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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무명귀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이 처음인 나는 죽음을 바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무명귀
작품등록일 :
2021.05.12 17:20
최근연재일 :
2021.12.08 20:5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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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수 :
437,315

작성
21.05.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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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11] 나를 살린 녀석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DUMMY

뭐든 스스로 해야한다고 믿었다. 구원을 바라는 건 나약한 것이라고. 인생을 뒤덮는 고통스러운 과정들을 견디는 것도 나의 몫이라고. 도망치고 싶어하는 나에게 부모님은 끊임없이 주입했다. 도리질은 소용없었다.


나는 부모님의 보물이 되어야 했다. 남들은 날 때부터 보물이었지만, 나는 노력해야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억울한 일이지만 그게 옳은 줄 알았다. 아무도 그게 옳지 못하다고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다양한 시선을 도둑맞았으니까. 늘상 체계적이고 획일적인 교육 아래에 살아왔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빨간 태양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벌써 며칠째 걸음이었고 한낮이었다. 하늘은 붉은색이었다. 대체 이 붉은 낮은 언제쯤 사라질지 알 수 없었다. 한울의 말로 이 황무지는 거의 모든 날이 이렇다 했다. 여정을 걷는 자들에게 시련을 주기 위해서. 두피로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열은 머리카락을 태울듯 했다. 태어남과 동시에 온갖 힘겨운 일은 다 겪었지만 생각해보면 육체적 고통은 이보다 심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항상 엄마의 고급차를 타고 등하교를 했고, 용돈도 두둑히 받아서 남들보다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늘 그게 나를 더 옥죄어왔다. 내가 말하는 모든 불만이 배부른 소리가 되어 휴지통에 쳐박혔으므로. 세상은 나의 부유한 집 자식이라는 타이틀만 볼 뿐, 나의 속사정에는 관심이 없다.


심지어 부모님마저도. 그런 온실속 화초가, 화초가 다 말라죽을 더위 속에서 대장정을 걷고 있다니. 놀랄 노 자다. 그러나 모든 길에는 끝이 있듯이 눈앞에 판타지 소설 속의 왕국처럼 거대한 중세유럽풍의 도시가 나타났다.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그 도시와 우리의 거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도착지가 멀지 않았다. 한울의 옆모습에도 기대에 찬 표정이 역력했다. 저승사자도 다리가 아픈가. 얼른 가서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 거의 다 왔어. ”


한울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 저기가 목적지야? ”


내가 물었다. 걸음은 점점 느려졌다. 임계점에 도달해있었다.


“ 아니, 잠깐 들렀다 갈 거야. 배고프지 않아? ”


내가 끄덕이자, 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었다.


“ 조금 더 가면 로도스라는 도시가 나오는데 망자들의 쉼터 같은 곳이야. 안에는 망자들을 위한 음식점이 있어. 싸고 맛있는 음식이 많으니까 조금만 참아. ”


그는 마치 형처럼 굴었다. 부쩍 말투가 온화해졌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신뢰일까. 신뢰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를 신뢰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황이 변한 것도 있겠다.


이제 나는 그가 필요하고, 그도 내가 필요하다. 서로 필요로 맺어진 관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니 굉장히 매정한 관계로 들리지만, 이것이 보편적인 인간관계일지도 모른다. 도시에 다다르자, 정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남자가 보였다. 비극의 주인공처럼 얼굴에 슬픔이 묻어있는 한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 누구시죠. ”


남자는 외지인을 맞이하는 문지기처럼 경계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딱히 뭔가 우리의 잘못은 아니고, 그들의 감각적인 예민함이 도출해낸 결과인 것 같았다. 일단 외부인은 철저히 경계하는 센서가 안면근육에 달린 것처럼. 그정도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대결의 의도는 읽히지 않았다. 한울은 그들에게 검은 패를 내밀었고, 그걸 본 남자는 황급히 표정을 바꾸고 고개를 숙였다.


“ 죄송합니다. 요즘 망자들에게 접근해서 무기를 파는 잡상인들이 많아서요. 들어가시죠. ”


남자는 우리를 도시 안으로 안내했다. 도심은 중세풍의 건물들이 즐비했고, 마치 우리가 건물로 이루어진 상추쌈에 덩그러니 놓인 고깃덩이가 된 기분이었다. 우리는 도시에 진입해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음식점 안에는 인심 좋아보이는 아줌마가 있었다. 아줌마는 우리에게 친근감 있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 주문하시겠어요? ”


아줌마가 묻자 한울이 호탕하게 아까 문지기에게 보여줬던 패를 꺼냈다. 이게 무슨 프리패스권이라도 되는 듯.


“ 아이고, 새로운 의뢰인인가보구나! 아줌마가 맛있게 해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


나는 한울의 귓가에 속삭였다.


“ 그게 대체 뭔데? 특혜 받는 기분이라 좀 그렇다. ”


그러자 한울이 웃으면서 말했다. 별 거 아니라는듯이.


“ 내가 사자라는 징표야. 로도스에선 이거면 다 통하지. ”


한 마디로 만능이라는 거네, 하고 나는 놀라워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밥상 위에 요리가 차려지길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요리가 나왔고, 나는 요리의 정체에 경악했다. 바싹 구워진 지네였다. 옆에선 한울의 입맛 다시는 소리가 들렸다.


“ 이, 이게 뭐야? ”


나는 인간의 기본적인 화술을 잊은 것처럼 더듬거리며 말했다. 한울은 지네를 이미 입에 물고는 사랑꾼처럼 황홀해하고 있었다. 이 녀석, 정체가 뭘까. 특이식성을 타고난 걸까. 지금 이 순간 부럽기도 했다. 뭐든지 잘 먹을 수만 있다면 이것쯤은. 메뉴판에는 해괴한 것들 뿐이었으므로. 눈 딱 감고 털어넣어?


내 안에서 긴장이 꿈틀대고 있었다. 나는 젓가락을 들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네를 들어올렸다. 살아있는 듯 나풀거리는 몸체가 징그럽다. 뱃속의 위액들이 소용돌이쳤다. 그냥 먹지 말까? 머릿속에서 이제껏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들이 솟구쳤다. 이곳에서 이 음식은 평범한 걸까. 만약 거부한다면 인성까지 들먹여질까. 하지만 나처럼 처음 먹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용기 내어 접시를 밀었다. 그때 한울은 아차, 싶은 듯 말했다.


“ 미안, 이승 식단으로 따로 주문하는 걸 잊었어. ”


한울은 멀리서 계산기를 두드리던 주인에게 이승 식단을 주문했다. 나는 가까스로 암울한 식사시간을 벗어나, 살아있을 적에 먹었던 식단을 먹을 수 있었다. 주인은 음식을 내올 때만큼은 승무원 같은 미소를 지었다. 나이도 가리지 못한 미모였다. 나는 착지를 앞둔 조종사처럼 집중하며 밥을 먹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한 게 오랜만인 것 같았다.


우리에겐 당분간 시련이 없을 거라는 희망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두고 배가 불렀다고 하는 거겠지. 나는 식사를 끝내고 뒤로 벌러덩 드러누웠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지로 향하는 것처럼 부푼 가슴이 배달된 기분이었다. 이제 다 괜찮을 거 같았다. 죽기 전 마지막 만찬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내가 바라던 끝은 이런 것일지도 몰랐다. 확실하진 않았지만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도 들었다. 이 음식점의 따뜻함과 배부름을 즐기고 싶었다. 몇 분이 지나자 정신없이 먹던 한울도 식사를 마치고 나를 돌아봤다. 지난 시간 동안 많이 유해진 눈빛이었다.


“ 점심시간이라 붐빈다. 빨리 나가자. ”


한울이 말했다. 나는 그가 지금이 저녁인지 점심인지 어떻게 아는지 궁금했다. 하늘은 언제나 빨갛게 익어있는데. 확실히 사람들로 북적이기는 했다. 여기도 점심시간 같은 게 있나. 우리가 일어서자 입구 안은 붐비는 출국심사대처럼 줄이 길게 늘어서있었다. 맛집인가보다. 우리는 줄을 뚫고 무사히 음식점 바깥으로 안착했다.


“ 예상보다 빠르게 온 보람이 있네. 여긴 맛집이라 조금 늦었으면 한참 기다려야 했을 걸. ”


“ 그래서 지금부터 뭐할 거야? ”


나는 어느새 그에게 의지한 듯이 말했다. 나는 그의 말이라면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이고 있었다. 그의 말은 저승의 산증인으로서 인증된 발언이니까. 그가 내밀던 패가 그 증거일 터였다. 이 왕국처럼 생긴 망자들의 쉼터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그가 필요했다. 그는 이제 나의 저승 멘토였다. 그의 발언은 나의 전부가 되었다.


“ 우리.. 마왕촌에 가볼래? ”


한울이 제안했다. 듣기엔 썩 내키지 않는 이름이었지만, 한울의 말은 지금으로선 곧 법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수락했다. 마왕촌이라. 뭔가 두려운 이름이다. 듣자하니 아직 저승 생활에 호기심 수준에 머무른 초입자들에게 지옥 체험을 시켜주는 곳이라 한다. 굳이 그런 곳에 나를 데려가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웠지만, 이승에서는 돈 주고도 못하는 체험이니 관심은 갔다. 어디까지나 체험이니까. 체험이 끝나면 다시 되돌아올 수 있으니까. 체험이란 그런 거니까.


그는 내가 망설이기도 전에 손을 잡아끌었다. 마치 납치 당하는 느낌이었다. 설마 이러면서 노역장으로 간다거나 진짜 지옥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그런다면 한울을 정말로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디. 나는 홀로 여러 생각을 하며 따라갔다.


한울의 표정은 설렌 것처럼 보였다. 마왕촌이라는 곳이 어디길레? 그의 표정은 마치 결혼을 앞둔 신부 같았다. 어디 도망가지 않아,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들릴 것 같지 않았다. 그에게 이런 몰입도가 있는지 몰랐다. 발에 불꽃이 일 것 같은 속도로 달리던 한울은 마침내 멈췄다.


마왕촌의 입구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는 걸까. 이곳에서 기어이 지옥을 체험하고 싶어하는 걸까. 호기심이란 것은 정말 무섭다. 굳이 굳이 불구덩이에 손이 녹는지 안 녹는지 확인해보아야 아는 건가.


“ 들어가자. ”


한울이 흥분한 듯 잔뜩 고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린 안으로 들어갔는데 안쪽은 테마파크처럼 꾸며져 있었다. 이게 지옥 체험이라니. 애들 놀이터 아냐. 나는 헛웃음이 났다. 그제야 한울은 아직 어린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동산에 흠뻑 빠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방망이질치는.


“ 저쪽에 대죄의 땅이라는 구역이 있어. 그 구역 안에서 또 일곱 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주 인기만점이지. 으, 흥분된다. 사실 난 몇 번이나 가봤지만. ”


나는 흥분한 사람을 진정시키는 비법이 있다면 궁금했다. 이렇게까지 정신 못차릴 줄은 몰랐다. 생전에 놀이공원에 가보지 못해 한이었나. 나는 더는 어린이 요금을 받지 않을 때부터 놀이공원에 관심이 없어졌는데. 세상엔 다양한 방향으로 흥분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 전까진 나를 이끌던 형 같던 한울이 처음으로 제 나이 소년 같았다. 어떻게 보면 동생처럼 천진해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좋냐고 놀리고 싶을 정도로. 한울은 뭔가가 떠오른 듯 어디론가로 달려가더니 몇 분의 시간이 지나고 층층이 쌓인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타났다. 악마의 형상을 본딴 듯한 빨간 아이스크림과 천사의 형상을 본딴 듯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었다. 빨간 아이스크림은 어쩐지 매운향이 났다. 눈물이 자동으로 고일 정도로. 후추라도 뿌린 건가. 기괴한 식성을 가진 사람만 노린 것 같다. 반면에 천사 아이스크림은 통상적인 아이스크림답게 달콤한 냄새가 났다.


나는 천사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었다. 한울도 당연한 듯 그쪽을 내밀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사자의 변동 여부를 두고 옥신각신하던 사람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장면이다. 한울은 자신의 결심에 따르는 책임에 부응하듯 상처없는 가슴을 되찾았다. 끝없는 더위도 이곳에서만큼은 한 풀 꺾인 듯했다. 기후변화 시스템이라도 작동하는 것인가? 이곳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들어온 뒤부터 나는 기분이 묘함을 느꼈다. 기계들이 인간들의 기쁨을 위해 운동하고 있다. 이름만 그럴 듯한 지옥 체험이지 영락없는 놀이공원이었다. 음모나 거짓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과는 거리가 먼 동심의 나라였다. 나는 그에게 장단을 맞춰주기 위해 웃었다.


한울은 너무나 아이 같이 좋아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모험을 즐기는 성향의 남자애들처럼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에 중독됬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릴과 위기에 입맛이 도는 철부지 남자애들 말이다.


“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


태평한 한울과 비교할 때 내 표정이 어떻게 보일지는 알 수 없었다. 한울은 즐겁던 표정을 거두고 평소처럼 사연 있어보이는 얼굴로 돌아왔다. 잠시 잊고 있던 자신의 숙명을 깨달은 듯.


“ 여기만 오면 모든 걸 잊어버려. 고향에 오래된 놀이동산 하나가 있었는데, 거기서 놀던 때가 떠올라서. ”


한울이 추억에 잠긴 듯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조금은 쓸쓸해보이기도 했다. 나는 마치 학생의 과제물을 지적하는 교수가 된 기분이었다. 괜한 말을 꺼내서 사무적인 사이가 된 것 같았다. 한울의 표정을 보아하니 놀이동산 하나에도 함박웃음 짓던 소년의 결말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으리라 짐작된다.


나는 한울에 대해서 한 발자국 더 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영어 독해문처럼 알아갈 수록 낯설었다. 나는 한울의 과거를 구매하고 싶었다. 그정도로 궁금했다. 지금 바로 눈앞에 영상으로 그의 과거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그는 너무 자신을 꽁꽁 숨겼다. 사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그는 나에 대해 많은 걸 알 것이다. 갑자기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신뢰의 문제로 번질 수도 있었다. 서로 많은 걸 알아야 했다. 하지만 나는 멋대로 남의 기억을 헤집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는 걸 안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누군가가 내 기억을 헤집어주길 기원했었다. 관심에 시달려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엄마는 어릴 적부터 정해진 일을 집행하듯이 나를 돌봤다. 그 안에서 애정이 전해진 적은 없었다. 지금 엄마는 후회하거나 슬퍼하고 있기는 할까. 나는 모르겠다.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를 몰아세우던 엄마만이 생각났다. 왜 그렇게 밖에 못하는지 물으며. 아니지, 아니지. 지금 그런 생각할 때가 아니야. 남의 과거는 궁금해하면서도 정작 내 과거에 깊이 젖어들 수록 한없이 슬퍼졌다.


“ 일단 먹어. 다음일은 다음에 생각하고. ”


그는 가까스로 회화가 가능해진 것처럼 목소리를 짜내며 말했다. 추억 속에서 갓 끄집어져 나온 듯했다. 우리는 한참 말하기를 멈추고 아이스크림에 몰두했다. 우리 둘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먹어대기만 했다.


서로 다른 말은 필요없었다. 기분을 좋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과거를 잊기에 먹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가능한 한 확실히 잊어야 했다. 어두운 과거는 불필요하니까. 나는 잊는 데는 도사였다. 잊지 않으면 사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으니까. 악몽 같은 기억으로부터 나를 수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 보고 싶은 거 있어? 재촉하지 않을 테니까 놀고 돌아와. ”


작금의 발언은 내 자아 중에서도 가장 선한 자아를 공개한 느낌이었다. 한울에게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가장 좋았던 기억을 간직하고 어두운 기억을 떨쳐낼 시간이. 지금의 상황이 그에게 전부이길 바랐다. 과거도, 미래도 그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를. 과거와 미래의 흔적은 굳이 번역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현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면 더더욱.


“ 고마워. ”


한울이 자신이 말하는 세 마디의 음절에 진심을 담아 힘을 주어 말했다.


작가의말

보급형 도깨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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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늦어서 미안해. 21.12.08 46 0 13쪽
85 [85] 원귀는 원귀를 알아본다. 21.12.01 21 0 12쪽
84 [84]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21.11.28 21 0 11쪽
83 [83] 도망쳐. 21.11.24 18 0 13쪽
82 [82] 존버는 승리한다. 21.11.20 18 0 11쪽
81 [81] 제발 그만해.. 21.11.17 19 0 13쪽
80 [80] 미안하다, 혼돈이다. 21.11.12 17 0 12쪽
79 [79] 아... 그는 갔습니다.. 21.11.10 19 0 13쪽
78 [78] 용과 같이. 21.11.04 17 0 11쪽
77 [77] 심판 받고 심판하고 21.10.30 19 0 13쪽
76 [76] 메이드 인 오병택을 조심하세요. 21.10.25 19 0 11쪽
75 [75] 눈물이 증거입니다. 21.10.22 18 0 9쪽
74 [74] 이의 있습니다. 21.10.21 18 0 13쪽
73 [73] 불효자는 웁니다. 21.10.18 19 0 11쪽
72 [72] 엄마가 왜 여기서 나와. 21.10.14 21 0 12쪽
71 [71] 암군인가 성군인가. 21.10.11 15 0 11쪽
70 [70] 모두가 있으니까. 21.10.08 16 0 12쪽
69 [69] 나를 돌아봐. <3> 21.10.05 15 0 15쪽
68 [68] 오랜만에 만난 아빠가 어딘가 낯설다. 21.09.29 19 0 12쪽
67 [67] 마지막...인 줄 알았지? 21.09.24 18 0 11쪽
66 [66] 인간이 인간한다. 21.09.19 20 0 10쪽
65 [65] 소원이 이루어졌다. 21.09.14 19 0 13쪽
64 [64] 살생하지 말라. 21.09.09 17 0 16쪽
63 [63] 문을 여시오. 21.09.05 19 0 9쪽
62 [62] 끼리끼리 논다. 21.09.01 19 0 11쪽
61 [61] 의리 빼면 시체다. 21.08.30 18 0 12쪽
60 [60] 널 위해 준비했어 21.08.25 19 0 11쪽
59 [59] 저승이 처음인 나는 복수를 바란다. 21.08.20 20 0 12쪽
58 [58] 승자도 패자도 없다. 21.08.15 34 0 13쪽
57 [57] 내 아내에게서 낯선 향기가 난다. 21.08.08 29 0 12쪽
56 [56] 부자상봉은 따뜻하지 않다. 21.08.06 17 0 9쪽
55 [55] 답은 정해져있어, 넌 듣기만 하면 돼 21.07.31 20 0 12쪽
54 [54] 나를 돌아봐 2 21.07.27 19 0 10쪽
53 [53] 몸 소중한 줄 모르고. 21.07.24 19 0 11쪽
52 [52] 노인과 철의 바다에서 21.07.23 19 0 7쪽
51 [51] 빛과 어둠으로 갈라지다. 21.07.20 20 0 8쪽
50 [50]다시 시작해. 21.07.18 24 0 12쪽
49 [49] 갑자기 분위기 싸움판이 바로 갑분싸다. 21.07.15 18 0 11쪽
48 [48] 같은 상황, 다른 느낌, 변한 건 마음이다. 21.07.13 20 0 11쪽
47 [47] 지옥 아니면 천국이지! 21.07.11 17 0 8쪽
46 [46] 또 속냐. 21.07.09 21 0 11쪽
45 [45] 모르는 게 약이다. 2 21.07.08 21 0 11쪽
44 [44] 죄는 다른 놈들이 지었는데.. 21.07.05 18 0 9쪽
43 [43] 안녕, 또 안녕 21.07.02 21 0 14쪽
42 [42] 아무 일 없었습니다. 21.06.30 18 0 8쪽
41 [41] 우리들의 밤. 21.06.28 22 0 11쪽
40 [40] 그에게서 나를 보았다. 21.06.25 22 0 8쪽
39 [39] 꿈에 갇히다. 21.06.23 24 0 11쪽
38 [38] 부러우면 지는 거다. 21.06.20 25 0 11쪽
37 [37]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21.06.18 21 0 8쪽
36 [36] 널 놓을 수 없다. 21.06.17 24 1 11쪽
35 [35] 속죄하려 죄를 짓는다. 21.06.16 16 0 11쪽
34 [34] 은혜 갚은 까치가 부럽다. 21.06.15 20 1 10쪽
33 [33] 나를 돌아봐. 21.06.14 21 0 12쪽
32 [32] 주사위는 굴려졌다. 21.06.12 23 0 11쪽
31 [31] 죽음을 위해 복무하라. 21.06.11 25 0 12쪽
30 [30] 네가 떠난 자리가 너무 크다. 21.06.10 23 1 11쪽
29 [29] 진실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21.06.09 21 0 11쪽
28 [28] 모르는 게 약일까. 21.06.08 21 1 12쪽
27 [27] 기억이란 대륙은 너무 넓다. 21.06.07 23 0 12쪽
26 [26] 보온병을 안으면 내 마음도 따뜻해질까 21.06.07 25 1 8쪽
25 [25] 사람이니까 딜레마도 겪는다. 21.06.05 21 1 8쪽
24 [24] 우리가 아닌 나여야 한다. 21.06.04 17 0 11쪽
23 [23] 아직 잃을 게 하나 있었다. 21.06.03 35 0 11쪽
22 [22] 자화상은 사진이 아니다. 21.06.02 21 0 12쪽
21 [21] 누군가는 기억하고, 누군가는 잊는다. 21.06.01 28 0 12쪽
20 [20] 반년이지만 소꿉친구라구요! 21.05.31 32 0 9쪽
19 [19] 죽은 자는 말이 많다. 21.05.30 34 0 11쪽
18 [18] 가출인가 외출인가 21.05.30 30 0 14쪽
17 [17] 나의 구원자는 바나나를 사왔다. 21.05.28 37 0 11쪽
16 [16] 나는 그들의 꿈이 아닌, 나의 꿈을 꾸고 싶었다. 21.05.27 35 0 11쪽
15 [15]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21.05.26 45 1 12쪽
14 [14] 강제로 사십춘기가 올 것 같다. 21.05.25 44 1 11쪽
13 [13] 죄인이 몇 명인가 21.05.24 48 2 10쪽
12 [12] 그도 어쩔 수 없는 어린아이였다. 21.05.23 52 1 8쪽
» [11] 나를 살린 녀석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21.05.22 45 1 15쪽
10 [10] 아들의 심정을 알겠다. 21.05.21 51 0 12쪽
9 [9] 잘못을 알았을 때는 항상 늦다. 21.05.20 65 1 12쪽
8 [8] 그 순간, 나는 그에게 운명을 걸었다. 21.05.19 75 1 12쪽
7 [7] 저승의 밤은 가혹하다. 21.05.18 9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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