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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흑천대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흑천청월
작품등록일 :
2013.08.18 04:43
최근연재일 :
2013.10.28 07:3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32,884
추천수 :
15,906
글자수 :
266,550

작성
13.10.24 08:06
조회
8,189
추천
358
글자
16쪽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을 뿐.2

DUMMY

명진은 나천우 옆에 앉더니 그간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말을 들으니 차츰 기억이 돌아온다.

깊이를 짐작할 수 없었던 거대한 동공. 그 거대한 구멍에 빠져 어두운 나락으로 휩쓸렸다. 소용돌이 치는 거친 물살. 사방에 튀어나온 거대한 암석들. 영천신기를 온몸에 둘렀다지만 계속되는 부딪힘.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거대한 수압에 호신강기로는 더 이상 버텨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가지고 온 멧돼지 방광의 공기로 겨우 숨만 붙어 있던 차에 저 멀리 가느다란 빛이 보였다. 일행을 묶은 밧줄을 움켜잡고 그곳을 향해 무섭게 헤엄쳐 나갔다.

얼마나 헤엄을 쳤는지 등에 붙어있던 호강은 이미 혼절을 한지 오래다. 어느새 방광의 공기도 떨어졌으니. 이대로라면 앞으로 몇 호흡이나 견딜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시간이 없다. 일행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하다. 그렇게 머리 위로 보이는 빛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뻗어 나갔다.

푸아-

거센 물살을 헤치고 겨우 고개를 내밀었다. 일행의 머리가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채 확인하기도 전, 또다시 거센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그때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견반(堅盤). 저것을 없애지 못하면 뒤에 따르는 일행은 이 좁은 협곡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모아 둔 혈기가 바닥 났으니 자신의 혈기를 끌어당겨 힘을 잃어가는 영천신기에 집중했다. 그러자 곧 안광이 검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그 순간,

퍼퍼펑. 펑! 펑!

" 으.으윽. "

견반이 산산조각나며 주변 물살이 붉게 물들었다. 온몸으로 부딪혀 길을 만들었으니, 그 기파에 피부가 찢겨서 피가 번져 나온 것이다. 여기저기 신음소리가 들려왔지만 다행히 일행은 무사했다. 허나 밧줄이 끊어져 더 이상 서로를 연결시켜 주지 못했다.

그렇게 급류와 함께 동굴의 협곡을 타고 떠내려가 끝내 거대한 폭포 가운데로 떨어져 내렸다. 백장, 이백장, 아니 그 높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밧줄이 끊어진 일행은 제각각 하늘로 붕 치솟더니 다시 무서운 속도로 떨어져 내린다. 이대로 가다간 사방에 튀어나온 거대한 암벽에 부딪힐 것이다. 만약 저 중 하나에라도 부딪힌다면 몸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한 호흡도 걸리지 않으리라.

" 야아아아아압! "

슈슈슈슛- 슈슈슛- 슈슛-

나천우가 죽을 힘을 다해 영천신기를 끌어올리자 등 뒤의 영천신룡이 전에 없던 선명한 흑광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순간 검은 기류가 뱀처럼 튀어나와 일행에게 뻗어나갔다. 형상화 된 흑기(黑氣), 흑룡이었다. 거대한 흑룡이 순식간에 여러 갈래로 갈라지더니 일행을 휘어감았다.

흑룡은 그렇게 삽시간에 일행을 말아쥐고는 그의 곁으로 끌어 당겼다. 이미 기목성과 민충, 윤손과 명진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조차 남아 있질 않았다. 그저 나천우가 만들어 낸 검은 기류에 몸을 맡긴 채, 사방에 솟아있는 거대한 기암괴석을 피하며 폭포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파아아앗- 파아아앗-

일행이 거대한 폭음과 함께 호수에 잠기자 맑은 하늘에서는 장마비가 쏟아져 내린다. 물살의 속도는 느슨해 졌으나 이미 기력을 잃은 그들은 언제 협곡 아래로 가라앉을지 알 수가 없었다.

흑기가 일행의 몸을 휘어감고 있었으나 그 빛깔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내기를 끌어올렸다. 그의 동공이 점점 흑광으로 물들더니 무서운 속도로 헤엄쳐 나갔다. 기력이 다하기 전, 저 쪽 기슭에까지 닿아야 한다.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앞으로 뻗어나가 겨우 뭍에 도착했다.

협곡에서 빠져나온 나천우가 뒤를 돌아 보았다.

" 켈룩 켈룩. "

" 우에엑. "

" 으윽. "

" 허.허헉."

일행이 모두 뭍에 올라올 것을 확인하고 등 뒤에 업고 있던 호강을 내려 놓았다.

쿵.

그렇게 그대로 혼절해 바닥에 쓰러졌다.

" 그래서 정신을 차린 제가 주인님을 업고 동굴로 들어왔지요. "

" 호강은? "

"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나천우가 동굴 한 쪽에 누워 있는 호강에게 다가가 맥문을 그러쥐었다.

쿵- 닥. 쿵- 닥.

느리지만 맥박이 뛰고 있다.

그가 내기를 끌어올려 영천신기를 밀어 넣었다. 호강의 몸 속에 들어간 영천신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헤엄쳐 들어갔다. 따뜻하고 강한 기운. 영천신기의 열기가 그의 혈도를 타고 돌 때마다 호강의 얼굴에 화색이 돌아왔다. 곧 그의 몸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쿨럭, 쿨럭. 우에엑. "

호강이 눈을 뜨며 물을 한 사발 토해 냈다.

" 켈룩 켈룩. "

" 휴- "

나천우가 어지러움을 느끼며 옆으로 쓰러졌다.

" 주.주인님! "

명진이 급히 그의 몸을 받쳐들며 한쪽에 눕혔다.

" 지금 무리하시면 안 된다고 했잖습니까.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으십니까. 여기까지 오느라 기운을 너무 많이 쓰셨으니 쉬셔야 합니다. 호강은 제가 돌볼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

덥석.

나천우가 호강에게 가려는 명진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 호강은 이제 괜찮을 거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명진은 그냥 내 옆에 있어. "

" 네. "

대답하는 명진의 미간이 좁혀졌다. 마지막 남은 기력으로 호강을 살리셨으니. 그의 안색이 너무 창백하다.

" 배고프다. "

" 곧 준비하겠습니다. "

나천우는 명진의 곁에서 눈을 감았다. 그가 잠든 사이 또 혼자가 되어 버릴 것 같은 느낌. 그것이 싫었다. 명진은 옆에 있던 장포를 나천우의 몸에 덮어주고는 벽에 기대어 앉았다.

' 휴- 이럴때보면 아직도 아이같으시니. '

하지만 자신에게 의지하는 그의 마음이 싫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갔다.

킁. 킁.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다. 그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에 온몸의 신경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파다닥- 파다다닥.

" 으.으음. "

나천우가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모닥불 중앙에 걸쳐진 꼬챙이에서 고기가 노릇하게 익어간다. 고기에서 뚝뚝 떨어진 기름이 불과 만나 깜찍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 주인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

" 대.대협. "

모닥불 옆에 앉아있던 호강이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툭툭.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 두 번만 그 길로 나왔다가는 몸이 남아나질 않겠다. 그렇게 물길이 길어질 것 같았으면 차라리 바위산을 부셔버릴걸 그랬어. "

" 그래도 소교주님 덕분에 다들 무사합니다. 껄껄껄. "

" 이것 좀 드십시오. 소교주님을 위해 특별히 실한 암놈 멧돼지로 잡아 왔으니 야들야들 맛이 있을 겁니다. "

" 윤이 잡아 온거야? "

나천우가 불 앞에 자리를 잡으며 침을 흘렸다. 그의 뱃가죽과 등가죽은 어느새 일심동체가 되어 있었으니 곰이라도 한마리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아- 이게 얼마 만에 먹는 고기인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

부-욱.

윤손이 잘 익어 기름이 뚝 뚝 떨어지는 뒷다리를 잘라 나천우에게 내밀었다. 모두는 그렇게 한동안 식사에 몰두했다.

" 밖은 확인해 봤어? "

" 네. 벌써 몇 번이나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

윤손이 고기를 뜯으며 대답했다.

" 어때? "

" 드디어 그 지옥에서 벗어났습니다! 크크크. "

민충이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 확실해? "

" 네. 천만지옥에서는 협곡이 없었으니 나온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

명진의 말에도 나천우는 윤손을 쳐다보았다. 그는 천만지옥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살았던 자다. 그가 이곳의 지형과 천만지옥의 지형을 모를리 없다.

" 이곳은 확실히 밖입니다. 천만지옥에서 12년을 산 제가 보증하지요. 그래도 혹 몰라 사냥을 할때 유심히 둘러 보았는데, 역시 공기가 틀립니다 공기가. 하하하. "

그가 아이처럼 웃었다. 드디어 천만지옥을 탈출한 것이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으니. 그것도 이렇게 멀쩡한 인간의 모습으로 말이다.

" 기노인은 왜 말이 없어? "

" 아. 기영감님은 바위에 부딪히면서 내상을 입은 듯 합니다. 운기행공으로 몸을 추스리기는 했어도 아직 몸 상태가... "

명진이 대신 대답했다.

" 아닙니다.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그곳에서 윤손도 구하고 이렇게 소교주님 덕에 살아서 나왔으니, 이 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시간이 지나면 곧 아물 겁니다. "

안색은 편치 않았으나 그의 표정은 밝았다.

식사를 마친 나천우가 동굴 밖으로 나갔다.

푸르스름한 달빛이 고개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어느새 새벽이 지나가려 한다. 저 멀리 넘실대는 붉은 빛을 보니 곧 해가 떠 오를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더니 가장 높은 나무위로 솟구쳤다. 꼭대기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온통 숲이다. 저 멀리 바위산과 협곡도 보였다. 눈에 내력을 집중해 꼼꼼히 주변을 살폈다. 확실히 천만지옥에서 느껴지던 대기의 비틀림은 없었다.

팔을 쫙 뻗고 있는 힘껏 숨을 들여마셨다.

" 후우우- 휴- 드디어 나왔구나. "

심호흡을 하니 윤손의 말대로 공기가 다르다. 아니 공기의 흐름이 틀리다고 해야 할까. 어느새 저 멀리 태양이 고개를 내민다. 대지를 품에 안으며 밝아오는 그 빛은 그의 가슴까지 스며들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무언가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진 느낌이었다.

동굴로 돌아온 그가 품에서 지도를 꺼냈다. 무견에게서 받은 천만지옥의 입구였다.

" 명진. 준비해. "

" 네? 벌써요? "

아니 엉덩이 붙인지 얼마나 됐다고, 눈 뜨자마자 또 준비하라신다.

" 왜? "

" 아.아닙니다. "

" 신후산 입구쪽에 동굴이 있으니 그쪽으로 간다. 충영감과 윤은 덩굴로 긴 밧줄을 만들어. 최대한 길고 튼튼하게. "

나천우가 허리에 감은 귀사살을 풀어 손질을 시작했다.

" 네 주인은 원래 성격이 저리 급하냐? "

윤손이 작은 목소리로 명진에게 속삭였다.

" 휴- 말도 마십시오. 우리 고상하신 주인님께서는 한번 하고자 결정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옆에서 아무리 잔소리를 해대도 씨알도 안 먹히니 알고 계시는게 편하실 겁니다. "

명진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작게 속닥거렸다.

" 휴- 고생문이 열렸구나. 에휴- "

" 손. 가세나. 휴- 밧줄은 또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건지 원. "

민충과 윤손이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눈 떠서 밥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꼭두새벽부터 일을 시키니. 작은 주군 곁에 있다간 제 명에 못 살 것 같았다.




***




새벽녘에 출발해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일행의 선두에 선 민충은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연신 소매를 펄럭이고 있었다. 그의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숨소리는 거칠기만 하다. 하루종일 혈왕귀미들로 사방에 있을지 모를 기척을 감지하느라 다른 사람들보다 심력과 내공을 많이 소모한 탓이었다. 나천우의 지시가 없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이다.

" 헉.헉. 아니 이 첩첩산중에 누가 있다고 이렇게 주변을 경계하시는 겁니까? "

" 방심은 금물이다. 여긴 아직 신후산이야. 만천신대와 형님을 우습게 보지 마라. 그들은 시체를 확인하기 전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거다. "

" 아니 그렇게 천의맹을 두려워 하시면 어떡하십니까! 저들이 덤벼온다면 단칼에 베어 버리셔야지요! 저들이 소교주님의 정체를 알고 있다면 잡아 가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질 않습니까. 이렇게 주위를 살핀다고 공격할 자들이 물러서는 것도 아닐진데.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

민충을 쳐다보는 그의 미간이 급격히 좁아졌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겨우 누르고 있었으니.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허나 두려워 피하는 것이 아니었다. 천의맹은 강하다. 무턱대고 덤볐다간 일행의 목숨을 보장하지 못할 것인데. 그리고 저들과 부딪히기 전에 해야 할 일도 있지 않는가.

나천우가 걸음을 멈추고 침중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충영감. "

" 네. "

" 왜 날 따라오는 거지? "

"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소교주님이시니 제가 당연히 모셔야지요. "

" 난 무모한 희생은 피하고 싶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 이상 날 따라오지 마라. "

" 저기 소교주님,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저기 소. 소.소교주님... "

민충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소리쳤지만 그는 이미 일행의 선두로 자리를 옮겼다.

" 지쳐서 한 소리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

기목성이 다가와 그의 눈치를 살폈다. 만약 그가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휙 떠나버린다면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쫓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 나에게 무엇을 강요할 생각이라면 가서 살아있다는 다른 아들을 찾는게 더 빠를 거다. 명진. "

" 네. "

" 가자. "

" 네 주인님. "

명진이 노인 둘과 중년 하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나천우의 뒤를 따랐다. 눈치를 살피던 호강이 명진의 곁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 아니 자네 지금 제 정신인가? "

기목성이 화난 음성으로 민충을 타박했다.

" 아니 목성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나? 답답한 마음에 그냥 한마디 한 것 뿐이네. 저 분은 생각보다 속이 좁구먼. 에잉- "

" 아니 이 사람아. 소교주님을 살살 꼬드겨 천이영산으로 데려가도 모자랄 판국에 저 분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게 뭔가. 아직도 작은 주군의 성정을 파악하지 못했는가? "

" 아니, 나도 지금 당장 복수를 하자는 소리는 아니었네. 그저 좀 쉬자고 한 소리였지. 쩝-"

민충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돌렸다.

" 자네도 알다시피 잠들어 있는 우리 신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실 분이시네. 천이영산으로 모실 때까지 잘 보필해야 함을 명심하게. "

" 험험. 알겠네. 거참, 무슨 말을 못하겠구먼. "

" 자네! "

" 알겠네 알겠어. 잘 모시면 될 것 아닌가! "

노인들이 뒤에서 쑥덕이는 동안 나천우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뒤에서 따라오던 호강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그러자 나천우가 경공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

" 명진. 오늘밤은 저 동굴에서 쉬고 간다. "

" 네. "

명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하고는 얼른 주변의 나뭇가지를 주워 들고 동굴로 들어갔다. 곧 모닥불을 피우자 주위가 환해졌다. 잠시 후, 노인네들도 동굴에 도착했다.

" 왜 따라와? "

나천우가 민충을 쳐다보았다.

" 소.소교주님. 저기... "

민충이 기목성을 쳐다보았다. 이쯤에서 한마디 거들어 달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허나 기목성은 인상을 구기며 눈을 부라렸다. 자신이 한 일은 자신이 책임지라는 것이었다.

" 휴- 소신이 실언을 하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

민충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에 일행의 시선이 모두 나천우에게 쏠렸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본전도 못 건진 충영감이 불쌍했지만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도 기목성만이 간절한 눈빛으로 작은 주군을 쳐다본다. 이쯤했으면 반성했으니 그만 용서해 달라는 눈빛이었다.

" 기노인은 동굴 입구에 흡향진 펼치고 윤은 가서 사냥해 와. "

" 알겠습니다. "

" 네. "

" 명진은 나가서 이곳과 천만지옥 입구의 거리를 가늠해 보고 주변도 살펴 봐. 지도대로라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을 거다. "

" 네. "

" 호강은 식수와 밧줄로 쓸 덩굴 가져 오고. "

" 네. 대협. "

모두가 밖으로 나가자 민충이 나천우를 쳐다보았다. 왜 자신에게만 아무런 일도 시키지 않느냐는 표정이었다. 매일 일 할 때는 몰랐는데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지니 왠지 소외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 흠흠. "

괜한 헛기침으로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나천우는 나뭇가지로 불만 뒤적거릴 뿐 아무 반응이 없다. 그러니 더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 충영감. "

" 네? "

" 천이영산은 어디에 있지? "

" 감숙성에 있습니다. "

" 그러니깐 감숙성 어디? "

" 기련산맥으로 연결되는 산들 중 세번째 있는 산입니다. "

" 천이영산 전체가 흑천신교의 영역인가? "

" 그렇습니다. 기련산맥 봉우리들에 비하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만 결코 낮은 산은 아닙니다. "

" 나에게 뭐 숨기는 거 있지? "

" 네? 수.숨기는 거라니요? 그.그런거 없습니다. "


작가의말





견반(堅盤)- 단단한 암석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13.10.25 08:12
    No. 31

    다음 말이 궁금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5 09:13
    No. 32

    물방울님 오셨군요. 다음말은 다음회에 투 비 컨티뉴~우~ ^^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정용(正龍)
    작성일
    13.10.25 18:59
    No. 33

    숨기고 있는 것은 다 내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6 06:04
    No. 34

    정용님이 들고 가시면 더 이상 전개가 불가능 합니다. ㅋㅋㅋㅋ
    조용히 주변을 살피고는 정용님을 지하 밀실로 안내해 봅니다.
    따라오세욧!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이가후
    작성일
    13.10.26 15:41
    No. 35

    드디어 나왔.... ㅋㅋㅋㅋㅋ
    한 편 더 있네요~ 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7 05:25
    No. 36

    네. 가후님 드디어 나왔습니다. ㅎㅎㅎㅎ 에휴- 앞날이 구만리인데, 피를 좀 봐야 될 것 같은데 제가 그 쪽으로 발달이 덜 되나서리 걱정이되긴 합니다. 그냥 안면을 몰수하고 싹- 없애 버릴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3.10.26 15:52
    No. 37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7 05:26
    No. 38

    천지님 오셨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신재현
    작성일
    13.10.26 19:06
    No. 39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7 05:29
    No. 40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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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별이 뜨는 밤.3-1 +34 13.10.12 9,217 316 11쪽
34 별이 뜨는 밤.2 +44 13.10.10 10,101 334 15쪽
33 별이 뜨는 밤.1 +45 13.10.08 9,843 358 14쪽
32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3 +30 13.10.07 10,319 318 11쪽
31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2 +31 13.10.04 9,856 324 14쪽
30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1-2 +26 13.10.01 9,821 360 13쪽
29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1-1 +22 13.09.30 10,354 339 15쪽
28 영천신기(靈天神氣).3-2 +28 13.09.27 11,906 428 11쪽
27 영천신기(靈天神氣).3-1 +32 13.09.25 9,988 332 13쪽
26 영천신기(靈天神氣).2 +26 13.09.24 11,030 318 16쪽
25 영천신기(靈天神氣).1 +30 13.09.23 10,429 321 13쪽
24 세상에 이런일이.3 +27 13.09.21 10,858 321 18쪽
23 세상에 이런일이.2 +23 13.09.20 11,730 338 16쪽
22 세상에 이런일이.1 +28 13.09.19 12,093 329 13쪽
21 천만지옥(天蠻地獄).3 +26 13.09.17 11,387 372 15쪽
20 천만지옥(天蠻地獄).2-2 +24 13.09.15 14,175 376 15쪽
19 천만지옥(天蠻地獄).2-1 +24 13.09.14 15,337 380 12쪽
18 천만지옥(天蠻地獄).1 +24 13.09.12 11,573 350 16쪽
17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2 +33 13.09.10 15,121 443 12쪽
16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1 +26 13.09.09 14,293 411 9쪽
15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2 +41 13.09.06 17,217 462 18쪽
14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1 +20 13.09.05 16,454 421 15쪽
13 속고 속이고.3 +25 13.09.03 12,419 374 16쪽
12 속고 속이고.2 +24 13.09.02 13,310 382 15쪽
11 속고 속이고.1 +28 13.08.31 13,517 362 15쪽
10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2 +26 13.08.30 13,616 399 10쪽
9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1 +26 13.08.29 13,881 404 10쪽
8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2 +25 13.08.27 12,800 385 13쪽
7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1 +25 13.08.26 14,645 402 10쪽
6 축하합니다 공자님.3 +29 13.08.23 15,729 420 18쪽
5 축하합니다 공자님.2 +21 13.08.22 13,780 361 16쪽
4 축하합니다 공자님.1 +25 13.08.21 16,738 425 14쪽
3 괴도공자(怪盜公子)3 +30 13.08.20 16,931 452 11쪽
2 괴도공자(怪盜公子)2 +43 13.08.19 17,440 464 13쪽
1 괴도공자(怪盜公子)1 +37 13.08.18 26,566 47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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