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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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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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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9.06.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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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글자
19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DUMMY

** **


사라져버린 괴인의 행적을 쫓아 어두운 청성산을 이 잡듯 뒤지기 시작한 지 벌써 오래였다.

처음 세 패로 나뉘었던 그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분산되어 이제는 한 두 명씩 띄엄띄엄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염청석은 눈에 불을 키고 괴인의 흔적을 찾아내려 애썼다.

그 동안 받은 오해와 설움을 풀 절호의 기회인데 이대로 포기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스산한 바람이 불어봐 나뭇가지들을 흔들어대자 가슴 한구석에서 묘한 떨림이 일어났다.

신법을 멈추고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곳에 당도한 염청석은 몸을 낮게 숙인 채 주위를 살폈다.

그러던 중 근처 수북한 풀들이 누군가에 의해 밟혀 약간 뉘어져 있는 것이 눈에 포착되었다.


(놈이 이곳 주위에 몸을 숨기고 있군....)


이런 생각에 머무른 그는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때 뒤쪽에서 거친 인기척이 들려왔다.

다른 제자들처럼 추격을 위해 청성산을 헤매던 대사형 임사봉이었다.

그는 염청석을 발견하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마지못해 퉁명스럽게 물었다.


"놈의 행적은 찾았느냐?"


어감만으로도 하필 염청석을 만났다는 게 상당히 불쾌하다는 느낌이 전해져오고 있었다.

염청석은 고개를 정중히 숙이면서 나직하게 아뢰었다.


"지금 막 적의 행적을 발견하였습니다. 아마도 이 근처에 몸을 숨기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


"예. 여기 이쪽입니다."


염청석이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주시하니 과연 그 쪽으로 범인이 숨어 들어간 것으로 판단되었다.


"오냐! 일단 사백께 알려 이 근처를 확실히 포위해야겠구나!"


이렇게 말한 임사봉이 신호를 보내기 위해 휘파람을 불려고 하자 염청석이 얼른 그를 제지하면서 간곡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 신호를 보내면 적이 눈치를 채고 또 다시 몸을 숨길 것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저와 사숙이 함께 협공을 하여 적을 사로잡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뭐라? 시끄럽다! 사백께서 적을 발견할 시 함부로 공격하지 말고 인원을 모아 합공하라 일렀거늘 너는 어찌 독단적으로 움직이려든단 말이냐!"


임사봉은 염청석의 의견을 단번에 묵살하고는 다시 휘파람을 불 행동을 취했다.

그 순간 등 쪽에서 찌릿한 통증이 불같이 커지더니 뇌까지 빠르게 전달되었다.

임사봉은 눈을 부릅뜬 채 자신의 뱃가죽을 관통한 채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한 자루의 검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네....네...놈이...."


벌어진 입에서 쇳소리 비슷한 신음이 새어나오는 순간 임사봉은 흉측하게 튀어나온 검을 두 손으로 움켜잡은 채 그대로 앞으로 처박히고야 말았다.


"그러니까 내 비위를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염청석이 음산한 웃음을 지으면서 임사봉의 시체에서 검(劒)을 뽑아내고 있었다.

핏물이 흥건한 검을 땅에 한번 턴 그는 허공에다 대고 차가운 입술을 움직였다.


"이제 슬슬 나오는 것이 어떠하냐?"


그러자 잠시 후 진한 어둠 속에서 흑의인이 마치 검은 장막을 열고 나오는 것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흐흐흐...같은 동료를 죽이는 데 찰나의 망설임도 없군...청성파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재미있어지겠는걸?"


"하하하. 우리가 네 놈의 뒤를 추격하고 있음을 다 아는데 누가 나를 의심하겠느냐? 네 놈이 죽였다고 하면 그만인 것을..."


천연덕스러운 염청석의 말에 괴인은 묘한 웃음만 낼뿐이었다.


"헌데 네 놈은 꼭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데...아니더냐?"


"확인해봐야 할 것이 있었다"


"확인? 하하하. 네 놈이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내 눈앞에 나타난 이상 넌 절대로 살아나가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네 놈을 사로잡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지."


"크크크, 글쎄...과연 누가 죽게 될까..."


"혼비백산하여 줄행랑을 친 놈치고는 꽤나 자신만만하구나. 이왕 죽을 목숨 어디 그 복면이나 시원스럽게 벗어보거라."


그러나 괴인은 시커먼 복면을 벗기는커녕 오히려 공세를 취하며 염청석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지금까지 꽉 막혀있던 깨달음의 벽이 네 놈들 덕분에 다 무너지고, 무학적 증진까지 이루었으니 그 고마움을 생각해서라도 너를 고통없이 죽여줄 것이다."


(무공이 증진되었다고?)


그러고 보니 처음 포위공격을 했을 때는 하수의 실력을 보였다가 갑작스럽게 무공이 증폭되어 수많은 청성파제자들을 살상한 것이 떠오르고 있었다.

무릇 일반적인 무공이라면 세월을 따라 점진적으로 발전을 하게 마련이었다.

그런데 흑의인이 보여준 무공은 그에 반하여 단숨에 엄청난 진전을 보여주었다.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런 무공이 단 하나 있긴 하지...)


염청석은 자신이 익힌 천지일기공이라는 무공이 그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을 상기하였다.

아직은 절반도 익히지 못하여 자세한 연유는 모르지만 어떤 순간에 이르면 그 위력이 몇 배로 불어난다는 것을 여러 차례의 폐관을 통해서 실감은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리 심사숙고를 해봐도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도대체 천기일기공이라는 무공은 어디서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원기종 장문이 지하밀성에 갔다 오고 난 직후 이 무공이 드러났으니 분명 지하밀성에서 나온 비급이 분명할 텐데...그렇다면 역시 마교도 관련이 되어있을 터...눈앞의 흑의인이 설마 마교출신인 것인가?)


그때.

염청석이 잠시 딴 생각을 하며 방심을 하는 틈을 타고 흑의인이 기습적으로 몸을 날려왔다.

마교 고수들은 비열한 방식을 쓰지 않는다고 들었던 지라 순간적으로 염청석은 상대가 정말 마교인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며 무의식적으로 방어초식을 내지르고 있었다.

흑의인의 붉은 장력이 삼대요혈을 노리며 노도같이 밀려들어왔다.

몇 번이나 느끼는 바이지만 확실히 이 자의 장력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신의 몸 속에서 피를 뽑아 뿌려대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염청석은 청성파 검법 중 가장 강맹한 검초를 휘두르면서 날아오는 장력을 깨부술 시도를 하였다.

하지만 괴인의 장력은 너무나도 드세어 청성파 검법으로는 어떻게 막을 엄두가 나질 않았다.


구대문파 검법 중 가장 변화가 극심한 것은 무당파 검법이었고, 가장 용맹한 검법은 화산파 검법이었다.

그에 비해 청성파 검법은 중간의 성향을 가지고 속전속결을 중요시하는 쾌검(快劒)으로 발달을 해왔기에, 상대적으로 강력한 장풍을 장기로 가지고 있는 고수와의 싸움에서는 약간 밀리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 놈의 무공이 아까보다 더 증진되었다!)


아까와는 달리 싸움에서 여유로움이 사라지고 급박한 기분이 들었기에 뇌까린 말이었다.

청성파 검초로 정면대결을 펼치기에는 자신의 청성파검법이 많이 쇠락해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원기종 장문만큼 무공이 뛰어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청성파 검법을 버리고 천기일기공에 모든 정력을 쏟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이러다가 지고 말겠다!)


청성파 검법으로 맞서면서 수세에 봉착하게되자 염청석은 망설이지 않고 천지일기공을 끌어올렸다.

그의 신형에서 막강한 무형지기가 발산되자 흑의인은 흠칫하면서 뒤로 삼장 이상 물러났다.


"역시 그렇구만..."


뜻 모를 중얼거림이 흘러나오는 동안 무공을 바꾼 염청석은 비조처럼 날아올라 흑의인에게 천지일기공의 장력을 길게 내질렀다.

이에 흑의인은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자신도 쌍장을 뻗으면서 천지일기공에 맞장을 보냈다.

두 개의 강맹한 기류가 충돌하면서 엄청난 폭발음이 일어났다.

순간적으로 뒤로 열 발자국 이상 밀려나간 흑의인은 염청석의 무공에 대경실색하였다.

설마 자신을 능가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경솔하게 염청석의 화를 돋군 것을 안 흑의인은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하하하! 간단하게 무공수위가 결정지어졌으니 이제 도망갈 생각부터 났겠군. 허나 내가 쉽게 놓아줄 것 같으냐?"


염청석이 앞으로 달려들면서 좌우장을 번갈아 움직이면서 수 차례에 걸쳐 막강한 장력을 퍼부었다.

쌍장으로 사력을 다해 막아내던 흑의인은 이내 패색이 짙어지면서 당황스런 몸놀림을 드러냈다.


"죽어라!"


마지막 일격을 끌어올린 염청석이 구석에 몰린 채 어쩔 줄 모르는 그를 향해 회심의 한방을 내질렀다.

그 순간 괴인의 신체가 흐릿해지면서 어둠 속으로 쭉 빨려 들어가는가 싶더니 천지일기공의 장력이 허공을 가로질러버렸다.


(빌어먹을....)


흑의인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리자 염청석은 온몸을 철통같이 방비하였다.

계속해서 상대는 신비스럽고 괴이한 신법을 위급할 때마다 사용하고 있었다.

무학의 원류를 짐작할 수는 없지만, 이 신법이 흑의인에게 있어선 생명수나 다름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귓가로 지면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놈!"


측면으로 몸을 튼 염청석이 고함과 함께 은빛 섬광을 사정없이 폭사시켰다.

허나 어느새 흑의인은 사라져버리고 대신 후두에서 태산을 무너트릴 듯한 장력이 대추혈(大椎穴)을 노리고 내려쳐지고 있었다.

공격을 한번 내지른 상태에서의 몸은 자유롭게 움직여주질 않는 법이었다.

급한 김에 팔을 뻗어 좌장으로 일장을 격발시켜 적의 공격을 막으려했다.

'펑' 하는 굉음과 함께 상대의 힘에 균형을 잃은 염청석이 파도에 휩쓸리 듯 뒤로 나가 떨어졌다.

왼팔이 피로 적셔지면서 새빨갛게 변해버렸다.

뼈까지 스며들 듯한 고통이 느껴지면서 염청석은 인상을 극도로 찌푸렸다.

그러나 그렇게 고통을 음미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이미 상대는 부상당한 염청석에게 이차공격을 가해오고 있는 중이었다.


(젠장...놈의 이상한 신법 때문에 도저히 공격점을 계산해낼 수가 없다!)


그때 염청석의 뇌리에 무엇인가가 빠르게 지나갔다.


(천지일기공에도 신법이 있지 않은가!!)


그는 천지일기공에 환환미종보라는 보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격전에서 보법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부(副)의 입장이지 주(主)의 입장은 아니었다.

때문에 염청석은 환환미종보에 그리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었다.

물론 천지일기공의 장법을 연마하기도 바쁜 차에 보법에 많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말이다.


공세를 풀고 있는 염청석에게 일장을 날린 흑의인은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장담한 것이었다.

그러나 염청석이 기묘한 발놀림으로 그의 공세에서 벗어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배후로 돌아가 있자 경악을 한 것은 오히려 흑의인이었다.


"어느 틈에!!"


흑의인이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염청석의 공격은 무차별하게 시작되었다.

수 십여 개의 장력이 빗줄기처럼 흑의인에게 쏟아지는 가운데 흑의인은 쌍장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미친듯이 막고 피했다.

싸움에 승기를 잡아낸 염청석은 얼굴에 악귀같은 웃음을 퍼트리면서 더욱 공격력을 증가시켰다.

얍삽하게 도망 다니고 있는 흑의인에게 모든 잠력까지 격발시켜 단숨에 숨통을 끊어놓을 심산이었던 것이었다.


천지일기공의 잠력은 마음먹은 대로 증폭시키면 증폭시킬 수록 아무런 제재도 없이 따라와 주었다.

이는 내력의 수위나 한계 따위란 없는 듯 싶을 정도였지만 염청석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무리하다싶을 정도로 천지일기공의 내력을 극성으로 소모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말이다.


엄청난 기도가 체감되자 흑의인의 혈색은 해쓱해졌다.

이런 괴물같은 염청석을 상대로 승산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완전히 죽은목숨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염청석의 막강장력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흑의인에게 인정사정없이 날아들었다.

위력은 물론이고 속도마저 더욱 빨라진 터라 흑의인은 어떻게 피할 시도도 못하고 무작정 자신의 장력으로 막아내야만 했다.

또 한번의 폭음이 고요한 청성산을 뒤흔들어놓는 가운데 흑의인은 그 반탄력을 이기지 못해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염청석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계산에 넣고 있었던 상황이 아닌가.

헌데 회심의 일장을 퍼부으려던 찰나, 염청석은 갑자기 기혈이 뒤틀리는 심한 고통을 맛보게 되었다.


"으으....."


가슴을 움켜쥐면서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는 염청석의 신형이 흐트러졌다.

흑의인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일어난 이 조화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저러는 것이지?)


뭔가 미심쩍기도 했지만 염청석의 신상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것도 같았다.

흑의인은 얼른 염청석에게 일격을 가할 행동을 취했다.

정신을 차리기 전에 중상을 입혀놓는 것이 당연한 수순(手順)이었던 것이었다.


흑의인은 내력을 끌어올려 염청석의 골통을 부술 요량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어쩌면 염청석이 연기를 하면서 나름 덫을 치고 있는 지도 몰랐기에 흑의인은 추호도 경계와 방심을 풀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등뒤에서 무서운 일갈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저 멀리 천승비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한 그 뒤에 풍진운과 원연홍을 비롯하여 무수한 청성파 제자들이 몰려오는 것도 보이고 있었다.


"젠장!"


흑의인의 머리는 신속하게 돌아갔다.

여기서 확실하지도 않은 염청석을 죽이겠다고 달려든다면 필시 저들의 협공과 포위망에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기력도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있던 투지마저 싹 달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다음을 기약해야겠군."


흑의인은 염청석을 포기하고 얼른 신법을 발동하여 암흑 속으로 몸을 숨겼다.

천승비는 흑의인의 행적을 완전히 놓쳐버리자 주먹을 꽉 쥐며 바닥에 반쯤 몸을 웅크리고 있는 염청석을 원망하듯 쳐다보았다.

그가 조금이라도 버텨주었다면 흑의인을 잡을 수도 있었다는 진한 아쉬움이 들고 있었다.


"대사형! 괜찮으세요!!"


원연홍이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는 염청석을 부축해주었다.

그의 일그러진 얼굴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겉으로 봐서는 무슨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지는 않았다.

왼팔이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지만, 그렇다고 부러지거나 잘린 것도 아니었기에 중상으로 볼 수도 없다.

풍진운은 일단 염청석이 무사한 것 같자 바닥에 쓰러져있는 임사봉에게 착잡한 발걸음을 옮겼다.


"내 불찰로 임사질을 죽음에 빠트리고 말았구나...이를 어이할꼬..."


이런 자책이 흘러나오는 가운에 풍진운의 안색은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더욱 어두워졌다.

임사봉의 시신으로 이대제자들이 슬금슬금 몰려들었다.

풍진운은 적에게 처참하게 당한 것이 억울하여 두 눈조차 제대로 감지 못한 임사봉의 두 눈을 손수 감겨주었다.


(미안하구나...내가 너를 죽게 만들었으니...)


굵은 눈물이 그의 눈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임사질과 다른 제자들의 시신들을 수습하여 청성파로 돌아가도록 하자구나..."


힘이 쭉 빠진 풍진운의 명령소리가 처량하게 들렸다.

제자들은 임사봉의 시신을 옮기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순간 그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풍진운의 눈동자에 이상한 변화가 번졌다.


(임사질의 입은 상처는 분명 검(劍)에 의한 상처가 아닌가? 괴인은 장법을 쓰고 있었는데 어째서 검에 의해 죽었단 말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염청석의 검이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져있었다.

하지만 염청석도 적에게 당한 마당에 그의 검에 찔려 죽었다고 추측해보는 것도 어불성설이었다.


(적이 장법과 검법을 같이 사용하는 자였던가...)


이런 생각이 맴돌았지만 이 일을 목도한 것은 염청석뿐이었기에 자세한 것은 그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하였다.


"염사질은 어떠한가?"

풍진운의 물음에 원연홍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대답하였다.


"계속 고통을 호소하고만 있어요. 외상에 의한 것은 아닌 듯 싶고, 심각한 내상을 입은 것 같아요."


"내상이면 속히 치료를 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무공을 못 쓰게 될 수도 있으니..."


그때 고통에 신음하던 염청석이 벌떡 일어나 갑작스럽게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소름끼치는 듯한 괴성을 들은 사람들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


"저것은!!!"


천승비는 얼마 전 일어났던 위현룡과 염청석과의 싸움에서 염청석이 이성을 잃고 사제들을 공격했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당시 얼마나 많은 사제들이 부상을 당했던가.

천승비는 즉각 검을 뽑아들고 사람들에게 외쳤다.


"모두 조심하십시오!"


군중들이 움찔하여 신경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돌연 염청석이 발광하면서 여기저기 장력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앗!! 모두 피해라!!"

"위험하다!"


염청석의 천지일기공의 장력을 피하느라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깜짝 놀란 풍진운은 급히 염청석에게 일검을 날리면서 그의 공격을 제지시키려했다.


"제가 돕겠습니다!"


천승비가 풍진운의 측면을 보호하면서 염청석을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자 염청석은 더욱 발악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풍진운과 천승비를 향해 장력을 뿜어댔다.

풍진운은 그 위력에 모골이 다 송연해졌다

자비라고는 모두 배제한 사람처럼 그 잔악한 손속에서 무서운 살의(殺意)가 극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저것은 무슨 무공이란 말인가! 어째서 염청석이 저런 이상한 무공을 사용한단 말인가!!)


이런 의혹이 가득한 가운데 풍진운은 천승비와 더불어 공격수위를 높여가며 미쳐 날뛰는 염청석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오십여 초식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원연홍을 비롯한 청성파 제자들이 풍진운과 천승비의 협공을 초조한 기색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염청석의 기운은 조금씩 소멸하고 있었다.


"수위를 낮추거라!"

풍진운의 주문에 천승비는 공격초식을 빼고 모조리 방어초식으로 돌렸다.

이때 거친 숨소리를 내던 염청석이 힘없이 앞으로 꼬꾸라졌다.


"대사형!!"

염청석의 사제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그를 부축하였다.

핏기 잃은 얼굴이었지만 고통이 잦아들었는지 그의 얼굴은 무척 편안해 보였다.


"실신했어요."


원연홍의 음성에 풍진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 참...알 수가 없구나...도대체 염사질이 이 무공을 어떻게 배운 것이더냐? 누구 아는 사람 없느냐?"


그러자 천승비를 비롯하여 원연홍까지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


"청성파에 은밀하게 내려져 오는 비전이라고 들었습니다. 오래 전 원장문인께서 황보세가에서 한번 사용하신 적이 있었는데 아마 염사형께서 직접 전수 받으신 모양입니다."


"뭐라? 청성파에 은밀하게 내려져 오는 비전이라고?"


풍진운은 뜻밖의 소리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청성파에 이런 무공은 없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더군다나 원기종 장문이 사용한 적이 있다고? 저들의 표정을 보니 거짓을 고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로다...)


잠시 상황파악을 해보던 풍진운은 일단 살상(殺傷)당한 자들부터 청성파로 옮긴 후에 자세한 연유를 알아보기로 하였다.


"모두 청성파로 돌아가도록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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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5> +6 20.10.10 831 27 11쪽
2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4> +3 20.10.03 861 26 14쪽
2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3> +5 20.09.26 885 25 14쪽
2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2> 20.09.19 869 22 11쪽
2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1> 20.09.12 892 22 18쪽
2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30> 20.09.05 914 26 13쪽
2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9> +1 20.09.02 829 23 15쪽
2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8> +2 20.08.29 880 25 11쪽
2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7> +1 20.08.24 926 26 15쪽
2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6> +8 20.07.22 1,124 27 15쪽
2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5> +2 20.07.04 1,159 28 16쪽
2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4> +1 20.06.28 1,099 28 16쪽
2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3> +2 20.06.25 1,112 24 16쪽
2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2> +9 20.06.21 1,143 27 15쪽
2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1> +5 20.06.14 1,261 29 17쪽
2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20> +2 20.06.12 1,236 29 17쪽
2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9> +6 20.06.07 1,315 28 15쪽
2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8> +14 20.06.01 1,300 36 15쪽
2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7> +8 20.05.22 1,389 33 14쪽
2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6> +81 20.05.10 2,048 41 18쪽
2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5> +107 13.11.11 7,771 166 17쪽
2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4> +32 13.07.01 8,059 109 16쪽
2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3> +82 13.05.27 6,859 109 19쪽
2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2> +42 12.12.10 5,393 102 15쪽
2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1> +38 12.10.29 6,609 132 10쪽
2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10> +53 12.06.25 9,302 115 11쪽
2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9> +40 12.05.14 7,142 116 20쪽
2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8> +72 12.04.23 7,242 109 12쪽
2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7> +68 12.03.19 9,403 114 15쪽
2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6> +75 11.11.28 10,130 121 17쪽
2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5> +89 11.08.23 11,018 116 14쪽
2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4> +68 11.07.04 11,365 124 17쪽
2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3> +82 11.06.13 10,901 133 14쪽
2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2> +114 11.05.23 11,713 131 20쪽
2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심천패왕(深川覇王) <01> +109 11.05.02 12,597 131 14쪽
2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9> +70 11.04.11 11,897 115 9쪽
2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8> +60 11.03.14 11,355 114 18쪽
2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7> +103 11.02.27 10,933 132 22쪽
2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6> +88 11.01.24 11,302 133 18쪽
2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5> +67 11.01.03 11,175 120 23쪽
2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4> +67 10.12.20 11,306 130 16쪽
2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3> +72 10.12.06 11,036 125 16쪽
2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2> +50 10.11.15 11,338 114 16쪽
2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괄목상대(刮目相對) <01> +58 10.11.08 12,011 116 18쪽
2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4> +79 10.10.25 11,379 121 18쪽
2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3> +67 10.09.27 11,468 151 14쪽
2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2> +45 10.09.20 11,328 202 16쪽
2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1> +53 10.09.06 11,570 222 19쪽
2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20> +67 10.08.30 11,684 124 18쪽
2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9> +65 10.08.17 11,148 112 16쪽
2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8> +62 10.08.02 11,726 115 17쪽
2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7> +64 10.07.26 11,362 112 20쪽
2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6> +98 10.07.12 12,720 84 13쪽
2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5> +63 10.07.05 13,223 91 13쪽
2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4> +55 10.06.22 10,344 88 12쪽
2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3> +61 10.06.07 13,267 187 14쪽
2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2> +44 10.05.24 12,076 84 15쪽
2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1> +57 10.05.17 13,299 83 16쪽
2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10> +51 10.05.03 12,608 82 12쪽
2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9> +59 10.04.26 12,135 86 15쪽
2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8> +63 10.04.12 12,223 81 15쪽
2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7> +50 10.03.25 13,055 89 16쪽
2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6> +57 10.03.15 13,020 78 13쪽
2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5> +36 10.03.08 12,792 78 15쪽
2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4> +50 10.02.15 13,020 83 18쪽
2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3> +62 10.01.25 13,498 78 13쪽
2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2> +54 10.01.18 13,142 79 18쪽
2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일보전진(一步前進) <01> +50 10.01.11 13,409 80 15쪽
2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3> +53 10.01.01 12,891 65 14쪽
2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2> +389 09.12.20 10,503 78 19쪽
2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1> +69794 09.11.23 22,569 86 18쪽
2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20> +52 09.11.02 10,580 71 17쪽
2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9> +48 09.10.13 10,720 71 20쪽
2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8> +52 09.09.28 11,225 70 16쪽
2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7> +56 09.07.27 11,215 74 18쪽
1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6> +52 09.07.20 10,847 72 13쪽
1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5> +41 09.07.13 12,769 70 16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4> +44 09.06.29 13,037 68 19쪽
1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3> +48 09.06.21 11,900 68 18쪽
1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2> +62 09.06.14 11,684 71 15쪽
1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1> +74 09.05.10 14,411 69 18쪽
1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10> +70 09.02.16 14,948 77 17쪽
1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9> +53 09.01.25 13,266 73 15쪽
1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8> +65 09.01.18 13,271 73 21쪽
1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7> +64 09.01.04 15,973 76 17쪽
1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6> +65 08.12.28 14,527 7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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