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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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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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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글자수 :
359,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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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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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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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77화

DUMMY

“이 곳 스카이시티를 벗어나 수도로 들어가는 것은 결코 안 되며, 궁금한 것이나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집사인 켄이나 이번 S클래스 관리담당인 베돌프 경에게 말하면 된다네. 허허··· 그리고 교복에 관해 궁금하겠지? 그 교복은 보통의 옷이 아니라네. 교복의 소재는 비밀이지만 그 능력은 잘 찢어지지 않고, 불에 쉽게 타지도 않으며 몸의 온도를 조절해주는 마법의 옷이라고 보면 된다네. 그러니 걱정 말고 입으시게나.”


“교복에 그런 짓을···”

“그냥 교복 입으란 소리잖아···”


술렁술렁! 웅성웅성!


미하이릭 교장은 소란스러운 학생들에게 헛기침을 한 후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아직 끝이 아니라네. 흠흠··· 7일에 한 번씩 받는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그 누구도 상관치 않으니 걱정하지 말게나. 수업은 2층에서 9시부터 시작하며 훈련장은 지하에 따로 있으니 그곳에서는 자유롭게 훈련이나 결투를 하여도 무방하다네. 결투를 할 때 미리 집사인 켄에게 말한다면 세이브 홀을 사용하게 해줄터이니 그리들 알게나.”


“세이브 홀을 사용하게 해준다면···”

“그렇군. 죽어도 되살아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결투를 할 수만 있다면 목숨을 걸고 싸울 수도 있다는 뜻···”


버닉의 혼잣말에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 차차 알아가도록 하면 될 터이니··· 3개월 후에 어느 정도나 성장해 있을지는 자네들 하기에 달린 것이니 열심히들 하게나. 수업은 내일부터 하기로 하지. 이것으로 입학식을 끝내겠네. 그만 가지···”


미하이릭 교장은 열심히 설명한 탓에 피곤한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데리고 나가버렸다.


“교복을 입을 수밖에 없겠네···”


루시아는 아직도 제논에게 붙어있는 뷰린을 흘깃 보더니 고개를 홱 돌렸다.


“제논! 이제 뭐할 거야?”


프리페는 살짝 신경질적이게 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뷰린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으음···. 2층이나 가볼까···?”

“가자!”

“넌 왜 따라와!”


뷰린이 오른손을 들고 외치자 프리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런 소리에도 뷰린은 혀를 내밀며 약을 올렸다.


“나의 제논이 간다고 하니까! 내가 특별히 같이 가주는 거야!”

“아까부터 나의 제논이라니 이 여자 누구죠? 제논오빠···”


레나는 루시아를 무시한 뷰린을 응시하며 물었다. 그러던 순간 손뼉을 탁 쳤다.


“아!! 루시아 언니를 부축할 때 봤던!!”


‘난 뷰린이라고 해. 미안해. 우리 구역에서 이런 소란을 일으켜서···’


‘괜찮으니 이만 가볼게.’


‘응. 역 앞의 이곳은 우리 구역이거든. 괜히 다른 구역에서 시비를 거는 거야. 앞으로는 좀 더 잘 처리할테니까 걱정하지마. 그래도 혹시 위험하면 우리 가게로 오면 되! 알았지?’


“그때 봤던 비틀거리는 여자?”

“비틀거리는··· 여튼··· 마··· 맞아요. 근데 오빠랑 무슨사이죠?”


뷰린이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자 레나는 움찔하더니 물었다.


“전 아무 사이도 아닌데요?”

“그럼 빠져주세요. 전 뜨거운 입··· 읍!”

“하하하!! 우리 2층이나 갈까?”


제논은 급히 뷰린의 입을 막으며 뷰린을 끌고 홀 입구로 향했다. 더 이상 가만있었다가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 질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3개월의 아카데미 생활··· 힘들지도···’


*


미라클 아카데미 스카이 시티의 본 건물은 총 6층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1층 홀에서 보이는 곳은 4층뿐이다. 나머지 5층과 6층은 2층에만 올라가는 길이 존재한다.


1층은 여러 상점과 세이브 홀, 지하입구, 화이트 쉐도우(수도) 입구, 2층부터 4층까지의 입구로 구성되어 있고, 3층은 식당과 숙소, 4층은 행사장이다. 그리고 2층은 디로인 제국의 역사가 담긴 역사실과 강의실, 5층과 6층으로 가는 입구가 있다.


특히 역사실에서는 각각의 스카이 시티 건물마다 다른 인물들이 기록되어 있으며 그 중심인 본 건물에는 디로인 제국 최고의 인물들만이 기록된다.

제논일행은 2층 앞에 도착했다.


“여기가 역사실이군···”


달칵!


2층의 문을 열자 보인 것은 작은 방이다. 이 방에는 오른쪽과 왼쪽에 문이 있고, 가운데는 1층 홀에 있던 동상의 주인 테난이 의자에 앉은 채 그려진 그림으로 커다랗게 장식되어 있다. 테난의 그림은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로 시선을 끌었다.


“멋있네요. 테난이라는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레나와 루시아는 테난의 모습이 그림뿐이지만 꽤나 멋있어 보였다. 과거에 어떠한 일을 벌였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그러나 밝혀진 것은 극히 소수였을 뿐이다. 테난이 밝히지 않고 숨긴 것 중에 하나가 미라클 아카데미에 관한 것이다.


이것이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기존의 다른 아카데미와 명백한 차이를 보이는 시스템과 규모는 너무나도 엄청났다.


도대체 신비한 종이는 무엇이며, 처음 보는 숲과 미로는 어디란 말인가? 테난이 세상에서 사라진지 30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미스터리한 것들이 많았다.


제논은 왼쪽 문에 걸린 강의실과 오른쪽 문에 걸린 역사실의 팻말을 보더니 오른쪽의 문을 열었다.


“우선 여기부터 볼까.”


제논은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지금까지 모르는 것이 많고, 지식의 부족을 느낀 탓이다. 그것을 지금이라도 느낀 이상 제논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역사실의 모습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과 직선의 긴 복도로 되어 있고,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시 긴 복도가 있다.


복도에는 양 옆으로 문이 있고, 문에는 작은 팻말이 걸려 있는데 팻말마다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다. 따라서 긴 복도에 양옆으로 분포된 각각의 문은 여러 위대한 역사를 만든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테난 썬 에듀라패트린··· 본명 테난 썬 크루스커즈.”


제논은 첫 번째 문에 걸린 팻말을 보고 멈춰 섰다. 대륙 역사상 가장 신비한 인물 중 한 명인 테난의 역사가 모여 있는 방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끼익!


제논이 문을 열자 넓은 방과 교복 입은 여자 그리고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제논은 또 다른 구경꾼이라고 생각하며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와아~~···.”

“정말 잘 만들었다.”


제논은 말문이 막혔다. 자세한 것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작은 모형들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역사들이 방 안 넓게 있었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프리페나 뷰린 역시 입을 가린 채 눈 돌리기 바빴고, 레나와 루시아는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현자 테난 썬 에듀라패트린.


제논은 조용히 테난의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등급을 만들고, 1급의 관리로써 드워프들과 도시건설을 시작으로 귀족제도를 폐지.


‘귀족 제도 폐지라··· 그러고 보니 드워프들은 현재 어디에 있을까···?’


제논은 작은 모형들을 보며 빠르게 지나갔다. 드워프 모형은 제논에게 검을 쥐어준 리키아스 장로가 떠오르는 듯 한 모습이었다.


-수도 화이트 쉐도우와 4개의 화이트 게이트, 화이트 로드, 4대 도시 구성.

‘이것이 난공불락의 화이트 게이트로군···’


역사상 단 한 번도 적군에게 뚫린 적이 없다는 화이트 게이트 역시 테난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제논은 테난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욱 알고 싶었다. 그러나 이 방안에 나타나있는 것은 역사의 수면위로 올라온 몇몇의 일들만 기록되어 있었다.


-미라클 아카데미 스카이시티, 어스 시티 구성과 샤인 스톤 개발.


‘미라클 아카데미···’


제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반드시 테난의 정체를 파해치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옆으로 움직였다.


-폴리아드 탑, 현자의 탑, 앙고르겔을 구성하고 디로인 왕국의 이름으로 대륙의 중심에 떠오름.


‘샤인 스톤과 앙고르겔 3호를 개발한 테난은 분명 셀 수 없을 정도의 여러 가지 것들을 개발 했겠지. 그 중 하나가 그 알 수 없는 종이···.’


제논의 머릿속에 주인의 종이라는 입학 신청 종이가 스쳐갔다. 어디론가 이동시키는 그 종이에는 레어매직웨이와 같은 힘이 있었다. 그 종이가 어떤 것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동되는 곳도 마찬가지다.


-각 제국의 침략을 모두 막아냄. 앙고르겔 3호 완성. 디로인 제국으로 인정받음.


‘제국으로 인정 받는다라··· 나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지···’


제논은 작은 모형들의 전쟁 장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적의 현자 테난 썬 에듀라패트린은 영원히 디로인 제국을 지킬 것이다.


2층의 작은 방에 걸려있던 그림보다 조금 더 젊은 모습의 테난이 그림으로 마지막에 장식되어 있다. 어깨까지 오는 흑색의 웨이브진 머리칼과 목의 오른쪽에 보이는 조그마한 흑색의 별이 눈에 띄는 테난은 꽤나 미남이었다. 한참을 집중해서 그림을 지켜보던 제논은 이상한 점을 문득 느꼈다.


‘이 그림···’


그때였다. 옆에 있던 한 여인이 제논에게 부딪쳤다.


“꺅!”


스르륵!!


눈을 꼭 감고 넘어지려던 그녀를 제논이 순식간에 허리를 휘감아 부드럽게 안아들었다. 그러자 그년의 옆에 있던 웨이브진 푸른 하늘색 머리칼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남자가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 어서 샤론 양을 놓아줘!”

“···.고마워요.”


샤론이라 불린 그녀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채 붉어진 얼굴로 제논에게 말했다. 제논에게 그 순간 시선이 집중되었다. 특히 뷰린과 프리페는 제논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피하지 못한 제 잘못이죠. 샤론 양.”


샤론은 연녹색 머리칼에 사파이어색 눈동자의 눈부신 미인이다. 키는 170cm를 조금 넘었고, 성숙한 몸매와 고위 귀족들만의 기품 있는 모습과 기분 좋은 허브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제논의 품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간단하게 옷을 정리한 후 인사했다.


“반가워요. 샤로니아.K.카시오페라고 하며 방금은 죄송했어요. 구경하느라 저도 모르게 움직이다가 부딪쳤네요.”

“카시오페?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제논의 옆으로 다가가던 레나가 턱에 손을 올리더니 중얼거렸다. 그러자 샤론의 옆에 있던 선글라스의 남자가 샤론에게 말했다.


“샤론 양 괜찮아요?”

“···네. 저기···”


샤론은 제논을 쳐다봤다. 제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전 제논입니다. 결투 종목 S클래스죠.”

“아··· 저는 샤론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제논님. 지능 종목에서 S클래스로 입학했어요.”

“지능 종목이면 머리가 아주 좋다는 거네?”


뷰린은 질투어린 시선으로 샤론을 쏘아봤다. 제논의 옆에 여자가 이미 있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예상했지만 그녀는 충분히 그녀의 것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결코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가 봐도 예쁜 여인이 세 명이나 있었고, 실력 역시 S클래스에 도달한 이상 대륙 어디에서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경쟁자는 더 이상 사양하고 싶었다. 왠지 붉어진 얼굴로 쑥스러워하는 샤론도 S클래스 학생이다. 게다가 지능 종목 인만큼 좋은 머리를 써서 제논을 유혹한다면 끝장이었다. 여기서 빨리 싹을 자를 필요가 있었다.


“뭐··· 조금요···”

“지능 종목은 어떤 시험을 치는데?”

“음··· 지능 종목은 대륙의 역사에 관한 것이나 유명한 인물들부터 마법이나 국가 간의 대립 등등등······”


주절주절···


“아 그만!! 그만!!”


뷰린은 그녀의 말을 도중에 중단시켰다. 괜히 지능 종목 S클래스가 아닌 듯 샤론의 이미지는 대륙에 관한 모든 것들을 꿰뚫는 책사같은 느낌이었다.


“어디서 그런 것들을 배워온거야?”

“어머님한테 배운 대로 했을뿐인걸요···”

“어머님?”

“저희 어머님은 리아인.K.카시오페예요.”

“뭐라고!!”


뷰린과 레나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그녀들의 아버지들 역시 대단했으나 샤론의 어머님은 더욱 대단했다. 뷰린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운 이마를 찌푸렸다.


“···.리아인님이 어머님···”

“해양 제국에 오신 적이 있으신가요?”


뷰린은 샤론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버지가 조선업에 관심이 많으시거든··· 그래서 자주 갔었지. 리아인님과도 아는 사이야. 나도 만난 적이 있고··· 설마 네 명의 왕. 사.천.왕. 중 한명인 리아인님의 딸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대륙의 서쪽에 있는 커다란 섬은 하나의 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해양제국이라 불리는 피베토스 제국에는 권력의 중심이 두개로 나뉘어있다. 황제는 대장이라 불리며 대장의 밑에는 4명의 왕 사천왕이 존재했다.


사천왕은 장군이라고 불리며 대장 다음으로 강력한 권력을 지닌 자들이다. 그 중 한명이 바로 샤론의 어머님인 리아인.K.카시오페였다. 리아인은 젊은 나이에 미라클 아카데미에서 S클래스로 졸업한 후 자신의 모국인 피베토스 제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는 피베토스 제국의 골칫덩이인 해적들을 멋지게 잇달아 잡아내며 그 이름을 날렸고, 털털한 성격과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까지 한 몸에 얻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나온 전략, 전술은 해전에 있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어서 오랫동안 유명세를 떨치던 해적들조차 대부분 소탕되고 말았다. 그 이후 그녀는 사천왕의 자리에 올라 해전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다는 천재 전략가로 그 이름을 대륙 전체에 퍼트렸으며 게다가 그녀는 무역에 관한 것도 충실했다.


무역에 관해 관심을 가졌을 때 만난 사람이 바로 뷰린의 아버지이다. 뷰린의 아버지는 디로인 제국의 3대 상인으로 조선업으로 성공했었다. 그런 만큼 리아인과의 친분 역시 두터웠다. 뷰린은 이 상황을 기뻐해야할지 울어야할지 도저히 판단할 수가 없었다.


“우와! 대단하네요!”


레나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뷰린과 반대로 기뻐하는 듯 했다. 샤론은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순수한 아름다움의 결정체!


바로 그것이었다. 뷰린마저 넋을 놓게 만드는 미소였다. 루시아는 기억이 났다는 듯 손뼉을 짝하고 쳤다.


“아! 너도 대륙의 3대 미인 중 한명이구나! 들은 적이 있어!”

“···과찬이세요··· 저에겐 부담스러운걸요.”


샤론은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서도 계속 제논의 눈치를 보는 듯 했다. 레나는 샤론을 보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루시아에게 말했다.


“루시아 언니와 같은 대륙 3대 미인답게 샤론양도 굉장히 예쁘네요. 제논 오빠랑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어?··· 글쎄···”


루시아는 당황하며 대답했다. 그러자 샤론의 옆에 있던 선글라스의 남자가 피식 웃었다.


“풉··· 샤론 양이 저런 남자에게 넘어갈 리가 없죠. 그렇죠. 샤론 양?”


선글라스의 남자는 조용히 있는 샤론을 보며 물었다. 그러나 샤론은 얼굴을 붉힌 채 제논만을 보고 있을 뿐이다. 선글라스의 남자는 설마라는 표정을 지었고, 뷰린과 프리페는 뷰린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제··· 제논님. 저는 이곳에 저를 지켜줄 분을 찾으러 왔습니다. 혹시 저를 평생 지켜주실 수는 없을까요···”

“네···?”


그 순간 방안이 고요해졌다. 제논은 급히 정신을 차리며 생각했다.


‘도··· 도망쳐야해!’


“어머···!”

“샤론 양··· 저는 급한 약속이 있습니다. 당신과도 급한 약속이 생기길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제논은 샤론의 손을 잡더니 귓속말을 했다. 그리고는 바람처럼 방을 탈출했다.


“어···.?”


제논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


“·········”


샤론의 얼굴이 붉어져있었고, 그들이 제논의 귓속말하는 것을 놓칠 리가 없었다.


“제논오빠가 뭐라고 했어요??”

“방금 들은 것! 나한테도 말해줘야겠어!”


레나와 뷰린이 눈을 빛내며 샤론을 둘러쌓다. 샤론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음에 또 보자네요···”

“!!”


*


제논은 작은 방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는 방 가운데 그림을 바라봤다. 아까의 그림에서 느낀 것과는 다른 어색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이 그림에는 없었지··· 역시!”


제논의 생각은 맞았다. 역사실의 그림에서는 있었던 목의 오른쪽에 자그마하게 그려진 흑색별이 작은 방의 그림에서는 없었다. 최대한 목을 가리는 셔츠를 입었지만 조금 보이는 목 오른쪽의 흑색별이 있어야할 부분은 지워진 듯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의도지··· 이 그림은···”


제논은 우선 강의실도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정보는 지금으로썬 너무나도 부족했다. 조금이라도 더 찾을 필요가 있었다.


“강의실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볼까···”


*


“루이테로스님.”


어두운 방안에 3명의 남녀가 앉아있다. 공허한 어둠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 그들은 서로 눈앞마저도 보지 못해야 정상이지만 그들은 어둠속에서도 대낮인 듯 편안해 보였다.


“오늘부터 아카데미 생활이다. 정체가 탄로 나지 않게 조심할 수 있도록.”

“예!”


루시테로스는 팔짱을 낀 채 왼쪽에 앉은 여자에게 먼저 말했다.


“코드명 스네이크. 섣부른 행동은 자제하라. 곧 날 뛰게 해줄 테니.”

“네···”

“그리고 코드명 블랙.”

“네.”


루이테로스는 오른쪽의 남자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조사해야 할 것이 있다. 코드명 스마일과 두 남자를 체크해라.”

“스마일과 두 남자?···”


“이름은 칸 폰 이슈타르, 노킬버그 디로인.”

“···네.”

“그럼 해산.”


*


“이 곳에는 무슨 일인가?”

“···당신은··· 차기 현자?”

“헤일러 킬브레이. 차기 현자라니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


제논이 강의실로 들어가자 직선으로 뻗은 복도 양 옆으로 강의실마다 팻말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복도를 걷던 중 문을 열고 나온 헤일러와 마주친 것이다.


헤일러는 30대 초반으로 알이 큰 안경과 원뿔형 모자를 쓰고 있으며, 손에는 기다란 나무지팡이를 들고 있다. 그리고 키는 185cm정도 되어보였다.


“헤일러··· 강의실 좀 구경해볼 생각이야.”

“잘됐군. 내가 소개해주지.”


헤일러는 제논이 마음에 들었다. 10년 전에 만났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수업도 없는데 누가 강의실을 구경하겠는가? 헤일러는 제논이 아주 학구열 높은 학생으로 보였다.


마법 하나에 미쳐버렸던 어린 시절의 자신과 같은 그런 모습 같았다. 제논은 이곳에 오래 있었을 헤일러를 따르기로 했다. 왠지 눈빛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지.”

“그래. 각오해라. 이곳은 생각보다 넓거든.”


제논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제논님···.”


샤론은 뭔가에 홀린 듯 제논이 방을 나가고도 시선을 땔 줄 몰랐다. 그에 레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샤론에게 말했다.


“원래 위기를 느끼면 도망치거든요. 걱정 마세요.”

“어떤 분이죠?···”

“제논 오빠요?··· 음···”


레나는 턱을 손으로 받치며 생각했다.


‘제논 오빠라··· 미궁에서 싸울 땐 뭔가 신비스러웠고, 파이브 킹 배틀 때는··· 믿음직스러웠지··· 처음 만났을 땐··· 그러고 보니 루시아 언니를 알고 있는 듯했는데? 음··· 역시 수수께끼의 남자.’


레나의 머릿속에 제논의 모습이 여러 번 스쳐간 뒤에야 레나는 자신 있게 결론을 도출했다.


“비밀스러운 수수께끼의 남자!!”

“비··· 비밀요···?”


샤론은 충격 받은 듯 한 표정이다. 레나는 기분 좋은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러나 그것은 길지 못했다.


퍽!!


“크헉··· 어··· 언니···”


루시아의 주먹이 레나의 머리를 세게 친 것이다. 그 후 루시아는 레나의 말을 수정해주었다.


“비밀스러운 수수께끼의 남자가 아니라 동료야. 우리의!”“동료··· 단지 그뿐인가요??”

“뭐···?”


샤론은 사파이어색 눈동자를 빛내며 루시아에게 되물었고, 루시아는 당황했다.


‘그··· 그냥 동료··· 일뿐이지?··· 동료···’


“마··· 맞아! 그냥 도··· 동료야! 호호호!!”

“호오~! 언니··· 뭔가 수상한데요?”


퍽!


“쿠엑!!”

“시끄러워!”


샤론은 쓰러진 레나를 어이없는 듯 보다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네요. 호호!!”

“뭐가··· 다행이라는거야?”


“저 정도 되시는 분의 옆에 아무도 안 계신다니 정말 다행이잖아요. 제가 가질 수 있으니···”

“······.”


루시아는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기분이 나빴다. 그때였다.


“제논은 내꺼야!!”


뷰린은 주머니에서 묵빛의 부채를 꺼내 샤론에게 겨누며 눈빛을 빛냈다. 그에 프리페 역시 뷰린에게 검을 겨누며 소리쳤다.


“제논은 넘겨줄 수 없어!!”


찌릿찌릿!!


샤론과 뷰린, 프리페 사이에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결국 샤론의 옆에서 서있던 선글라스의 남자가 중얼거렸다.


“그런 녀석의 어디가 좋다고···”

“뭐라고요?”

“······”


그는 세 여자의 한 줄기 불꽃같은 눈빛을 받고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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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화 +1 18.05.11 416 4 7쪽
68 68화 +3 18.05.11 428 4 7쪽
67 67화 +1 18.05.10 419 3 9쪽
66 66화 +1 18.05.10 430 2 9쪽
65 65화 +1 18.05.09 408 2 8쪽
64 64화 +1 18.05.09 426 2 8쪽
63 63화 +1 18.05.08 413 2 7쪽
62 62화 +1 18.05.08 420 1 9쪽
61 61화 +1 18.05.07 431 1 10쪽
60 60화 +1 18.05.07 417 1 10쪽
59 59화 +1 18.05.06 557 1 8쪽
58 58화 +1 18.05.06 410 1 7쪽
57 57화 +1 18.05.05 410 2 9쪽
56 56화 +1 18.05.05 417 1 7쪽
55 55화 +3 18.05.04 434 1 9쪽
54 54화 +1 18.05.04 425 1 9쪽
53 53화 +3 18.05.03 418 2 8쪽
52 52화 +3 18.05.03 418 1 7쪽
51 51화 +1 18.05.02 437 2 8쪽
50 50화 +1 18.05.02 626 2 8쪽
49 49화 +1 18.05.01 428 2 8쪽
48 48화 +1 18.05.01 434 2 8쪽
47 47화 +1 18.04.30 435 2 8쪽
46 46화 +3 18.04.30 439 3 7쪽
45 45화 +1 18.04.29 441 2 8쪽
44 44화 +1 18.04.29 457 3 11쪽
43 43화 +1 18.04.28 456 3 8쪽
42 42화 +1 18.04.28 435 2 10쪽
41 41화 +1 18.04.27 454 2 9쪽
40 40화 +1 18.04.27 476 2 11쪽
39 39화 +1 18.04.26 619 2 9쪽
38 38화 +3 18.04.26 442 2 9쪽
37 37화 +3 18.04.25 452 3 8쪽
36 36화 +1 18.04.25 423 3 8쪽
35 35화 +3 18.04.24 488 3 8쪽
34 34화 +3 18.04.23 747 5 9쪽
33 33화 +2 18.04.23 444 5 7쪽
32 32화 +3 18.04.22 496 5 7쪽
31 31화 +3 18.04.22 482 5 7쪽
30 30화 +1 18.04.21 486 5 7쪽
29 29화 +3 18.04.21 475 5 7쪽
28 28화 +2 18.04.20 494 5 9쪽
27 27화 +3 18.04.20 458 5 9쪽
26 26화 +2 18.04.19 469 5 7쪽
25 25화 +3 18.04.19 472 5 8쪽
24 24화 +3 18.04.18 492 5 7쪽
23 23화 +1 18.04.18 469 4 8쪽
22 22화 +3 18.04.17 483 4 7쪽
21 21화 +1 18.04.17 465 4 11쪽
20 20화 +3 18.04.16 479 4 11쪽
19 19화 +1 18.04.16 470 4 11쪽
18 18화 +3 18.04.15 460 3 8쪽
17 17화 +1 18.04.15 472 4 7쪽
16 16화 +3 18.04.10 487 4 9쪽
15 15화 +3 18.04.10 478 4 7쪽
14 14화 +3 18.04.10 468 4 10쪽
13 13화 +5 18.04.10 814 4 10쪽
12 12화 +4 18.04.10 513 4 8쪽
11 11화 +4 18.04.10 487 4 7쪽
10 10화 +4 18.04.10 477 4 12쪽
9 9화 +4 18.04.10 458 4 11쪽
8 8화 +4 18.04.10 451 5 11쪽
7 7화 +4 18.04.10 471 5 7쪽
6 6화 +2 18.04.10 454 5 7쪽
5 5화 +4 18.04.10 452 5 8쪽
4 4화 +4 18.04.10 468 5 8쪽
3 3화 +4 18.04.10 535 4 7쪽
2 2화 +4 18.04.10 603 6 8쪽
1 1화 - Prolgue. +10 18.04.10 906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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