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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흑천대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흑천청월
작품등록일 :
2013.08.18 04:43
최근연재일 :
2013.10.28 07:3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32,873
추천수 :
15,906
글자수 :
266,550

작성
13.08.29 07:32
조회
1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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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글자
10쪽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3-1

DUMMY

날이 어두워지자 호화찬란하게 불을 밝힌 취월루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화려한 7층 전각에서 여인들의 웃음소리와 금을 타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슈슛- 슈슛-

나천우와 명진은 취월루가 보이는 나무 위로 올라섰다.

" 저곳입니다. "

명진은 백도강의 뒷조사를 하다 그가 나도혁이 아끼는 기녀와 자주 만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미향이라는 기녀를 자주 만나다고 합니다. 헌데 이상한 것이 미향이는 대공자를 모시는 몸이라 다른 손님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

" 미향이? "

" 네. 취월루에 들어온지는 5년 되었고 현재 나이는 23이지요. 대공자님을 모신지 일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대공자님이 달에 두어 번 찾아 오는 것 외에는 다른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

" 형님이 자주 찾는 기녀들이 또 있어? "

" 대공자님이 한 기녀를 일 년 동안 찾은 건 미향이가 처음입니다. "

" 형님 마음에 쏙 들었나보군. "

" 그것이 얼굴은 반반한데 빼어난 외모는 아니고 몸매도 보통 기녀와 다를 것이 없고 성격은 조용한 편이라 들었습니다. 대공자님이 찾을 때마다 제법 두둑히 챙겨준다고 하니. 대공자님을 만난 후로는 술은 따르지만 꽃은 피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

" 그런 미향이가 백도강을 따로 만나다니. 이상한 일이군. "

" 미향이가 백도강을 만난 후에는 술로 며칠 밤을 지새운다고 하니. 이상하긴 합니다. 백도강을 만나는 것을 아는 자는 몸종인 향이 밖에 없구요. "

" 그런데 잘도 그 사실을 알아냈네. "

" 하하하. 제가 뒷조사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그쪽으로 교육 받았거든요. 향이한테 공을 좀 들였지요. 일단 제 외모가 좀 먹어주는 외모 아닙니까. "

나천우가 명진을 빤히 바라보자 급하게 말을 이었다.

" 오늘밤 백도강이 온다고 했습니다. 벌써부터 술을 찾는다고 향이가 걱정하더라고요. 미향이는 술을 마시면 좀 과격해 진다고 하니... "

" 일단 들어가서 기다려 보면 알겠지. 가자. "

" 네. "

나천우와 명진이 은신술로 몸을 감추고 취월루로 들어갔다.

평소에 갈고 닦은 침입술의 능력으로 둘의 신형은 빠르게 미향이의 침실이 있는 오층으로 올라갔다.

소리도 없이 미향이의 처소로 들어가 주위를 살피고는 곧 천장으로 솟구쳤다.

미향이는 연신 술을 마시며 육두문자를 뱉어내고 있었다.

잠시 후, 음흉하게 생긴 사내가 방으로 들어왔다.

" 크크크 미향아. 오랜만이다. "

삼십대 중반의 백도강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미향에게 다가갔다.

털석-

" 가지고 꺼져! "

미향이 전낭을 그의 앞으로 던지며 소리쳤다.

" 왜 그래? 오늘따라 까칠하네 크크크크. "

백도강이 전낭을 주워 안을 확인하고는 야비하게 웃었다.

" 한번만 더 찾아오면 그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겠어! "

" 이거 왜 이래. 비밀을 공유한 사람끼리. "

백도강이 미향에게 다가오며 손을 뻗었다.

쨍그랑-

" 꺼져! 이 더러운 새끼야- "

그녀가 옆에 있던 화병을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 이년이! 보자보자 하니깐 어디서 앙탈이야! 네 년 더러운 과거를 다 말해도 대공자가 널 품어 줄 것 같으냐! 썅! "

그가 장포의 묻은 물을 털어내며 소리를 질렀다.

" 그래 다 말해! 이제 나도 지쳤어. 언제까지 너같은 놈에게 발목 잡히고 살수 없단 말이야! 겨우 겨우 여기까지 왔어. 이제야 대공자 품에 안겨서 취월루에서 대접 좀 받고 살아 보려는데. 썅- 네 까짓게 뭔데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야! 어서 꺼져! 더러운 새끼야! "

미향은 술에 취했는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 그래 그랬단 말이지. 대공자께서 네 년이 열다섯에 애를 낳고 구르고 구른 여자라고 해도 계속 안아줄까? 크크크. 잘 생각해 봐. 취월루 루주는 속이고 여길 들어 왔는지는 몰라도 내 눈은 못 속이지. "

취월루에 있는 기녀들은 모두 품격 높은 여인들로 의무적으로 과거를 조사한다.

이곳을 찾는 고급 손님들이 기품있는 여인들을 원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요. 두 번째는 과거가 깨끗해야 칼부림이 안 나기 때문이다. 자칫 삼류 기방에서 들어온 기녀가 있으면 그곳에서 알던 사내들이 찾아와 물을 흐린다는 이유에서였다.

미향이는 그런 삼류 기방의 주방에서 일을 하던 여인이었다. 가난 때문에 들어간 기방이였지만 기녀도 원한다고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었다.

미향이는 삼류 기방에서 일을 봐주던 사내들과 뒹굴었고 열다섯에 아이도 하나 낳았다. 취월루는 그런 그녀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특히나 취월루의 기녀들은 예와 문에 능하며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아도 되니. 화류계에 일하는 모든 여인들의 최종 목표는 취월루에 들어 가는 것이었다. 그녀도 늘 취월루의 기녀가 되는 것을 꿈꾸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과 뒹굴던 사내가 훔쳐온 보따리에 기녀의 옷과 신분패가 들어 있었다. 사내가 기녀를 죽이고 보따리를 가져 온 것이다.

미향은 그 기녀로 신분을 위장하고 취월루에 들어 올 수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대공자의 눈에 띄어 그의 품에 안기면서 팔자가 피기 시작했다. 어릴적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그녀의 실제 나이는 스물 하고도 여덟이다.

다행히 나이보다 어려 보여 신분패에 있던 기녀의 나이로 살 수 있었다. 그러니 사내의 마음을 녹이는 잠자리의 기술도 요조숙녀의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백도강이란 녀석이 나타나 자신의 신분을 알고 협박을 하기 시작하니. 처음에는 아는 사내들을 시켜 조용히 묻어 버리려고 했었다.

그러나 천의맹 총관의 조카라는 신분을 알게 되었고 결국 그가 원하는 돈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후로 계속 찾아와 이제는 잠자리까지 요구하고 있으니.

" 네가 아이까지 낳은 년이란 소문이 돌면 이 생활도 끝일 것이다. 흐흐흐 그러니 좋은 말 할때 내게 안기는 것이 네 신상에 좋을 거야. "

" 썩은 놈! 어서 꺼져. 당장 내 방에서 나가! "

" 그럼 오늘은 이만 가지. 내일 밤 기대하고 있으마 흐흐흐. "

그가 전낭을 품에 넣고 밖으로 나왔다.

백도강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돈이 없어 삼류 기방에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주워 들은 이야기였다. 혹시나 하고 운을 뗏는데 기겁을 하고 돈을 주는 것이 아닌가. 그 후로 돈이 궁할 때면 미향이를 찾아왔다.

" 숙부님. 절 너무 무시하시면 안됩니다. 크크크. "

백도강은 천성이 게으르고 여인을 밝히니 총관이 하는 일에는 애초부터 관심도 없었다. 숙부는 자식이 없어 자신보고 뒤를 이으라 하지만 그것도 맹주의 허락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처음에는 열심히 일을 해 볼까도 했지만 숙부 몰래 내당의 자금을 좀 끌어다 도박을 한 일이 발각되어 그 후로는 도통 신용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취월루에서 술을 마시고 싶지만 이곳의 술값은 기본이 백냥이다. 기녀를 옆에 앉히면 많게는 이백냥이 드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거기다 기녀는 원하다고 품을 수도 없으니.

일단 오늘은 취월루보단 값이 저렴한 옥화루에서 마실 생각이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걷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별이 보였다.

퍽.

" 크아악. "

명진이 기절한 백도강을 둘러매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명진과 나천우는 마을 외각에 위치한 작은 산에 도착했다. 산길을 따라 일다경 정도 올라가니 오래된 작은 사당이 나왔다.

안으로 들어간 명진이 백도강을 땅에 팽개쳤다. 그는 아직도 기절해 있었다.

철퍼덕- 쿵.

" 그래도 내공은 있는 놈이네. "

나천우가 백도강의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

" 삼류정도는 될 겁니다. "

나천우가 주변에 있던 나뭇가지를 주워와 백도강을 중심으로 커다랗게 원을 그렸다.

" 명진은 원 밖으로 나가 있어. "

" 이것은 뭡니까? "

" 우리 손에 피 묻힐 필요 없잖아. 가서 돌멩이나 주워와."

" 돌멩이는 왜? "

" 그냥 시키는 대로 해. "

" 네. "

명진이 밖으로 뛰어나가 돌멩이 수십개를 가져왔다. 눈에 띄는 녀석들 중에 제법 큰 녀석으로만 골라서 가져왔다.

나천우가 품에서 비도와 붉은 목각 인형을 꺼내 들었다.

" 손. "

" 네? "

" 손 달라고. "

" 네. "

명진이 손을 내밀자 비도로 살짝 그었다.

" 악. "

" 엄살은. "

" 아니 보통 자기 피로 하지 않습니까? "

" 난 내 손에 피 묻히는거 싫어. "

" 휴- 어련 하시겠습니까. "

명진의 피를 목각 인형에 뿌리고 원 안으로 던져 넣었다.

" 내가 손으로 신호를 보내면 돌멩이를 저 녀석한테 던져. "

" 네. "

곧 그의 입에서 비음이 섞인 주술문이 흘러나왔다.

" 굼바라이차라. 뭄바라이차라. "

순간 원 바닥에 검은 기류가 뭉실뭉실 피어올랐다. 늪 같기도 하고 진흙 같기도 한 바닥은 질퍽이며 백도강의 몸을 타고 올라갔다.

나천우가 신호를 보내자 명진이 돌멩이로 백도강의 머리를 맞췄다.

퍽.

" 흐흠. "

눈을 뜬 백도강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몸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끈적이는 진흙에 몸이 반쯤 덮혀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 아.아아아악. 살려줘. 너. 너 누구야? "

팔을 허우적거리며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이었다.

" 난 말하지 않았어.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미향아 미안해. 내가 두번 다시는. 아.아아악. "

퍼.퍼퍼퍽.

나천우가 신호를 보내자 명진이 여러 개의 돌멩이를 동시에 던졌다.

" 아.아악. "

백도강이 피가 나는 머리를 움켜 잡으며 횡설수설 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들었어. 기방에 갔다가 우연히 들은 거라고. 저리가. 가까이 오지마. 아.아악. "

그때 나천우가 입을 열었다.

" 솔직히 말해. 13년 전 넌 뭘 하고 있었지? "

" 나.나난 그때 도박을 하고 있었어. "

백도강이 무엇에 홀린 듯 몸을 좌 우로 흔들거리며 입을 열었다.

" 13년 전 네가 알고 있던 소공자에 대해 말해 봐.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흑천입니다.

[두드려야 열릴 것이다]는 이번 회로 끝나야 하는데 8천자가 조금 넘는 관계로 뒷부분을 과감하게 다음 회로 넘기려 합니다.

저 잘했지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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