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42화-카도스(1)
벤하르트가 카도스로 들어가고 난 후 타리노는 말타에게 말했다.
"말타. 벤하르트가 말했던 그 여자들이 오면 이곳으로 데리고 와줘요."
"네? 하지만,"
말타는 벤하르트의 부탁을 생각했다.
"그는 무언가 오해하고 있는것 같았지만 본래 그녀의 예언의 세례는 그렇게 간단한것이 아니에요. 혼자 감수해서 할수 있을만큼 간단했다면 시련이라고 칭해지지도 않았겠죠. 그는 일행을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지만, 그것이야 말로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카도스에는.."
"그래요 그 파수꾼이 있지요. 세례라고 불리우고는 있지만, 이것은 일종의 놀이 입니다. 결과를 알수 없이 말을 흝어 놓은 놀이."
순간 타리노는 섬칫한 느낌을 받고 잠시 몸을 떨었다. 잠시 떨던 몸이 슬슬 멈출때쯤 그녀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의 얼굴에 화들짝 놀라며 말타가 물었다.
"타리노님?"
"이번 세례는 꽤나 난잡하게 시작될것 같군요."
미소와 걱정이 반반씩 섞인듯한 표정으로 그녀는 벤하르트가 지나간 카도스의 입구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드디어 열린건가."
상아색 머리의 남자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손에든 징표가 흔들리는것으로 카도스와 현실이 이어졌다는것을 깨달은 것이다. 용처럼 생긴 뱀 문양이 그려져 있는 징표를 땅에 놓자 그의 눈앞에는 벤하르트가 지나간것과 같은 문이 열렸다.
"이곳에 '그것'이 있다는 것인가."
마른 웃음을 띄우고 그는 이계로 가는 첫발을 내딛었다.
"여긴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임무를 하라는 것입니까?"
"잠시. 너는 그곳에 들어가 과거 아오이스에 있었던 대행자가 사용했던 무기를 가지고 와야 한다."
바람에 은발을 휘날리며 제온이 말했다.
"무기?"
"본래 사용했던 대행자 본인의 무기는 아니지, 과거 이 세계를 멸망 직전까지 몰았다고 하는 마검이다."
"그런것을 저에게 시키는 겁니까?"
루에인이 제온에게 물었다. 제온에게 검술을 배웠지만 실제 자신이 대행자의 실력에 미치지 못한다는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의문일수밖에 없었다.
"한가지.. 말해둘게 있다."
제온은 시선을 루에인에게 돌렸다. 마치 동정어린듯한 그의 시선에 루에인은 인상을 찌푸린다. 그가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는 느끼고 있었다. 아오이스에 온 뒤로 그가 잡은 일이 성공된것은 단 한가지도 없었다. 그리고 아오이스라는 곳이 결과를 중요시 한다는것도 그간 아오이스에 몸담으면서 알수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까?"
"....."
침묵의 긍정. 제온은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척살당한다고,
"이번일을 성공하면 실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너는 아오이스의 대행자가 된다. 하지만 실패하면 네가 생각하고 있는 쪽의 결말이 나게 되겠지."
"그것을 알려주는 이유는?"
"오래 살다 보면 보이는것이 몇가지 있다. 그것이 상대방에 관한 무엇이든간에, 처음 만났을때 나는 네가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지."
그의 말이 아오이스 조직으로 따져서 생각할때 작은 배신이라고도 생각 가능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루에인이 굳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은 그 말이 자신을 위함이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야 말로 루에인쪽이 제온이라는 대행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온은 허리춤에서 검 두개를 뽑아 들었다.
"그럼, '카도스'로 들어가는 입구를 열겠다."
양손에 들려 있는것은 파사의 검과 사인의 검 K에게서 받은 그 검을 허공에 휘두르자 쩍 하니 벌어진 곳에는 하나의 문이 생겼다. 서로가 할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임무를 내리는쪽과 받아들이는 관계 그것으로 끝내고 싶다는듯 루에인은 카도스에 이어진 문으로 몸을 던졌다.
"후후후.."
그림자처럼 나타난 K가 흥미로운듯 제온을 바라본다.
"있었나."
실없는 물음이었다. 이미 이전부터 K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었던 K는 그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방금 그말은 조금 위험한것 아니었나?"
살짝 도발어린 말투였지만 제온은 관계 없다는듯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아마 네가 하는 행동과 비교한다면 위험한 일도 아닐터, 신경쓸 필요는 없겠지."
"그래. 그런고로 이번일은 눈감아 주도록 하지. 대신 너도 나의 일을 고발하지 않아주었으면 좋겠군."
"읏."
제온이 말릴 새도 없이 이미 K의 몸은 카도스의 통로로 들어가고 있었다.
"K..라. 이녀석도 저녀석도 괴짜들뿐이군."
고개를 저으면서 제온은 마을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이 카도스 인가."
그곳은 하나의 검은 도시였다. 하늘은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 빛한점없는데도 벤하르트는 도시를 알아보는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어딘가에서 빛이 새어나오거나 하는것도 없었다. 크기는 페이렌의 반정도로 그만큼 컷지만 벤하르트는 자신이 가야할곳이 어딘지 쉽사리 파악할수 있었다. 카도스의 도시는 중앙의 백색탑을 제외하고도 도시를 둘러 여섯군데에 탑이 있었지만 한눈에 봐도 벤하르트가 오를곳은 중앙의 백색탑임에 틀림이 없었다.
"희안한 곳이군."
솔직한 기분을 입밖에 내면서 백색의 탑을 향해 첫발을 내딛은 순간 미미한 진동이 벤하르트의 발에서 느껴졌다.
"이건?"
바닥에서 서서히 올라오는것은 돌로 만들어진 인형이었다. 무의식중에 손으로 검을 뽑아 휘두르자 평상시와는 비교할수 없을정도의 빛이 검에서 세어 나왔다. 진한 백색의 빛은 돌인형을 뒤감아 쓰러트렸다.
"뭐지? 지금까지 와는 많이 다른데.."
"다른게 당연하지."
"읍?"
그의 바로 뒷쪽에서 들려오는 말. 전혀 낌새를 느끼지 못해 벤하르트는 화들짝 놀라면서 그의 모습을 확인했다. 붉은 빛이 감도는 부스스한 짧은 머리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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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나 쉬고,, 느긋하게 써볼려고 했더니,, 결국 쓴다는게 3천자 미만,, 너무 느긋하게 쉬었나 봅니다. 서둘러 복귀해야지.. 그런데 내일 모레 제주도를 가는데? 전 안되나봐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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