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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님의 서재!

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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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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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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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78화

DUMMY

“그리 넓진 않군···”


제논과 헤일러는 강의실을 천천히 돌아다녔다. 제논의 질문에 헤일러는 불편한 기색 없이 답해주었고, 제논은 마지막 강의실에서 헤일러와 잠시 쉬기로 했다.


“제논은 궁금한 게 많은가봐?”

“아아··· 워낙에 미스터리 한 곳이잖아. 여기.”


헤일러는 제논의 말에 공감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 그럼 이제 진짜 궁금한 걸 물어봐.”

“···.눈치 챘나 보군?”


제논은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꺼낸 수첩을 보더니 물었다.


“헤일러. 알고 있다면 답해줘. S클래스보다 높은 등급은 어떻게 해야 할 수 있으며 S클래스는 어째서 다른 클래스처럼 6개월이 아닌 3개월뿐이지?”


헤일러는 제논의 날카로운 질문에 감탄하며 대답했다.


“대단해!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좋아. 가르쳐주지. 물론 비밀은 보장해줘야해. 기밀이거든···”

“그러지.”


헤일러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논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S클래스인 너이기에 말해줄 수 있는거야. 우선 S클래스 위에 SS, SSS클래스가 있어. 그 클래스에 오르기 위해선 S클래스의 3개월과 관련이 있지. 왜냐하면 S클래스의 3개월을 통해 SS, SSS클래스의 3개월이 결정나거든.”

“그 말은 즉 S클래스는 완벽하지 않다는 건가?”


“그 말도 맞아. 반쪽이니까. 그러나 그것을 아는 이는 극소수뿐이지. 어렴풋이 추측하는 인물들은 있지만. SS, SSS클래스에 오르면 그 것에 대한 언급은 금지되어 있으니 말이야.”


제논은 라질을 떠올렸다. 처음 본 얼굴이고 결투 종목인 듯 한 실력. 즉 라질은 이전에 S클래스였던 자!


“이제야 퍼즐이 하나씩 맞추어지는군. 3개월의 S클래스 이 후 그 다음 년도에 있을 S클래스와 3개월을 더 함으로써 SS, SSS클래스로 인정받게 되는 거군?”


헤일러는 손뼉을 짝 쳤다.


“정답이야.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대답하는 것을 보니 라질을 만났나보네?”

“라질···. 녀석은 어떤 클래스지?”

“트리플S··· 즉 SSS클래스지. 신이 내린 결투센스를 가졌다고들 말하던데···”

“아아··· 그 마찰력은 정말 곤란하긴 했지.”

“그걸 꿰뚫어보다니··· 과연 S클래스답네! 하핫!!”


헤일러는 흥미로운 장난감을 만난 아이처럼 웃었다. 그런 웃음이 제논은 전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후후··· 헤일러는 마법사로써 베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베론?··· 베론 썬 샤리나스님을 말하는 건가?”

“응.”


제논은 순수하게 베론을 마법사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베론과의 관계가 알려지면 곤란해지겠지만 헤일러가 그렇게 여기저기 소문을 퍼트릴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음··· 몇 번 만나봤는데 무척 대단하신 분이지.”

“만나봤다고?”


제논은 헤일러를 보며 되물었다. 헤일러는 무슨 일이 있냐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서?···”

“어디서라니··· 당연히 여기서지. 베론님은 이곳에 자주 오시거든 몇 일전에도 왔었고.”


헤일러는 베론이 이곳에 왔을 때 만난 적이 있었다. 미하이릭 교장이 소개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은 현자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넘지 못한 벽을 넘은 자들에 대한 순수한 존경인 것이다. 제논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추측했다.


‘미하이릭 교장과 이미 만났다면 무엇인가 이야기를 했겠지. 그리고 그 이야기는 아르시온이 부탁한 것과 동일한 것인가··· 아니면···’


제논의 머릿속은 금세 어지러워졌다. 추측할 것이 너무나도 많아 정확한 것을 알 수 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헤일러는 제논에 대해 궁금함이 생겨났는지 물었다.


“베론님을 알아?”

“···.”


제논은 자신이 베론의 제자라는 것을 밝혀야할지 고민했다. 전투가 일어나면 전격계 마법을 사용하는 이상 어차피 눈치 채겠지만 쉽게 말할 수는 없었다.


“예전에 만난 적이 있어··· 마법도 조금 배웠고···”

“우와! 그럼 대륙에 두 명 뿐인 전기속성 마법사라는 거야?? 대단하네!”

“···.으··· 응···”


제논은 헤일러의 반응에 당황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순수하게 마법을 좋아하는 사람이군. 믿을 수 있겠어.’


“수업을 받게 되면 보여줄게. 그런데 헤일러는 무슨 속성이야? 미하이릭 교장은?”

“···.너··· 미하이릭님의 칭호도 모르냐?···”


헤일러는 마치 천연기념물을 보는 듯 한 표정이다. 제논은 이종족의 땅에서 7년을 보냈다. 대륙의 정세는 모르는 것이 당연했으나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난 현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든··· 베론만 알아.”

“하긴··· 베론님도 현자니깐···”


헤일러는 자기 혼자 추측하고 결론을 지어버리고는 말을 이었다. 제논으로썬 다행스런 일이었다.


“미하이릭님은 빙현자야. 나도 물론 그 제자니깐 빙(氷)속성 바법사지. 그런데 난 조금 특별해서 빙속성과 화속성을 같이 사용하는 멀티 마법사야.”

“멀티 마법사?”


제논은 마법과 검을 함께 쓰는 마법검사(마검사)다. 마법검사도 있는데 두 가지, 세 가지 마법을 쓰는 사람도 있을 법했다. 그래도 처음 보는 멀티 마법사에 제논은 흥미를 느꼈다. 헤일러는 약간 쑥스러운 듯 대답했다.


‘호오?···’


“대단하긴 한데··· 부담스럽기도 해. 대륙에 2명뿐인 멀티 마법사라는 것이.”


제논은 속으로 감탄했다. 한 가지 속성의 마법을 완벽하게 익히는데도 몇 십 년이 걸린다. 제논 역시 베론에게 마법에 대해 배우면서 마법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겨우 30대의 남자가 두 가지 속성의 마법을 다루다니! 다른 현자들도 하지 못한 것을 그는 벌써 해낸 것이다. 괜히 그가 차기 현자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빙속성과 화속성이라··· 조합이 되기는 하는 거야?”

“충분히 가능하지. 그래서 멀티 마법사라고 불리는 것이고···”


촤아악!!


헤일러는 오른손 바닥 위에 빙속성의 투명한 공을 만들고 그 안에 붉은색의 활활 타오르는 불덩이를 넣었다. 제논은 눈으로 보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보통 화속성은 빙속성과 상성관계에 있는게 아닌가?”


헤일러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맞아. 보통은 그렇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 바다에 불이 붙을까?”

“아니···”

“그럼 불길 속에 물을 뿌리면?”

“불길 속에 물이라··· 물이 불길을 덮을 만큼 있다면 불은 꺼지겠지.”


“그래. 그 말은 즉 불과 물이 동일한 양이 되었을 때 서로 상쇄된다는 듯이지.”

“아아··· 물과 불은 알겠어. 그렇다면 얼음과 불은 무슨 관계지?”

“얼음은 불에 의해 녹아서 물이 된다. 즉 불로 인해 녹는 얼음만큼만 물이 만들어져 그리고 그 물을 다시 얼리면 얼음은 불속에서도 유지가 되는 거야.”

“그렇군··· 최초에 만든 얼음에서 녹는 물만큼 얼리기만 하면 얼음은 불속에서도 유지할 수 있다는 거네.”


헤일러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얼음 공을 제논에게 가까이 보여주었다.


촤아악!!


헤일러의 얼음공은 제논이 도출한 결론과 동일했다. 얼음은 녹고 얼고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 안에든 불꽃은 일렁거리며 사라지지 않고 맴돌았다.


“이걸 응용해서 사용하면 위력이 몇 배나 강력한 마법이 나오지.”

“멋지군.” 제논은 품에서 흑색의 회중시계를 꺼냈다.


“이건 베론이 준거야. 어떤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시계로만 사용하고 있지.”


헤일러는 제논이 내민 회중시계를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소리를 질렀다.


“이··· 이건! 세테르반의 회중시계잖아!!”

“뭐···?”


헤일러는 충혈된 눈으로 침까지 튀기며 설명했다.


“대륙 7대 고대유물 중 하나인 세테르반의 회중시계를 모른단말야?!”

“······7대 고대유물?···”

“하아···”


헤일러는 전혀 모르겠다는 제논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어찌 마법사로써 이런 유물엔 관심조차 없단 말인가.


“이거 봐. 이 마크와 이니셜.”


흑색의 회중시계의 뒷면엔 S.B라는 이니셜과 나무가 그려져 있다. 물론 깊은 관심을 두고 봐야 보일만큼 작아 제논은 이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 헤일러는 역시 베론님은 대단해라고 중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대륙에는 1000년 전부터 전해져온 7개의 고대유물이 존재해. 그 능력은 소문뿐이지만 몇몇의 물건은 이미 대륙에 나타나 그 위력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어. 7개의 유물은 그 가격이 천문학적일 정도지.”

“그래?··· 어떤 것들이 있는데?”

“우선 7개의 고대 유물은 2자루의 검, 창, 완드, 책, 회중시계로 되어있는데 신기한 것은 7개 모두 나무 마크가 새겨져 있다는 거야. 즉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는 거지···”


“그 정도 마크는 기술자들도 충분히 새길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겠지. 그러나 이걸 봐.”


헤일러는 회중시계에 그려진 나무 마크를 보며 한 가지를 깨달았다.


“도장?”


그렇다. 나무의 잎사귀까지 한 개 한 개 모두 파낸 아주 섬세한 작은 도장이 기술로써는 도저히 똑같이 만드는 것이 불가능함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헤일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7개의 고대유물에 있는 나무 마크는 모두 동일하지만 그 곳에 적힌 이니셜은 모두 달라. 1000년 전 대륙을 지배했던 7명의 왕들이 모여 자신들의 힘을 봉인한 것이 고대유물의 정체라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그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지.”

“그렇군. 그 능력들은 모두 엄청나겠는걸?”


제논은 기대했다.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 들고 다니던 회중시계가 그런 물건이었다니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음··· 소문뿐이지만···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는 사자소생의 검···”

“···.푸풉···”

“일단 들어봐··· 소문이니깐 웃지 말고!!”


제논은 터질 듯 한 웃음을 억누르며 헤일러의 말을 들었다.


“피에 미쳐버린다는 마룡의 검, 성스러운 빛을 지는 신룡의 창.”


‘피에 미쳐···?’


제논은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으나 이것 역시 추측뿐이기에 넘어가기로 했다.


“시체를 조종하는 망령의 완드, 대륙을 넘어 펼쳐지는 세상 모든 대륙의 지도가 그려진 천리안의 책.”

“세상 모든 대륙?”


“그래. 아마도 대륙은 이 곳 클레드 대륙만 있는 것이 아닐 거야. 다른 대륙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몇 가지 묘한 일들은 있었거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도 감쪽같이 누군가가 숨겨버리지.”“그거 믿어도 되는 거지···?”

“흥··· 이것 역시 소문뿐이야. 나는 확신하고 있지만 믿질 않으니···”


헤일러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제논을 노려봤다. 제논은 헤일러의 말투가 우습다는 듯 낮게 웃고는 입을 열었다.


“난 믿어주지. 대륙의 7대 고대유물도 또 다른 대륙도 말이야.”

“···.후후···”


헤일러는 짙은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제논이라는 학생은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백현자 베론의 마법을 이어받고, 허리에 검까지 있으니 틀림없이 대륙에 몇 없다는 마법검사다.

게다가 마법도 검도 이도저도 아닌 어중이떠중이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S클래스의 학생이다. 어쩌면 한 눈에 알아봤는지도 몰랐다. 앞으로도 깊은 사이를 유지하게 될 것이란 것을.


“그런데 마지막으로 이 회중시계는 능력이 뭐지?”


제논은 앞서 말했던 7대 고대유물안에 포함된다는 흑색의 회중시계를 가리키며 물었다. 약간의 기대도 있었다. 워낙에 다른 고대 유물들의 능력이 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헤일러는 흑색의 회중시계를 뒤집어 광택 나는 모습을 감상하더니 대답했다.


“마법을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는 안티 매직의 회중시계··· 세테르반의 회중시계.”


*


루시아는 알 수 없는 짜증남에 기분이 잔뜩 나빠져 있었다. 제논을 두고 싸우던 프리페, 뷰린, 샤론을 보고 난 뒤부터 계속 이런 상태다. 레나는 심상치 않은 냉랭한 기운을 풀풀 날리며 걷는 루시아를 따라 방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종종 말을 걸었지만 싸늘하게 말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에 도착해서도 루시아는 침대 위에서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을 뿐이다. 레나는 답답한 나머지 입을 열었다.


“언니··· 도대체 왜 그래요··· 제가 뭐 잘못했어요?”

“내가 어때서!!?”


루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적인 대답을 해버렸다. 그 덕에 레나는 울먹거리며 루시아에게 안겨들었다.


“흑흑!! 제가 다 잘못했어요. 언니!!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


루시아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내··· 내가 왜 이러는 거야?···.’


자신에게 안겨 훌쩍거리는 레나를 보며 루시아는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괜한 알 수 없는 짜증남 때문에 그녀를 따르는 동생을 울린 것에 대한 자책감에 적지 않았기에 그녀는 레나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미안해··· 레나···”

“······”


레나는 아무 말도 없었다. 루시아는 이상함을 느껴 레나의 얼굴을 슬그머니 보았다.


히죽!


레나의 입은 찢어질 듯 벌어져 있었다. 루시아는 당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 레나를 떼어 내려고 했지만 레나는 마치 돌처럼 굳어버려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레··· 레나?”

“흐흐흐흐흐······”


루시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레나의 손은 점점 루시아를 압박해 들어갔고, 그로인해 둘은 딱 붙어버렸다.


“루시아 언니···.”


레나의 얼굴은 루시아의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꺄악!! 꺄아아악!!”


루시아는 발버둥 쳤지만 레나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루시아의 퍼스트 키스는 끝이었다. 루시아는 결코 그렇게 끝낼 생각이 없었다. 그녀가 생각한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지금의 레나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다. 그렇다면 방법은 기절이었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바닥으로 한번 튀어 오른 후 그 반동을 이용해 백덤블링을 했다.


“미안! 레나!”

루시아의 점프가 시작되고 곧바로 방안은 커다란 소리가 한 번 울린 후 침묵에 휩싸여.


쿠웅!!


“컥······.”

레나의 머리는 바닥에 강렬하게 내리 찍혀 레나를 기절상태로 이끌었다. 루시아는 겨우 힘이 빠진 레나의 팔에서 벗어났다. 이리저리 뭉친 근육을 풀고 있던 루시아의 뒤에서 회복력 하나는 기가 막힌 레나가 머리를 문지르며 일어났다.


“어··· 언니··· 무슨 일 있어요? 왜 제가 쓰러져 있죠?”

“난··· 모르겠는데?···. 호호···”


루시아는 애써 태연한 척 몸을 풀었다. 레나는 어색해 하는 루시아에게서 이상함을 느꼈지만 머리가 너무나도 아파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으윽···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

“그··· 그래··· 잘자···”


루시아는 묘한 눈으로 쏘아보는 레나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샤워를 선택했다. 그 참에 알 수 없는 찜찜한 기분도 함께 날려버릴 생각이다.


스르륵···


루시아는 옷을 가지런히 정리한 후 샤워실로 들어가 시원한 물을 머리부터 뒤집어쓰고는 생각을 정리했다.


‘이 곳에서 처음 본거야··· 제논은 내가 알 던 사람도 아니고, 나랑 관계도 없는 사람이···.’


“하아··· 정말 알 수 가 없네···”


루시아가 한참 뒤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레나가 꿈나라로 향했을 때였다. 루시아는 저녁도 먹지 않고 잠에 푹 빠져버린 레나의 이불을 덮어주고는 방을 나섰다. 물론 레나의 언니를 향한 잠꼬대는 살포시 무시하고 말이다.


*


“마법을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다고···?”

제논은 세테르반의 회중시계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헤일러는 그 모습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직접 보여주겠다며 제논에게 설명했다.


“의지가 있어야되. 과거 그 회중시계의 주인은 마법사 전문 암살자. 그 암살자는 악명이 자자한 마법사들을 처단하고 다녔지. 그 때부터 이 시계의 소문은 나기 시작했어.”

“그런 시계의 주인은 어째서 죽은 거지···?”

“그건···”


헤일러는 날카로운 질문에 잠시 뜸을 들였다.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소문뿐이다.


“그는··· 어느 한 현자에게 죽었다는 소문이 있어.”

“뭐···? 설마···”

“······”


즉. 헤일러의 말대로라면 세테르반이라는 자는 현자에게 죽었고, 그 현자는 제논에게 회중시계를 준 베론이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은 베론이야말로 악명이 자자한 마법사고 그 마법사를 처치하려다 실패하여 베론이 그 주인이 되었다는 말과 동일했다. 제논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즐겁게 웃던 베론이 악명이 자자하다라니···


헤일러는 백현자 베론이 현자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였는지 알고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쟁에서의 경우다.

베론이 만약 악명으로 유명했다면 소문을 그대로 믿을 수 있겠지만 베론은 악명과는 결코 관계가 없는 자였다. 그러니 소문에 관해서는 본인에게 직접 들어봐야 했다.


“베론님도 이유가 있었을 거야··· 우선 진품이라는 것부터 마지막으로 확인해보자.”

“그래···”


제논은 마지막 소문은 믿지 않기로 했다. 그가 아는 베론은 결코 나쁜 짓을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회중시계를 마법을 향해 겨누면 되.”


헤일러는 기다란 나무지팡이를 제논의 오른손으로 겨누었다. 그리고는 커다란 얼음 공을 만들었다.


츠르르르···


“자아! 흡수한다는 의지를 가져!!”

파앙!! 슈우웅!


헤일러의 얼음공은 날아가기 무섭게 제논의 오른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니 정확히는 회중시계의 안이었다. 제논은 신기한 듯 회중시계를 보더니 물었다.


“흡수는 알겠고, 방출은?”

“반대로 생각하면 되겠지. 방출한다는 의지를 가져봐.”


파앙!!


“오호?”


헤일러가 제논이 사출한 얼음 공을 또 다른 얼음 공을 발사해 지워버리자 제논은 피식 웃었다.


“고마워. 덕분에 좋은 것 하나 알았네.”

“나도 실제로 그것을 봤으니 서로 좋은거지. 역시 안티매직이 확실하네. 세테르반의 회중시계···”

“실험 좀 해봐야겠어. 지금 이대로는 영 불편하잖아.”


제논은 오른손으로 회중시계를 꺼내는 시간이 걱정됐다. 실전으로 쓰려면 보다 빨라야한다. 괜히 7대 고대 유물이 아닐 터. 아직 숨겨져 있는 능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 내일 보지.”

“아아··· 그럼···”


제논과 헤일러는 시간이 벌써 저녁시간을 가리키는 것을 확인하며 강의실에서 나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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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1 18.04.26 619 2 9쪽
38 38화 +3 18.04.26 441 2 9쪽
37 37화 +3 18.04.25 452 3 8쪽
36 36화 +1 18.04.25 422 3 8쪽
35 35화 +3 18.04.24 487 3 8쪽
34 34화 +3 18.04.23 746 5 9쪽
33 33화 +2 18.04.23 444 5 7쪽
32 32화 +3 18.04.22 495 5 7쪽
31 31화 +3 18.04.22 481 5 7쪽
30 30화 +1 18.04.21 485 5 7쪽
29 29화 +3 18.04.21 474 5 7쪽
28 28화 +2 18.04.20 494 5 9쪽
27 27화 +3 18.04.20 457 5 9쪽
26 26화 +2 18.04.19 469 5 7쪽
25 25화 +3 18.04.19 471 5 8쪽
24 24화 +3 18.04.18 491 5 7쪽
23 23화 +1 18.04.18 468 4 8쪽
22 22화 +3 18.04.17 482 4 7쪽
21 21화 +1 18.04.17 464 4 11쪽
20 20화 +3 18.04.16 479 4 11쪽
19 19화 +1 18.04.16 470 4 11쪽
18 18화 +3 18.04.15 460 3 8쪽
17 17화 +1 18.04.15 472 4 7쪽
16 16화 +3 18.04.10 487 4 9쪽
15 15화 +3 18.04.10 478 4 7쪽
14 14화 +3 18.04.10 467 4 10쪽
13 13화 +5 18.04.10 814 4 10쪽
12 12화 +4 18.04.10 513 4 8쪽
11 11화 +4 18.04.10 486 4 7쪽
10 10화 +4 18.04.10 476 4 12쪽
9 9화 +4 18.04.10 457 4 11쪽
8 8화 +4 18.04.10 451 5 11쪽
7 7화 +4 18.04.10 471 5 7쪽
6 6화 +2 18.04.10 453 5 7쪽
5 5화 +4 18.04.10 451 5 8쪽
4 4화 +4 18.04.10 468 5 8쪽
3 3화 +4 18.04.10 534 4 7쪽
2 2화 +4 18.04.10 602 6 8쪽
1 1화 - Prolgue. +10 18.04.10 905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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