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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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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38,481
추천수 :
249
글자수 :
359,084

작성
18.04.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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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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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9화

DUMMY

“베론!!”

“베··· 베론···”


카론은 베론의 등장에 기뻐했지만 데로아 공작은 놀라며 베론을 쏘아보았다. 천천히 걸어오던 베론은 카론을 보며 웃었다. 그 특유의 웃음은 제논의 굳어져있던 긴장감을 풀어주었다.


“꼴이 말이 아니군요. 학학학!!”

“흥! 구해줄꺼면 빨리 구해주지 왜 이렇게 늦었어.”

“할 일이 조금··· 있었거든요. 학학!!”


나무지팡이를 빛내며 베론은 느긋하게 말했다. 그런데 그 순간 정원 입구로 검은색의 갑주를 착용한 기사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의 검은 망토에는 별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크크크!! 모조리 죽여주마! 쳐라!!”


검은 기사들 중 리더로 보이는 까만 피부에 대머리인 남자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그를 따라 검은 기사들이 베론에게 돌진했으나 베론은 빛나는 나무지팡이를 크게 휘둘렀다.


부웅!!


“학학··· 한 가지 가르쳐주지··· 한 명의 대마법사는 한 국가의 기둥이 되고, 한 명의 현자는 제국의 기둥이라는 것을!!”


콰르릉!!!!


놀랍게도 베론의 머리위에 나타난 조그마한 흑색의 구름에서 번개가 여러 줄기로 쏟아져 내렸다.


“크아아!!”

“으악!!”


파지지직!!


뛰어난 실력의 기사들임이 움직임에서 나타났지만 계속해서 떨어지는 번개에 접근이 힘들었다.


“이런··· 바보같은일이···”

“겨우··· 이 정도에 놀라지 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나 백현자 베론과 정식으로 싸울 것이라면 제국의 기사단 정도는 통째로 덤벼야 할 것이다!!”


쿠르릉!!


“으아아악!!!”


순식간에 쓰러진 수많은 기사들 사이에서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카론은 깜짝 놀랐다. 자신 역시 베론에게서 마법을 어느 정도 배워 검에 불어넣는 실력이 되었지만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마법을 여유 있게 쓰는 베론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몰랐던 베론의 정체였다.


대륙의 현자는 4명뿐으로 기사의 캡틴과 맞먹는 칭호였다. 그리고 마법사는 대륙에 그 수가 100명도 되지 않는데 이유가 마법사는 제자를 단 한명만 키울 수 있어서였다. 왜 그런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소수의 마법사라도 그 힘은 어마어마했다.


그런 마법사들 사이에서 최강의 마법사 4명은 현자라고 불릴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지금까지 몰랐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 때 카론의 감각에 무엇인가 느껴졌다. 카론이 뒤돌아보자 뒤에 있던 정원에 중년의 남자인 루드 후작이 보였다.


“베론! 헉!!”


베론의 앞에 어느 샌가 근육질의 대머리인 기사 라터가 다가와 있었다. 그런 라터에게 베론이 번개를 떨어뜨리는 순간 정원에서 루드 후작이 튀어나왔다. 완벽한 동시공격이었다.


“감히 내 부하들을 전부 통구이로 만들었겠다!! 죽어라!!”


라터는 화난 목소리로 소리치며 커다란 검을 휘둘렀다.


콰르릉!


“크아악!!”

“큭···”


번개가 번쩍하며 떨어져 라터를 맞추는 순간 루드 후작의 검이 베론의 왼쪽 허리를 관통했다. 루드 후작은 아쉬운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시나리오대로군··· 조금 피해는 크지만···”

“이놈···!! 죽여주마!!”


번개에 맞아놓고도 다른 기사들과 다르게 라터는 서있었다. 베론을 사이에 두고 루드 후작은 검을 뽑고 뒤로 물러났다. 그의 검은 망토가 펄럭였다.


“라터! 어서 끝내라! 여기를 정리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예··· 제가 원하던 일입니다!!”


라터는 거대한 검을 들고 베론에게 말했다. 베론은 옆구리에 손을 댄 체 허리를 숙여 라터를 노려보았다. 분명 피할 수 있었지만 베론은 피하지 않았던 것이다. 라터가 돌진해왔을 때 베론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공격을 피하면 광폭한 사자 같은 라터는 분명 카론을 향해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는 것을!


결국 그의 선택은 일단 라터를 막아내고, 기습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한 것이었다. 덕분에 왼쪽심장을 겨눈 기습을 억지로 비튼 몸 덕에 왼쪽 허리로 만든 것은 행운이었다. 관통당한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움직일 수 있을 정도까지 몸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라터는 기다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백현자라고 하더니 별 것 아니구나!! 크하하!!”


부우웅!!


라터의 거대한 검이 높게 들어 올려졌다. 베론은 눈을 감으며 나무지팡이를 잡았다.


“너의 목은 내 것이다!!”


휘이익! 번쩍!!

쾅!!


베론의 머리 위로 떨어지던 거대한 검은 눈앞에서 벽에 걸린 듯 막혀버렸다.


“호오? 겨우 그 정도로 이 라터님의 공격을 막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


데로이 공작의 공격을 막아내었던 마법인 듯 베론의 나무지팡이에서 빛이 났다. 그러나 라터는 자신의 검이 막혔다는 것이 놀라운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 번 더 검을 내려쳤다.


휘이익! 쾅!!


이전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검은 멈추었지만 마법이 타의로 인해 부서진 탓인지 베론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카론은 전신이 덜덜 떨렸다. 그의 눈에는 피를 토하면서 쓰러진 베론이 보였다.


‘베론은 죽은 것인가···? 누구 때문에? 나 때문에···?··· 그래··· 나 때문이야··· 나 따위를 보호하려고 하다가 죽은 거야··· 내가 무슨 잘난 사람이라고 베론 같은 위대한 현자가 죽어야하지?’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듯 눈앞이 흐릿흐릿했다. 거기다가 신기하게도 주변이 모두 느리게 보였다. 아니, 멈추어 버린 듯 했다. 베론이 쓰러지자 미친 듯이 웃고 있는 대머리의 남자도, 베론에게 기습했던 남자고, 밝게 떠올라 늘 제자리에 있는 듯해 보이는 달도···


‘응?···’


그런데 그 중에서도 단 한 가지만은 빛이 나보였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창이었다. 어째서 눈에 띄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창을 잡아본 적이 있었나···?’


카론은 생각해보니 단 한 번도 창을 잡은 적이 없었다. 창을 사용하는 기사는 대륙에 몇 없었고, 일반 병졸들이 검술을 배우지 못해 사용하는 무기가 창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접할 기회도 없었던 것이다. 물론 창을 주 무기로 쓰는 이들이 있지만 카론 주위에는 창을 그렇게 잘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이 창은 어디서 나타난거지···’


창은 꽤나 전부터 그의 옆에 있었다. 데로아 공작과 나타났던 청색 망토에 창을 든 기사와의 결투에서 승리하면서 죽은 기사가 떨어뜨린 것이었다. 카론은 천천히 움직이는 듯 한 자신의 몸을 움직여 창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찾아온 어둠과 붉은 빛을 보며 정신을 잃었다.


“······후우··· 정말로 성공한 건가···”


창을 잡아든 카론은 잠시 몸을 비틀거리더니 검붉은 머리를 흔들며 상체를 세웠다. 그러자 살기가 느껴지는 남자가 보였다.


“응? 네놈··· 눈이···”


라터는 자신을 바라보는 카론의 눈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피처럼 붉은 색의 눈이 매섭게 그를 쏘아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분이 나빠지는 느낌에 라터는 거대한 검으로 카론을 가리켰다.


“어차피 죽여야 하니··· 그만 죽어라. 꼬마.”


라터가 카론에게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다. 방금 전까지 빌빌거리던 꼬마라고 생각하니 별로 무섭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루드 후작은 라터에게 그대로 두 동강 나버릴 꼬마는 무시하기로 하며정원 쪽으로로 등을 돌렸다.

그때였다.


푹!!


“···어··· 어떻게···”


붉은 눈의 카론은 라터의 거대한 검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면서 창을 라터의 심장에 박아 넣었다.


“움직임이 둔해빠졌군. 덩치··· 그리고 꼬마라고···?”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충혈된 눈으로 라터는 거대한 검을 떨어뜨리며 카론의 붉은 눈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보면 연분홍색의 부드러운 느낌도 들지만 그의 눈에는 차가운 피를 머금은 진홍색 눈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계속 보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고, 눈이 멍해질 정도로 매력적인 눈인 것 같았다.


“젠장···”


등으로 뚫고나온 창을 놓은 채 카론은 라터가 무릎 꿇고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붉은 눈의 카론은 쓰러진 라터의 등 뒤로 다시 창을 뽑아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루드 후작에게 겨누었다.


“내 적은 너도 포함되는 건가?”

“어떻게··· 라터를 일격에···?”


루드 후작의 굵은 목소리가 떨렸다.


‘그래··· 방심했던거다··· 겨우 저런 꼬맹이한테 라터가 당할 리 없어···’


루드 후작은 검을 고쳐 잡고 다시 냉정하게 카론을 쏘아보았다.


“어쨌든 너는 여기서 죽여야 한다···”

“후후··· 너도 적이군?··· 기사인가··· 좋아··· 나 아르시온 템플린이 너에게 기사가 어떤 건지 보여주마.”


붉은 눈의 카론은 비릿한 미소와 함께 루드 후작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오른손에 쥔 창에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듯 스파크가 터지는 듯 한 소리가 들려왔다.


파지직! 지지직!!


“···재밌는 놈이군··· 크크크···”


붉은 눈의 카론은 갑자기 멈추며 전류가 흐르는 창을 보고는 웃기 시작했다. 루드 후작은 뭔가 이상해 보이는 카론을 향해 달려가 점프하며 검을 내려찍었다.


“미친 녀석!! 죽어라!!”

“흥··· 너무 느려!”


붉은 눈의 카론은 왼쪽으로 가벼운 움직임을 통해 피한 뒤 창대를 반대로 돌려 창날부분을 뒤로 가게 잡은 다음 뒤로 돌면서 오른손으로 뒤에 있던 창끝을 들어올렸다.


“헉···?!”


바닥으로 검을 내려찍는 순간 붉은 눈의 카론, 아니 아르시온의 창이 순식간에 움직여 창날 부분이 루드 후작의 목 앞에 멈추어 있었다.

엄청난 창의 숙련도에 루드 후작은 놀란 눈으로 뒤돌아 선 아르시온에게 물었다. 찌릿찌릿한 전류를 뿜어내는 창이 목 앞에 있어서인지 그의 굵은 목소리는 떨렸다.


“도··· 도대체 정체가 뭐요···”

“···나···?”


아르시온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미소를 지었다. 아르시온의 미소는 검붉은 색 머리와 붉은색의 눈이 밝은 달빛아래에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누구라도 하염없이 쳐다보게 만들었다. 계속될 것 같은 침묵 속에서 그가 입을 열었다.


“흠··· 아르시온 템플린··· 마스터 나이트(Master Knight)다.”

“!!!!”


마스터 나이트라는 말에 루드 후작은 경악했다. 그리고 쓰러진 채 회복에 전념하고 있던 베론도 그 말에 고개를 들며 쳐다봤다. 그것은 당연할 지도 몰랐다. 마스터 나이트라는 칭호를 가진 자는 역사상 단 3명밖에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충격에 휩싸인 그들 앞에 정작 본인인 아르시온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이제는 알겠는가? 기사의 격을 말이야···”


어두운 밤하늘에 둥글게 뜬 달이 이 시간. 이 순간만은 아르시온만을 비추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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