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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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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38,416
추천수 :
249
글자수 :
359,084

작성
18.04.10 13:10
조회
511
추천
4
글자
8쪽

12화

DUMMY

“오랜 친구들이 있는 이종족의 땅으로 가야겠군요···. 그곳으로 간다면 추적은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종족의 땅···?”


베론이 어디론가 달려가며 카론에게 말하자 카론은 처음 듣는 듯 되물었다.


“예. 대륙에는 여러 종족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몬스터로 분류되는 오크나 트롤도 이 종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가려는 곳은 엘프와 드워프가 살고 있는 이종족의 땅입니다.”


베론이 그렇게 말하며 멈춘 곳은 카론이 처음 본 지하실이었다. 베론이 나무지팡이를 들자 지하실 바닥과 함께 나무지팡이가 빛에 휩싸였다.

베론은 카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이곳에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장거리로 이동할 때 도움을 주는 마법진인데 이걸 발동시키려면 최소한 현자의 칭호를 받을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그럼 더 이상 추적은 힘들겠네.”


번쩍! 번쩍!!


“그렇죠. 이곳은 어차피 한 번 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제 이곳과 끝이군요. 그리고··· 카론님. 잠시 카론이라는 이름을 버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카론이 아닌 제논으로 하죠.”

“제논··· 알겠어.”


카론은 베론의 뜻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추적을 확실하게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름조차 숨길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베론은 나무지팡이를 공명하던 지하실 바닥에 내려찍었다. 그러자 지하실 바닥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빛을 냈다.


“레 드레미얀!”“으윽!!”


그 때 베론의 입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나오며 그들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지하실은 무너져 내렸다.


쿵! 쿠쿵!!


*


채챙!!


검과 검이 순식간에 상대방의 급소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그들은 서로서로 가볍게 회피하거나 막아내었다.


“제법이군.”

“캡틴이라고 불리는 것도 여기까지요.”


카이던과 아크 후작은 서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그들의 움직임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크 후작은 날카로운 푸른 눈빛을 번뜩였다.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인가··· 캡틴 카이던.”

“흥···”


캉!! 캉!!


카이던은 이미 꽤나 많은 전투를 겪고 이곳에 왔었다. 그런 만큼 쉽게 몸이 지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카이던은 내색하지 않았다.

기사간의 결투에서는 검과 검이 부딪힘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지 입으로 괜한 변명 따위를 하는 것은 기사의 수치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앗!!”


챙!


카이던은 검을 주고받던 중 갑자기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강한 힘으로 아크 후작을 밀어냈다. 그리고는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아크 후작의 포커페이스에 금이 갔다.


“지금 이게 무슨 짓···.”


아크 후작은 이해 못할 카이던의 행동에 화난 듯 했다. 그러나 카이던은 자세를 낮추고 검집에 들어가 있는 검의 손잡이를 잡고 말했다.


“와라. 캡틴 카이던을 꺾어보아라! 아크 후작!!”

“···후후··· 좋다.”


아크 후작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던 카이던이 처음보다 자세를 잡으며 도발하자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검을 천천히 들어 카이던에게 겨누었다.

둘 사이에 약 3초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들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은 3초간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느꼈다.


“파워 스냅(Power Snap)!!"

"절대 영역(Absolute Area) - 데스존(Death Zone)."


그러나 침묵은 잠시였다. 아크 후작의 오른손 손목이 꿈틀하더니 그의 검이 정원에서 카론과 싸웠던 루시아의 스피드와는 격이 다른 스피드로 카이던의 심장을 향해 마치 이미 이곳이 자신의 집이었는 듯 날아갔다.

그리고 카이던의 검은 아크 후작도 보지 못했다.


슥!!!

퍽!!!


놀랍게도 어느새 인가 아크 후작의 목을 조금 갈라놓은 채 멈추어 있었다. 아크 후작은 강자를 존중했다. 그는 기사도를 아주 중시하는 기사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공격··· 보이지 않았다. 캡틴 카이던.”

“······멋지···군···.”


카이던의 검이 떨어졌다. 카이던은 심장을 관통당하면서 몸이 굳어버려 아크 후작의 목을 날려버릴 수 없었던 것이었다. 만약 아크 후작의 검이 조금이라도 늦었거나 심장이 아닌 다른 곳을 공격했다면 그 순간 목이 날아간 것은 아크 후작이었을 것이다.


바닥에 쓰러진 카이던은 갑자기 카론에게 처음 절대 영역에 대해 가르쳐 주었던 날이 생각났다.


스윽!


카이던은 자신을 중심으로 검의 길이만큼 둥그런 원을 그렸다.


“이 곳 원의 두 배 크기가 저의 절대 영역입니다. 이곳은 쉽게 말하자면 데스존(Death Zone)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군요.

“데스존···”

“저의 영역 안에 무엇이라도 들어온 느낌이 있다면 저는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죠.”

“흥··· 내가 그 절대영역을 부셔주지! 아직 누구도 부수지 못했겠지?”

“물론이죠. 그러니 제가 아직 살아있겠죠. 하하!!”

‘카론님께 아직 더 가르쳐 드릴 것이 많은데···’

“카이던!!”


카이더스는 카이던이 쓰러지자 놀란 듯 소리쳤다. 카이던은 그 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미소 지었다. 말로 하고 싶었지만 입은 열리지 않았다. 슬슬 초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카론님. 카이더스님··· 아니··· 형님···.’


카이던은 아크 후작에게 기댄 채 의식을 잃었다.


“이제··· 캡틴의 칭호는 내가 이어 갈 테니 편히 눈감으시오···.”


아크 후작은 카이던을 정중하게 눕혀주고 눈을 감겨주었다. 그는 기사도가 확실한 사람이었다. 명예를 지킨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만큼은 당연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크림슨 제국의 병사들은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캡틴 아크!!”

“캡틴 아크 만세!!”


이제 아크 후작이 아닌 캡틴 아크는 상처 입은 목을 잡으며 소리쳤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는 날카로운 눈빛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격하라!!”

“와아아!!!!”


크림슨 제국의 군사들이 캡틴 아크를 지나쳐갔다. 동생 카이던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카이더스가 울분을 토했다.


“카론. 카이던··· 미안하다··· 나는···!!! 카슈타르 제국의 황제다!! 가자!!”

“와아!!”


키슈타르 제국의 군사들과 크림슨 제국의 군사들이 맞붙었다. 그 속에서 카이더스도 함께 싸우며 소리쳤다.


“키슈타르 인들이여 긍지를 지켜라!!”

“와아아!!”


밝게 떠오른 보름달이 지고 새벽을 알리는 태양이 떠올랐을 때는 키슈타르 제국의 황궁에 크림슨 제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


“성공했군요. 수마르님.”

“귀찮은 카이더스 녀석이 죽어버리다니··· 속이 시원하군···”


키슈타르 제국의 수도 블라크의 중심에 있는 황궁 입구에서 쌓인 시체들을 바라보며 베르마스 공작과 수마르 황제는 웃고 있었다. 그러나 입은 웃고 있었지만 수마르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그 모습에 오히려 놀란 건 수마르 황제였다. 머릿속에 젊은 카이더스의 모습이 잠시 떠올랐다가 안개처럼 사라져 버렸다.


“카이더스 녀석··· 끝까지 내 속을 뒤집어 놓는군.”

“수마르님··· 어떻게??”


베르마스 공작은 크게 놀라며 말했지만 그의 표정은 금세 다시 돌아왔다. 괜히 철의 가면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아닌 듯했다.


‘어찌되었든 키슈타르 제국은 무너뜨렸다. 앞으로는 그 분이 깨어나시기만 하면 된다. 크크···’


베르마스 공작과 수마르 황제는 키슈타르 제국을 교묘한 전략으로 하룻밤 만에 빼앗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남은 영토를 흡수하며 대륙을 긴장시켰지만 다행히 크림슨 제국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시간이 흐르자 대륙은 더 이상 크림슨 제국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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