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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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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38,513
추천수 :
249
글자수 :
359,084

작성
18.04.17 21:20
조회
482
추천
4
글자
7쪽

22화

DUMMY

“드디어 오늘이구나! 가볼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목소리에 하녀들은 급히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예! 황녀님!”


루시아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크림슨 제국 황궁의 회의실이었다. 이전에 있던 회의실에서 조금 더 고급스럽게 바뀐 회의실이었다.


끼익!


“루시아인가···”


문을 열자 일자로 길게 된 방에 방과 비슷한 길이의 일자로 길게 만들어진 테이블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장 끝에는 수마르 황제와 여전히 거북함을 주는 두 공작들이 앉아있었다. 루시아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예. 아버님.”


두 공작들은 키슈타르 제국에서의 사건 후 7년이 흘렀지만 별로 변화가 없었다. 그에 비해 수마르는 조금 볼살이 빠지고 흰머리가 조금씩 여기저기 있었다. 루시아의 인사에 앉아있던 두 공작이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은 한층 더 아름다우시군요. 루시아님. 이젠 생일도 끝났으니 떠나시겠죠.”

“출발 준비는 끝났습니다.”

“아버님, 잘 다녀오겠습니다.”


루시아는 두 공작을 무시하고 수마르에게 말했다. 그러나 두 공작은 별 상관없다는 듯 미소 지으며 서있을 뿐이었다.


“벌써 오늘이군. 미라클 아카데미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할 것이라 믿고 기다리마.”


수마르는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검을 턱시도를 입고 흑발머리를 위로 빗어 넘긴 베르마스 공작이 기다렸다는 듯 검 한자루를 꺼내들었다. 아주 새까만 검집을 가진 검은 손잡이부터가 보통검과 달라보였다.


금색의 줄이 여기저기 손잡이부분을 장식했고 감추어진 검 날 부분과 손잡이 사이에 있는 크로스 가드 부분은 4장의 잎이 펼쳐진 듯 동서남북으로 흑색의 둥근 테가 펼쳐져있었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다음이었다. 베르마스 공작이 검을 뽑았다.


츠르릉!


“어! 칼날이···”


놀랍게도 보통은 철로 만들어져 은색으로 빛나야할 칼날이 흑색이었다. 흑색의 칼날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었다. 베르마스 공작은 루시아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검집에 검을 다시 넣은 후 천천히 뜸을 들인 후 입을 열었다.


“이제 오늘부터 이 검의 주인이 되어주십시오.”

“···그거··· 엄청난 물건 아닌가요?”


루시아는 잠시 검에 시선을 빼앗겼다는 것이 창피한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베르마스 공작은 피식 없더니 루시아에게 직접 검을 주며 말했다.


“이 검의 이름은 흑검 페러릭, 주인이 될 수 있는 건 루시아님뿐입니다.”


루시아는 머뭇거렸다. 이 검을 가지고는 싶은데 베르마스 공작이 그냥 이런 명검을 준다는 것이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는 검사였다. 훌륭한 검을 보면 가지고 싶은 것이 검사의 본능이다.

루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검을 잡았다. 순간 아차 했지만 이미 검은 그녀의 손 위에 있었다. 베르마스 공작은 희미하게 웃었다.


“이만 출발하십시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예요!”


루시아는 괜히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회의실 밖에서는 이제 40세가 된 아크 후작이 서있었다. 흑색의 갑옷에 붉은 눈의 흑룡이 포효하는 모습을 금테로 덮은 망토를 걸친 그는 한 치도 어긋난 것이 없어보였다.

특히 적당한 길이의 콧수염은 그의 인상을 한층 더 날카롭게 보이게 하는 듯 했고, 약간 짧은 갈색머리와 푸른 눈은 그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루시아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네. 선생님.”


루시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아크후작의 날카롭던 인상은 어느 샌가 사라지고 당혹스럽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루시아가 유일하게 예절을 지키는 몇 명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 아크 후작이었다.


“루시아님··· 그 ‘선생님’이라는 것 대신 그냥 아크 후작으로 불러주시는게···”

“그럴까요, 아크 선생님?”

“···역시 루시아님의 고집은 못 말리겠군요. 후후···”


아크 후작은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지 미소 지으며 루시아와 함께 황궁을 빠져나갔다. 황궁 입구에는 흑색으로 코팅된 마차 1대가 4명의 기사들과 함께 서있었다.


“저 혼자 여행하고 싶지만 보내주지 않겠죠. 고집불통 아크 선생님이··· 흑흑···”

“어서 가죠. 거짓울음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냉혈한.”

“···.”

“고집쟁이 콧수염.”

“······.”

“늙은 악마.”

“크흠···흠···”

“어서 오십시오. 화연님. 짐은 이미 마차에 실려 있습니다. 마차에 오르시지요.”


루시아와 아크 후작이 마차 앞에 서자 4명의 기사 중 한명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그들은 크림슨 기사단의 제 1부대인 흑룡부대 기사였다. 흑색의 갑옷에 흑색망토와 그 망토위에 아크 후작과 같은 붉은 눈의 흑룡이 포효하는 모습이 수놓아져 있었기 때문에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크림슨 제국에는 기사단이 한 개 뿐이지만 그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크림슨 기사단은 7개의 부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1부대는 흑룡부대라 불리며 붉은 눈의 흑룡을 망토에 담아 착용한다. 거기에 각 부대에는 리더가 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부대망토에 금테가 수놓아져있다.


리더는 7개의 부대 수만큼 7명이 있었고, 이들을 세븐 포스(Seven Force)라고 불렀다. 각 부대마다 담당하고 있는 것이 있어 따로 상하에 구분 없이 동등한 위치를 지키며 리더들의 실력은 각 분야의 최고봉이라고 불릴정도라고한다. 이미 제 1부대의 리더인 아크 후작이 캡틴의 칭호를 얻은 것만 보아도 다른 부대의 리더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아크 선생님도 같이 가나요?”


루시아는 한쪽 손에 흑색의 검을 들고 마차 앞에 섰다. 아크 후작은 옆에 있던 흑색 말에 오르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7년 만에 루시아님의 첫 외출인데 같이 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이라는 건···.”


아크 후작이 기사들에게 눈치를 주자 말을 탄 기사들이 마차를 철통같이 둘러쌓다. 루시아는 한숨 쉬며 마차에 올랐다. 본래 기사도를 중시하고 기사로써 본분에 충실한 흑룡부대인데 그 리더인 아크 후작은 정말로 더했다. 기사도에 목숨을 걸고 기사로써의 신념에 자신을 바친 얼음같이 차가운 기사가 바로 아크 후작이다.


아크 후작은 루시아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캡틴 데빌이라고 부르며 그를 두려워했다. 기사로써 본분을 반드시 지키며 냉혹한 성격과 날카로운 눈빛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금을 지리게 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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