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하트

43화

미라클 아카데미 스카이 시티의 입학 테스트가 시작되는 5월 15일의 아침부터 서쪽은 시끌시끌했다. 화이트 게이트로 가는 길은 화이트 로드를 반드시 지나야했다.

화이트 로드부터는 마차를 통제시켰기 때문에 걸어가야 했다. 결국 화이트 로드의 긴 길에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다행인 것은 화이트 게이트 안으로 빨려 들어가 듯 수많은 인파가 몰렸는데도 줄은 빨리빨리 줄어들었다.

그리고 화이트 로드에서 줄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참가자들 간의 신경전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저 놈은 용병 중에서 유명한 놈이군.”

“저 가면 쓴 녀석은 뭐야?”

“흥! 나한테 졌던 녀석도 왔네.”

“시끄러워!”

서쪽 화이트 로드는 포화상태였다. 그러나 싸우는 이들은 없었다. 화이트 로드 위에서 싸우는 순간 법을 어긴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화가 나더라도 다들 참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쯤 시각에는 이제 더 이상 포화상태가 아니었다. 약 10분만 줄을 기다리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입장 시간은 받았던 종이에 3시까지라고 적혀있었지만 사람이 몇 명인데 못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 대다수 사람들은 안전하게 들어가기 위해서 빨리 온 것이었다.

“아아··· 이제야 좀 빠졌네.”

“한 10만 명은 될 것 같은데···?”

뒤로 묶은 검붉은 머리칼과 왼쪽에만 은색의 묘한 무늬의 귀걸이를 한 뽀얀 피부에 잘생긴 남자 제논은 갈색 스카프에 윗 단추를 조금 푼 하얀 셔츠를 위에 입고, 바지는 흑색의 긴 바지를 입었다.

거기다 허리에는 흰색의 가죽벨트를 매고, 그 오른쪽 허리춤에는 특수한 벨트인 듯 두 개의 검을 착용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그곳에는 흑색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의 양손 중지에는 각각 붉은 빛의 보석이 박힌 반지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걷는 폼이 남들과 달랐고, 그의 옆에 있는 여자 역시 그 못지않게 빛났다.

그녀는 금빛의 빛나는 머리칼을 가졌는데 뒷머리를 한 번 살짝 묶고 길게 내린 머리에 군청색 눈과 그녀와 잘 어울리는 푸른색의 마름다운 귀걸이가 매치를 이루며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밝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슴이 두각 되게 푹 파여 있는 보라색 티에 검은색의 재킷을 위에 걸쳤고, 같은 세트인 듯 한 검은색의 긴 바지를 입었다.

그녀의 왼쪽 허리춤에는 하얀색의 검손잡이에 초록색 칼집의 검이 검은 벨트에 있는 검대에 걸려있었다. 두 남녀는 똑같은 자그마한 가죽 가방을 한손으로 등에 걸친 채 화이트 게이트 앞에 왔다.

커다란 화이트 게이트는 약 25m정도의 엄청난 높이와 두꺼움으로 그 웅장함을 뽐냈다.

“종이의 주인임을 증명해주십시오.”

두 남녀에게 입구를 지키던 기사가 말했다. 그들은 주머니에서 4번 접은 종이를 꺼내들어 말했다.

“나 제논은 이 종이의 주인이다.”

“나 프리페는 이 종이의 주인이다.”

번쩍!

“통과!”

검붉은 색 머리칼을 뒤로 묶은 제논이 물었다.

“종이의 주인이 아닌 자가 외치면 어떻게 되지?”

“찢어집니다. 뒷사람들도 있으니 자세한 것은 들어가서 들으십시오.”

“아아···”

제논과 프리페는 가볍게 기사를 지나쳐 화이트 게이트 입구에 도착했다. 그러자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쪽문과 표지판이 보였다. 표지판에는 각각 왼쪽에 결투종목 오른쪽에 상권종목이라고 적혀있었다.

제논이 왼쪽 쪽문으로 들어가자 천장에 샤인 스톤이 밝게 비추고 있는 길이 아래로 길게 뻗어있었다. 마치 지하터널을 보는 듯 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경사를 따라가자 일직선의 긴 복도가 나왔다.

긴 복도를 막고 서 있던 디로인 제국기사 4명이 제논과 프리페의 종이를 받아 확인하고는 서로 얘기하더니 다시 돌려주었다. 기사들의 망토는 두 개의 날개가 새겨진 채 흔들렸다.

“이 복도를 따라 가시면 결투의 건물 1층 홀에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시면 세이브 홀로 곧장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종이는 스스로 지키셔야 합니다.”

기사들이 길을 열어주었다. 제논은 프리페와 긴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통과해 나가던 중 한 남자를 만났다.

“아이고~~ 왜 이렇게 서두르는가, 소년?”

확실히 제논과 프리페의 지금 걷는 속도는 일반인이 달리는 수준이다. 그런데 그 옆에서 똑같은 속도로 따라오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 마른 체형에 시원스러운 다크블루색 머리칼의 30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독특하게도 백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체크무늬를 띈 페도라 모자에 백색의 턱시도와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얼굴에는 백색피부에 까칠까칠해 보이는 턱수염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는 페도라 모자를 왼손으로 날아가지 않게 잡고서는 백색 턱시도와 상반되는 흑색 뿔테안경 속 다갈색 눈을 빛냈다.

“소년··· 마검사인가?”

제논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무시하고 지나가려던 아저씨에게 자신이 마법과 검술을 같이 사용하는 마검사라는 것을 단번에 읽혔기 때문이다. 얼굴에 쓰여 있지도 않았고, 티를 낸 적도 없었다.

제논의 흑갈색 눈이 그를 노려봤다. 약간의 살기가 그에게 보내어졌지만 그는 다시 장난스럽게 웃으며 안경을 고쳐 썼다.

“여긴 피라미 밖에 없어서 기다리고 있었지. 소년정도라면 한··· '식스코인'정도는 되겠는걸.···?”

“식스 코인?”

제논은 호기심이 생겼다. 아저씨 같은 남자지만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 직감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난 상대방을 보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지. 내 말이 틀린 것 같나 소년?”

“···맞는거 같네. 내 이름은 제논이다. 소년소년 그만하고 그렇게 불러.”

“호오··· 생각보다 터프한 소년이었군. 좋아. 난 레이룬이라고 하는 32살의 평범한 아저씨지.”

“32살··· 여기 아카데미는 연령제한이 없나보군.”

“아니! 있다. 33살까지가 연령제한이지.”

제논은 이 아저씨의 나이가 왠지 32살보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룬··· 내 옆의 여자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알아 낼 수 있는가 해보지 그래?”

“후후후··· 좋지··· 우선··· 가슴 사이즈는··· 헉! D컵! 속옷색깔은···!!”

“···꺄악!! 에로 아저씨!!”

가만히 듣고 있던 프리페는 결국 폭발했다. 다른 의미로 정확했기 때문이다.

휘익!!

프리페의 주먹이 레이룬의 얼굴로 날아갔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걸으면서도 공격까지 하고 있었다. 레이룬은 여전히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왼손으로 페도라를 살짝 눌려 쓰며 슬쩍 옆으로 피해버렸다. 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훗··· 괴력소녀여. 자네의 주먹은 방금 100코인의 파워에 걸맞는···”

“에로 아저씨!! 죽어!!”

프리페는 이후 복도의 끝에 도착할 때까지 레이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차기를 했지만 그는 귀신같이 피하며 계속해서 약을 올렸다.

“헉헉···”

“후후··· 괴력 소녀 프리페양 이제 도착했으니 화해를···”

부웅!!

“닥쳐!!”

제논은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하면서 레이룬을 바라보았다.

“훗훗!! 오늘은 머리를 심하게 열심히 감았나보군! 냄새로 날 유혹할 생각인가 괴력소녀 프리페양?”

‘평범한 에로 아저씨 일지도···’

지하터널 같은 곳을 빠져나와 약간 올라가는 경사를 넘었다. 그러자 드디어 결투의 건물 1층의 거대한 홀이 나타났다. 거대한 홀에는 여기저기 밝게 빛나는 샤인스톤이 배치되어 24시간으로 어둠을 찾을 수 없을 듯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희망녀]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