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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금오신화(金鰲新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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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작품등록일 :
2015.11.10 05:34
최근연재일 :
2016.05.21 01:37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49,986
추천수 :
708
글자수 :
273,904

작성
16.02.19 04:08
조회
291
추천
1
글자
8쪽

74화 전우치전(10)

DUMMY

화담선생은 나를 3월 정기회의에 데려갔다. 회의실에 들어가니 우투리 형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아직도 그때 다친 곳에 정화부적을 붙이고 있었지만 회의 참석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진 모양이다. 방 안을 쭉 둘러보는데 구미호 사냥을 나갔던 도사들은 어딘가 지쳐 보인다. 한 달 사이에 확 늙어버린 것 같다.


회의가 시작되고 회장 아줌마는 이번 토벌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완벽하게 소멸시키지는 못했지만 구미호가 가진 세 개의 여우구슬 중 하나를 파괴해서 이번 봄 동안은 회복하느라 숨어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힘이 약해진 지금 잡는 것이 좋겠지만 자취를 감춘 구미호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녀석이 회복을 마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초여름에 2차 토벌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도사들은 그 구체적인 계획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지난 토벌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도사들은 구미호의 싸움방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제비뽑기로 갈 사람을 뽑았지만 지금은 첫 번째 전투로 목표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것을 토대로 그들은 구미호의 요술에 대항해 최대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조합을 의논했다.


우선 구미호에서 뿜어 나오는 강한 요기에 대응해 결계능력이 뛰어난 우풍헌이 뽑혔고 환술에 대응하기 위해서 감지능력이 뛰어난 김한산이 뽑혔다. 회장인 박명월은 자동으로 참가하고 기가 충동하지 않게 조정해줄 능력을 가진 우투리 형도 참가하게 됐다. 그 외에도 늑대와 호랑이 환수를 다룰 줄 아는 박현우와 술법 발동이 빠른 신민석이 토벌대로 뽑혔다.


지난번과 달리 선발된 도사들은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보를 충분히 얻고 나니 불안감이 덜한 모양이다. 나머지 도사들은 이들이 여름 토벌을 끝낼 때까지 귀신처리를 전부 담당하게 되었다.


귀신 처리 구역까지 다 나눈 후 도사들은 구미호에 대항하기 위한 술법을 연구했다. 이들은 어려운 단어를 써가면서 이해하기 힘든 설명들을 해댔다. 누군가 앞에서 술식을 설명하면 주변에 다른 도사들은 다 알아먹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냥 직접 해보면서 판단해도 될 것 같은데 뭐 하러 저렇게 어렵게 하는지 모르겠다.


폰게임을 하다 보니 지루한 시간은 금방 갔다. 도사들은 회의를 마무리하고 다 같이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은 참치전문점으로 갔는데 생선은 별로라서 같이 나온 튀김만 먹고 왔다. 모처럼의 회의 뒤풀이인데 고기가 없어서 아쉬웠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니 훈련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다른 때에 비해 실력이 금방금방 느는 느낌이 들었다. 한 달 동안 실력이 확 늘자 화담선생도 나를 인정하고 가볍게 대련 상대를 해주었다. 물론 선생님은 거의 방어만 하고 공격을 하더라도 최대한 약하게 했다. 그래도 이전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나를 상대할 때와 비교하면 훨씬 적극적이다.


오늘 오전에는 그와 바람을 압축시키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대련에 들어갔다. 먼저 가볍게 목례를 하고 기를 활성화시켰다. 선생이 시작을 알리자마자 나는 부적으로 뱀 환수를 소환해 땅 밑으로 파고들게 했다. 그리고 대나무를 성장시켜 잘라 죽창을 만든 뒤 끝에 기를 실어 화담선생에게 날렸다.


날아간 창은 선생님이 세운 얼음벽에 박혔다. 땅 밑을 뚫고 올라와 그의 발목을 노렸던 내 환수는 얼음 창에 머리를 관통 당해 소멸했다. 다 실패했지만 어차피 예상범위 내였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나는 바람에 기를 불어넣어 소나무에서 막 돋아나는 새순들을 성장시켜 뾰족한 잎을 만들었다. 바늘 같은 잎들을 내 주변에 두른 뒤 하나씩 내 기로 코팅해서 날렸다. 직선으로 날리면 피하기 쉬울 것 같아서 여러 갈래의 바람 길을 만들어 다양한 방향으로 날아가게 했다.


이렇게 하면 하나쯤은 맞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와 선생님 사이에 검은 얼음벽이 생기면서 전부 그곳에 박혔다. 이런 약한 공격으로는 그의 방어를 뚫을 수 없다고 판단해 새로 훈련한 기술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양 손에 정화부적을 감아 부정이 모이지 않게 하고 바람에 기를 담아 압축했다. 날카롭게 해서 칼날처럼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흩어져 버렸다. 그 사이 화담선생이 얼음조각을 몇 개 날렸다. 피할 시간이 없어 내 주변에 바람을 회전시켜 회오리를 만들었다. 날아온 얼음조각들은 바람을 타고 돌다가 안에 담겨있던 선생님의 기가 희석되면서 물로 변해 흩어졌다.


저번에 우투리 형과 요괴를 잡을 때 만들었던 회오리가 생각나 순간적으로 만들긴 했지만 이렇게 바람이 잘 모일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자유분방한 바람을 잡아놓으려면 회전시켜서 회오리 안에 가두는 게 제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새로운 기술에 응용시키면 좋을 것 같아서 바람을 회전시키면서 압축해보았다.


새로운 시도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자꾸 중심축이 흐트러져서 압축된 바람이 새어 나갔다. 중심축을 잡으면서 기를 담으면서 동시에 회전에 압축까지 시키려니까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하나에 집중하면 꼭 나머지 것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선생님은 내가 새로운 것을 할 동안 잠시 기다려 줬지만 계속 실패를 하니 공격을 이어서 했다.


그는 얼음 조각을 몇 개 만들어 다시 날렸다. 한 번에 여러 그루의 대나무를 세워 벽처럼 만든 뒤 기를 둘러 조각들을 막았다. 그리고 하나씩 잘라 죽창을 만들어 날렸다. 역시 이 공격으론 화담선생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


끝날 시간이 다가오니 선생님은 쉴 새 없이 공격을 했다. 아까 기를 다 소모해서 날아오는 조각들을 다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몇 번 맞다가 결국 패배를 인정했다. 이걸로 오늘 대련은 끝이 났다. 그는 오늘 대련에 대한 피드백을 해줬다.


“너는 한꺼번에 기를 너무 많이 쓰는데 그 때 완벽하게 끝내지 못하면 나중에 힘들어서 못 견딘단다. 그러니 확실한 기회가 올 때까지는 기를 조금씩 아껴 쓰다가 적이 틈을 주면 그 때 폭발적으로 공격을 쏟아 부어야 돼.”


“근데 쌤은 빈틈을 안 주잖아요.”


“그건 네가 견제를 하면서 만들어야지.”


“그건 그러네요.”


“그리고 아까 시도하려던 거 다시 해봐라.”


나는 바람을 모아 회전시키면서 압축시키면서 중심축을 잡고 내 기를 불어넣으려고 했다. 역시 이 작업들을 동시에 하면서 완벽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나에 집중하면 나머지 것들은 무너졌다.


“지금 네 가지를 동시에 하려는 것 같은데 그건 조정능력이 뛰어난 우투리도 겨우 할 것 같구나.”


“네. 잘 안 돼요.”


“차라리 중심축을 네 손으로 해보는 것이 어떠냐? 허공에 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일 것 같구나. 기를 불어 넣는 것도 더 쉬울 테고”


그의 말대로 내 오른손을 감싸는 회오리를 만들었다. 축이 흔들리지 않으니 더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허공에 흐르는 바람보다 기를 넣는 것이 더 쉬웠다. 손을 감싼 바람에 기를 넣으니 내 손에 푸른 회오리가 만들어졌다.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빼고는 완벽했다.


그것으로 화담선생의 기가 담긴 검은 얼음벽을 쳤다. 그냥 얼음벽은 많이 부셨어도 검은 얼음벽에 금이 간 건 처음이었다. 이번에는 다리에 회오리를 감싸 예전에 배웠던 발차기를 날려봤다. 그러자 벽에 커다란 균열이 생겼다. 이 기술은 한 번에 기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두 번 날리는 게 끝이었지만 이 정도 파괴력이면 충분히 활용할 만 했다.


봄 동안 선생님과 이 기술을 계속 연습했다. 처음에는 두 방이 끝이었지만 오월 말에는 오 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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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원작 줄거리 15.12.12 668 0 -
88 87화 용궁부연록(1) 16.05.21 241 2 7쪽
87 86화 진가쟁주 설화(5) 16.05.10 231 2 7쪽
86 85화 진가쟁주 설화(4) 16.05.07 414 2 7쪽
85 84화 진가쟁주 설화(3) 16.05.03 243 3 7쪽
84 83화 진가쟁주 설화(2) 16.05.01 258 2 7쪽
83 82화 진가쟁주 설화(1) 16.04.29 269 2 7쪽
82 81화 전우치전(17) 16.04.26 375 3 6쪽
81 80화 전우치전(16) 16.04.04 302 2 9쪽
80 79화 전우치전(15) 16.03.27 313 2 8쪽
79 78화 전우치전(14) 16.03.20 263 2 8쪽
78 77화 전우치전(13) 16.03.12 309 2 7쪽
77 76화 전우치전(12) 16.03.03 301 3 7쪽
76 75화 전우치전(11) 16.02.24 332 2 8쪽
» 74화 전우치전(10) 16.02.19 292 1 8쪽
74 73화 전우치전(9) 16.02.14 357 3 8쪽
73 72화 전우치전(8) 16.02.10 396 2 10쪽
72 71화 전우치전(7) 16.02.05 346 3 8쪽
71 박생 연대표 16.02.01 394 3 5쪽
70 70화 전우치전(6) 16.01.30 325 4 8쪽
69 69화 전우치전(5) 16.01.29 355 3 7쪽
68 68화 전우치전(4) 16.01.28 450 3 9쪽
67 67화 전우치전(3) 16.01.27 431 3 7쪽
66 66화 전우치전(2) 16.01.26 387 3 9쪽
65 65화 전우치전(1) 16.01.25 431 3 8쪽
64 64화 이생규장전(5) 16.01.23 375 3 8쪽
63 63화 이생규장전(4) +1 16.01.22 499 3 8쪽
62 62화 이생규장전(3) 16.01.21 399 3 7쪽
61 61화 이생규장전(2) 16.01.20 396 5 7쪽
60 60화 이생규장전(1) 16.01.19 349 2 8쪽
59 59화 설공찬전(16) 16.01.18 458 3 9쪽
58 58화 설공찬전(15) 16.01.16 388 3 8쪽
57 57화 설공찬전(14) 16.01.15 418 3 7쪽
56 56화 설공찬전(13) 16.01.14 329 3 7쪽
55 55화 설공찬전(12) +2 16.01.13 484 5 7쪽
54 54화 설공찬전(11) 16.01.12 492 4 7쪽
53 53화 설공찬전(10) 16.01.11 487 7 8쪽
52 52화 설공찬전(9) 16.01.10 436 4 7쪽
51 51화 설공찬전(8) 16.01.08 504 5 8쪽
50 50화 설공찬전(7) 16.01.06 440 4 8쪽
49 49화 설공찬전(6) 16.01.04 520 5 7쪽
48 48화 설공찬전(5) 16.01.03 404 4 8쪽
47 47화 설공찬전(4) 16.01.01 353 3 10쪽
46 46화 설공찬전(3) 15.12.29 460 3 9쪽
45 45화 설공찬전(2) +2 15.12.28 488 4 9쪽
44 44화 설공찬전(1) 15.12.27 551 6 9쪽
43 43화 남염부주지(10) 15.12.25 548 5 8쪽
42 42화 남염부주지(9) 15.12.23 319 5 8쪽
41 41화 남염부주지(8) 15.12.22 549 7 10쪽
40 40화 남염부주지(7) 15.12.20 378 4 8쪽
39 39화 남염부주지(6) 15.12.18 372 6 9쪽
38 38화 남염부주지(5) 15.12.16 434 5 7쪽
37 37화 남염부주지(4) 15.12.14 403 5 8쪽
36 36화 남염부주지(3) 15.12.12 278 5 7쪽
35 35화 남염부주지(2) 15.12.11 528 5 8쪽
34 34화 남염부주지(1) 15.12.11 613 7 7쪽
33 33화 호질(2) 15.12.09 516 8 8쪽
32 32화 호질(1) 15.12.07 622 7 7쪽
31 31화 만복사저포기(26) 15.12.06 580 8 7쪽
30 30화 만복사저포기(25) 15.12.04 624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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