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69화-마계(1)
정신을 차려보니 뭔가 뭔가 칙칙하고 어두운 느낌이 몰려 왔다. 멍하니 앉아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아 하는 소리를 내며 그제서야 그는 마계의 문으로 끌려 왔던 기억을 떠올릴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상태를 파악함과 동시에 주위가 어떤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온통 나무와 숲풀 밖에 보이지 않았고 태양이 내리 쬘것 같은 하늘도 나무의 잎에 막혀 전혀 빛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보통의 나무보다 5배는 더 긴 나무들이 서로 안듯이 얽히고 얽혀있는 모습은 서로를 사랑하는것도 같았고 어찌보면 아우러져 싸우는것 같은 모습으로도 보였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것을 깨달은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으르르.."
"으윽."
눈앞에 서 있는게 단순한 늑대라고 생각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며 그는 백색의 검을 휘둘렀다. 개의 주변은 확실히 상당한 양의 기가 흐르고 있었다. 필시 단순한 늑대는 아닐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검을 받았다. 확실하게 목을 노렸다고 생각한 순간 늑대의 신형이 흔들렸다. 기괴한 움직임이었지만 그것에 놀라기 보다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빼 다음의 일격을 피했다.
'공중에서 기로 발을 퉁겼군.'
그렇게도 기를 사용할수 있구나 하고 순수하게 감탄하며 그는 백광을 쏘아 날렸다. 눈으로도 쫓기 어려울 정도의 굉장한 빠르기 였지만 적당히 막아내니 서서히 눈에 익어 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대처할수 있었다.
"잡았다."
"그르.."
늑대의 움직임을 쫓느라 땀이 범벅이 된 채로 그는 늑대를 구속해 놓은뒤 잠시 휴식을 청했다. 잠시 쉬고 있을때 한마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쉬고 있다가는 비명횡사하기 딱 적당할거다."
"요셉."
반가운 마음에 벤하르트가 한달음에 그에게 다가가자 기다렸다는듯이 요셉이 그의 턱을 후려쳤다. 머리가 울려 주저앉은 벤하르트에게 그가 말했다.
"무슨 놈의 말썽을 일으킨거냐. 마계의 문으로 들어 오다니."
"으으윽."
고작해야 한번의 공격을 허용했을뿐인데도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롱 거렸다. 잠시 후 변명하듯 벤하르트가 말했다.
"제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접근했을 뿐인데 마치 흡입하듯이 저를 끌어 당겼으니까요,"
"접근한것 부터가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물론 말을 안한 이쪽도 책임이 없다 할수는 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그는 왜 결계가 깨졌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하지만 단서가 없는 상황에서 머리를 굴린들 답이 나올리가 없었다.
"아무튼 좋든 싫든 마계에서 가렌더 부크로 가는수밖에 없겠군."
요셉은 품안에서 패를 꺼내들었다. 푸른 용의 배를 쓰다듬자 8덩이의 푸른 증기가 떠오른다. 그것을 본 요셉은 쳇 하고 불만 스러운 얼굴을 내비쳤다. 그런줄도 모르고 벤하르트는 좋아라 하며 패를 꺼내며 반겼다.
"아 여기서도 이게 가능했군요."
"아스포에라로 가는것은 포기다. 그 방법은 택할수 없어."
"아니 왜?"
"앞으로 두달뒤 여황을 보러 마왕중 하나가 가렌더 부크로 온다고 했다. 단순한 마족이라면 모를까 마왕같은 고위 마족이 오는데 내가 없으면 안되. 80일이나 걸리고 또 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는 아스포에라는 탈수 없어. 네가 굳이 원한다면 너는 그것을 타고 와도 상관 없다만,"
슬쩍 벤하르트는 주위를 둘러 보고 바로 고개를 저었다.
"다만 아스포에라 말고 다른 수단으로 가려면 최소한도의 강함을 얻지 못하면 곤란해. 느슨하게 갈수는 없을거다. 거기에 이곳은 '마계' 니까. 가렌더 부크에서와는 달리 완벽하게 너를 지켜줄수는 없어. 결론은 강해져야 한다는 것이지."
주위에서 기척이 느껴진자 벤하르트는 검에 손을 가져갔다. 그는 군트리온에게 검을 주는 날이 다음날이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동안 레니아가 마법을 배우지 못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등에 오한이 올라오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아까 네가 상대한것은 마계에서도 하급한 종에 속하는 녀석들이지. 개개인의 능력만으로는."
그의 말에 뼈가 있다고 생각해 벤하르트가 물었다.
"개개인이라면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겁니까?"
"주특기는 무리를 지어서 공격하는것. 푸타카 라고 불리는 이 마수는 합격의 달인이다. 합격을 한다면 별 다섯개 만점중에 세개 정도의 실력을 발휘하지."
"그럼 개개인의 능력은 별 몇개입니까."
점점 소리가 거칠어 지는게 한마리 두마리로 끝날것 같지 않아 불안함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듯 묻자 요셉이 대답했다.
"글세 반개도 안되겠지."
"....."
"온다. 우선은 살아 남는것부터 시작해야 겠지."
달려드는 푸타카의 수는 일정했다. 두마리나 세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어 시도를 하고는 무리로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주위에 어슬렁 거리는 무리만 해도 얼추 수십여마리였는데 술렁이는 소리를 들으면 그 몇배는 되는 양이 모여 있는것 같았다.
'아마 이런일이 일어날줄 알고 있었겠지.'
묶어 놓은 푸타카를 요셉이 발견하지 못했을리가 없었다. 결국 이것은 비공식적인 요셉의 수련법인 것이었다. 검에 손을 쥐자 백색의 기운이 그의 손을 따라 움직였다.
"호오."
요셉이 벤하르트에게 시선을 돌림과 동시에 푸타카 셋이 곧장 달려 들었다. 팔과 목 다리를 동시에 공격한 연계였으나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와 함께 셋 모두 목이 잘려 떨어져 내렸다.
'저정도라면 괜찮겠군. 수를 보아하니 그 수장도 있는건가. 이곳은 타림 숲이군. 하필 이런곳에 떨어 지다니 어지간히도..'
달려드는 푸타카 한마리의 배를 맨손으로 갈라내면서 벤하르트를 살펴 보았다. 합격을 하기 어려운 자리를 점해 끊는 기술을 보고 벤하르트가 적은 힘으로도 많은 힘을 사용하는 방법에 익숙하다는것을 알아 차렸다.
'실전을 통해 익혀 나가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사이를 지나가는 기이한 기분. 어딘가 부자연 스럽다라고 생각이 든것은 왜 일까?
"이끄. 방심하면 안되겠군."
푸타카의 무리 속으로 그가 발을 집어 넣었다. 더 놔두면 절진이 완성 되어 버리는 까닭이었다. 무리속으로 침범한 그를 향해 동시에 수마리의 푸타카가 달려 들었지만 달려든 무리에게 엄습하는것은 붉은 피와 살점들 뿐이었다.
'괴물.'
요셉이 벤하르트를 신경쓰듯 벤하르트도 그를 신경 쓰고 있었다. 처음 속도를 봐두지 않았다면 진작에 무너졌을테지만 미리 그들의 움직임을 보았던 터라 여러 갈래의 백광을 만들어내 합격을 제지 하며 버티고 있었다. 슬슬 조여 오는 무리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한 조금씩 견제를 하는 듯한 움직임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요셉이 훌쩍 뛰어 벤하르트의 등뒤로 다가왔다.
"그렇게 있다간 당할거야. 이녀석들이 보이고 있는것은 문양의 진. 기를 실어 상대의 기를 구속하는 절진이다. 한마리 한마리의 생명의 기를 담보로 만드는 것이니 일단 만들어지면 나라 해도 파훼가 불가능해."
"뭐라구요?"
"아직 네가 상대하기에는 조금 벅차니 이번에는 내가 싸우는것을 잘 보고 배워 두도록 해라."
말과 동시에 요셉의 기가 술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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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휴가도 곧 마무리네. 마지막 하루..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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