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하트

53화

홀 전체가 순간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고, 그 사이 미하이릭 교장은 홀 전체를 둘러보았다. 우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2미터에 가까운 키와 큰 덩치를 가진 산발머리칼의 페알과 백색 제복에 은색의 십자가 모양의 귀걸이와 목걸이를 한 약간 곱슬인 푸른색 머리칼의 칸이었다.

칸의 시선은 미하이릭 교장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고, 그의 머리색과 같은 푸른색 눈동자는 움직임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페알, 버닉. 쓸 만한 마법사로 둘. 찾아보아라.”

“우리 3명이면 충분하잖아. 칸?”

페알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귀찮다는 듯 칸을 바라보았고, 옆에 있던 회색 제복의 검은색 머리칼을 가진 버닉이 페알에게 꾸짖었다.

“우리는 충분해도 5명 중 랜덤으로 킹이 선정되잖아. 바보야. 잘못하면 떨어진다고.”

“귀찮게 하는구만. 저 영감.”

페알은 버닉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화살을 미하이릭 교장으로 돌렸다. 버닉은 그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사라졌다.

‘저 푸른색 머리는··· 그 놈의 아들이군. 허허···’

미하이릭 교장은 예전에 본 적이 있는지 한 눈에 그의 정체를 추리해냈다. 그리고 다음으로 미하이릭 교장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광대같이 생긴 녀석이었다.

‘흐음··· 저 녀석은···’

미하이릭 교장의 미간이 좁혀졌다. 갈색의 곱슬곱슬한 머리칼과 얼굴에는 길게 찢어진 눈과 입이 웃고 있는 백색 가면···. 초록색의 펑퍼짐한 로브. 바로 스마일이었다.

‘이번 입학 테스트는 어마어마한 녀석들이 많이 왔구먼.’

스마일은 미하이릭 교장의 시선을 느꼈는지 허리를 숙이면서 오른손을 곱게 접어 왼쪽 가슴 앞에 놓았다. 스마일은 자신 나름대로 귀족적인 인사였지만 미하이릭 교장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시선을 계속 이동하며 평가했다. 그러던 중 한 곳에서 그의 시선이 다시 멈추었다.

‘노킬버그···’

짙은 금발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노킬버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 채 미하이릭 교장을 노려보았다.

‘후후··· 참가하기 위해 어려운 조건들을 모두 클리어하다니··· 무슨 속셈인지···. 허허···’

미하이릭 교장마저도 인정한 신의 피를 이어받은 갓 디로인의 아들 노킬버그 디로인은 그가 보기에도 섬뜩한 남자였다. 미하이릭 교장은 노킬버그가 있는 한 1등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슬슬 설명을 시작해야겠군.’

쿵!

홀 중심을 지팡이로 내려찍은 미하이릭 교장은 시선이 집중되고 조용해지자 입을 열었다.

“이제 승리 조건을 설명하지! 승리 조건은 상대팀의 킹을 쓰러뜨릴 것! 그래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왕관 모양의 그림이 있는 종이라네. 우선 알려줘야 할 것이 있군. 입구는 홀을 둘러보면 하얀색의 문이 아닌 검은색의 문이 있지. 그곳이 바로 3차전으로 가는 입구일세.”

커다란 홀의 곳곳에 있는 검은색의 문 앞에는 4장의 날개가 그려진 망토를 입은 기사들이 2명씩 서있었다. 그들을 가리키며 미하이릭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저기 보이는 기사들은 팀원이 5명인 것이 확인되면 빈종이 한 장을 건네어주며 통과시켜줄 것이네. 검은색의 문을 통해 나간 필드(Field)는 랜덤으로 위치가 정해지고, 필드에서 간단하게 빈 종이를 만져보면 그 중 한명에게는 킹의 표식인 왕관 모양의 그림이 나타나게 되어있지. 그리고 킹이 죽게 되면 가지고 있던 모든 종이를 떨어뜨리고 그 즉시 팀원 모두가 탈락이라네, 팀원은 신중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위주로 뽑아야 살 수 있겠지. 허허허!!”

미하이릭 교장의 3차 클래스 테스트의 목적이 바로 이것이었다. 혼자서 아무리 강해도 거기서 끝이다. 동료를 얼마만큼 믿고 찾을 수 있는가. 동료를 찾아내는 안목은 어느 정도인가. 서바이벌을 견딜 정신력은 있는가. 생각해보면 한 번의 테스트로 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테스트가 바로 파이브 킹 배틀이었다.

“모아야할 종이의 개수는 4장이나 7장! 7장을 획득한 경우는 미라클이라는 말을 킹이 외치는 순간 곧바로 서바이벌에서 벗어나 테스트에서 통과할 수 있네. 4장을 모으고 제한시간이 끝날 때까지 버틴다면 그것 역시 통과니깐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된다네. 식량은 한 알에 12시간이 배고프지 않게 해주는 마법 캡슐을 줄 것이니 물만 챙기게나. 설명은 여기까지일세. 자아··· 그럼··· 시작해보지! 미라클 아카데미 스카이 시티 입학 테스트! 3차 클래스 테스트인 파이브 킹 배틀을 지금 시작하겠네!!!”

쿠웅!! 달칵!

미하이릭 교장의 목소리가 홀을 가득 메웠다. 그의 지팡이가 바닥을 치는 순간 모든 샤인 스톤이 번쩍이며 밝게 빛났고, 그 빛이 시야를 뒤덮은 찰나의 시간이 지나자 미하이릭 교장은 사라지고 없었다.

“와아아!!!”

커다란 홀 안은 사람들의 흥분된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함성소리에 홀 안에 있는 모든 이는 심장이 뛰었다. 사람들은 팀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 팀에 들어와!”

“너 예쁜데? 우리랑 같이 어때?”

제논과 프리페는 고조된 분위기의 홀에서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했다.

“흐음··· 누구랑 팀을 만들지?”

“그러게···”

“소년과 소녀여! 잠은 잘 잤는가?”

“레이룬?”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신사 레이룬은 여전히 깔끔한 백색 턱시도에 붉은 넥타이와 페도라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흑색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혹시 팀원이 필요하지 않은가? 후후··· 이 몸이 기꺼이 전력이 되어줄 생각이···”

“필요 없어! 에로 아저씨!”

프리페는 단칼에 레이룬을 무시하며 제논의 손을 잡아 다른 곳으로 이끌었다. 제논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또 시작이군.”

레이룬은 제논의 옆에 붙어서 속삭였다.

“터프한 소년 제논군은 괴력소녀처럼 바보가 아니겠지?”“괴··· 괴력소녀라고 하지맛!!”

확실한 엘프인 그녀는 레이룬보다 훨씬 오래 살았지만 레이룬은 그녀가 엘프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레이룬 잠시 기다려봐.”

휙휙!!

레이룬은 고개를 끄덕이며 프리페의 주먹을 피하고 있었다. 저 정도의 움직임을 편안하게 장난치 듯 보여주는 그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믿을만했다. 아직 그에 대한 것은 이름밖에 몰랐지만···

“이봐요! 제논오빠!”

“왔군.”

제논의 눈에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두 사람을 곧바로 찾아냈다. 은백색 머리칼의 미녀인 루시아와 붉은 머리칼의 레나는 눈에 띄는 미모였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팀을 꾸리자고 모여들게 뻔했기 때문이다.

레나는 제논이 눈이 띄자 소리치며 모여드는 남자들을 밀어냈다.

“팀해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제논에게 집중되었지만 제논은 전혀 그런 것에 영향을 받을 사람이 아니었다. 제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레나와 2차전에서 손발을 맞춰봤기에 믿을 수 있었다. 루시아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의 눈에는 루시아의 어린 시절 모습과 지금 모습이 겹쳐져보였다.

‘나를 잊어버린 것일까?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샤원]

잘 읽고갑니다~

[HanB]

댓글 감사합니다~ 본샹스님 :)

[희망녀]

랜덤으로 재력을 얻거나 권력을 얻는 것이 가장 큰 재능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