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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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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38,478
추천수 :
249
글자수 :
359,084

작성
18.04.30 19:30
조회
433
추천
2
글자
8쪽

47화

DUMMY

죽음의 미로 속에서는 여러 테스터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작한지 3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제논은 한 여자를 만났다. 붉은 머리칼에 흑청색 장갑과 신발을 착용한 그녀는 제논을 보며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녀는 레나였다.


“반갑군. 루시아의 수호천사.”

“흥! 당신은 도대체 뭔데 여기에 있는 거죠?”

“수호천사님과 같은 목적이겠지. 설마 루시아도 이곳에 있나···?”

제논은 루시아와 같이 있던 붉은 머리칼의 레나가 있다는 것에 루시아 역시 이곳에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제논의 머릿속에는 과거 루시아와 대결이 스쳐갔다.

‘······.루시아도 지금 이 미로 어딘가에···’


“당신! 종이 몇 개 있죠?”


레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제논은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10개. 넌?”

“오호라? 생각보다 제법 하시는군요. 저는 11개랍니다. 호호!!”


레나가 자신이 이긴 듯이 말하자 제논이 피식 웃었다.


“보여줘봐. 11개 맞는지.”

“···.네?···그··· 그건···”

“왜··· 안 되는거지? 응?”

“···. 지금은 10개지만! 지금 이기고 뺏으면 11개가 되는 거잖아요! 덤벼요!!”


결국 레나는 성격이 나왔다. 안되면 힘으로 되게 하려는 어차피 몬스터 부대는 실력으로써 리더를 정한다. 그래서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일지도 몰랐다.


“아아···. 결국 결투를 해야겠군. 여기서 떨어지더라도 나를 원망하지마라.”


파지직!!


제논은 어느새 꺼내들어 왼손에 잡은 그의 검 체라그에서 푸른색의 스파크를 터트렸다.

레나는 흑청색 장갑을 낀 주먹에 힘을 주며 자세를 잡았다. 푸른색 스파크가 신경 쓰였지만 일단 부딪쳐볼 생각이었다.


“그쪽이야말로!”


레나는 말 그대로 전광석화였다. 제논의 체라그가 달려오는 그녀의 허리를 향해 휘둘러졌지만 그녀는 가볍게 뒤로 몸을 빼서 아주 미세한 차이로 피해버렸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뒤로 몸을 뺐던 힘을 이용해 발을 박차고 제논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꽃아 넣었다.


챙!!


“놀라운 장갑이군!”


제논은 레나의 주먹을 아슬아슬하게 쳐내었으나 장갑은 찢어지지도 잘리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흠집하나도 나지 않았다. 제논은 조심스레 장갑이 벨류어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챙챙챙!!


날아오는 주먹과 발을 정신없이 쳐내던 제논은 레나의 쉴 틈 없는 공격에 뒤로 후퇴했다. 그러나 제논의 움직임을 예상했다는 듯 레나는 빠른 발 구르기로 제논의 가슴팍 안으로 파고들었다.


“윽!! 뇌광(雷光)!!”

“겨우 이정도?!!”


레나의 예상 못한 움직임에 제논은 급히 왼손을 놔두고 오른손으로 또 다른 검을 뽑아서 그녀의 눈앞에 꺼냈다. 그러자 또 다른 검은 눈부신 빛의 전기를 가득 끓어 올리며 시야를 뒤덮어버렸다.


파지지직!! 번쩍!!


눈부신 빛의 전기는 레나의 눈을 확실히 가렸지만 그녀는 야생에서 자라며 눈감고도 결투를 수없이 해온 실력자였다. 그녀의 주먹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고, 빛 속에서 끓어오르는 전기를 주먹으로 부수며 복부에 강렬한 한 방을 선물했다. 전기를 부수고 들어오는 그녀의 주먹을 막을 방법은 제논에게 없었다.


퍼억!!


“컥!!”


제논의 하얀 셔츠 위로 흑청색의 주먹이 박혔다가 빠져나왔다. 그러자 제논은 목에 두른 갈색 스카프를 휘날리며 뒤로 날아갔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레나는 그를 편히 날아가게 해줄 생각이 없는지 어느 샌가 달려가고 있었다.


“큭···”


제논은 또 다른 검을 바닥에 박아둔 채 옆으로 뛰었다. 그리고 바닥에 손을 잡아 튕겨서 일어선 제논은 망설임 없이 체라그를 휘둘렀다. 지척에 이미 레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앗!!”


레나는 체라그를 가볍게 피하고는 오른손을 뻗었다.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흥!”


제논은 온몸이 저려왔지만 그만큼 감각이 정확해졌다. 레나의 오른손 주먹을 뒤로 돌면서 피하고는 회전력을 더해 체라그를 초승달을 그리듯이 휘둘렀다. 레나는 순간적으로 점프해 왼발을 높게 들어 내려찍었다. 이 모든 것은 찰나였다.


쾅!!


놀랍게도 레나의 왼발은 제논의 체라그가 휘둘러오는 그곳을 때렸고, 체라그는 그대로 바닥으로 쑤셔 박혀버렸다. 레나는 승리했다는 미소를 띠며 착지하고는 제논의 얼굴을 오른발로 공을 멀리 차버리듯 걷어찼다. 그러나 제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뇌음(雷音).”


바닥에 박힌 체라그에서 손을 놓지 않는 제논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레나의 오른발은 빨랐다.


퍽!!


제논이 레나의 오른발에 걷어차여 공중으로 떠오른 순간 체라그에서 전류가 어딘가로 굉음을 내며 마구 쏘아졌다. 마치 불꽃놀이 같았다. 푸른색의 불꽃놀이!


“꺄악!!”


콰릉!! 지지직!! 지직!!


체라그에서 마구 터진 전류가 향한 곳은 레나의 등 뒤에 있는 제논의 또 다른 검 듀베그로 이어졌다. 결국 레나는 지나가던 전류에게 고스란히 노출되었고, 순식간에 여러 갈래로 퍼진 전류가 전신을 관통했다. 막을래야 막을 수 없는 범위의 공격이었다.


툭!!


그와 동시에 제논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레나는 온몸이 마비되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듯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자리에 살짝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둘은 잠시 멈추었다.


“엄청··· 두들겨 주시는군.”


제논은 아픈 전신의 고통 속에 내색조차 하지 않은 채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레나를 향해 걸었다. 레나는 점점 풀리는 마비를 느끼며 몸속의 긴장을 풀고 있었다.


“아아··· 듀베그(또 다른 검)까지 꺼내들고도 이 정도 피해라니. 수호천사, 제법이군?”

“당신이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지만.”


“건방진 것이 특기인가?”

“그쪽이야말로···”


레나는 마비가 완전히 풀렸다는 것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자세를 취했다. 그녀는 왼발을 앞으로 내밀고, 오른발을 뒤에 두었으며, 왼팔은 주먹을 쥔 채 가슴 정도 높이로 나가있었다. 오른손은 배 앞에 붙여 언제든지 내지를 수 있게 준비한 상태였다.


“여기서 끝내지.”

“에?···”


레나는 전투준비를 마쳤지만 제논은 그녀를 무시한 채 바닥에 꽂혀있는 체라그를 뽑아 왼쪽 허리춤에 있는 검집에 다가 넣었다. 레나는 어이없이 듯 물었다.


“전 끝날 생각이 없는걸요? 호호···”

“후후··· 여기 말고도 실컷 싸우게 될거 같은데. 넌 루시아를 지켜야지. 여기서 떨어뜨릴 생각은 없어.”

“흐음······ 저도 여기서 체력을 다 빼고 싶진 않네요. 루시아 언니도 걱정이고···”


“잘 생각했어. 내 이름은 제논이다. 넌?”

“전 레나페. 레나라고 불러주시죠.”


레나 역시 맥이 끊어지자 귀찮은 듯 손을 머리 뒤로 올리며 굳은 몸을 풀었다.


“근데 루시아 언니랑은 무슨 사이에요?”


제논은 그녀의 질문에 흠칫했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말했다.


“아아··· 그냥··· 여튼 이번 2차전 때는 나와 함께 할래?”

“일시적 동맹이라···”

“그래. 구면이기도 하고, 어차피 이곳에서 떨어질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미리 제거해두는 것이 목적 아닌가?”

“뭐. 그렇죠. 시간이 아깝지만.”


“어때?”

“3차전에서는··· 이런 기대 하지 마시길. 호호!!”

“너야말로.”


제논과 레나는 손을 잡았다. 제논은 가방에서 회중시계를 꺼내더니 중얼거렸다.


“남은···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인가?···”


‘프리페 녀석 잘 살아있으려나···’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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