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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금오신화(金鰲新話)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매월당
작품등록일 :
2015.11.10 05:34
최근연재일 :
2016.05.21 01:37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49,972
추천수 :
708
글자수 :
273,904

작성
16.01.15 17:07
조회
417
추천
3
글자
7쪽

57화 설공찬전(14)

DUMMY

도사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며 나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막대기 끝에 달린 붉은 보석에서 도사의 영혼에서 보이던 검은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막대를 휘두르자 작고 검은 얼음조각들이 날아온다. 은장도와 삼수로 몇 개 쳐냈지만 밑쪽으로 날아온 조각 하나가 왼쪽다리에 맞아버렸다. 맞은 부분은 검게 얼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지만 내가 피하게 되면 뒤에 있는 월화가 맞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다. 우선 여동생을 다른데 로 보내야 맘 편히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월화야, 일단 어디 가 있어. 방해되니까.”


“어디로?”


“그냥 아무데나 가 있어. 어차피 나중에 찾을 수 있으니까.”


“응.”


다행히 월화가 가는 동안 도사는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화가 가자마자 마음껏 얼음을 날린다. 은장도로 왼쪽다리에 붙은 얼음을 떼어내고 날아오는 얼음들을 피하면서 빠르게 접근했다. 도사는 뒤로 물러나면서 계속 얼음을 날리려고 했지만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혀 나무 막대기를 잡아 더 못 휘두르게 하고 은장도를 목에 댔다.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저는 요괴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도사는 못 속인다. 네가 금색 눈동자를 내보였을 때는 내가 잘못 봤다고 생각했지만 인간의 영혼에 붙은 부정을 빼먹는 걸 보면 분명 요괴다. 아마 저 여인이 완전히 귀신이 되면 너한테 잡아먹히겠지.”


“저 애는 제 친동생이에요. 그리고 이 몸도 제 사촌동생한테 빌린 거고요. 그리고 제가 요괴였으면 당신한테 이렇게 해명하고 있을게 아니라 이미 죽였겠죠.”


“그럼 네가 친오빠가 맞는지 직접 증명해봐라.”


“네 그럼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러 가죠. 대신 갈 동안 이 막대기는 제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도사는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을 하고 막대기를 쥔 손을 놓았다. 막대기를 챙기고 은장도를 집어넣고 자수를 개방시켜 여동생을 찾았다. 여동생의 영혼은 여기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멈춰 있었다. 자수를 닫고 도사와 같이 가려는데 도사가 혼자서 중얼댄다.


“방금도 눈 색이 변한 거 같은데.......”


도사와 함께 여동생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동생은 편의점 앞에 놓인 플라스틱 테이블 앞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월화는 나를 보고 반가워했지만 도사를 보자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뭐야? 왜 둘이 같이 와?”


“우선 제 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 당신이 오빠라고 부르는 이 자는 요괴입니다. 지금 당신이 완전히 귀신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잡아먹을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아니라니까요. 진짜 얘 친오빠에요.”


“친오빠 맞아요. 누가 봐도 우리 오빠 같은데요.”


“육체도 다른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그냥 안에 있는 영혼도 오빠처럼 보이고 뭔가 느낌이 우리 오빠 같아요.”


“요괴가 당신 오빠를 흉내 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뭔가 증명할만한 게 없습니까?”


월화는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딱히 증명할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가족만 알고 있는 월화에 관한 사실을 한 가지 말했다.


“얘 고삼 겨울방학 때 콧대 높였는데 별로 안 올라가서 가족 말고는 아무도 수술한지 몰라요.”


그러자 여동생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내 정강이를 발로 찼다.


“재수 없는 거 보니까 우리오빠가 확실해요.”


“알겠습니다. 그럼 믿겠습니다. 공격 안 할 테니까 제 거 돌려주시길 바랍니다.”


막대기를 돌려주자. 도사는 품에서 노란 종이를 꺼내더니 막대기에 달린 붉은 보석부분을 종이에 대고 붓처럼 글씨를 썼다. 그리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니 도사의 몸에서부터 검은 기운이 나와 글자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눈을 뜬 도사는 빨간 글씨가 적힌 종이를 내 동생에게 줬다. 종이에는 뭔가 알 수 없는 문자가 적혀 있었다.


“혹시나 이 자가 당신을 해치려고 한다면 이걸 붙이세요. 그럼 한동안 못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도사는 가버렸다. 도사들은 떠나기 전에 뭔가를 주는 게 습관인가 보다. 월화는 도사가 준 종이를 귀찮다는 듯이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 자기 이야기를 한다.


“아니. 있잖아. 한 달 전쯤인가 그때 자고 있는데 누가 들어오는 게 느껴지는 거야. 엄마가 뭐 가지러 왔나 하고 졸려서 그냥 계속 자려고 했는데 갑자기 누가 내 머리를 잡고 침대 밑으로 던지고 가버렸어. 헤롱헤롱하다가 정신이 들었는데 바닥에 누워 있으니까 그냥 꿈꾸다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진 줄 알았지. 근데 다시 침대에 가보니까 내 몸이 있더라고, 이게 말로만 듣던 유체이탈인가 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사람들 눈에 안 보이니까 맘대로 돌아다녀 보자 하고 밖을 돌아다녔어. 근데 한참을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다시 몸에 들어가려는데 계속 안 들어가져서 포기하고 방에 있는데 구급대원들이 와서 오빠랑 내 몸을 구급차에 싣고 병원으로 가더라고, 나도 같이 갔는데 의사가 우리보고 돌연사 했다는 거야. 아니 좀 현실감이 있는 이야기여야 받아들여지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가지고 그냥 멍하니 계속 걸어 다니고 있었는데 저 이상한 아저씨가 쫓아와서 도망치다가 오빠 만난거야.”


“알았어. 일단은 계속 혼자 돌아다니면 귀신한테 부정 타니까 일단 따라와.”


“귀신? 아까부터 계속 귀신 귀신 하는데 뭐하는 놈들이야?”


“설명하기 힘든데 아무튼 온 몸에 보라색 기운을 두르고 빨간 눈을 가진 영혼들이야.”


“어? 나 그런 사람이랑 논 적 있는데, 같이 혼자 집에 있는 사람한테 가서 물건 떨어트리거나 문 닫거나 하면서 놀래줬는데.”


“어휴 너는 그냥 귀신되기 전에 빨리 저승사자 찾아서 저승으로 보내 달라 해야겠다. 한 곳에 가만히 있으면 저승사자가 알아서 찾아올 거 거든? 지금 공침이 방에 데려다 줄 테니까 거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오빠는 뭐하는데?”


“난 이렇게 만든 놈 찾아서 죽일 거야.”


“나도 할래.”


“안 돼.”


“왜?”


“위험해. 네가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야.”


월화는 계속 같이 한다고 했지만 딱 잘라서 거절하고 방에 데려다준 다음 학교로 갔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내내 조금 불안했다. 그래도 오후 수업까지는 다 끝내고 나서 방으로 향했다. 방에 거의 다 왔을 때쯤 그냥 불안한 기분이 들어서 자수를 개방했다. 방 안에는 월화의 영혼이 아니라 퀴퀴한 보라색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영혼이 있었다. 뭔가 심각한 일이 일어난 것 같아서 빠르게 방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34화 남염부주지(1) 약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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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원작 줄거리 15.12.12 667 0 -
88 87화 용궁부연록(1) 16.05.21 241 2 7쪽
87 86화 진가쟁주 설화(5) 16.05.10 230 2 7쪽
86 85화 진가쟁주 설화(4) 16.05.07 413 2 7쪽
85 84화 진가쟁주 설화(3) 16.05.03 243 3 7쪽
84 83화 진가쟁주 설화(2) 16.05.01 258 2 7쪽
83 82화 진가쟁주 설화(1) 16.04.29 268 2 7쪽
82 81화 전우치전(17) 16.04.26 375 3 6쪽
81 80화 전우치전(16) 16.04.04 302 2 9쪽
80 79화 전우치전(15) 16.03.27 313 2 8쪽
79 78화 전우치전(14) 16.03.20 262 2 8쪽
78 77화 전우치전(13) 16.03.12 309 2 7쪽
77 76화 전우치전(12) 16.03.03 300 3 7쪽
76 75화 전우치전(11) 16.02.24 332 2 8쪽
75 74화 전우치전(10) 16.02.19 291 1 8쪽
74 73화 전우치전(9) 16.02.14 357 3 8쪽
73 72화 전우치전(8) 16.02.10 396 2 10쪽
72 71화 전우치전(7) 16.02.05 345 3 8쪽
71 박생 연대표 16.02.01 394 3 5쪽
70 70화 전우치전(6) 16.01.30 324 4 8쪽
69 69화 전우치전(5) 16.01.29 355 3 7쪽
68 68화 전우치전(4) 16.01.28 449 3 9쪽
67 67화 전우치전(3) 16.01.27 431 3 7쪽
66 66화 전우치전(2) 16.01.26 387 3 9쪽
65 65화 전우치전(1) 16.01.25 431 3 8쪽
64 64화 이생규장전(5) 16.01.23 375 3 8쪽
63 63화 이생규장전(4) +1 16.01.22 499 3 8쪽
62 62화 이생규장전(3) 16.01.21 399 3 7쪽
61 61화 이생규장전(2) 16.01.20 396 5 7쪽
60 60화 이생규장전(1) 16.01.19 348 2 8쪽
59 59화 설공찬전(16) 16.01.18 458 3 9쪽
58 58화 설공찬전(15) 16.01.16 388 3 8쪽
» 57화 설공찬전(14) 16.01.15 418 3 7쪽
56 56화 설공찬전(13) 16.01.14 329 3 7쪽
55 55화 설공찬전(12) +2 16.01.13 484 5 7쪽
54 54화 설공찬전(11) 16.01.12 492 4 7쪽
53 53화 설공찬전(10) 16.01.11 487 7 8쪽
52 52화 설공찬전(9) 16.01.10 436 4 7쪽
51 51화 설공찬전(8) 16.01.08 504 5 8쪽
50 50화 설공찬전(7) 16.01.06 440 4 8쪽
49 49화 설공찬전(6) 16.01.04 520 5 7쪽
48 48화 설공찬전(5) 16.01.03 403 4 8쪽
47 47화 설공찬전(4) 16.01.01 353 3 10쪽
46 46화 설공찬전(3) 15.12.29 460 3 9쪽
45 45화 설공찬전(2) +2 15.12.28 488 4 9쪽
44 44화 설공찬전(1) 15.12.27 551 6 9쪽
43 43화 남염부주지(10) 15.12.25 548 5 8쪽
42 42화 남염부주지(9) 15.12.23 319 5 8쪽
41 41화 남염부주지(8) 15.12.22 549 7 10쪽
40 40화 남염부주지(7) 15.12.20 378 4 8쪽
39 39화 남염부주지(6) 15.12.18 372 6 9쪽
38 38화 남염부주지(5) 15.12.16 433 5 7쪽
37 37화 남염부주지(4) 15.12.14 403 5 8쪽
36 36화 남염부주지(3) 15.12.12 278 5 7쪽
35 35화 남염부주지(2) 15.12.11 527 5 8쪽
34 34화 남염부주지(1) 15.12.11 613 7 7쪽
33 33화 호질(2) 15.12.09 516 8 8쪽
32 32화 호질(1) 15.12.07 622 7 7쪽
31 31화 만복사저포기(26) 15.12.06 579 8 7쪽
30 30화 만복사저포기(25) 15.12.04 624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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