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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흑천대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흑천청월
작품등록일 :
2013.08.18 04:43
최근연재일 :
2013.10.28 07:3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32,870
추천수 :
15,906
글자수 :
266,550

작성
13.09.12 08:41
조회
11,572
추천
350
글자
16쪽

천만지옥(天蠻地獄).1

DUMMY

" 어찌 되었느냐? "

" 죄송합니다. 놓쳤습니다. "

" 그게 말이 되느냐! 사백개의 눈을 대체 어디다 두고 있었단 말이냐! "

구현이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아무리 명진의 실력이 생각보다 높다기로 고작 일류무사와 고수 하나다. 구현은 나천우의 무공을 일류로 생각하고 있었다. 큰 검술을 보이지 않았으나 그의 신법은 자신을 능가했다. 허나 고작 경공술 하나다. 이백이나 되는 대원들이 그를 놓쳤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 죄송합니다. 백목곡 입구에 펼쳐진 미로진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

" 미로진? "

" 네. 급하게 설치 된 것인지 생문이 여러 곳에 있어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소공자님의 흔적이 백목곡 입구에서 끊어졌습니다. "

" 지금 즉시 대원들을 그곳으로 보내거라! 당장 잡아와! "

" 네. 대주님. "

장문이 대답하고 만천신대 대원들을 이끌고 백목곡 입구로 향했다.

" 젠장. 만약 소공자를 찾지 못하다면 만천신대 이백의 목숨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

인상을 구긴 구현이 신형을 날려 미로진이 펼쳐졌던 곳으로 달려갔다. 주변을 살피던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미로진을 설치했던 흔적과 명진의 자취가 다 지워진 것이다.

" 분명 이 근처에서 사라졌거늘.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니. 제기랄. "

구현이 신형을 날려 백목곡 입구로 달려갔다. 그가 사라진 후 그 자리에 하얀 복면을 쓴 나소이가 천빙검(天氷劒)을 들고 나타났다.

' 천우야. 내가 얼마나 막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디 무사히 내려가야 해.'

나소이는 그 곳에 먼저 도착해 명진의 흔적을 지웠다. 허나 나천우의 흔적은 자신도 찾을 수가 없었다.

' 나도 모르는 새에 많이 강해졌어. '

그녀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구현의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이대로 천우가 도망간다면 좋겠지만 만에 하나, 구현에게 잡힌다면 자신이 그를 구할 생각이었다.

' 오라버니 죄송해요. 하지만 천우는 제 동생이에요. '

나소이가 땅을 박차고 새털처럼 가볍게 하늘로 치솟았다.




***




일행은 만사곡의 동쪽, 백목곡을 지나 북쪽으로 길을 잡았다. 그 곳이 명진이 말한 천귀계곡이었다. 이곳에 들어온지 일주야가 지났지만 천만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발견하지 못했다.

주위에 솟아 나온 기암괴석은 삼지창처럼 하늘을 찌르고, 운무(雲霧)에서 뿜어져 나온 습한 기운은 체온까지 내려가게 만들었다.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기괴한 바람소리와 차가운 한기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 헉. 헉. 공자님 아무래도 여기가 아닌가 봅니다. "

명진은 고산병(高山病)에 시달리느라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 차라리 아래쪽 협곡을 더 찾아 보는게 좋겠는데요. 헉. 헉 "

아무리 주변을 살펴 보아도 진법의 영향으로 대기가 비틀린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 민충이 빠르게 다가왔다.

" 어디쯤 있어? "

" 우리랑 두시진 정도 떨어져 있네. 독한 놈들! "

민충이 혈왕귀미를 풀어 저들의 위치를 계속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구현이 이끄는 만천신대는 귀신같이 자신들의 흔적을 찾아 거리를 점점 좁혀오고 있었다. 하루가 지날수록 그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 만천신대 대주라 이건가. "

나천우가 잠시 장고에 잠겼다. 흔적을 지우고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사흘이 되지 않았을 때 그들은 자신의 자취를 발견했고, 이제는 두 시진 거리까지 좁혀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추적이 생각보다 빠르다. 허나 나천우는 모르고 있었다. 나소이가 일부러 흔적을 만들어 저들을 교란했다는 것을.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잡혔을 것이다.

" 만천신대 놈들이 백라지망을 구축했네. 아무래도 자네를 몰아 넣을 생각인 것 같구먼. "

기목성이 주변을 살피더니 인상을 구겼다. 자신도 이 주변을 꼼꼼하게 살펴 봤지만 어디 하나 특별한 기운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천귀계곡은 다른 곳에 비해 기운이 맑고 강하다. 분명 어딘가에 천만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 것이다.

" 아무래도 저 절벽산 어디쯤인거 같아. "

며칠째 같은 자리를 돌고 있던 나천우가 한쪽 절벽산을 가르키며 말했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만 아무리 봐도 축을 찾을 수가 없으니 원. "

나천우와 일행은 백장 높이로 솟아 있는 절벽산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한다. 절벽으로 이어져 길이 끊어지는 것이다.

" 만약 저 바위산 자체가 축이라면 아무리 나라도 손을 쓸 수가 없네. "

기목성이 끝이 보이지 않은 절벽산을 바라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어떤 놈이 이런식으로 진식을 펼쳐 놓았는지 그 면상이 궁금했던 것이다. 진법에 있어서 누가 자신을 이인자로 손꼽는다면 그 꼽은 놈을 찾아가 구족을 멸할 만큼 이쪽 방면으로 자부심이 강했다.

어디 그 뿐인가. 자신의 그 능력을 인정받아 흑천대제를 가까이서 모시는 사천사귀에도 발탁되었다. 다른 흑귀에 비해 무공은 좀 떨어지나 대신 진법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있기에 삼천흑귀가 될 수 있었다.

만약 신교에 배신자가 없었다면 천의맹에서 자신의 진법을 그리 쉽게 뚫고 들어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강호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일진법사(一眞法士)라는 멋진 별호도 있었다.

그러니 이곳에 진법이 설치되어 있다면 자신이 못 알아볼리 없다. 헌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기운만 느껴지고 축은 그림자조차 찾을 수가 없으니. 애꿎은 바위산만 탓하는 것이다.

하늘 높이 뻗어 있는 바위산은 그런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차가운 한기만 뿜어내고 있었다. 주위에 몰아치는 매서운 한파에 낯익은 기척이 느껴졌다.

" 젠장. 주인, 저들이 벌써 이쪽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

명진의 안색이 차갑게 굳었다.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만천신대의 기운. 벌써 이곳까지 당도한 것이다.

만천신대의 움직임은 갈수록 빨라졌다.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자들이니 어쩌면 당연한 소리다.

" 이러다 마주치겠는데요. 어떡하죠? "

명진이 눈을 빛내며 나천우를 쳐다본다.

자신에게 살계를 허락해 달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이번에 저들과 부딪힌다면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이다. 나천우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 주인! "

나천우는 그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계속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높은 절벽산을 따라 하늘에 닿아 있었다.

이 절벽산 주위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 저 바위산이 마치 하늘과 땅을 갈라 놓은 경계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법이 설치되어 있으면 으레 느껴지는 기의 파동.

기의 파동이 느껴진다면 분명 그것을 뿜어내는 축이 있을 것인데 그것이 어디인지 분명하지가 않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 기노인. 생문을 열지 못해도 진식으로 들어가는 방법 알지? "

" 네 놈 설마? 안 될 말이다. 그랬다간 어떻게 돌아 올 것이냐? 너무 위험해. "

" 잡아라. "

" 저쪽이다. 소공자를 포위하라. "

" 뭣들 하느냐! 만천신대는 결박진을 구축하라! "

순식간에 사방에서 만천신대 대원들이 땅에 떨어져 내렸다.

스슥-

명진이 수라쌍류도를 뽑아 들고 앞으로 나섰다.

기목성과 민충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곧 신형을 감췄다. 만천신대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말라는 나천우의 명령이었다.

어느새 사방을 포위한 만천신대 대원들. 싸우던지 절벽산을 넘어가던지 결정을 해야 한다.

허나 끝도 보이지 않은 절벽산을 넘어 갈 수는 없는 일. 나천우가 자신의 뒤에 있는 낭떠러지를 무심히 바라보았다. 주변에 굴러다니던 돌멩이 하나를 발로 차 아래로 떨어트렸다.

슈우우우우-

한참을 기다려도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만리지청술을 펼쳐 귀를 기울여 봤지만 그 깊이가 백장 아니 못해도 이백장은 넘을 것 같았다.

어느새 이십장 앞까지 다가온 만천신대. 이미 그들이 후방을 차단했기에 퇴로는 없었다. 구현이 장검을 뽑아 들고 앞으로 나섰다.

" 소공자님. 돌아가시지요. "

" 구대주. 어째서 강압적으로 나를 잡으려고 하지? "

" 전 명을 수행할 뿐입니다. "

" 괜한 걸 또 물었군. "

" 소공자는 포획하고 명진은 죽여라! "

구현의 명령이 떨어지자 대원들이 쏜살같이 앞으로 내달렸다.

" 구대주. 형님에게 안부 전해줘. 다시 찾아 뵙겠다고. "

나천우가 뒤로 걸어가며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 소공자님. 멈추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명진을 죽이겠습니다. "

절벽으로 걸어가는 나천우를 보고 다급히 소리쳤다.

" 훗. 이미 죽이라고 했잖아. "

그가 명진을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 고.공자님. 설마... 안됩니다! 아시잖습니까. 전 목숨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요. "

그의 행동에 놀란 명진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 명진. "

" 말씀하십시오. "

" 길이 없을 땐 어떻게 하지? "

" 그야 돌아가야지요. "

" 틀렸다. "

" 네? "

" 길이 없으면 만들어야지. "

척-

나천우가 붉은 포포를 명진에게 던졌다.

" 고.공자님. "

" 잘 갖고 와. "

퓨슈슈수수수수-

" 아.아아악. 고.공자니이이이임! "

나천우가 천길 낭떠러지로 몸을 날렸다. 그 모습에 저 멀리서 또 다른 비명이 들려왔다.

" 아.아아악. 안돼. 천우야아아- "

나소이가 천빙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뛰어 나왔다. 명진에게 달려 들려던 만천신대 대원들은 그녀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한기에 모두 팔 다리가 얼어 붙더니.

쨍그랑-

도자기 깨지는 소리와 함께 몸의 일부가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 크아악. "

" 아.아아악. "

" 물러서라. 공녀님이시다. 물러서! "

구현이 급히 소리치며 앞으로 달려나왔다.

" 젠장. 공자님 정말 너무 하십니다. 아.아아아악. "

명진이 울상으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한 손에는 붉은 포포를 움켜쥐고.

푸슈슈슈슛-

- 젠장. 저 놈들은 미친 것이 분명하네.

민충이 기목성에게 전음을 보냈다.

- 자네 빨리 안 따라가면 단전 터지네. 껄껄껄.

- 아니 지금 그게 할 소린가. 에잉-

기목성과 민충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푸슈슈슈슛-

" 안돼. 천우야- "

나소이가 절벽에 도착해 아래를 내려다본다. 운무망망(雲霧茫茫). 안개와 어둠이 뒤엉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 흐흐흑. 흐흐흑. 천우야 천우야- "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녀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비장한 눈빛으로 몸을 날리려는 그때,

" 안됩니다. 공녀님. "

구현이 다가와 그녀를 붙잡았다.

" 놔. 이거 놔-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구대주. 흐흐흑. "

" 공녀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시잖습니까. 사천대주님의 명을 거역하실 겁니까? 뭣들 하느냐. 어서 협곡 아래로 대원들을 보내고 조사단을 편성해라. 밧줄과 강락산을 가져오너라! "

" 네. 대주님. "

만천신대 대원들이 빛살같은 속도로 산개(散開)했다.

" 제기랄. "

구현이 천길 아래를 내려다보며 주먹을 움켜 쥐었다.




***




절벽에서 무서운 속도로 떨어진 나천우는 한참이 지나서야 오도미 강락산을 펼쳤다. 손으로 양끝을 잡으니 떨어지는 무게와 아래에서 몰아치는 바람에 강락산은 곧 부풀어 올랐다.

그의 신형이 바람을 타고 가볍게 소용돌이 치더니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다시 돌풍이 그의 몸을 휘어 감았다. 가을 바람에 힘 없이 휘날리는 낙엽처럼 그의 몸은 뱅글뱅글 소용돌이 친다. 눈 조차 뜰 수 없게 만드는 강풍은 그의 얼굴을 기묘하게 일그러트렸다. 겨우 중심을 잡아 강락산에 내기를 밀어 넣는다. 그러나 강락산은 매서운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찢어지려 했다.

지지직- 지지직-

그의 몸이 빠르게 낙하했다.

얼마나 떨어져 내렸을까. 백장, 이백장 아니 그 조차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깊게 떨어져 내렸다.

찌지직 찍-

결국 견디다 못한 오도미 가죽은 찢어졌다.

쿠쿠쿠쿠쿵. 쿵.

" 젠장- "

퍽.

등에 강한 충격을 받고 땅에 떨어져 내렸다.

공기가 희박하다. 점점 숨 쉬기가 힘들어진다. 그는 곧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 주위의 모든 것이 선명한 어둠에 덮혀 있었다. 그 기운이 너무 깊고 깊어 세상의 모든 것을 지워 버릴 것만 같았다. 또 다시 들려오는 노랫소리. 꿈속의 그녀가 늘 불러주던 자장가였다.


♪꽃피는 봄이 오면 서향(瑞香)에 만취하여

노래하고 춤을 추니 새벽이 눈을 뜬다.


심연(深淵)의 바다에서 바람이 속삭이니♪

애연하던 천세일시(千歲一時) 다가오네.


♪붉은 빛 홍화(洪化) 가슴에 끌어 안고

비익조(比翼鳥)의 마음으로 날아가거라.


다섯개의 별이 구천(九天)에 떠오르면

만인을 품에 안고 태양을 경배하리라.♪


나천우가 웃고 있다. 편안한 미소.

어머니의 품에 안긴다면 이런 느낌일까.

" 천우야- 우리 아기. 이리 오너라. "

나천우가 팔을 뻗어 그녀를 잡으려 한다. 그러나 투명한 그녀는 자꾸만 멀어져 갔다. 새하얀 머리결을 휘날리며 저 편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나천우는 그녀를 향해 달려간다.

그녀가 내민 손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녀가 돌아본다. 팔을 뻗어 자신의 손을 움켜잡았다.

쓰윽-

- 어.어...

그녀가 손을 당기자 자신의 그림자만 쑥- 빠져 나왔다.

- 기다려. 날 두고 가지마.

" 아가. 어서 가자. 호호호호. 호호호호. "

그녀는 자신의 그림자와 손을 잡고 빛 속으로 들어갔다.

- 기다려.

가슴이 아프다. 아픔은 칼이 되어 심장을 도려낸다. 그때 커다란 손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하고 강한 느낌.

- 기억하거라. 네 사명(使命)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사명?

처음으로 들려오는 묵직한 저음. 세상의 밑바닥에서 더 바닥으로 가라 앉은 그런 목소리였다. 이상하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동안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답답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던 빈 가슴이 눈물이 되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주루룩-

삐리리리- 삐리리리-

대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 아.안돼. 좀 더. 좀 더 말해줘. 당신들은 누구야?

몸이 뜨거워진다. 격렬한 용암이 온 몸의 혈도를 타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전이 점점 부풀어 오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 안돼. 안돼.

" 아.아아아아아악. "

선명한 흑광이 나천우의 신형을 감싸 안았다.

" 허.헉. 헉 "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명진도 기노인도 충영감도.

사방은 짙은 녹색이다. 신후산 초입에 들어섰을 때 봤던 풍경과 흡사하다.

" 으.으윽. 젠장. 두 번만 했다간 몸이 남아나질 않겠군. "

나천우가 몸을 일으켜 팔 다리를 움직였다. 다행히 어디 하나 부러진대는 없는 것 같았다.

" 휴- "

그가 바위에 기대어 앉아 한숨을 내쉰다.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 명진. "

그가 습관처럼 명진을 불렀다. 그러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일단 기감을 넓혀 영천신기를 찾았다. 만약 충영감이 뛰어 내렸으면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기운을 찾으면 그도 찾을 수 있을 테니.

곧 그의 기감에 영천신기가 잡혔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 훗. 그래도 뛰어 내렸네. 죽기는 싫었나 보지. "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곳으로 달려갔다.


작가의말


흑천의 짧은 주석.


천세일시(千歲一時) -

천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

홍화(洪化)- 덕행으로써 이룬 큰 교화.

비익조(比翼鳥)

암컷과 수컷이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라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는 새.

구천(九天)- 가장 높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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