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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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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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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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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DUMMY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피치 못하게 황보세가에서 천지일기공을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한 후회와 풍진운에게 보내는 짧은 유언이 적혀져 있었다.


-자네가 이 서신을 받아볼 때 이미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걸세. 그러니 청성파에 무슨 변고가 생긴다면 부디 자네가 청성파를 수습하여 명맥이나마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해주게나. 무거운 짐을 남겨놓아서 한없이 미안하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여 심마니에게 편지를 어느 때에 보내라 미리 지시를 해놓고, 반대로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다시 회수하는 방식을 쓰려 한 모양이었다.

풍진운은 사별한 친구의 편지를 받고는 심정이 울적해졌다.


"자네가 그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구만..."


그는 원기종이 부탁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천지일기공과 단마혈장의 비급은 엄연히 마교의 소유이다.

그런데 그것을 뒤로 빼돌렸으니 훗날 마교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청성파에 큰 화가 미칠 것이 자명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청성파의 위세가 대단하더라도 이런 일을 빌미로 마교가 공격해온다면 구대문파는 넌지시 관망하며 발을 빼게 되어 있었고, 기세 등등한 마교에 의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하는 일은 단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더욱이 조양천과 단중이 공범이라지만, 역시 같은 마교출신인지라 어떤 방식으로 원기종에게 모조리 뒤집어씌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 그들이 아예 입막음을 위해 원기종을 암살할 시도를 할 수도 있음이었다.

그러니 편지를 남긴 원기종이 당시 얼마나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있었는지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았다.


(이번 원장문의 죽음에 마교가 개입된 것일까....)


하지만 얼마 전 마교에서 방문한 하후산이라는 사람의 말로는 마교가 사라지고 다른 세력이 대천마교를 세웠다고 했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지하밀성 비급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혹여 우여곡절 끝에 이런 저런 사실들이 묻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마교는 아닐지도 모른다...)


풍진운은 눈을 지긋이 감고 다시 한번 전후상황을 찬찬히 음미해보았다.

그러다 불현듯 무엇인가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두 눈이 번쩍 떠졌다.


(원장문인은 마지막 내용에 황보세가에서 천지일기공을 사용한 것을 크게 후회한다고 써놓았다. 허면 마교에서 눈치챌까 두려워 천지일기공에 대한 그 어떤 내용도 철저히 감추려하고 있었다는 뜻인데 염청석이 어떻게 그 무공을 대놓고 배웠단 말인가!!)


원기종은 굉장히 신중한 사람이었기에 자신에게도 비밀로 한 일을 염청석에게 말해주었을 리가 만무했다.

염청석이 원기종에게 천지일기공을 전수 받았다고 태연하게 말하던 장면이 기억났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분명 염청석에게 천지일기공 비급이 있다!!!)


이런 확신이 들자 연이어 이런저런 상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기 시작했다.


(청성파를 노리던 괴인에게 당한 몇 몇 제자들은 피가 빨려있었다. 편지에 의하면 단마혈장은 인간의 피를 빨아 내력의 기초를 닦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인이 단마혈장을 연성하고 있는 게 아닌가!!)


다시 한번 정리해보았다.


(원기종이 암살될 당시, 내실에는 염청석과 위현룡이 있었고, 지붕 위에 또 다른 흔적이 추가로 발견되었었다. 지붕 위에 있던 자는 아마도 단마혈장을 익힌 괴인과 동일인물일 공산이 클 것이다. 또한 지붕 위의 그는 독침을 발사하여 위현룡을 도와 원장문인을 암살하였다. 이건 괴인과 위현룡이 공범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목적은 어쩌면 원장문이 가지고 있는 두 개의 비급일 수도 있다., 헌데 공교롭게도 염청석이 그 중 하나인 천지일기공의 비급을 지니고 있으며, 나에게는 비급이 없다고 거짓을 고하고 있다...)


일단 이 시점에서 풍진운은 위현룡을 제외시켰다.

왜냐하면 염청석과 괴인이 각자 이득을 챙긴 데 비해 위현룡만 아무런 득도 없이 살인범으로 몰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위현룡이 결백하다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이 복잡한 사건에 위현룡까지 포함시키자니 겨우 맞추었던 조각이 어긋나버려 그런 것 뿐이었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겨우 찾아낸 작은 조각부터 하나하나 완성해나가야 뒤에 감춰진 사건을 완벽하게 풀 수가 있음을 말이다.


(일단 가장 시급한 두 가지 문제는 염청석이 몰래 천지일기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과 괴인이 청성파가 아닌 염청석이 가지고 있는 비급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새 그의 용의자 선상에는 위현룡과 괴인만이 아닌 염청석까지 올려져 있었다.

이는 처음과는 달리 염청석에게 슬슬 의혹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풍진운은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자신의 무릎을 탁 쳤다.


(지금까지 괴인을 어떻게 덫에 끌어들일까 고심하고 있었는데 이제 되었구나!)


괴인의 목적을 알았으니 그것을 교묘히 이용한다면 의외로 손쉽게 잡을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를 위한 미끼는 당연히 염청석이었다.


(괴인을 사로잡아 추궁하여 전말을 밝혀낸다면 모든 것이 마무리 될 것이다!)


** **


그 다음날 아침. 풍진운은 전날 밤 새웠던 계책을 실행할 자들을 끌어 모았다.

원로수장 한백상에게 말한 대로 그 일을 행할 자들은 철저하게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로만 구성하였다.

염청석과 그의 사제들은 원로들의 제자들은 쏙 빼놓고 자신들만 이 위험천만한 일에 차출되었음을 알자 크게 반발하였다.

이에 풍진운은 괴인을 사로잡을 시 그 공로를 인정받아 모든 차별을 없애고, 이대제자로 편입시켜주겠다는 약조를 하여 그들의 분분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버렸다.


풍진운은 은밀한 장소로 그들을 데리고 간 다음 자신의 계획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 계획은 이른바 염청석이 적을 준비된 함정으로 유인하고 협공을 통해 사로잡는다는 것이 주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번에 협공을 당한 이유로 더욱 조심스러워진 놈이 과연 손쉽게 걸려들겠습니까?"


천승비의 부정적인 말에 원연홍도 한마디 덧붙였다.


"소녀의 의견도 천사제와 같습니다. 그 자가 일부러 쉬운 상대만 찾아 살인을 저지르고 있음을 다 아는데 굳이 위험천만하게 염사형 같은 고수를 상대로 싸움을 걸어 올 리가 없지 않나요?"


두 사람의 말에 듣고 있던 사제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일제히 의아심을 드러냈다.

적을 잡는다면 모르되 만약 이번에도 실패하면 끔찍한 역효과를 각오해야한다.

그런데 보아하니 풍진운의 계책이 성공은커녕 완전 실패에 가까운지라 오히려 제자들 사이에서 걱정과 불신만이 싹텄던 것이었다.

주위가 소란한 가운데 풍진운은 슬쩍 염청석에게 물었다.


"염사질의 생각은 어떠한가?


염청석은 도대체 풍진운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자신을 이용하려 드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일전에 괴인과 한번 싸워봤지만, 서로의 실력 차가 거의 없었기에, 자신이 괴인을 몰아쳐 잡아놓고 사제들이 달려들어 협공을 가하면 사실상 손쉬운 일이긴 했다.

허나...문제는 과연 적이 그런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멍청하게 걸려들어 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풍진운의 얼굴에는 어떤 확신이 가득 드러나 있었다.

그것이 이상하게도 염청석의 마음 한 구석을 찜찜하게 만들고 있었다.


"저 역시 다른 이들과 같은 생각입니다. 과연 그 놈이 절 따라와 주겠습니까?"


"그것에 대한 의문은 일단 뒤로 돌려놓는 것이 좋겠구나. 이번 계책은 원로회의에서 다 정해진 것이기에, 너희들은 그저 내가 하라는 대로 따라와 주면 될 것이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원로들이 너희들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


그로부터 이틀 후,

염청석은 작은 봇짐만을 맨 상태로 청성파를 나섰다.

엷은 산안개가 반투명한 휘장처럼 드리워진 가운데 그의 가벼운 발걸음이 화창한 아침을 밟았다.

이미 청성파 내에는 그가 원로수장 한백상의 명을 받아 소림사로 떠난다는 사실이 쫙 퍼져있었다.


이것은 풍진운의 계획 중 하나였는데, 그를 소림사 같은 먼 곳으로 떠나게 한 것은 나름 그 이유가 있었다.

염청석이 그렇게 멀리 떠나게 된다면 목숨과도 같은 비급을 소지하고 갈 확률이 높았고, 애가 탄 괴인의 입장에서는 그 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라 여기고 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청성산을 천천히 내려오면서 모든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미 풍진운의 지휘를 받은 사제들은 하산하는 여러 길목에 분산되어 잠복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저 자신을 노리는 적을 그 쪽으로 유인하면 끝나는 일이었다.


(과연 놈이 나타날까...)


자신의 무공수위를 잘 아는 괴인이 부담을 감수하면서 자신을 노릴 이유가 없었다.

아무래도 뭔가가 못미더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만 더 가면 사제들이 광범위하게 잠복하고 있는 장소에 가까워진다.

여기서 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자신은 어쩔 수없이 소림사로 향해야만 한다. 안 그러면 적에게 경각심만 더욱 심어주게 되어 더는 계략을 세우기 힘들게 돼 버리기 때문이었다.


(어서 나타나거라!!)


마음속으로 수십 번 이상 외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딘가 에서 음산한 기운이 체감되었다.


(놈이다!!)


후두에서 갑작스럽게 강맹한 장공이 밀려들어왔다.

염청석은 얼른 몸을 뒤로 붕 띄우면서 호각을 불어 사제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뚫고 잠복하던 사제들에게 전달되었다.


"시작하라!!"


풍진운의 명에 따라서 다섯 패로 나뉘어 몸을 숨기고 있던 그들은 일제히 밖으로 경공을 전개하였다.


잠복은 염청석의 동선을 계산하여 하나하나 나열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가 맨 처음의 잠복조를 지나치더라도 마지막 잠복조에 다다를 때까지만 적이 나타난다면 금방 포위를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괴인이 너무 빨리 공격을 해왔으므로 염청석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잠복조가 도착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어차피 이 놈을 이십여 초식동안만 잡고 있으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염청석은 검을 곧게 세운 채 검은 복면을 한 괴인을 노리고 질풍같이 들어갔다.

괴인은 호각소리를 듣자마자 어떤 함정에 빠졌는지 금세 눈치를 챘지만 염청석의 빠른 공격에 쉽게 등을 보이며 도망칠 수가 없었다.


"어둠이 아니라서 몸을 감추기 어려운 게냐!!"


그의 말처럼 주위가 훤히 밝은 탓인지 괴인은 저번에 보여준 신비한 잠신술을 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 멀리서 고함소리와 함께 엄청난 속력으로 청성파 제자들이 몰려오는 기미가 보였다.

괴인은 진퇴유곡에 빠져 갈팡질팡하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협공에 걸려 꼼짝없이 죽을 판이었다.

위급함이 느껴진 괴인은 마치 싸울 의사가 없다는 듯 얼른 몸을 빼내더니 빠른 목소리로 지껄였다.


"난 그날 원기종의 내실에서 일어난 일을 똑똑히 목격하였다. 진범이 위현룡이 아닌 네놈이라는 것까지 잘 알고 있지."


"뭐라?"


"공격은 위현룡이 했지만 마지막 숨통을 끊은 것은 네가 아니냐? 원기종의 어깨에 박힌 검을 빼주는 척하면서 말이다..."


너무나도 자세한 정황설명에 염청석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리라 여겼던 일을 어떻게 저렇게 소상히 안단 말인가.


(이 놈이...다 알고 있구나!!)


"어떻게 할까? 만일 내가 이 사실을 곧 몰려들 사람들에게 모두 밝힌다면 네 입장이 상당히 곤란하게 되겠지..."


"이...이놈이...."


순간 괴인은 염청석의 정신이 멍한 틈을 타고 얼른 자리를 모면하였다.


"비밀이 밝혀지길 원치 않거든 나를 따라 오라."


이런 메아리 소리가 주위에 남겨져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저 놈이 사로 잡혀 입을 놀린다면 골치 아파지겠다!!)


어떻게든 저 놈을 죽여 입을 봉하는 것이 백 번 나은 일이라 판단했던 염청석은 즉각 경공을 발동하여 괴인을 뒤따라갔다.

몰려오던 사제들은 신호를 보낸 장소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염청석이 사라져있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내 뒤따라온 풍진운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혹 괴인에게 당해 끌려갔거나, 괴인을 추격하고 있나 싶어 다급히 소리쳐댔다.


"어서 염사질을 찾아라!!"



한편 괴인과 염청석은 청성산 어딘가에 있는 한적한 장소에 도착을 하였다.

괴인이 음산한 웃음을 흘리면서 빈정댔다.


"이곳으로 순순히 따라온 것을 보니 어떻게든 비밀을 유지하고 싶었나보군."


염청석의 검미가 슬쩍 올라갔다.


"네 놈이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아온 것이겠지."


"나를 죽여서 입막음을 하겠다는 수작 같은데...그걸 모르고 너를 이쪽으로 데려왔다 생각하는가?"


"그 소리는 나를 이길 수 있다고 굳게 믿는 모양이군."


"흐흐흐. 얼마 전 난 내 무공에서 한 단계 증진을 보았지. 그건 일전에 내가 아니라는 뜻이다."


"나 역시 그때의 내가 아니다. 나 역시 일보 전진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염청석은 그날 괴인과 막상막하의 실력을 겨룬 뒤에 절치부심(切齒腐心)하여 남몰래 더욱 천지일기공 연성에 박차를 가하였다. 그 결과 비록 짧은 기간이었으나 지하밀성의 무공답게 속성으로 무공증진을 이뤄낼 수 있었다.

염청석은 눈앞에 이 작자를 손쉽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였지만, 괴인의 무공 또한 지하밀성의 무공으로 일정수준까지 무공이 속성으로 연성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괴인은 코웃음을 쳤다.


"헌데 나 하나 죽인다고 과연 네 죄가 감춰질까? 보아하니 나 이외에 네 놈을 의심하는 사람이 또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소리냐?"


"풍진운! 그 사람도 너를 의심하는 것 같다만..."


염청석은 혹 또 다른 목격자가 있나 싶어 내심 마음을 졸이다가 풍진운의 이름 석자가 나오자 피식 하고 웃었다.

물론 풍진운이 심계가 깊은 인물이라 평소에 약간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자신이 워낙 처신을 잘 했기에 그럴 리는 없다고 여겨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군..."


"과연 그럴까? 풍진운이 왜 너를 이용하여 나를 유인했는지 잘 생각해본다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일텐데..."


그건 그랬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괴인이 자신을 노릴지 풍진운이 어떻게 알고 그것을 이용했는지가 의문으로 남고 있었다.


"나는 네가 원기종의 비급을 품에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노린 것이다. 그런데 그걸 미리 알고 협공의 계(計)를 준비했다면 풍진운이 네가 비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벌써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


염청석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설마..."


"그렇다. 풍진운은 이미 너를 의심하고 있다. 어떤가? 이제 나 하나 죽인다고 덮어질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는가?"


"빌어먹을..."


일이 이상하게 뒤틀어지자 염청석은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적인 욕설을 내뱉었다.


"아무튼 이래저래 너는 입막음을 해야할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지. 더욱이 풍진운이 그 말을 원연홍에게까지 전했다면 더욱 재미있어지겠는걸...."


괴인의 비꼼에 염청석은 주먹을 꽉 쥐고는 은근한 살기를 꽃피웠다.


"그 늙은이라면 그런 말을 함부로 원사매에게 말하여 화가 미치게 하지 않겠지...어차피 그 전에 네 놈과 풍진운을 제거하면 그 뿐이고..."


"흐흐흐. 역시 그럴 줄 알았다. 아무렴 어떤가? 난 그저 네 놈이 가지고 있는 비급이 중요할 뿐이다."


"흥! 쉽게 얻게 놔둘 줄 아느냐!!"


염청석이 지면을 박차면서 천지일기공의 장력을 앞으로 내질렀다.

폭풍노도와도 같은 소용돌이가 괴인을 집어삼킬 듯 떨어졌다.


"과연 저번보다는 무공이 증진되었군..."


복면괴인은 이렇게 중얼대면서 부드럽게 몸을 틀어 피해냈다.

그리고 동시에 쌍장을 허공에서 흔들었다.

그러자 이번엔 붉은 장력이 염청석의 전중혈을 노리고 미끄러지듯 쏘아져갔다.

염청석은 그 거대함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였다.

전신을 압박해오는 단마혈장에 눌려 이렇다할 방어초식을 내지르지 못했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그는 두 발을 움직여 환환미종보를 발동시켰다.

괴인은 염청석이 반격시간을 놓친 채 피하기에 급급하게 되자 기회다 싶어 무지막지한 장력을 마구 난사하였다.


(놈이 힘만 믿고 날뛰는 군.)


염청석은 유연한 보법으로 단마혈장의 폭우를 피해 가면서 상대의 공격방식을 눈여겨보았다.

모든 싸움에는 공격이 있고 방어가 있는 법이고, 특히 공격에는 완급과 절제가 매우 중요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내력과 기력의 소모를 계산에 넣지 않고 퍼부어 대는 공격방식이란 무림초짜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방식이었다.

괴인의 공격은 지나치게 단조로웠다.

저번보다 무공이 늘어있긴 했지만 격전에서의 노련함은 그리 진보한 것 같지가 않았다.

잠시 움츠려있던 염청석은 장력을 부지런히 내지르던 상대가 한숨 돌리는 틈을 타고 앞으로 교묘하게 뚫고 들어갔다.

눈앞에 염청석의 신형이 갑자기 솟아올랐으므로 괴인은 대경실색하였다.


"이 놈! 죽어라!"


괴인의 안면을 노리고 천지일기공이 폭발하였다.

화끈한 기운이 느껴진 괴인은 재빨리 고개를 바짝 숙이면서 앞으로 바짝 엎드렸다.

그리고 동시에 옆으로 몇 바퀴 굴러 염청석에게 멀어진 다음 재빨리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자신이 조금만 늦었어도 장력에 맞아 얼굴이 피떡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지고 있었다.

순간 염청석의 입에서 이런 놀란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앗!! 네 놈은!!!"


괴인은 그의 시선을 받고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얼굴로 가져다댔다.

그러자 얼굴을 가리고 있던 까칠한 복면대신 맨살이 만져지는 것이 아닌가.


"아차!!"


땅바닥에 떨어진 검은 복면이 눈에 들어오면서 괴인은 인상을 구겼다.

끝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어야했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그만 정체가 탄로나 버린 것이었다.


"네....네 놈은 장삼백이 아니더냐!!"


염청석은 호적수로 여겼던 상대가 일개 속가제자이자 청성파에서 하인처럼 심부름이나 하는 장삼백인 것을 알게 되자 하도 어이가 없어서 말도 잘 안나왔다.


"정말 너란 말이냐? 네가 지금까지 청성파 제자들을 죽이고 다녔단 말이냐?"


염청석의 일갈에 장삼백은 쓴 입맛을 다시다가 차갑게 대꾸하였다.


"뭐 그렇다면 어쩔 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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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8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6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299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8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9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7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8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0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2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2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30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0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0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6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7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4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5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5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6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6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0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3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4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5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9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7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8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2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8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2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79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4 70 16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5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5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6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3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10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2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67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2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6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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