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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흑천대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흑천청월
작품등록일 :
2013.08.18 04:43
최근연재일 :
2013.10.28 07:3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32,889
추천수 :
15,906
글자수 :
266,550

작성
13.10.22 07:44
조회
8,372
추천
341
글자
16쪽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을 뿐.1

DUMMY

" 천우야. 그만 일어나야지. "

" 흐흠. "

나천우가 눈을 비비며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넓은 대실, 백발의 여인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주 그리운 느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 괜찮니? 이제 정신이 좀 들어? "

" 여긴? "

나천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때 사내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천우야 빨리 일어나. "

" 그래. 네가 제일 늦어. "

홍의를 입은 사내아이가 걸어오더니 느닷없이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퍽.

" 앗. 뭐야! "

" 정신차려! 너 때문에 다들 기다리잖아. "

퍽.

또다시 뒤통수를 후려쳤다. 7살 사내아이의 손놀림이라고 하기엔 너무 빠르고 묵직하다. 생각지도 않은 연타(連打)에 눈에서 불이 났다.

" 야! "

" 왜? 덤비려고? 하하하. "

홍의 아이가 조롱 섞인 비웃음을 흘리며 노려보고 있었다.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운이 물밀듯이 밀려왔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주먹이 앞으로 나가질 않는다. 왜 일까. 저 면상을 한대 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데. 몸이 생각처럼 움직여지지 않다니.

" 어쭈. 그렇게 노려보면 어쩌겠다는 건데? 여기서 제일 약해 빠진 주제에. "

퍽.

" 앗. 이게 정말! "

나천우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 오오호- 덤비시겠다. 주먹도 제대로 날리지 못하는 겁쟁이가! 한대 더 맞고 싶으면 덤벼 봐. 하하하. "

홍의 아이가 한참을 노려보며 서 있었지만 그의 말처럼 주먹은 움직이지 않았다.

' 움직여! 움직이라고! 젠장, 저 빌어먹을 자식. 한주먹감도 안되는게! '

마음은 이미 홍의 아이에게 수백 번 권을 날리고도 남았지만 생각과는 달리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회피했다. 그 모습에 홍의 아이가 코웃음을 치며 다른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속에서 천불이 끓어올랐지만 그 모습을 그저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 젠장. 저 자식. 가만두지 않겠어! '

" 홍우야. 이번 수련에서는 네가 청우를 이길 수 있을 거야. "

" 물론이지! "

아이들은 홍의 무복을 입은 아이를 홍우라 불렀다.

" 야 홍천우! 저번처럼 살기로 공격하기 없기다. 그건 반칙이라고. "

" 흥! 황천우. 수련에서 양보란 없어. 네가 잘 하면 되잖아. "

' 천우? '

아이들은 서로 천우라 불렀다. 그들은 각기 홍의, 청의, 황의, 녹의 무복을 입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자신의 무복색을 이름 앞에 붙이고 있었으니, 편의상 서로를 그렇게 부르는 것 같았다. 자신을 내려다보니 흑의 무복을 입었고 그것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 천우야. 뭐하니 어서들 가야지. 이러다 늦겠다. 오늘은 경공과 보법으로 만리절벽에 오른다고 했잖니. "

그녀가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나천우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때 청의를 입은 아이가 다가온다.

" 야 괜찮냐? 네가 그렇게 빌빌거리니깐 계속 당하는 거야. 그렇게 깨지고도 분하지도 않어? "

" 깨져? 내가? "

" 너 정말 홍우한테 맞아서 정신을 놓은 거야? "

눈을 크게 뜨고 반문하는 나천우의 모습이 이상했던지 실눈을 뜨고 요리조리 살핀다.

"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히 말해 봐. "

" 네 이마에 상처, 네 팔에 상처, 정말 기억 안나? 너 홍우한테 줘 터지고 기절해서 지금 일어난 거잖아. "

" 뭐? "

" 너도 홍우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맨날 맞고 다녀? "

청우의 말을 듣고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개인수련을 하던 도중에 홍의가 찾아왔고, 평소 그의 난폭한 성정을 아는지라 웬만하면 부딪히고 싶지 않았다. 한번 상대를 해 주기 시작하면 계속 피곤하게 굴 테니. 그렇게 대변 피하듯 회피하자 홍의는 기습적으로 만공향을 날렸고, 그 덕에 내공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무참하게 날아오는 권과 각권. 그러다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홍우가 그렇게 무섭냐? "

" 그게 아냐! "

" 그럼? 왜 안 싸우는데? "

" 저런 녀석은 한주먹감도 안돼! 그냥 무의미한 싸움은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

' 어. 이게 아닌데. 왜 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

생각과는 달리 입이 저절로 움직인다. 내가 맞아서 기절을 했다니. 그러고도 덤비기는 커녕 고개를 숙였다니. 그럴리가 없었다. 먼저 칼을 뽑진 않으나 걸어오는 싸움을 피할 만큼 겁쟁이도 아니었다. 오히려 당한만큼 아니, 그보다 더 갚아주고 싶어하는 성격이 아니었던가.

" 무의미한 싸움? 대결에 그런게 어딨어! 네 마음이 그렇게 약하니깐 매번 당하는 거다. "

" 약해? 내가? "

" 그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오의를 깨닫기 힘들고 그러면 무공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고 배웠잖아. 기억 안 나? 그리고 덤벼오는 상대에게 그런 마음을 먹으니 네가 매번 당하는 거야. 그러니깐 겁쟁이라는 소리를 듣지. "

" 쳇. 난 약하지 않아. 진짜 강한 무사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거라고 했어. "

" 그거야 네가 강해진 다음의 이야기고, 약하지 않다면 보여줘. 그래야 두 번 다시 덤비지 못하지. 매번 당하는 것보다 그게 낫잖아? "

' 힘...'

" 무조건 힘으로 굴복시키는게 옳은 일일까? "

"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 강호에서는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인정 받을 수 없다고. 정신차려. 강한자가 약한자를 다스리는 것은 강호의 율법이야. 강호에서 살아가려면 강해져야 한다고. 너 계속 그러다가는 평생 명령만 받다가 죽을 거다. "

" 걱정하지마.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다. 곧 홍우가 스스로 내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 테니. "

" 그래. 지금 네 눈빛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 마음 잊지마. 가자. 늦겠다. "

' 그래. 강해지고 싶었다. 힘이 필요했어. '

나천우가 청우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어느새 그들은 백발 미녀를 따라 만리절벽에 도착했다.

" 흑우야. 네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오늘은 너무 무리하지마. 애들 중에서 네가 제일 약한건 사실이니깐. 내 뒤에 꼭 붙어 있어. 알았지? 하하하. "

" 쳇. 걱정마! 네 뒤에 숨을 만큼 약하지 않아! "

나천우가 7살 사내아이의 모습으로 소리쳤다.

" 좋아! 오늘은 제법 기합이 들어갔는데. "

" 아.자잠깐- "

" 왜? "

청의 아이가 돌아본다.

" 넌 누구지? "

왠지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청우의 눈빛은 맑고 깨끗했다.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다면 거짓말은 하지 않으리라.

" 뭐야? 천우잖아. "

청우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 뭐? "

" 갑자기 왜 그래? "

" 아.아니야. "

" 천우야 어서 오너라. "

멀리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어머니! 빨리 가자 어머니가 기다리시잖아. "

" 응. "

나천우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아이들을 모아 놓고 꼭대기라고 짐작할 만한 부분을 손가락질하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고개를 들어 한참을 쳐다봐도 그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도 않는다.

" 벽호공과 보법, 경신공 모두 사용해도 좋아. 저 꼭대기에 올라가면 붉은 깃발이 있어. 허나 단 세게 뿐이다. 해가 지기 전에 그것을 뽑지 못하면 일천흑귀 숙부와 개인 수련을 해야 한다. 알겠지? "

" 네 어머니."

" 걱정마세요."

" 네 "

" 이번에는 제가 청우한테 꼭 이길거에요 어머니. "

홍우가 청우를 보며 눈빛을 빛냈다.

" 자. 그럼 출발! "

" 야아아압. "

다섯의 아이들은 모두 절벽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청우가 제일 선두에 있었고 그 뒤로 홍의, 녹의, 황의, 그리고 흑의를 입은 나천우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 허.헉. "

나천우가 거친 숨을 뱉어 냈다. 아직 반도 오르지 못했다. 다른 아이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몇 시진이나 지났을까. 오르고 올랐지만 끝이 보이질 않으니. 이미 몸은 땀에 흠뻑 절어 있었고 숨은 턱까지 차 올랐다.

이제는 근처에 발 디딜 곳조차 마땅치 않다. 팔에 힘을 주고 안간힘을 다해 절벽에 거머리처럼 겨우 붙어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바위가 튀어 나온 곳이 보였다. 저 바위로 올라서면 숨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슬아슬한 높이, 있는 힘껏 그곳으로 손을 뻗어 신형을 날려야 한다.

부스스스.

발아래 바위가 부서지며 까마득한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이미 내공은 바닥을 보인지 오래다. 저 바위에 앉아 운기행공을 통해 내공을 보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정말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르니. 호흡을 가다듬고 겨우 팔을 뻗어 바위를 잡았다.

스르르릉.

" 아.아아아악. "

발이 미끄러지며 아래로 떨어지려 했다.

덥석-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았다. 바위끝에서 청우가 얼굴을 내민다.

" 꽉 잡아. 올린다. "

털석-

" 허.헉.헉. "

겨우 바위에 올라선 나천우가 청우를 바라본다. 온통 땀에 젖어 비 맞은 강아지 같았다.

" 괜찮냐? "

청우가 자신을 보며 서글서글하게 웃고 있었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 마치 누군가를 생각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싫지 않았다.

" 너 아직 안 올라간 거야? "

나천우가 바위에 털석 주저앉았다.

" 뭐? 야- 아무리 나라고 해도 한번에 저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은 무리다. 다들 중간에 바위를 찾아 운기행공을 한다고. 이 바위는 내가 이용하는 곳이지. 흑우 너는 보통 서쪽으로 가지 않았어? "

" 아. 그래? "

" 너 오늘 이상하다. 무슨 일 있어? "

" 아. 아니야. 좀 피곤해서 그런가봐."

" 매일 서책만 보고 있으니 그렇게 겔겔 거리지. 자 마셔. "

청의가 수통을 내밀었다.

벌컥 벌컥-

" 아- 이제야 살 것 같네. 고맙다. "

" 참- 빨리도 인사하네. "

" 그런데 왜 우리가 여길 올라가야 하지? "

" 너 바보냐? 그거야 당연히 강해지기 위한 수련이지. 이유가 뭐가 필요해? "

" 여긴 7살 아이가 오를 만한 절벽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심한거 아냐? 이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어. "

" 하하하. 강해지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련쯤은 간단히 이겨내야지. 안 그래? "

" 강해지기 위해 목숨을 건다? 고작 7살짜리가? 헛- "

" 뭐 나는 목숨까지 걸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강해져야 어머니가 기뻐하시잖아. "

" 어머니? "

" 그래. 난 어머니의 웃는 모습이 좋다. 매일 그것만 봤으면 좋겠어. 어머니는 우리가 강해지길 바라고 계셔. 그리고 나는 더 강해져야 하는 이유도 있고. 그래서 수련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

퍽!

" 아얏. 왜 그래? "

나천우가 뒤통수를 부여잡고 인상을 구겼다.

" 정신차려. 네가 매일 서책만 보고 있으니 수련에서 매번 꼴찌만 하잖아. 아무리 어머니가 널 제일 이뻐한다고 해도 넌 아냐. 너도 알고 있지? 그래서 서책만 보는 거고. "

" 뭐가 아니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해 봐. "

" 훗. 이건 비밀인데 너만 알고 있어. "

" 뭘? "

" 난 다른 애들은 별로 마음에 안 들어. 다들 자기가 진짜 천우라고 생각 하거든. "

" 그게 무슨 소리야? "

" 우리가 지금 7살이니, 천우로 살 수 있는 것은 이제 9년 정도 남았어. 16살이 되면 계승식을 하니깐. 그때가 되면 우리의 운명도 갈라지겠지. "

" 계승식? "

" 매일 서책만 보면서 신교의 교법도 모른단 말이야? 16살이 되면 율법에 따라 영천신룡을 계승 받고 소교주로 임명되잖아. 뭐 아직 한참 남았지만. "

" 소교주? "

" 그래. 혹시 흑우 너도 소교주가 되고 싶니? "

청의 아이가 눈빛을 빛내며 쳐다본다.

" 난 그런 거에 관심없어. "

"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난 네가 제일 마음에 들어. 넌 나중에 내가 제 1 호법으로 임명해 줄께. 대신 너 나한테 충성해야 된다. 알겠지? "

" 제 1 호법? "

" 저 바보들은 모두 자기가 진짜 천우라고 믿고 있으니. 녀석들은 너무 기가 살았어. 어머니를 나눠야 한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 쳇. "

청우가 인상을 구기며 하늘을 본다.

" 나눠? 어머니를? "

" 뭐 좋아. 어차피 저 녀석들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으니. 내가 이해해야지 뭐. "

"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이라니? "

" 걱정마. 저 녀석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버리지는 않을 테니깐. 천우 넌 다른 애들보다 마음이 너무 약해. 뭐 그게 내 마음에 드는 이유일 수도 있고. 난 그만 일어나야겠다. 안그러면 정말 악귀같은 고숙부의 면상을 봐야 할지도 몰라. "

" 기.기다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

" 난 운기행공을 마쳤으니 먼저 올라간다. 천우 너도 곧 따라와. "

청의 아이는 비호같은 몸놀림으로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일곱살 아이의 몸놀림이라 하기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날렵했다.

'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

머리가 아파왔지만 지금은 기운이 하나도 없다. 빨리 행공을 시작해 내공을 보충해야 한다. 깊게 심호흡을 하며 그렇게 서서히 심연의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눈을 뜨고 다시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 젠장. 어디까지 올라가야 하는 거야? "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르고 또 올랐다. 드디어 절벽의 꼭대기가 보였다.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사람의 기척. 누군가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신경 쓸데가 아니다. 있는 힘껏 팔을 뻗어 꼭대기에 올려 놓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니 이미 붉은 깃발은 없어진지 오래다. 마지막 남아 있는 기력을 쥐어짜며 몸을 위로 옮겨야 한다. 이미 운기행공을 한 바위에서 반나절이나 더 올라왔으니 내공이 남아 있을리 없었다. 마지막에는 육체의 힘만으로 버티며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니.

이제 두 팔에 힘을 주고 하체를 끌어올리면 이 힘든 절벽타기도 끝이 난다.

나천우가 고개를 들었다. 넘어가는 해를 등지고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 난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단 말이야. 어머니는 왜 너같은 걸 이뻐하시는지. 쯧- 너 같이 약한 애가 천우라고 불리는게 정말 마음에 안 들어. 그러니 이제 그만 사라져 줘야겠다. "

퍽.

홍우가 살기어린 눈빛으로 나천우의 머리를 발로 찼다.

" 아.아아아아악. "

순간 몸이 공중으로 붕 솟구치더니 깊은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끝이 어디일까. 그렇게 하염없이 떨어져 내렸다. 점점 희박해지는 공기,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칼바람이 피부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심장을 떨게 만드는 공포. 눈앞이 캄캄해지며 기억이 아득히 멀어지려 한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차가운 어둠이 자신을 집어 삼켰다.

" 아.아아아악. "

나천우가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 허.허헉. "

"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

명진이 다가와 걱정스레 쳐다본다. 무슨 악몽이라도 꿨는지 그의 안색은 창백하고 몸은 온통 땀투성이다.

" 명진? "

" 네. 꿈을 꾸셨습니까? "

" 꿈? 물. "

" 여깄습니다. "

벌컥 벌컥.

" 휴- "

' 젠장. 꿈이었던가. 그러기엔 그 고통이 너무 생생하다. '

정신을 차린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작은 동굴, 파닥파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모닥불. 깊은 한숨을 내쉬니 그제서야 온기가 돌아온다. 주변을 둘러보니 민충과 기목성은 운기행공을 하고 있었고 호강은 쓰러져 잠이 들어 있었다.

" 윤은? "

" 먹을 것을 찾아온다며 사냥을 나갔습니다. "

" 여긴 어디지? "

" 기억 안 나십니까? "

" 모르겠어. 휴- 내가 얼마나 잠이 든 거지?"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온다. 온몸이 뻐근한 것이 마치 누군가에게 일주야는 두들겨 맞은 것 같다.

" 이틀을 꼬박 누워 계셨습니다. 저희를 구하신다고 그렇게 힘을 쓰셨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

" 괜찮아. 자세히 말해 봐. "

" 그게...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흑천입니다. ^^

다행히 8시간에 걸쳐 복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렇게 소란을 떨지 않는건데. ^^;; 크크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외장하드 정리와 청소도 했습니다. 요즘 날씨가 점점 쌀쌀해 집니다. 감기 조심하시고요.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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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0

  • 작성자
    Personacon 하늘봉황
    작성일
    13.10.22 21:25
    No. 31

    다행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3 03:41
    No. 32

    봉황님 오셨군요. ^^ 천만지옥을 나와서 다행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젭니다. 아이고. 아무생각없이 글 쓰는 일인 - 흑천. (먼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잔머리
    작성일
    13.10.22 21:48
    No. 33

    오늘의 스크롤은 키가 작군요 ㅎㅎㅎ
    흐음...누가 받았을까요?
    혹시 물살을 죽을둥 살둥 타고 온 게 그 때와 같은 상황인지 모르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3 03:44
    No. 34

    잔머리님 오셨군요. ^^ 물살은 조금 더 타야 합니다. 카카카카. 그러게요 청우와 홍우 과연 그들은 적일까요 아군일까요. 아 그나저나 일천흑귀 고육천을 찾아야 하는데. 이 아저쒸는 어디로 갔는지. 원. 오늘도 멋진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작은소리로) 오늘은 [윤]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눈빛을 빛내며) ㅡ.ㅡ+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귀면호리
    작성일
    13.10.22 23:08
    No. 35

    즐감하고 갑니다. 영천신공을 받는 애가 소교주로구먼.
    그럼 나천우가 소교주 맞네.
    즐감하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3 03:46
    No. 36

    귀면호리님 반갑습니다. ^^
    그날 천이영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아는 사람이 없는지라. 아이고. 저도 궁금합니다. ^^ 두리번 두리번. (실눈을 뜨고 주변을 살핀 다음) 귀면호리님을 조용히 지하밀실로 안내해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이가후
    작성일
    13.10.23 11:03
    No. 37

    청우 가장 불쌍하게 되거나 배신자가 될 분위기네요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3 11:59
    No. 38

    아핫! 아직 모르시는 말씀! 글쓴이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거늘~ 무화화화화~ 청우. 홍우. 글쎄요. 전 우리 천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에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뿔따귀
    작성일
    13.10.24 12:35
    No. 39

    잘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10.26 12:28
    No. 40

    뿔따귀님 오셨군요.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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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별이 뜨는 밤.1 +45 13.10.08 9,843 358 14쪽
32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3 +30 13.10.07 10,319 318 11쪽
31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2 +31 13.10.04 9,856 324 14쪽
30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1-2 +26 13.10.01 9,821 360 13쪽
29 결정은 늘 어려운 법이지.1-1 +22 13.09.30 10,354 339 15쪽
28 영천신기(靈天神氣).3-2 +28 13.09.27 11,906 428 11쪽
27 영천신기(靈天神氣).3-1 +32 13.09.25 9,988 332 13쪽
26 영천신기(靈天神氣).2 +26 13.09.24 11,031 318 16쪽
25 영천신기(靈天神氣).1 +30 13.09.23 10,429 321 13쪽
24 세상에 이런일이.3 +27 13.09.21 10,858 321 18쪽
23 세상에 이런일이.2 +23 13.09.20 11,730 338 16쪽
22 세상에 이런일이.1 +28 13.09.19 12,093 329 13쪽
21 천만지옥(天蠻地獄).3 +26 13.09.17 11,387 372 15쪽
20 천만지옥(天蠻地獄).2-2 +24 13.09.15 14,175 376 15쪽
19 천만지옥(天蠻地獄).2-1 +24 13.09.14 15,337 380 12쪽
18 천만지옥(天蠻地獄).1 +24 13.09.12 11,573 350 16쪽
17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2 +33 13.09.10 15,121 443 12쪽
16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3-1 +26 13.09.09 14,293 411 9쪽
15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2 +41 13.09.06 17,217 462 18쪽
14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1 +20 13.09.05 16,454 421 15쪽
13 속고 속이고.3 +25 13.09.03 12,419 374 16쪽
12 속고 속이고.2 +24 13.09.02 13,310 382 15쪽
11 속고 속이고.1 +28 13.08.31 13,517 362 15쪽
10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2 +26 13.08.30 13,617 399 10쪽
9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1 +26 13.08.29 13,881 404 10쪽
8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2 +25 13.08.27 12,800 385 13쪽
7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1 +25 13.08.26 14,645 402 10쪽
6 축하합니다 공자님.3 +29 13.08.23 15,729 420 18쪽
5 축하합니다 공자님.2 +21 13.08.22 13,780 361 16쪽
4 축하합니다 공자님.1 +25 13.08.21 16,738 425 14쪽
3 괴도공자(怪盜公子)3 +30 13.08.20 16,931 452 11쪽
2 괴도공자(怪盜公子)2 +43 13.08.19 17,441 464 13쪽
1 괴도공자(怪盜公子)1 +37 13.08.18 26,566 47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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