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검투스칸과 함께 레벨업

52화. 뱀파이어 퀸(4)

52화. 뱀파이어 퀸(4)

“날아라! 슈퍼보드!”

- ...

어릴적 티비로만 보던 하늘을 나는 슈퍼보드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투스칸을 스케이트 보드 형태로 변화시킨 시진은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힘껏 바닥을 박차며 공중에 내던진 스케이트 보드가 된 투스칸 위에 올라타며 힘껏 외쳤다.

핑크빛 뇌전을 머금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쇄도하는 시진을 향해 에밀리는 더욱 많은 핏빛 가시 쏘아보냈고, 시진은 다가오는 핏빛 가시를 오색빛 검으로 쳐내며 에밀리와의 거리를 좁혔다.

“파이어 레인!”

“초마검기! 추풍낙엽!”

- 콰콰콰콰쾅!

핏빛 가시만으로는 시진의 돌격을 저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에밀리의 마법 주문에 의해 뜨거운 불덩이로 변한 핏빛 가시가 시진에게 쏟아졌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덩이를 마르쿠탄의 오색빛 검으로 쳐내던 시진은 불덩이가 폭발하며 발생하는 충격파에 의해 기껏 좁혔던 에밀리와의 거리가 다시 벌어지자 불덩이를 쳐내는 것을 멈추고 투스칸에게 회피 비행을 요구하며 바람 칼날 다발을 날려 보냈다.

- 쾅쾅콰콰쾅!

“참격! 참격! 참격!..참격!”

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불덩이와 바람 칼날이 충돌하며 폭발하는 화염에 의해 에밀리의 시야가 차단되는 찰나의 시간에 시진은 참격 다발을 날려 보냈다.

폭발하는 화염을 뚫고 나오는 오색빛깔의 뇌전을 머금은 시진의 참격 다발을 한 박자 늦게 발견한 에밀리는 황급히 블러드 실드를 전개했고, 시진은 원자 단위로 쪼개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에밀리 주위에 흩뿌러져 있는 핏방울 중 하나를 지정해 섀넌으로부터 흡수한 스킬 블러드 점핑을 사용했다.

“푸하앗.”

- 콰콰콰쾅.치이익. 치익.

마르쿠탄의 비처로 이동할 때처럼 원자 단위로 쪼개지는 모습을 떠올린 시진의 바람이 무색하게 차가운 물이 온 몸을 감싸는 느낌과 함께 에밀리가 펼친 블러드 배리어 안쪽에 있는 핏방울에서 시진의 신형이 돋아났다.

“마카도닉 런지!”

“네...놈이 어떻게... 파이어 실드!”

참격 다발을 막아내는 배리어 안쪽에서 돌연 나타난 시진의 모습에 당황한 에밀리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시진의 후속 공격이 이어졌다. 다급히 붉은 핏물로 만들어진 날개 위에 뜨거운 불꽃을 피워 올려 에밀리의 전신을 감싸 안으며 오색빛깔 뇌전과 함께 다가오는 시진의 검에 대비했다.

에밀리의 날개로 만든 불의 장벽과 마르쿠탄의 검에서 시작된 오색빛깔 뇌전이 충돌하며 어두운 밤하늘에는 오색빛깔의 영롱한 오로라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를 따라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폭발음에 이은 충격파에 의해 마력 관제실을 두른 황금빛 배리어가 출렁이며 균열이 발생했다.

- 콰콰콰콰콰콰아앙-----!

폭음과 함께 시진은 허공으로 에밀리는 지상을 향해 서로의 반대방향으로 튕겨나가던 시진이 누군가가 잡아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빠른 속도로 에밀리에게 되돌아갔다.

“테슬라 쇼크!”

“꺄아아아앗...크윽..컥!”

박쥐 날개를 연상케 하는 에밀리의 불타는 날개와 충돌 직전 시진은 핑크핏 와이어로 모습이 변한 투스칸을 불타는 날개의 피막에 쏘아냈고, 충격파에 의해 튕겨나던 시진은 와이어로 변한 투스칸의 탄성을 이용해 에밀리에게 빠르게 되돌아갔다.

누더기가 된 자신의 날개 피막에 감겨있는 와이어와 시진의 손에 들린 오색빛깔의 검을 발견한 에밀리가 무의식적으로 몸을 비트는 순간. 목을 향하던 시진의 검이 에밀리의 어깨를 파고들어왔다.

뼈를 가르고 생살을 찢어내는 어깨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는 순간. 시진이 사용한 스킬 테슬라 쇼크로부터 발생된 오색빛깔 뇌전이 에밀리의 온 몸을 헤집으며 심장에 박혀있는 진혈의 혈청을 향해 질주했다.

에밀리의 온 몸을 태우며 다가오는 시진의 오색빛깔 뇌전에 위기감을 느낀 진혈의 혈청이 뜨거운 열기를 동반한 마력을 내뿜으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 시진. 피하거라!

“뭐?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 콰콰콰콰콰콰쾅------------------------!

에밀리의 심장에서 시작된 열기가 시진의 오색빛깔 뇌전을 집어 삼키며 외부로 표출되기 시작한 마력이 굉음을 내며 폭발하는 충격파에 대비하지 못한 시진을 날려버렸고, 이미 한차례 균열이 발생한 마력 관제실의 황금빛 배리어가 다시 한 번 출렁이며 거미줄 같은 균열이 더욱 심해졌다.

“쿨럭..커흡...씨부럴...이번엔 진짜 뒈질뻔했네.”

“네놈은 명이 길구나. 하지만 네놈의 그 명줄도 오늘로 끝이다!”

충격파가 시진을 집어 삼키기 직전 전신갑옷으로 변한 투스칸에 의해 겨우 목숨을 건진 시진이 한 웅큼의 피를 토해냈다. 그런 시진을 보며 뜨거운 화염으로 이루어진 갑옷을 입은 붉은 핏물로 이루어진 에밀리와 주변의 공기마저 얼려버릴 기세의 냉기를 내뿜는 얼음 갑옷을 입은 창백한 피부의 에밀리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파이어 스피어. 아이스 스피어.”

“씨부럴...한 놈도 벅찬데 치사하게 둘이 되다니...”

불과 얼음 갑옷을 입은 두 에밀리가 각기 다른 마법 공격을 가하는 모습에 시진은 다급히 몸을 비틀어 파이어 스피어를 피하고 오색빛 검을 휘둘러 아이스 스피어를 비껴내는 것에 성공했다.

“나도 분신술 있거든! 블러드 아바타!”

“뭣? 네놈이 어찌 혈마법을 쓸 수 있단 말이냐!”

에밀리의 마법을 피해내고 재빨리 상태창을 호출해 현재 가지고 있는 스킬을 확인하며 돌파구를 찾던 시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띠링!]

[아바타의 제어권을 투스칸에게 양도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갑옷으로 형태를 바꾼 투스칸을 주변의 핏방울이 모여 만들어진 시진의 아바타에 입혀 놓자 시스템 알림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쌰발라~야! 넌 이제 뒈졌으! 투스칸 가라!”

- 크흠. 이걸 이런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니. 네놈의 잔머리는 인정 할 수 밖에 없구나. 크하하하.

시진은 지체없이 아바타의 제어권을 투스칸에게 넘기며 외쳤다.

- 마카도닉 배쉬!

- 콰콰콰콰쾅!

주변의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릴 기세로 뜨겁게 타오르는 화염 갑옷을 입은 에밀리에게 순식간에 다가간 투스칸의 핑크빛 뇌전이 번뜩이는 주먹에 적중당한 화염 갑옷을 입은 에밀리가 지상으로 추락한 곳에는 큼지막한 크리에이터를 남기며 바닥을 뚫고 들어갔다.

- 크하하하하. 오랜만에 맛보는 손맛이 나쁘지 않구나.

“네...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냐? 어떻게 혈마법으로 만든 아바타가 자아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냐?”

“응. Artificial Intelligence 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뭣...아티...뭐... 꺄아앗!”

얼음 갑옷을 입은 에밀리의 질문에 대답을 하며 시간을 끈 시진은 발밑에 1/15 정도로 축소한 마력방패를 만들어 힘껏 박차며 에밀리에게 쇄도했다.

“참격!”

- 카캉. 치이익.

오색빛 검에서부터 시작된 바람이 칼날을 만들고 그 칼날 위에 오색빛 뇌전을 감싼 시진의 참격이 얼음 갑옷을 입은 에밀리의 얼음 팔목 보호대를 때렸다.

“쌰발라야~ 아직 한 방 더 남았다! 테슬라 쇼크!”

“뭣? 꺄아아아앗!”

시진의 바람 칼날을 얼음 갑옷의 팔목 보호대로 막아내는 에밀리를 향해 검을 역수로 잡고 오색빛 검을 머리 위로 치켜든 시진이 심장에서 한 웅큼의 마력을 뽑아내어 오색빛 뇌전을 뿜어내는 테슬라 쇼크를 에밀리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오색빛 뇌전이 얼음 갑옷 전신으로 퍼지며 순간적으로 의식이 날아간 에밀리는 끈 떨어진 연처럼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 시진. 이제 마무리를 해야지. 준비하거라.

“Ok. 알았어.”

바닥에 내려온 시진과 투스칸이 바닥으로 추락한 얼음 갑옷의 에밀리에게 걸음을 옮기는 순간 지진이라도 난듯한 진동이 바닥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왔다.

- 쿠쿠쿠쿠쿠쿵.

- 시진. 내 뒤로 오너라. 트리플 실드!

- 쾅. 쾅. 콰쾅.

시진과 투스칸이 딛고 선 바닥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진동은 단단한 판석을 뚫고 뜨거운 불길을 토해내며 투스칸이 만든 실드를 때렸고, 의식을 잃고 추락한 얼음 갑옷의 에밀리를 보호하듯 뜨거운 불길이 에밀리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솟구쳤다.

“끄...으응...가만두지 않겠다!”

바닥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킨 얼음 갑옷의 에밀리와 화염 갑옷의 에밀리가 거미줄처럼 균열이 발생한 위태로운 투스칸의 실드를 향해 기둥처럼 생긴 큼지막한 얼음 창과 화염으로 이루어진 창을 쏘아냈다.

“투스칸. 피해!”

한차례 뜨거운 불길을 막아내며 균열이 발생한 투스칸의 실드를 향해 날아오는 건물의 기둥을 떼어놓은 듯한 큼지막한 얼음 창과 화염 창을 본 시진은 바닥을 굴러 몸을 피하며 소리쳤다.

- 채채챙.

- 슈파아아앗!

투스칸의 실드를 깨부숴버린 화염 창과 얼음 창의 외피부터 시작된 분열이 수많은 얼음 조각과 불꽃 조각을 만들어 바닥을 굴러 몸을 피하는 투스칸과 시진을 덮쳤다.

“크윽..아악.”

- 크흡...

몸을 웅크려 머리와 심장 같은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중요부위의 피해는 면했지만, 크레모아처럼 쏟아내는 수 많은 얼음과 불꽃의 파편을 온전히 피해내지 못한 시진의 곳곳에 입은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닥을 적셨다.

투스칸의 갑옷으로 보호되는 시진의 아바타는 외견상으로는 타격이 없는 듯 보였지만, 본체인 시진이 상처를 입음으로 인해 시진의 마력으로 구성된 아바타의 존재 자체가 흔들렸다.

- 시진. 힘든 것은 알지만 여기서 머뭇거릴 시간이 없느리라.

“크흡...”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자신의 피를 흡혈 스킬을 이용해 출혈을 수습한 시진은 얼마남지 않은 마력의 일부를 떼어내어 투스칸에게 보내주며 두 발에 마력을 모아 힘껏 바닥을 차 화염 기둥 뒤에 모습을 숨긴 에밀리를 향해 신형을 날리며 바람 칼날을 만들어 보냈다.

시진이 날려보낸 바람 칼날이 에밀리의 화염 기둥의 불길을 잘라내며 사그러드는 찰나의 순간을 이용해 화염 기둥을 뚫고 들어와 얼음 갑옷과 화염 갑옷의 에밀리에게 공격을 가하려는 투스칸과 시진의 앞을 바닥에서 솟구치는 4m 남짓한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아이스 골렘과 파이어 골렘이 막아섰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씨부럴...”

- ...그건 또 무슨 말이더냐?

아이스 골렘의 시진의 몸통만한 주먹을 피해 허공으로 몸을 띄운 시진이 오색빛 검을 이용해 참격을 사용하려는 순간 얼음 갑옷을 입은 에밀리로부터 날아 온 얼음 화살에 적중당한 시진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크흡...”

- 콰아앙.

투스칸은 시진으로부터 받은 마력을 이용해 만들어낸 뇌전을 덧씌운 주먹을 뜨거운 화염을 머금은 파이어 골렘의 주먹에 맞부딪히며 발생한 충격파를 버티지 못한 파이어 골렘의 팔이 굉음과 함께 통째로 터져나갔다.

- 마카도닉 배쉬.

- 퍼퍼퍼퍽. 콰아앙.

파이어 골렘의 화염이 아스라엘의 무구로 만들어진 투스칸의 갑옷을 뚫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 투스칸은 양 주먹에 뇌전을 덧씌우며 파이어 골렘의 전신을 두들겼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