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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월 님의 서재입니다.

주사위 군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강월
작품등록일 :
2020.02.01 12:14
최근연재일 :
2020.04.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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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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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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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헬릭스(1)

DUMMY

-마루 님은 뭐 하시는 분인데 이렇게 매일 얼굴이 보여요?

-집에서 놀아요.

-아···.


운서는 방구석 폐인이다.

한창 때 사고로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져 방구석에 틀어박히다 보니, 어느새 원래의 활기를 잃고 서브컬처에 심취한 음침한 남자로 변해 버렸다.

딱히 어려움은 없었다.

때는 바야흐로 방구석에서 지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정보화 시대이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

대단찮은 상가 건물 한 채를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는다는 점 또한 그런 생활 방식을 지탱해 주는 요소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운서는 조금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20대 때야 대수롭지 않게 자신을 백수라고 소개하며 랜선 친구를 만들 수 있었지만, 30대를 넘기면서부터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슬슬 눈치가 보인다고나 할까?


‘공실에 카페라도 하나 차릴까?’


건물주라고 하면 쓸데없이 시선을 끈다.

그렇게 대단한 건물이 아니라고 매번 설명하는 것도 귀찮아서 백수라고 말하곤 했지만 나이가 드니까 어느 정도의 명함은 필요한 것 같았다.

건물주는 너무 화려하고 백수는 너무 초라하니, 어딘가의 카페 사장이라고 하면 평타는 치지 않을까?


‘얼마쯤 손해를 보더라도 마실 가는 느낌으로 출퇴근하면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그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운서는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집에 너무 오래 틀어박혀 산 것도 있어서 슬슬 기지개를 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TRPG 카페? 이건 또 뭐야?’


여러 가지로 따져 보며 창업 정보를 훑고 있는 중에 묘한 광고가 운서의 눈에 들어왔다.

독자적인 규칙의 TRPG, 헬릭스에 대한 프랜차이즈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광고와 서적 판매를 통해 유저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공간을 갖춰 두고 적극적으로 영업하여 TRPG로서 지분을 높여 가겠다는 전략인 듯했다.


‘보드게임 카페 같은 식인가?’


마침 카페 종류로 창업해 볼까 고민하던 운서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찾아보니 비슷한 방식의 카페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이제는 좀 방구석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로 소일하고 싶었던지라 TRPG인 헬릭스가 좋은 대안이 되어 줄 것 같았다.


‘괜찮을 것 같은데···.’


TRPG를 포함해서 보드게임을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카페를 운영해도 좋을 듯싶었다.

훨씬 더 인지도가 높은 TRPG를 선택하는 것이 매출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딱히 돈을 버는 게 목적은 아니었고 혹시라도 손님이 너무 몰려 가게가 북적거리게 되는 것도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적당히 느긋하게 사회에 섞여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면 충분했으니, 모두가 잘 알지 못하는 게임을 들여놓는다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었다.


‘이걸로 하자.’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흘러가자 급격하게 뽐뿌가 찾아들었다.

운서는 곧장 광고에 적힌 연락처를 통해 프랜차이즈 문의를 했고, 개업 준비를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현실적인 이유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점포의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구인 광고를 냈고, 남는 시간에는 헬릭스의 규칙을 읽으며 연구에 매진했다.

혼자 주사위를 굴리며 튜토리얼 캠페인을 플레이 하는 식으로 노력을 거듭하니 차츰 전체적인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TRPG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상호 관계를 통한 역할극이 빠져 버리니, 김빠진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혼자 하니까 TRPG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네. 빨리 알바라도 구해야 같이 해 볼 수 있을 텐데···.’


운서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손에 들린 주사위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상체를 젖히는데, 유리문이 열리며 꽁지머리에 안경을 쓴 여성이 자못 긴장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어떻게 오셨어요?”


운서가 의자를 뒤로 빼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물었다.

아직 영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지만 의외로 문을 두드려 보는 사람이 있었기에 불청객의 정체를 쉬이 짐작할 수 없었다.


“저기··· 구인 광고를 보고···.”

“아!”


문가에 붙은 아르바이트 모집 표시를 가리키는 여성의 모습에 운서는 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인터넷 쪽으로는 아직 반응이 없었는데, 현장에서 먼저 후보자가 나타난 것이었다.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단번에 수요가 충족될 수 있으니, 제발 좀 괜찮은 사람이기를 바랐다.


“여기 앉으세요.”

“네.”


여성은 운서의 맞은편에 앉으며 다시금 가게 내부를 두리번거렸다.

입구 주변은 카운터와 테이블 세 개가 놓인 개방적인 공간이었지만 뒤쪽으로는 칸막이를 쳐서 영역을 구분 짓고 있었다.

공간 활용 면에 있어서는 별로라고 할 수 있지만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만한 분위기였다.


“커피 괜찮아요?”

“네.”


운서는 책상 위에 널브러진 룰북과 캐릭터 시트 따위를 치우고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동했다.

맛으로 승부를 볼 생각은 없었지만 타인의 미각에 테러를 가하는 것도 못할 짓이라 나름 신경 써서 배우기는 했다.

그럼에도 만족시킬 수 없는 고객들이 있다면 모쪼록 다른 커피 전문점으로 가기를 바랄 뿐.


“혹시 이력서 같은 거 있어요?”

“아니요, 모집 글 보고 충동적으로 들어온 터라···.”


운서가 잔을 내려놓으며 묻자 여성이 고개를 저었다.

뭐, 이력서야 나중에 받아도 상관없는 일이긴 하다.


“근데 G&G가 아니네요?”

“오, TRPG 좀 아시나 보다.”


룰북을 향한 여성의 시선에 운서가 좋은 느낌을 받았다.

항간에 대표적으로 꼽히는 TRPG, Gods & Giants를 안다면 이야기는 빠르다.

새로운 룰북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생판 초짜보다는 유경험자가 훨씬 빨리 적응하지 않겠는가?


“학창 시절 때 좀 해 봤어요. 자료 조사하느라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했고요.”

“자료 조사요?”

“사실 제가 글을 좀 쓰거든요. 안 팔려서 문제긴 하지만.”


사족을 붙이는 여성의 안색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말마따나 글이 잘 팔렸으면 이런 식으로 지나는 길에 보인 구인 광고를 보고 대뜸 문을 두드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음··· 혹시 필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예? 아마 모르실 텐데··· 노베르또바조라고, 딱히 축구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 글 좀 자꾸자꾸 봐 달라고 그렇게 지었어요. 글이야에 연재 중이고요.”


쑥스럽게 필명을 밝히는 여성의 모습에 운서가 탄성을 발했다.


“판타지 스타!”

“어머? 아시네요?”

“이야, 나 그거 재밌게 보고 있어요. 방대한 스케일에 세세한 설정이 생각할 거리가 많더라고요. 뭐랄까, 장르 소설에 적합한지를 따진다면 솔직히 조금 길을 잘못 들은 거 같기는 하지만.”

“으··· 솔직히 순위권 작품 보고 내가 써도 이것보단 잘 쓰겠다는 마음으로 출사표를 던졌는데 좀 심란해요. 글로 먹고 살만한 재능이 아니었던 거죠.”

“뭐, 독자로서는 응원하고 있습니다.”


평소 재미있게 보던 작품의 작가를 이런 식으로 보게 되다니 운서로서는 신기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TRPG 경험자인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호감이 쌓인다고나 할까?


“이거 판타지 스타의 완결을 보기 위해서라도 제가 작가님의 경제적인 문제에 보탬이 되어야겠군요.”

“네? 겨우 그런 이유로 채용을 결정하신다고요?”

“괜찮아요, 괜찮아. 어차피 어려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면 다 할 수 있는 일들이잖아요. TRPG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 것 같고.”

“···감사합니다.”


조금 당혹스러운 기분이었지만 어찌 됐든 잘 되었다 생각한 여성이 고개를 숙였다.


“필요 서류들이 있는데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건강진단결과서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으니까 가까운 보건소에서라도 빠르게 발급받아 주세요. 자세한 사항은 구직 사이트에 올렸으니까··· 뭐, 여기서 확인하시면 되겠네요.”

“네.”


뭐가 더 필요한지를 떠올리던 운서는 카운터로 이동하여 컴퓨터를 조작했다.

구직 사이트에 직접 올린 항목을 화면에 띄우자 여성이 옮겨 쓰려고 했는데, 귀찮게 뭘 그러냐며 바로 프린터로 인쇄를 해서 A4 용지를 넘겼다.


“사실 이런 것들이 다 필요한지 모르겠는데 일단 다른 데서도 요구하니까 구색을 맞춰 봤어요. 그리고 사대 보험은···.”

“택배요!”

“어?”


창업을 한다고 여러 가지로 알아본 내용을 전달하는 중에 택배 기사가 문을 두드렸다.

여성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택배 기사를 맞이하니 본사에서 보내온 물품이 여러 개의 박스에 담겨 전달되었다.

매장에 비치할 수종의 룰북 카피며 특별한 캐릭터 시트, 주사위 따위의 도구들이었다.

수령 확인을 하고 바닥에 놓인 상자를 바라보는데 여성이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도와 드릴까요?”

“그러면 오늘부터 일 시작하는 걸로 해요. 연수한다 생각하고 음료를 내거나 룰북을 연구하면서 준비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제가 초보니까 같이한다면 든든할 거예요.”

“네.”

“저는 신운서라고 해요. 올해로 31살. 바조 씨는요?”

“차유림이예요. 25살이니까 말씀 편하게 하셔도 돼요.”

“그럴까요?”

“네.”


두 사람은 가볍게 통성명을 하고 물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헬릭스는 새로 시작하는 TRPG 시스템이었지만 설정 놀음이 심한 장르답게 룰북이 상당히 많았고, 복수의 카피를 종류별로 나누어 책장에 넣어 두는 것도 나름 일이었다.


“와, 이거 진짜 금이에요?”


운서가 플레이어를 위한 핸드북 여러 권을 책장에 옮겨 넣는데 작은 상자를 열어본 유림이 탄성을 발했다.

슬쩍 보니 주사위 세트가 들어 있는 비닐 백 사이에 홀로 광채를 발하는 금빛 주사위가 섞여 있었다.


“맞아, 황금 주사위. 우리가 프랜차이즈 1호점이라고 기념품으로 보내 준다고 하더라.”

“이걸로 주사위 굴리면 무지 게임이 잘 될 거 같은 느낌인데요?”

“뭐 좀 있어 보이는 효과는 있겠지.”


유림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운서가 보기에는 별로 대단할 것도 없었다.

주사위야 원하는 눈만 나오면 되지, 재질이 금이든 다이아몬드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얼추 다 된 거 같은데 모의전 한번 안 할래?”

“모의전이요?”

“이 헬릭스라는 게 처음 공개된 것도 있고 내가 다른 TRPG를 해 본 적이 없어서 아무리 연구하고 시험해 봐도 딱히 감이 잘 안 온단 말이야. 적당히 해 보고 밥 사 줄 테니까 그거 먹고 가.”

“그, 그럴까요?”


운서의 제안에 유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소한 규칙이지만 어차피 일을 하려면 공부해야 할 터였고 책자를 나르며 호기심이 돋기도 했다.

저녁밥을 공짜로 때울 수 있다는 말에는 없는 의욕까지 샘솟을 정도였다.


‘마침 이달 식비가 간당간당했는데···.’


유림은 처음 카페에 들어왔을 때 운서가 한쪽으로 치워 두었던 도구를 다시 책상 위에 펼치는 것을 바라보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작가의말
글을 읽는 데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행을 좀 띄우는 식으로 수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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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주사위를 굴려라 +7 20.02.16 404 3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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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귀환(2) +4 20.02.12 426 2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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