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흑천대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흑천청월
작품등록일 :
2013.08.18 04:43
최근연재일 :
2013.10.28 07:3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32,862
추천수 :
15,906
글자수 :
266,550

작성
13.08.23 13:43
조회
15,728
추천
420
글자
18쪽

축하합니다 공자님.3

DUMMY

***




" 공자님. 정말 괜찮겠습니까? "

" 지재유경(志在有逕)이라 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염려마. "

" 하필 그 뜻이 왜 도적질에 있습니까 네? "

" 이번에 살혼문의 무형동신술을 얻으면 분명 비암당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 거다. "

" 아직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까? "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어. "

" 휴- 설마 그 하늘이 도적을 돕겠습니까. 말씀이라도 못하시면. "

" 명진 요즘 들어 잔소리가 많이 늘었어. 잔소리를 많이 하면 빨리 늙는다고 했잖아. "

" 제가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건 다 공자님 때문인거 모르십니까. "

명진과 나천우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살혼문이 보이는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다.

적막한 주변, 스산한 바람, 살귀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그 분위기는 더욱 싸늘했다.

" 가자. "

나천우가 천류신보를 펼쳐 담장 안으로 사라졌다.

살혼문은 예전에 귀기를 다루고 강시를 제강한다 하여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은 문파였다. 천의맹에서 강시 제조를 금하자 지금은 그 세가 약해져 죽은자들의 염을 해주는 곳으로 바뀌었다.

가끔 부적술과 사술을 사용한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천의맹에서 조사한 바 거짓으로 밝혀져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었다.

예전 그들이 사용했던 무형동신술은 강호 삼대 은신술로 통할 만큼 이름이 높았으나 강시제조를 금한 천의맹에 반기를 든 살혼문 문주 요마사를 끝으로 무형동신술을 쓰는 자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요마사는 천의맹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단되었고 그의 사촌 동생인 요마소가 지금의 살혼문을 이끌고 있었다.

나천우가 내기를 끌어올려 주변을 살피자 곳곳에서 귀기가 느껴졌다.

귀기라는 것은 살기와는 다른, 음침하고 서늘한 느낌으로 죽은자의 혼에서 나오는 기운이었다. 그 기운을 발산하면 산자는 몸이 늘어지고 체온이 떨어지니, 육체보다는 정신에 타격을 주는 것이다.

" 살혼문이 진식을 사용하다니 의외로군. "

" 그들이 부적술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있으니 아마 진식도 사용할 겁니다. "

내기를 끌어올려 주변을 둘러본 나천우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살혼문은 방위와 내기를 계산하는 진식이 아닌 귀기와 부적술로 이루어진 귀식을 다룬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변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진식이었다.

" 훗- 들어가보면 알겠지. 가자. "

" 네. "

나천우가 보고 있는 것은 전방의 4층 전각이었다.

담장안으로 들어와 보니 그 흔한 석상조차 하나 없었고 주위에는 나무도 없었다. 그저 횡-한 장소에 전각 하나만 우두커니 자리잡고 있으니.

안으로 들어가니 주변에서 느껴지는 귀기가 더 강해졌다.

진식이나 부적술이라면 분명 축이 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주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천우가 잠시 장고에 잠기더니 지둔술을 이용해 발을 굴렸다.

쿵. 쿵. 쿵.

땅 속 깊숙이 울린 내기의 메아리가 다시 돌아왔다.

" 훗. 역시 "

" 지하입니까? "

" 그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그저 눈속임일 뿐이야. 저 앞에 보이는 전각으로 다가가려 했다가는 진식에 빠지게 될 거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으니 축이 없다 생각하고 방심하게 만들려는 수작이지. 방금 울렸던 메아리가 흔들리는 것을 보니 축은 땅 속에 묻어 둔 것이 분명해. "

" 아- 발 한번 굴려 보고 그런 것까지 다 알아내십니까. 정말 굉장하십니다. "

" 내 체질이 내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그런 것 뿐이야. 들어가는 입구는 숨겨 놓았을 것이니 찾아봐. "

" 네. "

명진이 신형을 움직여 담장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담장에 손을 대고 벽을 더듬던 나천우의 신형이 쓱- 사라졌다.

" 고.공자님. "

급히 내려와 그가 사라진 자리에 다가갔다.

" 헉. "

팔 하나가 담장 안에서 나와 명진을 낚아챘다.

스르륵-

담장 안으로 들어온 명진이 급히 쌍검을 뽑으려고 했으나 곧 나천우의 전음이 들려왔다. 그는 이미 무음영소술(無音影銷術)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 환술로 입구를 감춰 둔 것이다. 안으로 들어갈 것이니 따라와.

- 네.

모습을 감춘 명진이 나천우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길게 늘어선 복도 양쪽 벽에는 야명주가 군데 군데 박혀있었다. 하지만 등급이 낮은 야명주라 겨우 발 아래만 보이는 정도였다.

복도 끝으로 다가가니 지하로 연결된 문이 나왔다. 허나 나천우는 그 문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벽을 더듬고 있었다.

- 공자님. 지금 뭐 하십니까?

- 문을 찾고 있다.

- 쇠문은 저기 있잖습니까?

- 담벼락에 환술로 입구를 감춰 놓은 놈들이다. 지금부터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믿지마.

- 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말라니요?

- 쯧쯧쯧- 그러길래 평소에 책 좀 보라고 했잖아. 환영술과 진식의 차이나 말해봐.

- 그거야 환영술은 실체가 없는 눈속임이고 진식은 내기와 방위로 실체를 만드는 것 아닙니까.

- 그럼 귀식과 진식의 차이는?

- 그.그거는...

명진이 이마에 커다란 땀방울을 흘리며 말을 더듬었다.

- 진식은 범위를 정하고 축을 만들어 공격이나 방어를 하는 것이고 귀식은 환영술과 비슷하지만 실체를 가지고 있다. 실상(實相)에 환영을 덮어 씌울 수 있지. 귀식은 공격도 가능하니 웬만하면 조심하는게 좋아. 지금 살혼문의 환술에는 귀기가 느껴져. 저 문을 건드리면 바로 귀식에 빠지게 될 거다.

- 그럼 실상에 환영을 덮어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 귀식이란 말씀입니까?

- 문이 하나 있다고 생각해봐. 그 문에 환영술로 불이 붙은 모습을 덮어 씌우면 그것에 걸린 사람은 불은 보이나 만지면 뜨겁지는 않지. 하지만 귀식은 그 불에 귀기를 불어 넣어 뜨겁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만지면 화상을 입게 되는 것이고.

- 그럼 환영술과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환영을 만들어 내는 것은 똑같은거 같은데요.

- 귀식을 행하려면 실체가 필요해.

- 그럼 왜 눈속임일 뿐인 환영술에 빠지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까?

- 환영술을 대성하게 되면 냄새와 소리도 만든다. 또 내기의 변화로 힘을 실으면 실체와 환영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지.

- 구분을 할 수 없다구요?

- 가령 환영술로 만들어진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하자. 사람의 눈은 본 것을 머릿속에 그대로 전달하지. 눈으로 봤으니 자신이 절벽에서 떨어졌다 믿을 테고, 정신에는 이미 죽을 것이란 암시가 걸린다. 거기에 술법으로 육체에 고통이 가해지니 절벽에서 떨어지며 느낀 고통이라 믿게 되는 거야. 그러니 실제 절벽에서 떨어진 것과 같이 육체는 모든 것을 정지하고 정신은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지. 정신과 육체에 타격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환영술이다. 그런 환영술에 빠지면 죽게 되는 거야.

- 그런 환영술에 한번 빠지면 살아남기 힘들겠는데요.

- 그렇지. 귀식처럼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벗어나기도 힘들고. 그 만큼 까따로운 무공이라 대성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어. 하지만 대성하게 되면 웬만한 고수들도 상대하기가 어렵지.

- 그럼 보통 환영술을 쓰는 자는 그런 실체를 만들지 못한다는 말씀입니까?

- 만들기는 하지만 그 힘이 약해. 그래서 여러가지 도구를 사용하는 거고. 아까 담벼락의 입구도 부적을 사용했잖아.

- 실제 담벼락에 환영을 덮어 입구를 가린 것이군요.

- 귀식과 환영술의 가장 큰 차이는 귀식은 존재하는 실상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환영술은 그것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 너무 어렵습니다.

- 돌아가면 환영술 기초입문을 줄테니 읽어봐.

- 아- 대충은 알겠습니다. 아니 그런데 살혼문에서 귀식을 쓴다는 것은 어찌 아셨습니까?

-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다.

- 아니 도적질 하는데 그런 문자를 쓰십니까.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눈에 보인다고 다 믿을 수는 없지. 그러고 보니 귀식과 환영술은 비슷한 면이 많군. 알아둬서 나쁠 것 없으니 명진도 잘 기억해 놔.

- 네 알겠습니다. 제가 그만 공자님의 의심병을 깜빡 했습니다.

나천우가 실눈을 뜨고 인상을 구겼다.

명진의 말대로 그는 어릴적부터 의심이 많았다. 주위에서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이 겉으로는 웃으며 속으로는 무엇인가 원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러니 항상 주변을 살피는 버릇이 있었던 것이다.

명진의 눈에는 그것이 의심병이 있어 눈에 보이는 것도 잘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벽을 더듬던 나천우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 찾았다. 이곳이다.

그의 손에는 한장의 음부(陰符/부적)가 들려 있었다. 짐승의 피로 글을 적었는지 비릿한 혈향이 느껴졌다.

음부를 떼어내자 한쪽 벽이 흐릿해 지며 계단이 나왔다. 벽 자체가 환영이었던 것이다.

아래에서는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 지금부터 일각 뒤에 이곳에서 다시 만난다.

- 네 공자님.

지하로 내려가니 아담한 광장 한쪽에는 제를 올리는 석단이 있었고 안쪽으로 연결된 복도가 보였다.

한편에서는 살혼문 무사들이 장검을 손질하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명진과 나천우는 익숙한 동작으로 탐색을 시작했다.

" 뭐지? "

" 일살 왜 그러는가? "

" 방금 이상한 기운 느끼지 못했는가? "

이살이 귀기를 끌어올려 주위를 살폈다.

" 바람이 부나보지. "

" 그렇군. "

그러나 곧,

" 뭐! 바람? 침입자다. 입구를 봉쇄하라. "

그랬다. 지하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

- 젠장.

그 옆을 지나가던 명진이 한숨을 내쉬며 발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살과 이살 주위로 살귀들이 모여들었다. 손에는 검은 구슬을 가지고 있었고 주문을 외우자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 젠장.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걸렸네. 생각보다 감이 좋은 자들이군. '

명진이 등 뒤에서 쌍검을 뽑으며 기수식을 취했다.

검은 안개는 순식간에 주위에 퍼져 나갔다.

흑무가 바닥에 깔리자 은신술로 몸을 감추었던 명진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 저기다. 저 놈을 잡아라! "

" 혼귀들은 입구를 막아라! "

" 쳇. 벌써 들키다니. "

" 죽여라! 감히 겁도 없이 살혼문으로 들어오다니! "

" 야아아압. "

쨍! 째쟁!

일살과 이살이 검을 휘두르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그들의 장검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불쑥 튀어 나와 명진에게 뻗어 나갔다.

슈슈슛- 슈슈슛-

쨍! 쨍! 쨍!

" 이놈들이 이상한 사술을 쓰는구나. "

쌍검으로 달려드는 검은 기운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 어디서 온 놈이냐! 정체를 밝혀라! "

" 길을 열면 죽이지 않을 것이니 물러서라. "

명진이 혈천무류이검(血天懋流二劍)을 펼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의 양손에서 쌍검이 푸른빛을 뿜으며 춤을 춘다.

" 크아악. "

" 저 놈을 죽여라! "

" 야아아압. "

째쨍! 쨍!

명진은 쌍검을 교차하며 쏟아지는 검은 기운을 막아내고 있었다.

분명 살기와는 다른 음침한 기운이었다. 거기에 쌍검을 부딪히니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내기가 쑥 쑥 빠져 나갔다.

주변으로 몰려온 살혼문 무사들이 일제히 공격하기 시작했다.

째쨍- 쨍- 카캉- 캉캉!

" 제기랄. "

명진은 살검을 쓸수가 없었다. 무공서 탈취를 시작하면서 보물을 훔치는 일과 살인을 나천우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나 지금은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했으니 살계를 열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 죄송합니다 공자님. 저부터 좀 살아야겠습니다. 야아압! "

순간 명진의 신형이 서너 명으로 분리되더니 빠르게 광장을 누비고 다녔다.

" 으.아아아악. "

" 크어억! "

" 케에엑. "

쌍검에 팔, 다리가 잘려 나간 살혼문 무사들이 비명을 질렸다.

그는 무사들의 팔과 다리만 공격해 전투력을 잃게 만들었다. 평소 같으면 그 마저도 눈치를 보며 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이것이 지금 그가 할수 있는 최선이었다. 혹 실수로 살인이라도 했다가 나중에 소공자에게 어떤 처벌을 받을지 알 수가 없으니.

혈천쌍검(血川雙劍)이라는 별호답게 그의 검은 빠르고 정확했다. 그의 쌍검에 광장에 모여있던 수십명이 쓰러졌다.

" 모두 물러서라. "

" 살혼문 형제들은 퇴로를 막아라. "

일살과 이살이 앞으로 나오며 명진을 공격했다.

카캉! 캉-캉.

그들의 공격은 여태껏 상대한 자들과 달랐다. 쌍검으로 하나씩 막아내고 있지만 그의 신형은 점점 뒤로 밀려났다.

쨍. 쨍. 스르르륵 - 슈슈슛-

검을 막으면 귀기가 쏟아지고 귀기를 막으면 장검들이 뻗어 나와 공격했다. 이미 명진의 흑의무복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 이노노노옴! "

일살이 소리치며 품에서 만귀금사망을 꺼내 던졌다. 만귀금사망은 만철로 촘촘하게 짜여진 귀기가 담긴 그물이었다.

내기를 가두는 것이니 주로 고수들을 포획할때 사용했다.

일살은 자신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명진을 사로잡아 귀기를 모으는 귀의식 제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스르르륵-

파아악. 팍팍.

명진이 그물을 향해 쌍검을 휘둘렀지만 이살이 펼치는 검은 흑무의 기운에 발이 묶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의 머리 위로 만귀금사망이 떨어지자 그는 곧 내기를 끌어 올릴 수 없게 되었다.

" 제기랄. "

" 이 놈-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감히 살혼문에 발을 디디다니! 어디서 온 놈이냐? "

일살이 진득한 살기를 풍기며 다가왔다.

그때 명진에게 반가운 전음이 들려왔다.

- 그러길래 평소에 공부 좀 하라고 했지.

- 고.공자님. 이게 다 공자님 때문 아닙니까.

- 왜 나 때문이야. 네가 약한 것을 가지고.

- 아니. 공자님이 살계를 허락하지 않으니 제가 당한거 아닙니까. 고수간의 싸움에서 한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십니까? 제가 잡힌 것은 다 공자님 탓이니 빨리 구해 주십시오.

- 쯧쯧쯧- 돌아가면 귀혼술법의 기초방어초식을 모두 외워야 할 것이다. 각오해.

- 헉. 고.공자님. 다른건 다 하겠지만 그 두꺼운 서책은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정중하게 사양하겠습니다.

우르르르르 꽈쾅! 쾅!

" 으.아아악. "

" 허.허헉. "

" 무.무너진다. 모두 피해라. "

한순간이었다. 천장이 무너지고 무서운 속도로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 피해라! 천장이 무너진다. "

" 살혼문의 무사들은 밖으로 대피하라. "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광장에 있던 무사들이 밖으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쩌저적- 쩍-

땅이 갈라지자 그 진동에 주변의 벽들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 일살. 일단 피해야 하네. "

" 쳇. 그럼 빨리 저놈을 데려가세. "

" 헉. "

" 크아. "

쿵. 쿵.

명진에게 다가서던 일살과 이살이 쓰러졌다. 나천우가 뒤에서 혈도를 점해 기절 시킨 것이다. 곧 그의 신형이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만귀금사망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품에서 노란 종이 하나를 꺼내 그 위에 떨어트렸다. 순간 파르르-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 고.공자님. 지금 뭐하는 겁니까? "

" 기다려 보거라. 이 금사망에 귀기가 어려있어. "

" 네? 귀기요? "

" 그래. 귀기가 없는 자가 무턱대고 만지면 생기를 빼앗긴다."

"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 합니다. "

" 그 안에 오래 갇혀 있으면 생기가 빨려 죽게 돼. "

" 허.헉 공자님! 빨리 벗겨 주십시오. "

명진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쳐다본다. 그 모습에 잠시 장고에 잠긴 나천우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 너도 이제 내게 목숨을 빚진 것이다. "

" 아니 공자님. 그게 지금 이 상황에서 하실 말씀입니까? "

" 싫어? "

" 아.아닙니다. 아니니 어서 풀어 주십시오. 지금 천장이 다 무너져서 살려주신 목숨 또 죽게 생겼습니다. "

으르릉- 쾅. 쾅.

우뢰같은 소리가 들리며 천장에서 거대한 돌들이 떨어져 내렸다.

두두둑- 두두두둑-

" 후후. 여럿을 상대할때 제법 쓸만하군. "

"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

나천우가 내기를 끌어올리자 흑광(黑光)으로 빛나던 영천신룡 중 한마리가 그의 팔을 타고 내려왔다. 곧 만귀금사망을 걷어 잘 접더니 푸른색 주머니에 담았다.

혹 귀기를 담은 물건이 있으면 챙겨올 요량으로 준비한 귀생포였다. 귀생포는 숫 거북이의 등껍질을 얇게 벗겨 약품과 내기를 섞어 만든 것으로 승려들이 법술식을 행할 때 요기나 귀기를 담는 것이다.

" 공자님. 무공서는? "

" 훗. "

가슴을 툭 툭 치는 것이 그새 어디가서 숨겨놓은 비급서를 찾아 온 것이다. 하여튼 그쪽으로 타고 난 것 같으니.

명진은 돌들이 쏟아지는 천장을 향해 쌍검을 휘두르며 밖으로 뛰쳐 나갔다.

" 휴- 이번에는 정말 큰일날뻔 했습니다 공자님. "

명진이 나무 위로 올라가 경공을 펼치려 했다.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담장과 전각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어딜 봐도 땅이 갈라지고 바닥이 내려 앉은 곳은 볼 수 없었다.

밖으로 도망쳐 나온 살혼문의 무사들이 주위를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살피는 모습만 보였다.

" 가자. 피곤하다. "

" 아니 공자님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분명 천장이 무너지고 바닥이 갈라지지 않았습니까? 전 대지진이라도 일어난 줄 알았습니다. "

나천우가 천류신보를 펼쳐 앞으로 나아갔다.

" 귀갑환영술이다. "

" 네? 귀갑환영술이요! 드디어 그것을 대성하셨습니까? "

나천우의 신형이 사라지자 명진이 뒤를 따라가며 소리친다.

" 축하합니다 공자님. "


작가의말



오늘은 좀 길어졌습니다. ^^

중간에 4천으로 자를까도 생각했지만 호흡이 끊어지는 것 같아 그냥 올리기로 했습니다.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9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3.08.23 14:47
    No. 1

    축하합니다 공자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8.25 08:49
    No. 2

    ^^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루미닉
    작성일
    13.08.23 23:58
    No. 3

    "축하합니다 청월님!"

    왠지 끝에 "축하합니다 공자님!"을 읽고 나자 저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잔소리가 많으면 빨리 늙는다는데 요즘 제얼굴이 늙어 보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ㅠㅠ
    귀식과 환영술의 차이 확실하게 배우고 갑니다.

    귀뚜라미 소리는 요란하고 밤공기가 어느새 서늘합니다.
    ^^강건하시고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8.25 08:50
    No. 4

    그죠. 이게 은근히 중독성 있는 말투입니다. 저두 건필 정말 하고 싶어용. 흐흑. ㅡ.ㅜ 날이 갈수록 눈동자가 흔들리고 손가락이 부들거려서리. 에구에구...
    오늘은 날씨가 너무 너무 좋습니다. 이제 여름도 한풀 꺽인듯 하네요. 루미니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베푸는맘
    작성일
    13.08.24 14:40
    No. 5

    즐감~~!!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8.25 08:51
    No. 6

    깍진이님 오셨습니까. ㅎㅎ 여기서 뵈니 더 반갑습니다요. ^^ 황금방석 내어 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탈퇴계정]
    작성일
    13.08.24 19:02
    No. 7

    잘보고가여~~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8.25 08:52
    No. 8

    오 단우형님.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간다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하늘봉황
    작성일
    13.08.24 22:03
    No. 9

    재밌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8.25 08:52
    No. 10

    봉황님 오셨습니까. ^^ 봉황님 미소는 늘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정용(正龍)
    작성일
    13.08.25 23:45
    No. 11

    천류신보! 멋지네요~!
    청월님... 청월님이 생각하신..월영주..
    제 소설에 좀 써먹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8.26 01:03
    No. 12

    오셨습니까. ㅎㅎㅎ 로얄티로 은전 두냥 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백작.
    작성일
    13.09.05 16:41
    No. 13

    취바람님가 같은 생각 입니다.
    천류신보! 어감도 좋고 상당히 멋지네요.
    명진이 이제 마음을 다 잡은듯...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06 09:40
    No. 14

    백작님 오셨습니까.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파사국추영
    작성일
    13.09.06 08:44
    No. 15

    저도 축하드립니다 공자님 하하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06 09:40
    No. 16

    아이고 감사합니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13.09.14 20:25
    No. 17

    축하 할만 하군요!
    비밀로 무공을 연성하여 당하지 않게 대비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15 02:26
    No. 18

    ^^ 감사합니다. 물물방울님. 귀갑환영술은 나천우가 제일 먼저 훔친, 아니 빌린? 무공서 이지요. 명진을 도선생 길로 가게 만든 무공서이기도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이가후
    작성일
    13.09.15 01:10
    No. 19

    명진 고생 하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15 02:26
    No. 20

    쿠쿠. 고생이라니욧! 아직 고생길이 구만리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3.09.19 21:25
    No. 2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22 01:14
    No. 2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3.09.19 21:25
    No. 23

    주인공의 무공이 점점 강해지는군요 ㄷㄷㄷㄷㄷ 빨리 형과 가짜 아버지의 음모를 밝히고 반격을 가할날을 기다려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22 01:15
    No. 24

    ㅎㅎ 벌써 그러시면 안됩니다 손뉨~ 기다리세욧! 케케케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궁귀검신
    작성일
    13.09.25 23:52
    No. 25

    이번편은 장편이네요...
    요즘은 먹거리도 잘 안주시고,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9.26 13:21
    No. 26

    아이고 저번편에서 만년산삼으로 맛을 낸 백수 드렸는데. 조만간 영물 한마리 잡아서 서재로 찾아뵙겠습니다. ^^ 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천지
    작성일
    13.10.08 21:55
    No. 27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10 13:14
    No. 28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요혈락사
    작성일
    13.10.20 15:14
    No. 29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흑천대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을 뿐.3-2 +47 13.10.28 7,839 353 12쪽
42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을 뿐.3-1 +32 13.10.26 6,959 304 17쪽
41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을 뿐.2 +40 13.10.24 8,189 358 16쪽
40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을 뿐.1 +40 13.10.22 8,372 341 16쪽
39 성공은 준비와 기회가 만날 때.3 +43 13.10.20 9,792 334 11쪽
38 성공은 준비와 기회가 만날 때.2 +33 13.10.18 8,719 353 11쪽
37 성공은 준비와 기회가 만날 때.1 +39 13.10.16 9,169 307 17쪽
36 별이 뜨는 밤.3-2 +34 13.10.14 9,370 303 11쪽
35 별이 뜨는 밤.3-1 +34 13.10.12 9,216 316 11쪽
34 별이 뜨는 밤.2 +44 13.10.10 10,100 334 15쪽
33 별이 뜨는 밤.1 +45 13.10.08 9,843 358 14쪽
32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3 +30 13.10.07 10,319 318 11쪽
31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2 +31 13.10.04 9,856 324 14쪽
30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1-2 +26 13.10.01 9,820 360 13쪽
29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1-1 +22 13.09.30 10,353 339 15쪽
28 영천신기(靈天神氣).3-2 +28 13.09.27 11,905 428 11쪽
27 영천신기(靈天神氣).3-1 +32 13.09.25 9,988 332 13쪽
26 영천신기(靈天神氣).2 +26 13.09.24 11,030 318 16쪽
25 영천신기(靈天神氣).1 +30 13.09.23 10,428 321 13쪽
24 세상에 이런일이.3 +27 13.09.21 10,858 321 18쪽
23 세상에 이런일이.2 +23 13.09.20 11,730 338 16쪽
22 세상에 이런일이.1 +28 13.09.19 12,092 329 13쪽
21 천만지옥(天蠻地獄).3 +26 13.09.17 11,386 372 15쪽
20 천만지옥(天蠻地獄).2-2 +24 13.09.15 14,175 376 15쪽
19 천만지옥(天蠻地獄).2-1 +24 13.09.14 15,336 380 12쪽
18 천만지옥(天蠻地獄).1 +24 13.09.12 11,572 350 16쪽
17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2 +33 13.09.10 15,120 443 12쪽
16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1 +26 13.09.09 14,293 411 9쪽
15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2 +41 13.09.06 17,217 462 18쪽
14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1 +20 13.09.05 16,454 421 15쪽
13 속고 속이고.3 +25 13.09.03 12,418 374 16쪽
12 속고 속이고.2 +24 13.09.02 13,309 382 15쪽
11 속고 속이고.1 +28 13.08.31 13,516 362 15쪽
10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2 +26 13.08.30 13,616 399 10쪽
9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1 +26 13.08.29 13,880 404 10쪽
8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2 +25 13.08.27 12,800 385 13쪽
7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1 +25 13.08.26 14,645 402 10쪽
» 축하합니다 공자님.3 +29 13.08.23 15,729 420 18쪽
5 축하합니다 공자님.2 +21 13.08.22 13,779 361 16쪽
4 축하합니다 공자님.1 +25 13.08.21 16,738 425 14쪽
3 괴도공자(怪盜公子)3 +30 13.08.20 16,930 452 11쪽
2 괴도공자(怪盜公子)2 +43 13.08.19 17,440 464 13쪽
1 괴도공자(怪盜公子)1 +37 13.08.18 26,564 47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