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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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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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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94
추천수 :
249
글자수 :
359,084

작성
18.04.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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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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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8쪽

36화

DUMMY

“정답을 맞혔으니 선물을 주지. 내 이름은 제논이야. 반가워. 뷰린.”


“제논···”


제논의 손이 내밀어졌다. 악수하자는 뜻이었다. 뷰린은 주춤하더니 손을 내밀어 맞잡았다.


‘따뜻해···’


뷰린은 심장이 마구 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소리가 제논에게 들릴 것 같아 부끄러웠지만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이제는 타인의 감정도 생각할 수 있겠어.”


“다행이군. 그럼 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으니 이 손 놓아주지 않을래?”


“앗!”


제논은 어느새 악수하고 있던 손을 펴고 있었던 것이다. 황급히 잡고 있던 손을 뺀 뷰린은 이유모를 아쉬움을 느꼈다.


“훌륭한 상인이 되길 기대하지. 뷰린.”


제논은 뒤돌아서 앙고르겔 3호를 탈 생각인지 역안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제논은 엘프들마저 인정한 카사노바다웠다.


이 정도까지 여자의 마음을 뛰게 해놓고서는 아무 관심 없다는 듯 뒤돌아서버리다니 여자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결과는 셋 중 하나다.


첫째는 이런 경우 오히려 무시당했다며 화를 내는 경우, 둘째는 그냥 상관없다는 듯 돌아서는 경우다. 대부분 둘째인 경우가 많지만 제논정도되는 경우는 셋째인 경우가 거의 90퍼센트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그 남자에게 푹 빠져버리는 것이다. 제논은 이미 원하지 않아도 되는 자연적인 카사노바가 된 것이다.


“자··· 잠깐만!!”


“뭐··· 흡!”


제논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뷰린이 뒤에서 달려와 제논이 뒤도는 순간 서로의 입술을 포개어버렸기 때문이다.


잠시 3초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둘은 떨어졌다. 제논은 다시 뒤돌아섰다. 뷰린은 그의 넓은 어깨만 붉어진 얼굴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부터 뭔가 앞서간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어. 뷰린.”


“이거 받아···”


“응?”


제논은 뒤로 고개만 살짝 돌렸다. 뷰린이 내민 손에는 붉은 색의 보석이 흑청색의 반지에 아름답게 박혀 있었다.


뷰린은 오른손에 3개의 반지를 하고 있었는데 3개의 반지는 모두 흑청색의 반지에 각기 다른 보석이 박혀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개를 빼서 준 것이다.


“이름은 적야(赤夜)··· 붉은 밤이라는 뜻이야. 이 반지는 지금 내가 끼고 있는 푸른색의 반지 청야(靑夜)와 녹색의 반지 녹야(綠夜)와 함께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반지들 중 하나야. 이것들 말고도 더 있다고 해서 난 반지만보면 어느 새인가 구입하고 있었어···”


“그래서 이 반지를···”


제논이 씁쓸하게 웃었다. 뷰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이 적야를 너에게 주는 것으로 난 더 이상 이런 거에 얽매이지 않고 내 삶을 살 거야. 그러니 날 이렇게 만들어준 제논이 가지고 있어줘. 다음에 만났을 대 서로 만나면 알아 볼 수 있게.”


“내가 이 반지를 팔아버린다면? 넌 내 이름밖에 몰라. 그리고 그 이름이 가짜일 수 도 있다구.”


제논은 장난스럽게 미소 지었다. 그러자 뷰린은 붉어진 얼굴로 미소 지었다. 제논은 순간 그녀가 진심으로 미소 짓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난 내 눈을 믿거든. 헤헤···”


“···왠지 금방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 좋아. 내가 보관하고 있을게.”


제논은 왼손 중지에 있는 키슈타르 제국의 반지를 보더니 오른손 중지에 반지를 끼웠다. 신기하게도 적야라는 반지를 손가락에 넣자 딱 맞게 들어갔다.


분명 뷰린의 손가락보다 큰 제논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어야 정상인데 잘 들어가는 것은 무엇인가 숨겨진 능력이 있는 듯 했다.


제논은 순간 이종족의 땅에서 리키아스와 대화했던 것이 떠올랐다.


‘제논··· 너의 반지는 그 때 엘프들이 만들 신비한 마법 도구 중 하나다.’


‘이··· 반지가요?’


‘그래. 그 당시 엘프들은 보석에 마법을 걸어서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그것들을 인간들에게 주었고, 인간들은 그것들을 액세서리로 치장했지. 그 반지에 있는 보석 역시 그 중 한가지다.’


‘그렇다면 이 반지에는···’


지금도 리키아스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했다. 제논은 적야를 보며 생각했다.


‘이 반지가 키슈타르 반지와 같은 종류라는 거군··· 근데 능력을 알아야 써먹을 텐데. 아쉽군.’


뷰린은 적야를 끼는 제논을 보며 기뻐했다.


“고마워! 이제 우리 커플이네?”


“어이어이··· 앞서가지 말라니깐···”


제논은 역에서 나왔다. 뷰린을 상대한다고 피곤해진 탓에 여관으로 돌아가 쉴 생각이었다. 그런데 뷰린이 또 뒤를 따라올 생각인 듯 이젠 제논의 옆에 섰다.


‘어쩔 수 없군.’


제논은 그녀를 따돌리려다가 마침 생각난 멘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눈을 돌려 하늘을 보자 태양빛이 역 천장에 거려서 그늘이 형성된 상태였다.


“뷰린?”


“응?”


하늘을 보며 제논이 뷰린을 불렀다. 뷰린이 고개를 돌려 제논을 쳐다보자 제논은 시설을 하늘에 고정한 채 말했다. 제논의 표정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묘한 느낌이 물씬 풍기고 있었다.


“나말이야···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어디서 자는데? 나도 위치를 알아야겠어.”


“너도 알고 있을걸?”


“나도 알고 있다고?”


뷰린은 제논의 물음에 알쏭달쏭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제논은 바닥을 가리켰다.


“난 ‘그림자’에서 살아.”


“그림자?”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널 지켜줄게. 내가 생각나면 내 이름을 소리쳐서 불러줘. 그럼 내가 그림자에서 나타나 줄 테니.”


“내가 그걸 믿을 것 같아?··· 바보도 아니고···.”


“훗. 믿든 안 믿든 그건 뷰린 마음이지.”


크게 뜬 눈으로 뷰린은 제논을 보고 있었다. 제논은 뷰린을 보고 한 번 웃어주더니 하늘로 손바닥을 올렸다.


뷰린을 제논의 손가락을 따라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그 때 제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기대할게. 뷰린.”


“뭐?··· 아···”


뷰린의 시선이 다시 제논을 찾았을 때 제논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뷰린은 바닥에 그림자를 보았다. 그러나 이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붉어진 얼굴로 미소 지었다.


“이런 사기꾼··· 제논···”


사라져버린 의문의 남자 제논을 떠올리며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


“루시아님은 술 안 드시나요??”

“레나페. 루시아님은 아직 술을 드셔본 적이 없으시니 권하지말거라.”

“칫···”


5월 13일의 저녁 시간이다. 루시아 일행은 오늘을 미라클 아카데미 입학테스트에 임하기 전 마지막 만찬으로 술을 함께 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 그들이 이는 술집의 3층은 레나가 통째로 빌렸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아크 후작은 현재까지 술로 쓰러진 적이 딱 1번뿐이었다. 야수왕과의 술대결에서였다. 야수왕의 주량은 상상을 초월했지만 아크 후작 역시 만만치 않았기에 둘의 승부는 무승부로 끝이 났었다. 그리고 그의 딸과 술 대결을 하고 있지만 그의 딸조차 만만치 않았다.


레나가 대륙에서 가장 독한 술로 불리는 레드 브레스를 꺼냈기 때문이다. 검붉은 색의 레드 브레스는 세잔이면 웬만한 술고래라도 네발로 기어다니게 만들 정도로 강도 높은 술이었다. 그러나 물러설수 없었다.


레나 역시 레드 브레스를 먹고 있었고, 둘은 서로 한 병씩 거의 다 먹었다. 마지막 잔이 서로의 잔에 부어졌다. 검붉은 색 레드 브레스는 피처럼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역시··· 캡틴 아크님. 대단하시네요. 명색이 레드 브레스인데···”

“과연 야수왕의 딸답군··· 나와 술로 겨룰 정도라니.”


술에 전혀 취한 것 같지 않은 아크 후작은 얼굴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정말 얼음 기사라는 별명이 딱 맞을 정도였다.


레나는 이성의 끈을 겨우 붙잡으며 레드 브레스를 들이켰다. 그와 동시에 아크 후작 역시 한 방울도 남김없이 크리스탈 잔을 비웠다.


“···”


“······”


둘은 침묵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아크 후작이었다. 그는 레나를 보며 말했다.


“···야수왕보다··· 대단하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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