 어떻게 해서 몸을 빼낼 가능성이 있겠지만 장추평의 손아귀까지 벗어날 수는 없었다.

장추평은 적월교 교주 동방유조의 오른팔과 같은 자로 무공은 물론이고 두뇌회전 역시 뛰어나 교주가 늘 가까이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직접 적풍단을 끌고 왔다면 필시 적벽관을 반드시 없애겠다는 교주의 확고한 의지로 볼 수 있었다.


“거 천대협이 다른 일로 바빠서 말이오. 이렇게 우리들이 대신 당신들을 처단하러 왔소이다.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구료.”


그의 위로에 보고만 있던 여인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동방유조가 급하긴 급했나 보군요. 이렇게 장대협까지 보낸 것을 보면 말이에요.”


장추평은 느릿한 미소로 여인을 바라보았다.


“매대협이 적벽관을 이끌고 있을 때 매소저께서도 상당부분 기여를 했다고 들었소. 우리들이 적벽관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 이렇게 애를 먹은 것을 보면 과연 매소저의 실력도 아버지 못지않은 것 같소이다.”


“쓸데없는 칭찬은 사양하겠습니다. 어차피 당신들이 우리들을 악착같이 찾은 이유는 따로 있을 테니 그런 식으로 요점을 돌릴 필요는 없겠지요.”


“하하하, 맞소. 매소저 말대로 우리들은 한 가지 물건을 찾으러 왔소이다. 무엇인지는 잘 아시겠지요?”


“알다마다요. 바로 묵철보를 말하는 게 아닌지요?”


-묵철보(墨喆褓).

이것은 적벽관이 오래전부터 중원에 대해 수집해 놓은 모든 정보를 칭하는 말이었다.

이 안에는 중원 문파들의 각종 비사들을 비롯하여 중원의 지형까지 세밀하게 적혀 있었다.


“동방유조가 묵철보를 이용해 중원을 넘보려 하는 건 잘 알고 있지요. 허나 적벽관에서 예측한 결과로는 새외무림은 절대로 중원무림을 손쉽게 장악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정녕 적월교는 불필요한 싸움으로 평화로운 새외 무림을 피비린내 속으로 몰아넣을 참인가요?”


“그건 교주께서 알아서 하실 일, 매소저를 비롯한 적벽관이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보오. 모든 물건에는 그 주인이 있듯이, 묵철보가 적월교도 아닌 적벽관에게 쓰일 일이 뭐가 있겠소? 그러니 그냥 내주시오. 만일 묵철보만 내어 준다면 이 사람이 매소저를 비롯한 이들의 안위에 큰 힘을 보탤 것을 약조하겠소.”


“호호호, 장대협께서는 적벽관을 너무 우습게보시는 게 아닌지요? 저희들이 모아 놓은 자료에는 적월교 인물들의 성향까지 모두 분석되어 있지요. 저희들이 뒤끝을 남기지 않는 성격을 가진 장대협의 그런 설탕발린 말을 온전히 믿을 것이라 생각하나요?”


장추평은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호의로 술잔을 건넸는데도 마다하니 어쩌겠소. 피로써 당신들을 제압할 수밖에...”


“맘대로 하시지요. 허나 그 대신 묵철보는 얻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설마 우리들이 바보같이 묵철보를 품에 넣고 다닌다고 생각하시지는 않겠지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허나 당신을 잡아 입을 열게 하는 방법은 나름 잘 알고 있소이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그 전에 한 가지만 알아두시지요. 저희들이 죽거나 사로잡히는 순간 묵철보는 곧바로 중원 어느 문파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걸 말이에요.”


“뭐요?”


“아시지요? 묵철보에는 단순히 중원의 정보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새외의 야심을 알아차린 중원무림이 과연 묵철보를 이용하여 새외를 어떻게 응징하는 지 기대해 봐도 좋겠군요.”


“허 역시 적벽관 출신답게 철저하시오. 허나! 나는 매소저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오.”


“과연 그럴까요?”


“그럴 것이오. 묵철보가 중원에 넘어가게 되면 새외무림에는 엄청난 피바람이 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오. 매관검 대협이 그걸 피하고자 교주와 척을 졌는데 그 여식인 매소저께서 그런 일을 저지른다면 매관검대협의 고귀한 희생이 한순간에 부질없는 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게 아니겠소?”


정곡을 찔린 장추평의 말에 여인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이제는 아무런 희망도 걸 수가 없게 되었다는 괴로움만이 쓸쓸히 남아 있을 뿐이었다.


“자 그럼 이제 묵철보를 내어 주시겠소?”


장추평의 은근한 압박이 이어졌다.

여인은 대답대신 품속에서 단검을 빼어 드는 것으로 결심을 대신하였다.


“묵철보는 새외에도 중원에도 넘어가지 않게 될 것입니다!”


“허허허. 못 보던 사이에 무공이라도 익히셨소. 매소저가 그런 위험한 무기를 들고 있으니 왠지 어울리지가 않구려. 괜한 객기시오.”


그의 손이 공중으로 쳐들었다.

그러자 적풍단 무사들이 여인과 한목풍을 겹겹이 포위하였다.

이미 광소자 장윤에게 상당수의 무사들을 잃은 터라 그들에게는 적풍단과 맞설 힘이 없었다.

기껏해야 이십 여명 남짓한 무사들이 곁에 남아 있을 정도다.

한목풍은 수적 열세에 처해 두려움이 가득한 수하들을 바라보면서 환도를 꽉 움켜쥐었다.


(어차피 틀린 싸움이다. 하지만 매소저만큼은 어떻게든 탈출시켜야 할 텐데...)


그의 걱정 어린 눈길을 받은 여인은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살아가느니 차라리 같이 싸우다 죽기를 각오한 것이었다.


“근데 적벽관 무사들이 어쩌다 이지경이 된 것입니까? 설마 교주께서 미리 손을 쓰신 건 아니겠지요?”


처음 들어올 때부터 주위가 어지럽고 부상자들이 가득한 광경을 의아하게 생각했던 소세풍이 장추평에게 묻고 있었다. 이에 그 역시 알 수 없었던 터라 단지 이런 추측만을 내놓았다.


“교주께서 손을 쓰셨다면 저들이 무사히 있을 리가 없을 것이오. 아마도 다른 세력이 개입한 것 같은데 일단 묵철보부터 손에 넣고 차근차근 심문해 봅시다.”


“알겠습니다.”


그의 뜻에 수긍한 소세풍은 고개를 돌려 여인을 보며 히쭉 웃었다.


“매소저는 무공을 못하니 거칠게 대하지 않겠소이다. 다만 저 놈만큼은...”


살기어린 눈빛을 받은 한목풍은 환도를 앞으로 내밀면서 여인에게 재빨리 속삭였다.


“제가 저자를 막으면서 탈출구를 만들 것이니 매소저께서는 무조건 출구만 보고 달리십시오.”


“한대협 그러지 마세요. 어차피 탈출은 힘들어요. 저도 같이 싸우다 죽겠어요.”


“안됩니다! 매관검 대협께서 어떻게 만드신 적벽관인데 이토록 허무하게 없애 버린단 말입니까? 무조건 살아남으십시오!”


이런 말을 끝으로 한목풍은 몸을 날렸다.

소세풍은 죽기 살기로 들어오는 그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일개 부장놈 따위가 어딜 감히!”


소세풍의 검과 한목풍의 묵직한 환도가 공중에서 붙었다.

한목풍은 이미 목숨을 내놓은 상태로 싸우는 것이기에 온 힘을 다해 미친듯이 무기를 휘둘러 댔다.

그러자 당황한 소세풍은 이 이성을 잃은 자에게 선공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일방적으로 밀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자신만만해하더니 무공이 늘긴 늘었구나! 허나 아직 멀었다!”


삼 십여 초식 만에 상대의 공격에 익숙해진 소세풍은 기합과 함께 빠른 역공을 취했다.

역시 정신력보다는 실력이 우선인 모양이었다.

한목풍은 단번에 우세를 반납하고는 위급한 상황까지 몰리기 시작하였다.

소세풍의 현란하고 날카로운 공격에 옷자락이 찢기고 살점이 베여 나갔다.


“네 놈 실력이 이게 다냐? 어디 한번 아까처럼 덤벼 보시지!”


방어에 치중하느라 잔뜩 움츠러든 한목풍에게 수많은 검날이 쏟아졌다.

풍전등화(風前燈火).

이런 상황에서 그 누구도 한목풍의 죽음을 예상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으윽!”


외마디 비명과 함께 환도가 힘없이 날아갔다.

한목풍은 팔 다리에 각각 상처를 입고서 바닥에 고꾸라져 버렸다.


“한대협!”


여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뛰쳐나가려고 했으나 그 전에 이미 소세풍의 공격이 나간 후였다.

서슬 퍼런 검날이 한목풍의 목을 끊고자 내리쳐졌다.

자신의 수명이 다 했음을 직감한 한목풍은 힘없이 눈을 감았다.


그때,

갑자기 무엇인가가 뱅글뱅글 돌면서 날아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이 정확히 자신의 목에 위치한 대추혈을 노리고 있음을 알자 소세풍은 크게 망설여야만 했다. 한목풍의 목숨을 취하고자 한다면 자신 역시 암기에 적중될 판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겠다 싶은 그는 한목풍의 숨통을 끊을 검을 돌려 날아오는 암기를 쳐냈다.

‘챙’ 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 나간 것은 소유주를 알 수 없는 한 자루의 검집이었다.

도대체 누가 던진 것인지 어리둥절한 가운데 귓가로 장추평의 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어서 피하시오!!”


소세풍은 깜짝 놀라 고개를 위로 쳐드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자신의 시야를 가리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다.


“이런!!”


정신이 번쩍 난 소세풍은 얼른 검을 위로 치켜세웠다.

두개의 검이 불똥을 일으키면서 폭발음을 생산해내더니 위에서 떨어지던 검이 막고 있는 아래 검을 강하게 짓눌렀다.

밀려오는 완력을 이겨내지 못했던 소세풍은 몸을 가누려다가 실패하여 옆으로 보기 흉하게 나동그라졌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그는 신경질적으로 얼른 몸을 일으켰다.


“어떤 자식이 비열하게 암습을 한 거냐!”


전방에는 건장한 남자가 적풍단에 맞서 한목풍과 여인을 보호하듯 막아선 상태였다.


“진정으로 비열한 것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상황이오!”


여인과 한목풍은 놀란 눈으로 바로 앞에 당당히 서 있는 위현룡을 바라보았다.


“위....위대협....”


순간적인 판단이 무림공적인 그가 자신들을 살리고자 다시 돌아왔다 알려주고 있었다.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를 속여 사로잡았고, 광소자의 목숨을 놓고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들을 위해 되돌아온 것이다.

여인은 기쁘기도 하고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어 눈물이 다 글썽거렸다.


“낭자는 속히 그 사람의 상처부터 지혈시키십시오! 안 그러면 위험해집니다!”


그 말에 여인이 재빨리 옷을 찢어 지혈을 시도하였고, 그 동안 위현룡은 태산같이 적풍단을 막고 서 있었다.


[다른 놈들은 누군지 모르겠다만...일단 천보군은 없는 것 같구나! 천만다행이다!]


홍후인이 사방에 시선을 던져 가면서 요주의 인물인 천보군의 부재를 희소식처럼 알렸다.

그만 없다면 위현룡의 실력을 놓고 봤을 때 몸 하나 정도 빼내는 건 어렵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네 놈은 뭔데 겁도 없이 끼어드는 게냐!”


설마 뒤에서 적이 출현할 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단번에 개망신을 당한 소세풍이 살벌한 얼굴로 악을 써 댔다.


“이 낭자의 아버지도 모자라 낭자까지 해치려고 하다니 도대체 너희들의 교주는 금수만도 못한 인간이 아닌가!”


위현룡이 무서운 얼굴로 호통을 치자 그들은 얼떨한 표정을 지었다.

태어나서 감히 적월교 교주를 금수만도 못한 인간이라 칭한 정신 나간 사람은 처음 본 듯했다.


“미친 놈...얼떨결에 뒤에서 건 암습이 한번 성공했다고 막 나가는구나! 오냐 네 놈부터 죽여 없애주마!”


독이 바짝오른 소세풍이 위현룡에게 막 달려들려 하는데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던 장추평이 그를 제지시켰다.


“소대협 잠시 기다려 보시오.”


“왜 그러십니까? 저 놈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일 것이오.”


“잠시 진정하고 이것 좀....”


위현룡을 유심히 살피던 장추평이 황급히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고 있었다.


“혹 저 사람 이 사람 아니오?”


소세풍이 그가 내민 종이를 보면서 눈을 꿈뻑 거렸다.


“이게 뭡니까?”


“모르시오? 전 무림에 이 용모파기가 돌고 있지 않소!”


“그러니까 이 용모파기의 주인공이 저 작자란 말씀이십니까?”


“아니오?”


두 사람은 용모파기와 위현룡을 놓고 이리저리 대조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공통적 결론에 도달하게 되자 움찔하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무림공적 위현룡!!!”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하필 이런 때 이런 위험인물과 조우할 게 뭐란 말인가.


-대막천궁에서 제일가는 고수 제갈무를 단숨에 해치운 초절정 고수.


새외에는 위현룡을 이렇게 평하고 있었다.

또한 항간에는 그가 적월교에 엄청난 반감을 품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것은 아마도 약왕문에서 적월교와 정면으로 맞붙은 일이 계기가 되었을 거라 한다.


“젠장 설마 적벽관이 무림공적 위현룡과 손을 잡았을 줄이야...어쩐지 너무 드러내 놓고 움직인다 했더니만...”


소세풍과 장추평은 똥 씹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위현룡이라는 뒷배를 믿고 오히려 적벽관이 자신들을 유인한 셈이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적벽관이 그렇게 쉽게 자신들에게 행적을 노출시킬 리가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있었다.

또한 수하들마저 부상 입은 것처럼 꾸며 주위에 골고루 분산시켜 놓은 것도 다분히 계획적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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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3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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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8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5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7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5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8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8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6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1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39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1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1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29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6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4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5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5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19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2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3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6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8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4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4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7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1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7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19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4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2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09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6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1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5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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