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뱀파이어 퀸(1)
49화. 뱀파이어 퀸(1)
“골든 단장님을 닮아 그런지 다들 박력이 넘치네요. 하지만 이번 것은 조금 다를거예요. 블러드 칼트랩!”
섀넌이 주문을 외우자 금빛 기사단의 갑옷 안으로 스며들어간 핏물들이 단단한 마름쇠 모양의 붉은 가시가 되어 기사단원들의 살가죽을 찢으며 장기에 파고 들었다.
“이...무슨...크아악. 으아악!”
골든 단장과 불과 20m를 남겨둔 지점에서 장기를 파고드는 붉은 가시를 버티지 못한 금빛 기사단원들이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네년은 곱게 죽이지 않겠다. 당장 내려와라!”
혈마법을 사용해 금빛 기사단을 공격하는 섀넌을 찢어버릴 기세로 허공으로 날려 보낸 골든 블레이드는 등 뒤로 돋아난 박쥐날개를 이용해 하늘 높이 떠있는 섀넌에게까지 닿지 않았다.
“어멋. 어쩌죠? 제가 더 놀아드리고 싶은데 급히 가볼 때가 생겼네요. 아쉽지만 다음에 또 봐요.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말이죠. 꺄하하하하.”
섀넌이 혈마법으로 만들어낸 붉은 가시에 의해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은 금빛 기사단이 흘린 핏물이 모여 붉은 검과 붉은 방패를 든 십여기의 블러드 솔져가 몸을 일으키며 금빛 기사단을 향해 다가가는 모습에 골든 단장이 다급히 발을 떼는 순간.
골든 단장이 딛고 선 바닥에 고인 핏물에서 수십의 붉은 손이 돋아나 골든 단장의 발목을 붙잡았다.
- 고오오오오.
“루카스 이 병신 같은 놈. 블러드 점핑!”
금빛 기사단과 골든 단장을 향해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가는 블러드 솔져와 블러드 나이트를 뒤로 하며 바닥에 내려온 섀넌이 주문을 외우며 피 웅덩이 속으로 사라졌다.
* * *
“포식! 포식!... 포식! 포식!”
[띠링!]
[마기에 오염된 상급 뱀파이어 섀넌 도허티를 일부 포식하였습니다.]
[양분을 흡수하여 마력이 5 상승합니다.]
[띠링!]
[마기에 오염된 상급 뱀파이어 섀넌 도허티의 특성 : 블러드 점핑을 포식하였습니다.]
“쿨럭! 이게...무슨...푸흡!”
“응? 투스칸. 쟤는 뭔데 저기서 나오는 거야?”
사체에서 흘러내린 핏물이 고인 피 웅덩이에서 돋아나오는 섀넌의 왼팔이 시진이 사용한 포식의 이빨에 뜯겨 나가며 섀넌의 일부 특성을 포식했다는 시스템 알림창을 확인한 시진이 투스칸에게 물었다.
- 크흠. 여태 같이 있었는데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것이냐. 신종 자살법이라도 생겼나보지.
“...”
“제가 저기서 나올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죠? 루카스가 죽은 것이 단순히 운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건가요? 하지만 저는 루카스와는 다를 거예요. 흡혈!”
자신이 블러드 점핑을 사용해 공간을 이동하는 순간을 시진이 노린 것이라고 굳게 믿는 섀넌이 휘청이는 신형을 바로 잡으며 흡혈 주문을 외웠다. 섀넌이 딛고 선 바닥의 핏물이 영상을 되감듯 방울방울 떠올라 포식의 이빨에 뜯겨져 나간 섀넌의 왼팔로 모여들었다.
- 파지직. 지직.
“꺄앗! 이게 왜... 안되지? 저한테 무슨 짓을 한거죠?”
흡혈 주문에 의해 섀넌을 치유하기 위해 모여든 핏방울들이 상처에 흡수 되는 순간 뜯겨진 부위에서 핑크색 뇌전이 일어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막았다.
“살려 데려오라는 여왕님의 명령이 있었지만 팔, 다리 하나 정도는 없어도 되죠? 블러드 차징!”
- 크흠. 어째 트리엘의 마기에 잠식당한 놈들은 하나 같이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구나. 시진. 네가 가서 치료 해주거라.
섀넌이 주문을 외우며 오른팔을 시진을 향해 떨쳐내자 치료를 위해 왼쪽 어깨에 모여 있던 핏방울이 핏빛 가시가 되어 산탄총처럼 시진을 향해 뿜어져 나갔다.
“마력방패! 타르웬. 기르틴. 내 뒤로 바짝 붙어.”
“네.”
산탄총처럼 뿜어져 나오는 핏빛 가시를 마력방패를 사용해 막아낸 시진이 섀넌을 향해 달려가며 외쳤다.
“블러드 솔져!”
“초마검기. 추풍낙엽!”
섀넌이 바닥을 짚으며 붉은 검과 붉은 방패를 착용한 블러드 솔져들을 소환해 빠르게 거리를좁혀오는 시진의 앞을 가로막았다.
- 슈팟.슈팟.슈팟.
- 퍼퍼퍼퍽.
시진이 바람을 담아 날려 보낸 초마검기에 의해 바닥에서 돋아나던 블러드 솔져들은 온전히 제 모습을 갖추기도 전에 허물어졌다.
“블러드 나이트!”
시진의 초마검기에 의해 무너져 내리던 블러드 솔져의 핏물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외친 섀넌의 마법 주문에 의해 붉은 갑주를 착용한 블러드 나이트로 재탄생 되어 시진을 포위하며 붉은 창을 내질렀다.
“초마검기. 추풍낙엽!”
시진은 갑자기 나타난 붉은 창날에 당황했지만, 붉은 창대를 디딤대로 삼아 창대를 밟고 공중으로 떠오른 시진이 다시 한 번 초마검기에 바람 칼날을 실어 날려 보냈고, 붉은 창을 내지르던 블러드 나이트의 목이 떨어지며 붉은 핏물을 왈칵 쏟아냈다.
“크억. 퉤퉤퉤. 시진이 형마저...”
“그냥 입 다물고 공격하란 말야. 이 멍청아!”
시진에 의해 목이 잘린 블러드 나이트가 쏟아내는 붉은 핏물을 그대로 덮어 쓴 잿빛 남매는 입에 들어간 핏물을 뱉어 내면서도 시진의 뒤를 따라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 차차차차챙.
공중에서 한 차례 바람 칼날 다발을 쏘아낸 시진이 바닥에 착지한 순간을 기다린 듯 일련의 블러드 나이트들이 시진의 하체를 노리며 뻗어 오는 붉은 창과 시진의 마검 투스칸이 얽히며 짧은 정적이 흘렀다.
- 챠라라락. 퍼퍽.
급격히 빨라지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원통에서 뽑아낸 기르틴의 와이어가 뻗어 나와 시진과 창이 얽혀 움직일 수 없는 블러드 나이트의 머리통을 직격했다.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블러드 나이트의 머리통을 꿰뚫은 와이어가 붉은 호선을 그리며 기르틴에게 되돌아갔다.
- 차아앗! 퍼퍽.
“오빠. 가요! 여긴 우리가 맡을게요.”
붉은 호선을 그리며 날아든 와이어가 블러드 나이트의 몸통에 깊이 박히는 순간.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창날이 블러드 나이트의 가슴을 꿰뚫으며 무너지는 블러드 나이트에서 쏟아지는 핏물을 온 몸으로 맞이한 타르웬이 붉게 변하는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
- 시진. 마카도닉 6식을 사용하거라.
“뭐? 갑자기... 무슨..”
- 어서! 시간이 없느니라.
“마카도닉 6식 테슬라 쇼크!”
다급한 투스칸의 외침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더 이상 캐묻지 않고 검을 역수로 잡은 시진이 마력을 듬뿍 담은 마검 투스칸으로 힘껏 바닥을 찍으며 스킬명을 외쳤다.
- 콰아아아앙! 파지지지직!
“꺄아아악!...왜...?”
“으아아악! 투..스칸님...”
시진이 투스칸을 바닥에 내리 찍는 순간.
투스칸으로부터 시작된 핑크색 뇌전이 원을 그리며 바닥을 통해 퍼져나가며 시진의 앞을 가로막는 블러트 나이트들이 일제히 한 줌 핏물로 변해 무너졌다.
- 두근.두근.두근.두근.
블러드 나이트를 핏물로 만든 투스칸의 핑크색 뇌전은 타르웬과 기르틴의 전신을 휘감아 올라 혈관에 스며든 트리엘의 마기를 태워버리며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는 잿빛남매의 심장을 진정 시켰다.
- 두근.두근.
“허억.하아.하아.”
심장 박동이 제 속도를 되찾자 붉게 변하던 잿빛 남매의 두 눈도 원래의 색으로 되돌아왔다.
- 트리엘의 마기에 침식당하고도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티다니 힘들었을 터인데 잘 버텨주었구나.
“마기에 침식당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 이제 괜찮을 것이야. 비록 마기에 침식당한 상태였지만, 그 움직임과 느낌을 잊지 말고 잘 기억하거라. 한 번 했던 것이니 다시 할 수 있을 것이야.
핑크빛 뇌전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숨을 몰아쉬는 잿빛 남매를 보며 투스칸이 말했다.
“블러드 나이트! 블러드 섀도우!”
“하아... 하아... 투스칸님. 감사합니다.”
“오빠. 하아... 하응... 이제 괜찮으니 어서 가요!”
영문을 모르는 시진과 오묘한 신음소리를 내며 숨을 고르는 잿빛 남매의 앞에 솟아나는 섀넌의 아바타와 블러드 나이트를 보며 타르웬이 말했다.
- 시진. 여긴 저놈들에게 맡기고 어서 가자구나.
“저대로 둬도 괜찮을까? 좀 불안한데.”
- 이럴때는 그냥 믿고 등을 맡기는 것이니라. 그래야 저놈들도 성장이라는 것을 할 것이 아니더냐.
“기르틴! 타르웬을 부탁해! 무리하지는 말고!”
“그놈의 잔소리는... 알았으니 그만 가요!”
포식으로 새롭게 생성된 스킬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놈들을 베어내듯 전방을 향해 투스칸을 크게 휘둘렀다.
“참격!”
투스칸의 검신을 따라 밝게 빛나는 핑크색 마력이 한 웅큼 빠져나가며 두텁고 단단한 반원형의 칼날이 섀넌을 향해 빠르게 질주 했다.
“흐익! 블러드 배리어!”
- 서거걱. 콰아앙!
바르쿠스의 기술이 시진에 의해 펼쳐지는 것에 당황한 섀넌이 다급히 방어 마법을 사용했고,시진의 앞을 가로막은 블러드 나이트들을 일격에 잘라내며 섀넌의 블러드 배리어와 부딪혀 폭발하는 참격의 효과에 시진 또한 놀란 얼굴로 거미줄처럼 실금이 번져가는 배리어를 바라보았다.
시진은 앞을 가로막는 블러드 나이트를 베어낼 생각으로 날린 참격이 섀넌의 배리어까지도 부서버릴뻔한 위력에 재미난 것이 떠오른 듯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끌어내린 시진이 바닥을 박차 허공으로 뛰어 올랐다.
- 시진. 또 무슨 해괴한 짓거리를 하려하는 것이냐!
“참격! 융단폭격!”
어두운 하늘위로 높이 뛰어 오른 시진은 거미줄처럼 실금이 퍼진 섀넌의 배리어를 향해
참격 다발을 날려 보냈다.
- 콰콰콰콰쾅!
“까아아악!”
시진의 참격 다발을 버텨내지 못한 블러드 배리어가 부서지며 밀려오는 충격파에 휩쓸린 섀넌은 바닥을 나뒹굴며 피를 왈칵 토해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비산하는 깨진 배리어 조각을 허망하게 바라보는 섀넌의 목에 마검 투스칸을 겨누며 시진이 물었다.
“왜 날 데려가려는 거지?”
“ㅂㄹㄷ ㄹㅇ.”
“뭐라는 거야? 웅얼거리지 말고 크게 얘기해!”
“네 동료가 과연 이걸 버틸 수 있을까? 동료를 살리고 싶으면 검을 버려.”
붉은 호선을 그리며 날아간 와이어에 가슴이 꿰뚫린 블러드 나이트가 핏물이 되어 무너지고, 와이어를 회수하는 기르틴이 딛고 선 바닥에 고인 핏물이 뭉쳐 돋아나는 블러드 나이트의 머리통을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창날이 일격에 터트리고 있는 잿빛 남매를 돌아 본 시진을 향해 투스칸이 다급히 외쳤다.
- 시진. 위쪽이다. 위를 보거라!
“위? 어엇!”
허공으로 비산하던 참격 다발에 의해 깨져나간 배리어의 파편들이 붉은 가시가 되어 잿빛 남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광경이 시진의 눈에 들어왔다.
“이...쌰발라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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