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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흑천대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흑천청월
작품등록일 :
2013.08.18 04:43
최근연재일 :
2013.10.28 07:37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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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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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06
글자수 :
266,550

작성
13.09.09 06:05
조회
14,292
추천
411
글자
9쪽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1

DUMMY

***




" 지금 출발해야 합니다. "

" 천우는 제가 가르치겠어요. "

" 사천대주님의 명을 거역할 생각이십니까! 공녀님. "

구현이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본다.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 전 그런 이야기 듣지 못했어요. "

" 만사곡에서 소공자님을 수련 시키라는 사천대주님의 명을 수행할 것이니 그리 아십시오. "

구현이 만천신대 일조 조장 장문을 쳐다보았다.

" 소공자님을 모셔 오너라. "

" 네. 대주님. "

" 잠깐만요! "

나소이가 다급하게 외쳤다.

" 아무리 공녀님이라고 해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

그 말은 만약 대공자의 뜻을 거역하려 한다면 무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였다.

" 잠시 시간을 주세요. "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 알겠습니다. 그럼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

나소이가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곳에는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나천우가 서책을 보고 있었다.

" 천우야. 너에게 할 말이 있어. "

나소이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벌써 신후산에 들어온지 이주야가 지났다.

일주야 전 구현이 자신을 찾아와 나천우를 만사곡으로 데려가 검술 훈련을 시키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아 그 동안 설빙굴로 들어가지 않고 천우를 지키고 있었거늘. 틈을 봐 산을 내려가라 말을 하려 했었다.

허나 그 말을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이 망설였기에 저들에게 시간을 준 것 밖에 되지 않았으니. 진작 말하고 그를 보냈어야 했는데.

" 무슨 일 있으십니까 누님? "

나천우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본다.

" 그 전에 먼저 물어 볼 말이 있어. "

" 뭐든지 말씀 하십시오. "

" 넌 길을 가다 길이 없으면 어떻게 하겠니? "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 이 세상에 처음부터 길이였던 곳은 없습니다. 누군가가 걸어 갔기에 길이 된 것이지요. "

" 그래. 그 말을 들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구나. 천우야. "

" 왜 그러십니까 누님? "

나천우는 전에 없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누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 저리 뜸을 들이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

" 천우야. 만사곡 동쪽으로 가면 흰색 나무들이 있는 백목곡이 나와. 그 백목곡에 흐르는 계곡은 신농가 아래까지 이어져 있어.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아니 만약 구대주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산을 내려가. 그리고 이거. "

나소이가 붉은색 포포를 내밀었다. 허나 그는 그것을 받지 않았다.

" 이것이 무엇입니까? 산을 내려가 혼자 맹으로 돌아가란 말씀입니까? "

" 아니야. 그것이 아니고... "

망설이던 나소이가 그의 손에 포포를 쥐어 주었다.

" 이것은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사양하지 말고 받아둬. "

그녀의 간절한 표정, 거절할 수 없는 눈빛이다.

" 알겠습니다. 허면... "

그러나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말하는 것이 맹으로 돌아가란 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무엇인가 자신이 모르는, 아니 형님이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 그러니 누님이 자신을 도망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게 알아 내지 못했는데 여기서 떠나라 하다니. 그러나 분명 떠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누님이 포포까지 준비해 오지 않았을 것이다.

" 구대주가 검술훈련을 험하게 시켜도 제가 꾹 참아 보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

" 훌쩍 훌쩍. "

" 아니 왜 우십니까? 제가 그동안 누님한테 너무 엄살을 부렸나 봅니다. 저도 사내인데 그깟 구대주 검을 못 피하겠습니까? 하하하. "

" 훌쩍. 그것이 아니야. 미안해 천우야 미안해. "

" 누님. "

" 오라버니에게 잡히면 아주 위험해. 정말이야. 그러니 내 말을 듣고 꼭 산을 내려가 멀리 떠나. 이제부터는 네 하고 싶은 거, 네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자유롭게 살아. 흐흐흑. 미안해. 더 설명해 줄 수가 없어서... "

" 누.누님- "

" 자 뒤로 돌아서 봐. "

그녀가 눈물을 훔치며 나천우에게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작고 투명한 구슬에서 오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 누님. 이건 어머님이 누님에게 주신 빙옥주가 아닙니까? 왜 이걸 제게... "

" 그래. 신후산의 날씨는 나도 예측하기 힘들어. 밤이 되면 빙공을 익힌 나조차 알 수 없는 한기가 쏟아지는 곳이야. 빙옥주(氷鈺珠)는 말 안 해도 어떤 목걸이인 줄 네가 더 잘 알지? 나 대신 너를 지켜 줄테니 부디 소중히 간직해줘. "

또르르.

그녀의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 누님! "

가슴이 아팠다. 떠나라 해서가 아니다. 구대주가 자신을 노린다고 해서도 아니었다. 형님이 자신에게 무엇인가 얻으려 해서도 아니다. 누님의 눈물이 칼날이 되어 그의 가슴을 깊게 후벼 파고 있었다.

" 천우야. "

눈물을 훔치던 나소이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 천우야. 부디 몸조심 해. 그리고 아버님 눈 밖에 나는 짓은 절대 하지 말고. 최대한 맹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해. 알겠지? "

" 누님. 진실을 말씀해 주십시오. 왜 제가 떠나야 합니까! "

하지만 나소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 진정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실 겁니까! "

그의 눈빛이 침중하게 가라앉았다. 단 한 마디의 진실이라도 듣고 싶었다. 그저 단 한 마디라도.

' 미안해. 오라버니가 너의 모든 것을 빼앗고 죽이려고 할텐데.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니. 그 사실을 확인하면 가슴만 아플 거야. '

" 천우야. 부탁이 있어. "

" 말씀하십시오. "

" 부디 아버님과 오라버니를 용서해 줘. "

" 전 두 분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

그녀의 마음이 상할까 꼭 잡은 두손에 힘을 주며 애써 웃어 보였다.

"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구나. 흐흐흑. "

' 고맙다 천우야. 부디 몸 조심해. 다시는 천의맹으로 돌아 와서는 안돼. '

" 공녀님. 이제 수련을 시작해야 합니다. "

구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나소이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 누님 걱정 마십시오. 설마 구대주가 저를 죽이기야 하겠습니까. 그럼 저 수련 자-알 하고 올 테니 누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 누님과 같이 맹으로 돌아갈 겁니다. 하하하하."

애써 웃는 표정으로 서글픈 눈빛을 감추었다.

" 구대주 갑시다. 만사곡이라... 이번에 내게 어떤 무공을 가르치라 형님이 지시하셨소? "

" 가 보시면 아실 겁니다. 소공자님. "

나천우가 구현과 밖으로 나가자 주위에 있던 만천신대 대원들이 그 뒤를 따랐다.

- 명진.

- 네. 공자님.

- 만사곡으로 갈 것이다. 천귀계곡의 입구는 찾았어?

- 그곳은 딱히 입구가 없었습니다. 그저 높은 기암절벽이라 그 곳을 그리 부른다고 합니다.

- 구대주의 움직임은 어때?

- 만천신대 대원이 만사곡 주위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공자님을 어디다 팔아 넘기려는거 아닐까요? 살기가 장난이 아니던데요.

- 기노인에게 백목곡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미로진을 치라고 전해. 단 생문은 서쪽 방향으로 열어 놓으라고 해.

- 네. 공자님. 그런데 백목곡은 어딥니까?

- 만사곡 동쪽에 흰색 나무가 많은 곳이다.

- 알겠습니다.

- 충영감한테 오도미 육포 잘 챙기라 해라.

- 네. 공자님.

그 시각, 구현은 주위에 포진하고 있던 만천신대 대원들에게 전음을 보냈다.

- 준비는?

- 끝났습니다.

어느새 만사곡 입구에 도착했다. 사방은 기암괴석으로 되어 있고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츠츠츠츠- 츠츠츠츠-

급격하게 바뀌는 날씨인데도 어디서 나왔는지 백사들이 고개를 내밀고 주위를 살핀다.

- 공자님. 어찌 으슬으슬 합니다.

- 준비는?

- 말해 두었습니다.

그때 구현이 발걸음을 멈추고 소공자를 바라보았다.

" 공자님. 죄송하지만 저랑 같이 가 주셔야겠습니다. 지금처럼 따라오신다면 아무런 구속도 하지 않겠습니다. "

그 말은 곧 말을 듣지 않을 시에는 포박을 해서라도 끌고 가겠다는 말이었다.

" 형님이 무력을 써 나를 잡아오라 명하신 것이오? "

그가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 전 명을 따를 뿐입니다. "

" 이유는 물어봐도 말해 주지 않겠군. "

" 어서 따라오시지요. "

구현이 뻣뻣하게 고개를 들어 나천우를 쳐다본다. 어느새 다가온 만천신대 대원들이 나천우의 주위를 포위했다.

" 아버님도 아시는 일이오? "

" 가 보시면 아실 겁니다. 뭣들 하느냐! 소공자를 모셔라!

" 네! 대주님. "

나천우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쓰슥- 쓰슥 -

만천신대 대원들이 검을 뽑아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즉 무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면 난 곱게 가지 않을 것이네. "

나천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알 수 없는 분노가 가슴에서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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