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23화-페이렌(2)
4방의 중앙을 위치하는 중심 도시인 페이렌은 그 크기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도 발달된 마법산업이 대단했다. 길가를 걷다보면 특이한것이 있어서 고개를 돌리게 되는데 거진 대부분이 마법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대단하군."
두 마법사가 소개해준 페이렌의 경매장안으로 들어온 벤하르트는 두리번 거리면서 말했다. 페이렌은 사방의 중심지로서 그만큼 들여오는 물건도 사고 파는 해동도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경매라는것은 하나의 말일뿐 페이렌 자체의 시장에서도 마치 페이렌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는듯 경매라는 행위는 흔하게 볼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경매장이라고 불리우는 곳은 그보다도 훨씬 더 대단했다. 마치 하나의 작은 시장을 이루고 있는 것만 같은 건물. 그만큼 건물안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은 넓었다. 층마다 각각의 종류가 다른 물품을 전시하고 있었고 제일 윗층에는 가격 500마크닐 이상의 경매를 행하는 곳이 있었다. 물론 그만한 경매는 달에 한두번. 물품을 모으는것과 조사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 했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실행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 최고층에서 경매가 시작될 물건들은 몇일간 최하층에 전시되어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곤 했다.
경매장의 안쪽 수많은 인파와 전시되어 있는 많은 물품. 페이렌의 사람들이라도 놀랄만한 광경인데 하물며 타지인인 벤하르트가 더욱 놀란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중에서도 벤하르트의 눈에 들어온것이 있었으니 한쌍의 검이었다. 한쪽은 기이하게 엮어진 무늬의 흑빛의 검이었고 한쪽은 이미 오랜 세월에 풍화되었지만 백색의 빛을 띄고 있는 검이었다.
"파사(破邪)의 검과 사인(邪引)의 검 인가."
이번 경매장에 나온 물건중 가장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후보중 단연 최고로 뽑히는 쌍검. 멀리서 보았을 뿐이지만 벤하르트는 그 검이 엄청나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을 벤하르트는 이해할수 없었다. 그 검이 대단할 이유는 그에게 있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엄청나다고 느낀것은 그저 감일뿐. 멀리서 보아도 이미 날은 빠질대로 빠져 있는 분명히 검으로서는 수명이 다한것이나 다름 없어 보이는 검. 대장장이의 눈으로 보면 필시 쓰는것을 추천하지 않을 그 검이 대단하다고 느낀것은 그저 단순한 변덕으로서의 느낌은 아니었다.
'이상한데, 분명 이전에는 대단했을 검일테지만 지금에 와서 이미 수명이 다한검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다니, 너무 검을 안 만졌나?'
"어이 형씨 그 물건에는 손을 떼는게 좋아. 지금 그 물건을 탐내고 있는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거든. 아마 형씨저도의 자산으로는 절대 구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금액이라구."
'무시해야겠군.'
실실 대면서 접근하는 남자를 피해 벤하르트는 걸음을 옮겼다. 이곳이 아닌 다른곳이었다면 모르겠으나 경매장과 같은 큰돈이 쉽게 오가는 곳에서 저런 성격의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일보다는 나쁜일이 더 많다는것을 과거에도 몇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어이구 형씨 같이좀 가자고, 그런데 이곳에는 무슨일로 오셧어? 돈을 벌고 싶어서 온거야? 아니면 뭐 구할 물건이라도 있는건가?"
"....."
벤하르트는 묵묵부답으로 계속해서 걸었다.
"너무 그렇게 피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이쪽이 무안해지니까 말야."
"그렇다면 다른곳으로 가주면 좋을듯 한데,"
"오 말은 할줄 아는구만, 그래 이곳에는 무슨 용무로 온거야? 물건을 팔기위해? 아니면 사기위해?"
'시끄럽군.'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벤하르트가 말했다.
"목적이 있다면, 어서 말하던가 해서 끝을 내던가 해줬으면 좋겠군."
"하하. 사실은 말야. 경매에 내걸 물건을 찾고 있는 중이었어."
벤하르트는 느긋하게 남자의 말을 들었다.
"내 이름은 우온 이라고 해. 이 바닥에서는 시세조작으로 유명하지. 형씨의 이름은?"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군. 그래 시세조작꾼께서 나에게는 무슨 용무지?"
누구도 믿지 않는 옛날의 경험은 이런곳에서는 상당히 유용하게 쓰인다고 벤하르트는 생각했다.
'최근에 누군가를 의심해본적은 별로 없지만,'
벤하르트는 상당히라는 말이 무색할정도로 자신이 많이 물러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때? 나와 함께 돈좀 벌어 보지 않겠어? 잘만하면 5000 마크닐 정도는 벌어낼수 있다고. 형씨의 입장에서 말이지."
"오천? 무슨 일인지 들어나 보도록 하지."
"그러니까 우선 내가 천 마크닐을 형씨에게 무상으로 건네 줄게. 형씨는 그 검을 나에게 경매가 시작되면 건네 주는거야. 그 검 상당한 명검이지? 잠시 쇼를 보여주고 우리가 뒤에서 살짝 수습해서 시세를 올려 댄다면 말이지."
"하아 헛소리였군.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지."
"어이 잠깐 기다리라고, 형씨 좋은 이야기 아냐? 검 하나에 최소 일천 마크닐이라는건 말이지. 아아 떼어 먹을까봐 그러는 모양인데 선불이고 부족하다면 2천 마크닐까지는 가능해. 하지만 그 이상으로는 절대 안되. 최소 2천마크닐은 벌수 있다고 괜찮지 않아?"
벤하르트는 그 말에 피식 하고 웃었다.
"한가지 알려주지. 이 검에 들어간 재료값만 약 천마크닐. 내가 말하기는 뭣하지만 이정도의 기술로 검을 만드는것이 4천 마크닐 그리고 이 검은 타인이 가져 봐야 아무 소용 없으니 이쪽에서 넘기려면 추가로 5천 마크닐 만 마크닐을 가져올수 있을까?"
"무슨 소리를. 우리가 시세 조작을 해도 9천 정도가 한계라고 만이라니 형씨 머리가 어떻게 된것 아냐?"
"하아. 어쨋든 안넘길테니까 달라 붙지 말아 줬으면 좋겠군."
주위에서 들으면 눈이 돌아갈 정도의 금액에도 눈하나 깜짝 안하는 벤하르트를 보면서 남자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이상한 놈이었군. 레니아에게도 저런 녀석은 조심하자 라고 말해 두어야 겠어. 특히나 이런 곳에서는 그럼 조금 더 구경해볼까."
벤하르트는 경매장의 이곳 저곳을 둘러 본뒤 밖으로 발길을 옮겼다.
"음?"
밖으로 나가기 전 벤하르트는 처음 들어 왔을때 버젓히 전시 되어 있었던 쌍검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경매장이 문을 닫으려면 한참의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도 검이 보이지 않은게 이상하게 생각된 것이었다.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그 검을 볼수 없다는 것에 그가 끝에 느낀 생각은 분명 아쉽다 라는 것이었다.
"어 벤 왔어?"
약간 헝크러진 머리 침대에 누워 빈둥대고 있는 레니아와 마찬가지로 옆에 누워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는 트레이야를 보니 벤하르트는 체력이 급격히 빠져나가는것을 느꼈다.
"어땟어 경매장은?"
"꽤 대단하더라. 이 물건도 그럭저럭 괜찮은 가격에 팔수 있을것 같고, 그 외에도 이 도시의 여러가지를 조사하기는 했지만 오늘 말하기는 조금 힘들것 같다."
"왜?"
"피곤하니...까."
벤하르트는 벽에 등을 기대로 고개를 푹 떨어 뜨리고는 그대로 축 늘어졌다.
"벤. 혹시 자?"
"....."
"하여간 이래저래 무리한다니까, 쉬고 나가도 될것을."
무엇이 그렇게 아쉬운지 자고 있는 벤하르트의 옆모습을 보면서 약간은 퉁명스레 레니아는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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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짧습니다. 이제 슬슬 연참대전도 준비하고 해야 하니까요, 연참대전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한테는 활력제? 가 아닐까 싶습니다. 워낙 게을러서 1일 1회가 힘든 저에게 1일 1회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이벤트랄까요. (그러나 달에 한번 할까? 라고 물으신다면 단연코 노 라고 말하겠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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