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장, 판이 깨지다(1)
더 로비스트는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국명, 사건등은 현실과 일절 관계없습니다. 비슷해 보여도 이는 독자분들의 착각입니다. ^^;;;;
필리핀 시각 pm 06:22
타탁!
차에서 내린 알렉산더는 앞을 엄지로 가리키며 웃었다.
“여기야!”
들려진 시선 사이로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보트 빌려주는 가게다.
옆으로 고개를 꺾으니 바다와 보트가 정박해 있는 걸로 봐서는 거짓말은 아닌 듯 하다.
“그러니까 여기가 무기 받을 곳이란 거야?”
“어떡하겠냐? 무기 판다는 놈 취미가 보트 빌려주는 거라는데... 뭐라나? 오리 보트도 있다나?”
“장난하냐? 필리핀에 그게 왜 있어?”
“그래? 그럼, 그 놈이 장난 쳤나?”
한숨과 함께 내저으며 강현우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름 장사 할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니 무기 파는 곳이 맞는 가 싶다.
그럴 것이 바닥에 온갖 총기들을 깔아놓고 닦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막혀 하던 그때 160cm 되는 시꺼먼 살결의 한 사내가 웃으며 다가왔다.
“당신들 알렉산더와 일행인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영어로 묻는 그에 놀라면서 강현우는 끄덕였다.
“지금 들어...”
“토미, 이 개자식아! 오리 보트 없잖아!”
둘 사이를 비집고 날아든 발에 사내, 토미는 뒤로 넘어간다. 놀란 주위 사람들은 일제히 총기를 쳐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렉산더는 씩씩대며 쓰러진 사내를 쳐다본다. 뺨을 어루만지던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하였다.
“있을 리 없잖아!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드리면 어떻게 해?”
“농담이었다고?”
“당연하지! 여기가 유원지도 아니고 말이야.”
알렉산더는 뒷머리를 긁적댄다.
그걸 본 토미는 내저으며 주위를 향해 손을 내젓는다.
그제야 가게 가득 팽배해졌던 공기가 조금씩 느슨해졌다.
무기를 정리 하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알렉산더가 말을 하였다.
“준비하라는 건 다 했어?”
“하긴 했는데... 뭔 특수부대 임무라도 받은 거야? 무기들이 뭐 그리 살벌해?”
“무기 파는데 뭔 말이 많아 어서 물건이나 가져와!”
쏘아보던 토미는 뒤를 향해 손짓을 했다.
사내 둘이 탁자를 가져와 그들 사이에 놓고 그 위에 가방들을 올려놓고 열었다.
수직 손잡이가 달린 Mk. 18 MOD. 0 M4A1 CQBR Block 1, H&K MP5K를 비롯해 저격소총인 M39 EMR, M249 경기관총, 유탄 발사기 달린 AK103 등 각종 화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글락 17권총, SIG M11권총, 화기에 따른 탄창들과 KA-BAR 마린헌터 나이프, M9 전술 단검, 카림빗 칼, 탄창과 무전기 파우치가 달린 Crye Precision사의 JPC 방탄복 4벌이 있었다. 부족한 감은 있긴 했지만 화력만 놓고 보면 여느 특수부대 부럽지 않았다.
“어때?”
장비를 훑어보던 알렉산더가 물어온다. 이리저리 둘러보던 강현우가 SIG M11권총을 들어 슬라이더를 당겨 장전시켰다. 그리고는 앞에 있는 토미의 미간에 들이댔다.
“뭐, 뭐하는 거야?”
“놀라지마! 중국제 카피 총은 고장이 잘 나서 죽지 않을 테니까... 혹시나 걱정 되면 대금은 미리 탁자에 놓도록 하지. 네 장례식 비용 대신 하라고 말이야.”
고개 짓에 뒤에 있던 헤인스에게 돈이든 가방을 탁자에 올려놓게 하였다. 안절부절 못하는 리또는 알렉산더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두 팔을 올린 채 어깨를 으쓱 거린다. 카피 총을 팔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알렉산더를 우습게봤다는 소리이기 때문에 도와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아...알렉산더!”
재차 부르는 그에 못 이기는 듯 웃으며 다가선다.
“리또! 내 밑에서 똥오줌도 가리지 못하던 놈이 동남아로 내려오더니 상당히 대가리가 커진 모양이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걸 보면 말이야.”
“아, 알렉산더! 내가 그런 게 아니야! 나도 당했다고! 흑사회 놈들이 무기를 가져오는데 가끔 지금처럼 장난을 칠 때가 있다고! 그래서...”
“쉿!”
말을 막은 알렉산더는 두 팔을 벌려 리또를 안으며 귀에 대고 말을 하였다.
“그러니까 날 엿 먹여서 손해 본 거 메워 보겠다는 거네?”
“아...알렉산더!”
“아쉽네! 내 옆에 있었다면 내 손으로 직접 죽였을 텐데 말이야.”
“...”
떨어져 나온 그는 이마를 감싸 쥐고 물러선다.
안전레버를 내리는 강현우를 본 토미는 두 손을 들어 보이며 그만하라고 외쳤다.
“알았어! 알았어! 신품으로 다 줄 테니까 그만 내려놔!”
한숨을 푹 쉬던 토미는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눈짓을 했다. 그들은 탁자에 놓은 무기와 장비 중 반을 덜어내고 대신 뒤쪽에 있는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새 걸 꺼내 놓았다. 한 마디로 반이 정품이 아닌 중국 카피 물품을 몰래 끼어놓았다는 소리다.
그제야 강현우는 총에 안전장치를 걸고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현금 가방을 열어 다발 몇 개를 꺼낸다.
“가격은 전에 말했던 거의 10%를 제하지!”
“이봐! 난 뭘 먹고 살라...”
“그 말을 하기 전에 신용이 뭔지, 장사가 뭔지나 공부부터 하고 오지!”
“휘~유! 무기 밀매업자에게 상술 강의를? 하여튼 별종이라니까...”
휘파람을 불던 알렉산더는 엄지를 치켜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기가 든 가방을 챙기던 강현우는 헤인스의 눈짓에 멈춰 섰다.
“알렉산더! 이쪽에선 뒤통수를 치면 어떻게 하지?”
“뒤통수?”
알렉산더는 시선을 돌려 강현우를 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눈동자를 굴려 창가를 가리켰다.
돌려진 시선 너머로 창가에 비치는 그림자를 보았다.
“그거야... 뒤통수 깐 놈을 죽이지. 이쪽에선 그래?”
“그래? 그거 하나는 맘에 드는 군.”
“그건 나도 그래!”
피식 웃던 알렉산더는 뒤춤에서 권총을 꺼내들었다.
타~앙!
사사삭!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쉬고 있던 레이첼은 숲에서 가슴과 팔에 문신 한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상체를 훌러덩 벗은 스무 명 가량의 사내들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동양계로 보이는 그들의 손에는 COLT45(M1911)권총을 비롯해 레밍턴 870(샷건), UZI 서브머신건(기관단총)을 쥐고 있었다.
딱 봐도 수상스럽기 그지없는 그들에 레이첼의 눈살이 꿈틀거려진다.
“뭐야 저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타~앙!
등에 호랑이 문신을 한 사내가 문 밖에 있던 총을 든 사내를 쏴버리는 것을 본 레이첼이 다급히 핸드폰을 들었다.
“씨발! 저 새끼들은 또 뭐야?”
양 엄지를 빠르게 메시지 송신을 완료하기 무섭게 총소리가 들려온다.
타타탕! 타탕!
***
타~앙!
권총을 든 채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려 있던 알렉산더는 핸드폰을 치켜들었다.
적이다! 숨어!
순간 들려진 고개 너머로 자신을 보는 강현우와 헤인스의 모습이 보였다.
시선을 마주하던 세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바닥을 박차고 뒤편에 있는 쇼파로 몸을 날렸다.
타탕! 타타탕!
쨍그랑! 쨍그랑!
탕! 타탕! 타타탕!
“으악!”
“크아아!”
깨진 유리창이 바닥에 쏟아지고 나무문은 박살이 나버린다. 그뿐만 아니라 나무 벽을 뚫고 들어온 총알이 탁자에 꽂히는 등 가게가 난장판이 되었다. 바닥에 몸을 숙이고 있던 리또는 주위에 있는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뭐해! 쏴! 무작정 쏘란 말이야!”
“아, 알겠습니다.”
그의 말에 사내들은 무기를 꺼내들지만 그전에 밖에서 날아든 총에 맞고 쓰러져갔다.
탕! 타타탕!
타탕! 탕! 타타탕!
“크윽!”
“아아악!”
“윽!”
피범벅이 되어 눈앞에 쓰러지는 부하를 본 리또가 뒤춤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개새끼들! 죽어! 죽어버리란 말이야!”
탕! 탕! 탕!
미친 듯이 쏘아 보지만 돌아오는 건 총세례 뿐이었다.
순식간에 수십발의 총탄이 가게 안으로 파고 들어와 그의 몸에 쏟아졌다.
파파파팍!
“크아아악!”
비명과 함께 벌집이 된 리또가 뒤로 벌러덩 나자빠졌다. 남은 두 사내도 총을 쳐들지만 쏴보지도 못하고 바닥에 몸을 눕힌다. 침묵에 빠진 가게 안으로 문을 열고 사내 셋이 들어왔다. 주위를 살피던 그들 사이로 가슴에 호랑이 문신을 한 스포츠 머리를 한 중년 사내, 악대호가 들어왔다.
“아호! 리또가 안에 있다고 했지?”
“정보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그럼, 찾아봐! 어디 있는 지?”
말이 나오기 무섭게 왼편에 있던 사내가 손을 쳐든다.
“이쪽에 있습니다.”
대자로 뻗어 있는 그를 본 중년 사내는 발로 다리를 툭 쳤다.
“리또! 왕~빠단! 감히 우리 물건을 빼돌려 딴 곳으로 팔아? 절대로 용서 못한다! 뭐해? 가게 불태워 버려! 한줌의 재로 만들어 버리란 말이야.”
“지다오러(知道了: 알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은 밖에서 기름이 든 플라스틱 통을 가져왔다.
막 안에다 뿌리려는데 난데없는 총소리가 밖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타탕! 탕! 탕! 탕!
“크아악!”
“으윽!”
사내 둘이 총에 맞아 바닥에 몸을 눕힌다. 설마하니 주위에 적이 숨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듯 허둥지둥 주위에 몸을 숨긴다. 차를 방패막이 삼아 숨어 있던 레이첼은 다시 한 번 총을 들어 쏘았다.
탕! 타탕! 탕!
“아아악!”
“이쪼...쪽에도 적이... 으윽!”
뒤늦게 그녀의 위치를 파악한 사내들은 황급히 총구를 돌렸다.
타탕! 타타탕!
탕! 타타탕!
시끄러운 총소리와 함께 자동차에 구멍이 쓩쓩 뚫려간다. 그러거나 말거나 타이어에 머릴 기댄 채 탄창을 갈아 끼운 레이첼은 땅에 몸을 눕힌 채 차 밑으로 보이는 상대의 다리를 향해 다시 한 번 총을 쏴댔다.
탕! 타탕! 탕!
“아아악!”
부서진 창밖으로 살피던 악대호는 그녀를 보고는 바드득 이를 갈았다.
“저년! 저거 뭐야? 야! 뭐해? 쏴! 죽이란 말이야!”
그의 말에 가게 안에 있던 사내 둘이 총을 치켜들었다.
그때였다. 쇼파 뒤에서 총 세 개가 튀어나오더니 미친 듯이 갈기기 시작했다.
타타탕! 타탕!
탕! 타탕 탕!
“으악!”
“큭!”
“이게 무슨... 크아아악!”
가게 안에 있던 사내 셋은 갑작스런 공격에 미처 대응도 못 한 채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제일 먼저 쇼파에서 떨어져 나온 강현우는 총을 눈앞에 둔 채로 주위를 살폈다. 혹시나 살아남은 자가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모두 숨이 멎은 것을 확인한 그는 나지막이 말을 하였다.
“클리어!”
그 말을 듣기 무섭게 쇼파에 숨어있던 알렉산더와 헤인스가 밖으로 나왔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 작가의말
오늘중으로 수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겠죠...아마 상당한 부분이 사라지게 될
예정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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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에 대한 수정이 모두 완료됐습니다.
이전에 개연성이 의심된다는 부분을 모두 삭제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새로운 전개를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하루에 한편씩 써서 올려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오탈자 검토가 없이 그냥 완성되면 하루에 한편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탈자는 천천히 나중에 검토하는 것으로....쿨럭!!
피를 토하더라도 꼭 일일연재는 사수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마니마니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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