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6,951,490
추천수 :
23,721
글자수 :
1,875,669

작성
20.06.28 11:25
조회
1,100
추천
28
글자
16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DUMMY

채겸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오래 살았지만 처음 듣는 지명이기 때문이었다.


“처음 듣는 이름인가요?”


“한 번도 못 들어본 지명입니다.”


“그럴 것입니다. 저도 초반에는 벽상이라는 단어를 놓고 비슷한 발음을 가진 것들을 여럿 찾아봤었지요. 그러다 언급한 그 고서를 읽고 지명(地名)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민간에서 전해져오는 고지도를 어렵게 구해 내용과 대조하며 유추한 결과, 심천에서 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을 작은 촌락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음...어딘지 대충 위치를 알 것도 같습니다만...확실히 벽상촌이라는 마을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단 제가 잡은 시발점은 그곳입니다. 일단 가보고나서 방향을 다시 잡던지 하지요. 제 예상이 맞는다면 의외로 잘 풀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


궁륭성을 은밀히 빠져나간 그들이 찾아간 곳은 평범한 시골 같은 인상을 주는 촌락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제대로 된 기와집은 하나도 없었고 대부분이 낡고 무너져가는 초가집들뿐이었다. 더군다나 오고가는 사람들도 없이 적막만 감돌고 있어 그냥 마을의 흔적만 남아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일단 수소문을 위해선 인적이라도 찾아야만 했다.

성운비와 채겸은 조심스럽게 작은 마을을 둘러본 뒤에 그나마 가장 멀쩡해 보이는 초가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이라면 누군가라도 살고 있을 것 같아서였다.


“주인장 계시오? 안에 누구 없습니까?”


채겸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집주인을 불렀다.

한참 후에 삐걱하는 소리가 들리고 반쯤 찢어진 문이 열리더니 하얀 머리통이 밖으로 쑥 나왔다.


“누굴 찾으시는 게요?”


주름이 가득한 촌로가 목 쉰 소리로 되묻고 있었다.

그에게는 이런 촌구석에 제 발로 찾아 들어온 사람이 신기하게 보였을까?

채겸과 성운비를 번갈아가며 위 아래로 쭉 훑어보고 있었다.

그들이 아무 말 없이 멀뚱멀뚱 서있기만 하자 인상을 찡그린 노인이 재차 물었다.


“누구를 찾아왔냐고 하지 않소?”


성운비가 앞으로 한발자국 나서며 대답했다.


“저희도 잘 모릅니다.”


그 말에 노인은 더욱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이 늙은이를 놀리시려는 거요?”


노인의 역정에 맑은 미소로 응수한 성운비는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여기가 벽상촌이라는 옛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노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걸 어떻게 아시우? 이젠 모두에게 다 잊어진 이름이거늘...”


“벽상촌이라는 지명이 모두에게 알려진 것은 아니지요. 왜냐하면 실존하는 지명이 아닌 그들만이 부르던 가상의 지명일 테니까요. 그런데 노인장이 그 이름을 안다면 필시 그들 중 한명이겠지요?”


순간 노인의 눈에서 이채가 번뜩였다 금방 사라졌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묘한 미소를 띠우더니 물었다.


“두 분만 오신 게요?”


성운비는 그의 속뜻을 눈치 채고 얼른 대답했다.


“우리 두 사람 외에 따라온 사람들은 없습니다.“


“허허허, 일단 안으로 드시구려. 밖에 손님을 세워두는 건 예의가 아닐 터이니...”


서로 간에 오고간 불분명한 대화만으로는 안으로 들일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노인은 마치 기다렸던 손님을 맞이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채겸은 분명 이 노인이 평범한 노인이 아닐 것이라 직감했다.

최소한 양피지에 언급된 벽상촌에 반응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아무튼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있어서 난관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너무 쉽게 풀리는 게 의외였다.

노인의 안내를 받아 들어가자 겉과는 다르게 안은 꽤 정갈해 보였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낡은 소가죽과 짚으로 꼬아 만든 돗자리가 교차되어 깨끗하게 깔려있었다.


“잠시 앉아 있으시오. 내가 얼른 가서 요깃거리라도 가져오리다.”


그가 나가자마자 밖에서 ‘은향아 어디 있느냐’ 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이름으로 보아 여자일 것이고 곧바로 하대로 편한 이름을 부르는 걸 보니 아마 가족인 듯싶었다.


“우리가 잘 찾아온 것 같습니다만...”


채겸의 말에 성운비는 조용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저도 확신이 없어서 일단 저질러보았으니 잠시 두고 보시지요. 채대협도 눈치 채셨겠지만 이곳은 그냥 평범한 촌락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잠시 후 기척이 들리더니 누군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한 여인이 쟁반에 소량의 음식을 담아 들어오는 것이었다.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고 강인하고 수수한 얼굴을 가진 그녀가 바로 은향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인 듯싶었다.

그녀 뒤에 노인이 뒤따라 들어오면서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가난한 촌구석이라서 대접할 거리가 시원치 않군요.”


그때 쟁반을 바닥에 내려놓는 여인의 손이 갑자기 앞에 앉아있는 성운비의 혈도를 노리고 뻗어갔다.

채겸은 처음부터 경계를 풀지 않고 있었던 터라 금나수법으로 그녀의 공격을 신속하게 봉쇄하면서 반격을 가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여인은 왼손으로 채겸의 공격을 쳐서 밀어내더니 동시에 오른손으로 성운비를 덮치고 있었다.

아무리 새외인이라 해도 뭔가 괴상하면서도 독특한 무공이었다.

큰일났다싶은 채겸은 몸을 날려 그녀로부터 성운비를 보호하려고 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몸놀림이 여의치 않았던 그는 그녀를 놓치는 것도 모자라 뒤쪽에서 공격해온 노인에게 오히려 혈도를 잡혀 버렸다.

은향은 곧바로 성운비의 혈도마저 누르면서 싸움을 일방적으로 종식시켰다.

채겸은 무림초짜처럼 어이없게 당하게 되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허튼 수작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은향의 엄중한 경고에 채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당신들 무림인들이었군.”


그 말에 노인이 부드러운 시선을 던지며 대꾸했다.


“아시다시피 대다수의 심천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무공을 다 하지 않습니까?”


“당신들의 무공은 그 기본적인 것이 아니니 말이오. 특히 저 여인의 무공은 심천의 무공이 아니오.”


“허허허. 채대협의 무공이 뛰어나 암습을 할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해주시구려.”


노인의 말에 채겸의 두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나를 알고 있는 것이오?”


“당연한 말씀을...심천에서 팔황문 채대협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노인의 말에 성운비가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저희가 제대로 찾아온 것 같군요.”


노인의 시선이 채겸에게서 성운비에게 옮겨갔다.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오? 그리고 왜 채대협을 이리로 모셔온 것이오?”


성운비는 노인의 음성에서 약간의 불안함을 읽을 수가 있었다.


“저는 적월교가 염탐을 위해 보낸 사람이 아니니 안심하셔도 될 것입니다”


이 말에 노인은 굳이 부인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의심을 거두지도 않았다.


“적월교가 새외를 통치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는데 염탐 왔다고 뭐라 할 수나 있겠소?”


성운비는 그가 끝까지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자 직접적으로 속마음을 떠보았다.


“현재 궁륭성에서 채겸대협과 적벽관이 대막천궁에 대항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시지요?”


“뭐...이미 지역에 소문이 쫙 퍼졌으니 말이오.”


“그럼 저희가 왜 여기에 왔는지도 아실 텐데요?”


“내가 어찌 알겠소?”


“노인께서는 지금이야말로 월천교를 일으킬 적기라고 보시지 않는다는 것입니까? 의외로군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넘기시다니...”


월천교라는 단어가 언급되자마자 한동안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단조로웠던 대화에 본격적인 긴장감이 더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성운비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월천교라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노인은 코웃음을 치며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부정 속에는 희미한 기대감을 담고 있었다.

채겸은 뜸금없는 소리에 성운비를 쳐다보았다.

왜 갑자기 월천교를 왜 운운하는 것인가.

월천교가 이 지역에서 한때 흥했던 거대 교파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적월교에 의해 무림 역사 속으로 사라진 월천교. 팔황문도 거기에 속해있었지만 월천교의 멸문과 함께 적월교의 수중으로 들어간 과거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채대협에게 양피지가 있습니다. 그걸 보시면 무슨 뜻인지 아실 것입니다.”


노인의 눈짓을 받은 은향이 채겸의 품속을 뒤져 양피지를 꺼냈다.

잠시 그것을 꼼꼼하게 살피던 노인은 채겸에게 물었다.


“이건 채대협의 뜻이시오? 아니면 여기 이 선생의 뜻이오?”


채겸이 뭐라 할지 어물거리는 데 성운비가 대신 대답했다.


“적벽관의 계획입니다.”


노인은 그 말에 혀부터 찼다.


“채대협은 내막도 모르고 무작정 이 선생을 따라 나선 것이오? 답답하구려.”


이어 성운비에게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채대협을 이용해서 월천교를 낚아보시겠다는 거군요.”


“그건 월천교도 마찬가지니 그렇게 기분나빠하실 것은 없겠지요.”


성운비의 응수에 노인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반박했다.


“우리가 채대협을 이용이라도 한단 말이오? 무슨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 게요?”


“새외에서 한번 무너진 월천교가 과연 부흥을 할 수가 있을까요? 꿈틀거리자마자 적월교에게 공격을 받아서 단번에 사라지고 말겠지요. 하지만 구심점이 생긴다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를 것입니다.”


“음...계속 해보시오.”


“채대협은 팔황문의 장자이며 월천교가 흥하던 때에도 팔황문은 존경을 받는 문파였지요. 지금 심천에서 채대협 외에 뜻을 모을 수 있는 인물이 있다고 보십니까? 명분 없는 후계자를 내세워 억지로 일으켜본들 월천교 교도들이 과연 노인장 한 명을 믿고 목숨을 내건 거사를 행할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노인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낯빛이 흐려졌다. 그의 심기가 흐트러지는 것을 보면서 성운비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채대협은 과거 월천교의 상징과도 같은 궁륭성에서 월천교를 멸망시킨 적월교와 자웅을 겨루고 있습니다. 이미 이 일대에 소문은 파다하게 퍼졌고, 제가 잘못 안게 아니라면 상당수 교도들의 마음에 저항의 불을 지폈다고 봅니다만...”


“그래서 적벽관이 채대협을 품고 적월교와 위험한 전쟁을 벌인 것이었군.”


“어딘가 존재하는 월천교의 중추세력을 일깨워야했으니까요. 그런데 그 중추세력이 이렇듯 우유부단할 줄은 몰랐습니다.”


성운비의 노골적인 도발에 당황한 노인은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한번 했다.


“적월교의 눈을 피해 오랜 세월 숨죽여 지내며 은밀히 거사를 준비해왔소. 하지만 채대협의 의중도 모른 채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소?”


“변명이 심하십니다. 채대협의 모친이신 한부인께 천축문자로 암호화된 양피지를 건네실 때부터 이미 채대협을 염두에 두신 게 아닌지요?”


성운비의 일갈에 노인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적벽관의 위명이 새외에 진동하는 이유를 알겠구려. 천축문자를 알아본 것도 모자라 그 복잡한 암호 속에서 벽상이라는 지명을 찾아내 여기 오신 것이었소? 정말 대단하오. 아마도 그걸 찾아낸 사람은 선생이겠지요?‘’


“운이 좋았을 따름입니다.”


“겸양의 말씀이시오.”


대화가 무르익고 있자 성운비는 굳은 몸을 뒤척이며 노인에게 부탁했다.


“어차피 본격적으로 대화하실 것이라면 이 혈도부터 풀어주시지요.”


성운비가 적월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 노인은 여인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은향은 채겸과 성운비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근데 왜 하필 천축문자로 쓰신 것입니까?”


성운비는 양피지를 해독하면서 품었던 의문을 물어보았다.


“선생의 말대로 양피지에 쓰인 문자는 천축문자가 맞소. 오래 전 팔황문 채석주 문주와 함께 천축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익힌 천축문자를 이용해 월천교와 팔황문 사이에 암호를 만든 것이라오. 적월교의 눈을 피해 안전한 연락을 주고 받아야했으니 말이오.”


“그럼 그 당시 아버님의 복안에 월천교에 대한 것이 담겨있으셨단 말입니까?”


아버지의 신상이 거론되자 채겸이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그렇소. 채문주는 적월교가 새외를 통합한다는 명목으로 작은 문파들까지 손을 뻗치고 참견하면서 군림하려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오. 그래서 이를 벗어나고자 나와 같이 거사를 준비했는데 도중에 그가 병사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차일피일 미뤄지게 된 것이오. 그는 월천교의 구심점이었소.“


“그래서 채대협을 차선책으로 생각하였겠군요.”


“뭐 그렇긴 하오만...채겸대협은 팔황문을 떠나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단 한부인을 중심으로 거사를 이어나갔소. 여기 은향이가 한부인을 곁에서 모시면서 도왔고, 그렇게 모든 것이 순조로웠는데...한부인 마저 병사하면서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버렸던 것이오.”


채겸은 평소 온화하고 앞에 나서기를 꺼려했던 어머니가 이 일에 깊이 관여했다는 게 그저 놀랍기만 했다.

팔황문 내에서도 목소리 한번 높이지 않았던 분이기에 노인의 말은 더욱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것을 짐작했는지 노인은 채겸의 표정을 읽으면서 말을 이었다.


“한부인께서는 비록 팔황문에서 고립무원의 처지였지만 채대협의 불안한 안위를 생각해서 우리와 함께 하는 것에 동의하셨소. 또한 채석주 문주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음으로 채겸대협이 이어받기를 원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오.”


가만히 듣고 있던 채겸은 갑작스런 상황에 난감해졌다.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월천교를 재건하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나더러 월천교 교주를 하라는 말이오?”


채겸이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노인도 직접적으로 대답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렇게 되셔야할 것입니다.”


채겸은 갑작스런 조화에 멍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자신은 팔황문을 되찾고자 한 일인데 졸지에 월천교 교주 자리에 앉게 생긴 것이다.


“그럼 팔황문은 어떻게 되는 것이오?”


“팔황문은 사라지고 당연 월천교의 일원으로 존재해야지요. 원래 팔황문은 월천교의 교리를 따르던 가문이니까요.”


채겸은 가까스로 정신을 바로 잡았다.

엄연한 팔황문의 장자가 월천교 교주가 되어서 팔황문의 명맥을 끊을 수는 없었다.

자신은 팔황문을 되찾기 위해 온 것이지 월천교를 위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어머니가 관련되었다고 해도 이것만은 따를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고통스러운 고뇌가 소용돌이처럼 머릿속을 돌고 돌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이유로 적벽관에서 자신에게 자세한 계획을 말해주지 않은 것 같았다.

이때 성운비가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두 분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가 채겸대협과 긴히 상의할 일이 있습니다.”


노인은 슬쩍 눈치를 보더니 알았다고 하며 물러가주었다.

그들이 사라지자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며 성운비가 속삭였다.


“매우 혼란스러우실 것입니다만 이건 의외로 간단한 문제입니다. 월천교를 이용해서 팔황문을 되찾는 일이지요.”


“하지만 저 노인은 반대로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절대로 팔황문을 없애지 않을 것입니다.”


채겸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월천교 교주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성운비는 십분 이해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부인께서는 저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신 것입니다. 월천교의 재건이 마치 채석주 대인의 숙원인 것처럼 말하고, 채대협의 신변까지 거론하며 속인 것이지요. 채석주 대인은 팔황문을 적월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온전히 존립시키고 싶었던 것인데 월천교에 흡수되는 걸 바랄리가 있었겠습니까?”


“맞습니다. 아버님은 늘 팔황문의 장래를 걱정하셨습니다. 새외에서 어차피 적월교의 입김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황문이라는 역사 깊은 가문을 보존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셨습니다.”


“바로 그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측에게 모두 중요한 사안이고 손을 맞잡아야할 때입니다. 비가 쏟아지면 잠시 그어갈 곳으로 같이 들어가는 것이고, 비가 그치면 각자도생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겠지요.”


어차피 저들도 팔황문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으니 똑같이 한들 도덕적으로 걸릴 것은 없다 여겨졌다.

성운비가 말하는 각자도생의 속뜻을 이해한 채겸은 장고(長考) 끝에 결국 승낙을 했다.

상대에게 먹히든 내가 먹든 위험한 도박이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 일 것입니다.


성운비는 신중한 어조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한 편 올립니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글을 제대로 쓴건지 모르겠습니다.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 타작품들처럼 저도 재미있게 써야 하는데 매번 그게 참 힘든 작업이라 느껴집니다.

그럼 한 주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바라면서 저는 물러갑니다.

늘 고맙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77 이진진
    작성일
    20.06.28 12:15
    No. 1

    흠......일단 재건부터 하고 나서 생각해도 될 일이긴 하죠 어차피..
    망한 문파들인데...재건 되면 오히려 저 노인측도 다른 마음 먹을 수 있는거구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혼환령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귀혼환령검 연재중단 공지 +8 21.01.12 945 0 -
공지 귀혼환령검을 위한 자유게시판 (질문, 소감, 논평 등...) +133 06.10.21 16,821 2 -
공지 귀혼환령검 출판관련 제 입장입니다. +60 05.12.20 54,352 6 -
공지 귀혼환령검을 읽으시는 독자님들께 드리는 글. (필독). +51 05.10.02 119,303 10 -
2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10> +5 20.12.20 756 26 13쪽
28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9> +3 20.12.13 549 25 16쪽
2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8> +8 20.12.05 618 26 18쪽
2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7> +6 20.11.28 596 24 19쪽
2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6> +7 20.11.21 647 27 17쪽
2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5> +5 20.11.14 662 22 14쪽
2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4> +10 20.11.07 803 24 14쪽
2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3> +9 20.10.31 742 31 18쪽
2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2> +5 20.10.24 840 28 15쪽
2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1> +4 20.10.17 845 20 14쪽
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2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9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5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30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7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9 28 16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101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4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4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2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8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300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90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9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60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5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12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2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3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3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32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20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4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3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7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900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6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4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3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7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10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7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9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2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80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2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5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9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1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4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4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7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9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9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2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1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9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3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11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3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3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80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2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7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9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9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1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7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4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11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50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8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73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7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8 78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