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75화-격세(隔世)
로엔의 통곡소리는 한참동안 계속되었다. 부들부들 떨면서도 스승을 그렇게 둘수 없었는지 인은 탈진한것처럼 몸을 늘어뜨리고 있는 스승을 들어 방으로 옮겨 갔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겁니까?"
"글세. 예상이 불가능한것은 아니지만, 일단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들었으면 좋겠군."
벤하르트는 방금전 인과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과연. 그런가."
요셉이 고개를 끄덕이자 더욱 궁금해진 벤하르트가 이유를 물었다.
"인이라는 녀석의 이름인 인(印)은 본래 본명이 아니다. 태어났을때 지어진 이름외에 덮허 씌운 것이겠지. 사람이던 생물이던 일름이 주는 영향은 엄청나지. 각각의 이름마다 전부 뜻이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야. 벤하르트라고 하는 네 이름도 어떤 의미가 부여되어 있겠지.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없지만, 로엔이 인이라는 이름을 붙혀준것은 자신의 기술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본래 전투에는 냉기를 다루지만 그의 주된 분야는 결계술이라고 불리우는 주술이다."
"주술.."
"나도 몇가지 배워두었지. 마계로 통하는 문에 대한 조율이나 그 외에도 몇가지 저녀석에게 배운게 있어. 지금 이곳을 뒤덮고 있는 결계도 저녀석의 작품이지. 벤하르트 너정도는 풀자마자 동사한다고 했었지? 그 말에 거짓은 없지만 조금 덧붙히자면 나조차도 이런곳에 있으면 한시간 내로 몸이 굳어 버릴정도의 공간을 이 정도의 넓이나 결계로 두고 있다면 어느정도의 능력일지 상상이 되나?"
"그래서요?"
"나에게도 몇가지 가르쳐주지 않았던 기술을 제자에게는 전부 가르치고 싶었던 모양이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지. 금강력신(金剛力身)이라고 불리우는 체질이 되어야 해. 꼭 그게 아니어도 상관 없지만 로엔의 결계술은 일체(一體)의 술. 결계 자체를 자신이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지. 이런 악조건때문에 그의 결계는 자신이 원하는 한 자유자재로 사용할수 있지만 어쨋든 요약하자면 금강력신을 얻어야 한다는것이지. 다만 이건 굉장히 까다롭거든. 10년의 세월을 보내면 1단공이 이루어 지게 되는데 10년을 꼬박 끝내고 나면 자리를 잡게 되지. 문제는 단 한번도 금강력신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거야. 대성이 되기 위해서는 처음의 시작 즉 10년의 공부가 가장 중요하지. 처음 익혀 놓은것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기 마련이니까, 10년이 지나 정착된 그 힘은 어떤 방법을 이용해도 사라지지 않고 점차적으로 체내에 쌓이게 되는거다. 거기에 20년 30년 40년의 네 단계로.. 이루어져 있지. 그것의 기본은 맨 처음 즉 10년을 수련해서 얻은 그 기존의 금강력신에 비례해서 쌓아가는거야."
거기까지 듣고 나니 벤하르트도 뭔가가 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저장식이라는게 참 까다롭거든. 편하기도 하지만, 일단 전부를 이루기 전까지는 사용하지도 못하고 얼토당토한 실수로 망가지기도 하지. 각각의 분기점을 찍으면 찍은곳 까지는 영구한 존재하에 쓸수 있지만 찍지 못하면 현재 저장 된 곳 까지만 사용할수 있는 조금은 묘한 기술 아.. 체질이지."
"설마."
"그래 너에게 사용한것이 그 금강력신이라고 불리는 것. 아마도 10년을 지나지 않았을거다. 처음 시작이 중요하니 최대한의 심력과 모든 방법을 동원 했을테고 당연히 지금껏 모아놓은 기운이 사라졌을거다. 거기에 다시는 전과 같이 채워 내지 못하지. 상태로 보면 본래 되어야 했을 힘의 반 정도인가.. 차라리 지우고 다시 할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불가능하니.."
"그럼 그 사실을 인에게 말해 놓았다면,"
"아 그건 안돼. 조금 난해하다고 생각 하지만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런것은 모른체 익히는것이 가장 좋아. 알고 하는것은 언제나 의식이 단련을 방해하거든. 의식이 필요한 경우는 그것에 대한 의지가 필요할때 뿐이야. 의식이 없으면 성실히 이루어 낼수 없으니까 어쩔수 없이 사람들은 그것을 가르쳐 주게 되지. 목적을 말해주기 위해. 하지만 모른채 성실히 할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것은 없다. 거기에 저 인이라는 녀석은 설사 모른다고 해도 스승의 말이라면 껌벅 죽는 녀석이었다. 네가 가르친 그 '변화'의 묘리를 깨닺기 전 까지는."
벤하르트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변화의 묘리?"
"너는 굉장히 수동적이지만 익힌 무도는 굉장히 유동적이지 언제든 대응할수 있도록 실전적인 수련을 해 왔다면 인은 그 반대로 굉장히 수동적인 상대의 공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한다 라고 정해진 틀을 꿰차고 있는 묘리를 익히고 있다. 각각의 장단점을 보완하던 차에 본래라면 절대 깨지지 않았을터인 금제가 깨져 버린거다. 그점은 로엔으로서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겠지."
"그래도 제 탓은 아니지 않나요?"
살짝 로엔이 통곡하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불안한 얼굴로 그가 조심스레 말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대성할수 있었을거다. 몇년이 걸리더라도,, 인간같은 아종의 구분을 넘어서 최종까지 당도하게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었으니까, 글세 '지금껏' 어느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경우에 따라서는 한시라도 이곳을 떠나는게 좋을것 같다."
"네?"
요셉의 갑작스러운 말에 그는 깜짝 놀랬다. 방금까지만 해도 멀리서 같이 웃었던 친구가 아니었던가? 100년 단위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이들의 생각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허무맹랑 했다.
"진심 이십니까?"
"진심이고 말고가 어딨지? 나는 원래 저녀석과 싸우는것이 기본이다. 친하건 친하지 않건 상관 없이 화가 나면 치고 즐거우면 웃고 하는거지. 한 몇백년이 지나면 화가 누그러질까.."
그런 말을 하는 요셉의 눈이 왠지 차갑게 느껴져 벤하르트는 괜시리 미안해졌다. 하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웃으며 요셉이 말했다.
"알아 들었으면 준비나 해둬라. 살짝 운을 띄어 볼테니까,"
내심 불안했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 주위에는 요사스러운 기운이 풍겨 지고 있었다.
'쉽게 풀리지는 않겠군.'
"로엔 들어간다."
"왔나."
음산한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요셉은 성큼성큼 방안으로 들어왔다. 구석에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인의 모습이 보였다.
"제자가 떨고 있잖냐. 스승이라는 작자가 뭘 하는거지?"
"10년의 노력에 비하면 이정도야 뭐 대수겠나. 참견 하지 말게."
"나도 으슬해져 올 정도의 추위다. 저러다 얼어 죽겠어."
"삼천잔재."
흠칫 하고 요셉이 놀란다.
"아 이런 볼일이 생겨서 이만 가봐야 겠군."
천연덕스레 어깨를 들썩이면서 말한후 요셉이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순간 시야에 들어온 인의 눈을 보고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짧은 시간 그 망설임 조차도 죽음과 직결될 정도로 거대한 실수 였건만 칫 하는 소리를 내고 그는 인을 낚아 챘다.
"무슨!"
"네 소중한 제자는 인질로 데려 가겠다. 너도 내 능력을 알고 있을터이니 한마디만 하도록 해 주지. 따라오면 지금 모여 있는 금강력도 날려 버리겠다. 1000딜 근처에 오면 팔을 100딜 근처에 오면 다리를 10딜 근처에 오면 머리를 베어 낼거다. 알고 있겠지? 내가 어떤 인물인지를."
"크윽."
그는 손을 저어 곧바로 결계를 풀어 버렸다. 마치 공간을 얼리는듯 극한 저온이 서로에게 엄습했다. 다른 곳에서 싸우면 모를까 완벽한 로엔의 영역에서 요셉이 이길수 있는 확률은 없었다.
"화려하게 날려 주는군."
요셉은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서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필요에 의해 숨기거나 속이기는 해도 일단 만들어낸 규칙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에게 있어서는 물러설수 없는 자존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로엔이었기에 재빨리 손을 쓴것이다. 10딜이던 100딜이던 이곳을 빠져 나간 후의 문제 설사 자신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이 공간은 언제든지 영향을 줄수 있는 자신의 몸 안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심으로 싸우는것은 꽤나 오랜만의 일이지 않나? 먼저 손을 써도 좋다네."
로엔의 말투는 여유로워 보였지만 눈은 마치 귀신처럼 일렁 거렸다. 시시 각각 좁혀져 오는 얼음 기둥을 보면서 요셉은 살짝 웃었다.
"음?"
그 잠시의 방심을 틈타 요셉은 손가락에서 참격을 퉁겨냈다. 차라리 싸우고 있는 도중이라면 쉽사리 막았을테지만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고 참격뒤에 잘 보이지 않는 다른 참격을 섞었던 암습에 로엔은 멈칫 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미안하지만 이쪽은 싸울 생각 따위는 없었다."
이미 혼절한 인을 어깨에 등여 지고 요셉은 달렸다. 결계를 풀어 놓았기에 주위는 동굴로 바뀌어 있었는데 빛이 들어올만한 곳이 없음에도 주위는 푸르른 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조금 더 지나자 추위에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티는 벤하르트가 그의 눈에 보였다.
"벤하르트 움직일수 있냐?"
"네. 조금은."
"도와 주고 싶지만 보시다시피 사정이 여의치가 않군. 달려라 조금만 더 가면 밖이니까 그곳까지만 나가면 안전하다."
"으윽."
"무슨일이야?"
몸을 움직일수 있어 발을 떼려는 순간 잡아 챈듯한 느낌을 받으며 벤하르트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추위에 떨고 있을때 이미 그의 다리에 얼음이 천천히 침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셉이 발이 잠시 멈추었으나 멀리 다가오는 로엔의 모습을 보고 어쩔수 없이 발을 놀렸다. 인이라는 인질이 있는 이상 어떤 짓을 하지는 못할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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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연참대전 살짝 등록은 해두었지만 왠지 완주는 못할것도 같은 기분이랄까요,, 요즘 심한 무기력증에 빠져서 게임도 소설도 읽는것도 보는것도 모든게 다 하기 싫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만 연참대전참가도 했겠다 다시 좀 잡아봐야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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