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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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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38,427
추천수 :
249
글자수 :
359,084

작성
18.04.15 21:35
조회
471
추천
4
글자
7쪽

17화

DUMMY

퐁당!


“거기서 뭐해?”

“어!!”


달의 호수가 흔들렸다. 누군가가 돌을 던진 듯 했는데 프리페는 이 시간에 누가 이 곳에 온 건지 궁금해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제논이 밝게 뜬 보름달을 뒤로한 채 서있었다. 마치 처음 만났던 소년의 제논과 겹쳐 보이는 듯 프리페는 얼굴이 붉어졌다.


“여긴 무슨 일이야?···”


프리페는 시선을 돌려 달의 호수를 보며 말했다. 잔잔해진 달의 호수 중심에 밝게 떠오른 보름달이 비춰졌다. 제논은 프리페의 옆에 앉더니 말했다. 프리페는 놀랐는지 움찔했지만 제논은 상관하지 않았다.


“난 보름달을 좋아하거든. 그리고 이곳의 경치를 아주 좋아해서 자주 오는 곳이야.”

“···나도 이곳을 좋아해. 어릴 때부터 자주 왔었거든··· 그런데··· 떠난다며?···”

“네가 알고 있다면 이 마을 전체에 소문이 퍼졌다고 볼 수 있겠네. 내일이 고비인가··· 끄응···”


“···.아직 나밖에 몰라··· 나도 오늘 우연히 알았거든.”

“그래? 다행이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입을 열지 않을까나··· 우리 귀여우신 레이디 프리페?”

“레··· 레이디라고?”


프리페는 늘 장난치던 제논에게 당하곤 했다. 제논은 재밌는지 싱글벙글 웃었다. 프리페는 붉어진 얼굴을 숨기려는지 고개를 홱 돌렸다.


“하하!! 난 말이야 실은 엘프든 드워프든 인간이든 다 좋아··· 내 속에 있는 녀석은 다르지만···”


퐁당!


제논은 뒷말을 흐렸다. 누군가에게 말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베론과 제다이오스는 붉은 눈의 마스터 나이트 아르시온의 정체를 알고 있지만 그 외에는 특이체질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프리페도 아르시온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제논은 다시 돌을 달의 호수에 던져 넣으며 고개를 숙였다.


“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믿어버려··· 그냥··· 못 믿는 사람에게는 냉혹한 것 같아. 아닌가?”


제논은 자신이 말하고도 피식 웃어버렸다. 그는 소년의 시기 때 믿는 사람들을 잃었고, 배신을 당했다. 힘없는 자신의 앞에서 죽어간 캡틴 카이던과 아버지인 카이더가 떠올랐다.


자신을 지키다가 다친 베론도 생각났고, 그런 그들을 기억하면 눈물이 났지만 그를 배신한 데로아 공작과 오르시스 공작을 떠올리면 치가 떨렸다. 지금 제논은 스스로에게 질문 한 것일지도 몰랐다.

이제껏 훈련하면서 아르시온에게서 수없이 많은 것들을 배웠고, 제다이오스에게도 여러 가지를 배웠다. 베론에게는 더더욱···



‘이제 세상에 나가면···’


키슈타르 제국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 아마 최종 목표가 될 것이다. 물론 아르시온이 말한 말도 안 되는 일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할 수 있을까?’


지금 제논은 혼자다.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키슈타르 제국은 멸망하고, 크림슨 제국이 점령했다고 한다. 베론이 1년 전에 남몰래 신성제국 이슈베리에 다녀왔기 때문이었다. 이미 카론이라는 황태자는 대륙에 죽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론은 어딘가로 떠났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을 예측하고 베론은 카론에서 이름을 카론에서 제논으로 바꾸라고 한 것은 아닐까?


‘나는 대륙에서 어느 정도일까?’


제논은 문득 자신의 실력이 궁금해졌다. 지금 실력은 제다이오스에게 조금 부족한 듯하다. 경험이 아직 부족했다. 수많은 결투를 엘프들과 하고, 강한 전사인 드워프와도 경험을 쌓았다. 그래도 제다이오스에게는 이길 수 없었다. 최근 1년 동안 싸워보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모른다.


‘어째서?’


물론 제논은 강했다. 아마 인간들 중 보통 기사들은 충분히 상대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뛰어난 기사들과의 결투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뛰어난 기사들은 각자 그들 만에 검술과 스타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에 따라 실력은 1부터 100까지 다 달랐다.


‘고독하다.’


제논은 고독했다. 자신이 의지할 사람은 하나씩 죽어갔고, 결국 베론 한 명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베론이 죽으면? 제논도 따라 죽을지도 몰랐다.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고독하고, 외롭고, 두려운지 그 고통은 안 겪어본 사람이라면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걸어도 걸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에서 홀로 남겨져 있다면? 아무것도 없는 섬에 홀로 남겨졌다면? 아마도 홀로 남겨진 그에게는 하늘에서 수천 개의 화살이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는 느낌일 것이다. 누구도 믿지 못하는 그를 누가 믿어줄까?···


침묵을 지키는 제논의 손을 프리페가 잡았다. 그녀는 홍조를 띈 채 말했다.


“나는 제논을 믿어. 제논은 어때?”


제논의 흑갈색 눈이 흔들렸다. 흑갈색의 눈에는 프리페가 한 눈에 들어왔다. 금빛으로 아름다운 그녀···


‘나도 아직···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있었군···’


제논은 미소를 지었다. 얼마 만에 기분 좋게 짓는 미소인가 생각도 나지 않았다.


“프리페··· 고맙다.”

“내··· 내가 뭘···”


달의 호수 앞에서 둘은 손을 잡은 채 경치를 즐겼다. 그들은 이 곳 경치에 녹아든 한 쌍의 커플처럼 어울려보였다.



*


거대나무, 가이아의 나무 아래에 있는 3개의 나무집 중 중간에 있는 집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안 된다!”

“전 갈꺼예요! 아버지!”

“뭐··· 뭐야!!”


조금 늙어 보이는 엘프의 앞에서 금색의 빛나는 머리를 가진 프리페는 굳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그러느냐··· 프리페···”

엘프의 3대 장로이자 프리페의 아버지 프리엘은 딸인 프리페의 어깨를 잡고 물었다.


“저는··· 제논과 같이 인간세상에서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큭··· 제논 녀석··· 이젠 우리 프리페를 홀리다니··· 내가 그놈을 지금 당장!!”

“홀린 것이 아녜요!!”


“프리페··· 제논 녀석이 우리 엘프 처녀들을 얼마나 홀리고 다녔는지 알잖니? 그놈은 그런 놈이야.”

“그건···.”

“봐라! 아마 내일도 얼마나 많은 엘프 처녀들이 그 놈을 배웅할지 내 눈에는 선하구나!”


그렇다. 제논은 이곳에서 카사노바 엘프인 체르시스에게 전수받은 여자를 다루는 기술을 사용해 엘프 처녀들의 마음을 빼앗고 다녔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었다. 프리페는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아버지! 정 그렇다면 운명의 꽃으로 정하죠! 그건 불만 없겠지요?”

“크흠······”

“만약 운명의 꽃이 거부한다면 저도 더 이상은 떠난다는 말은 하지 않겠어요. 대신 저의 운명이 선택된다면 저는 떠날꺼예요.”

“음··· 좋다!”


프리엘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승낙했다.


작가의말

최대로 올릴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었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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