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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림 님의 서재입니다.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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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림
작품등록일 :
2024.07.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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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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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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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피칭 터널 이론 01 -

DUMMY

- 피칭 터널 이론 -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시카고 컵스의 에릭 하몬 투수 코치는 윤세호의 1회말 투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카운셀 감독은 신중하게 오늘 경기를 운영하고자 했다.


“운만 좋았을까?”


하몬 투수 코치의 눈썹이 위로 솟았다.


“운이 아닌 실력이란 말입니까?”

“리글리 필드는 봄이 되면 플라이볼 투수에게 유리한 바람이 불지.”


하몬 투수 코치는 카운셀 감독의 말을 듣고는 낮게 신음했다.


“으음, 단순한 운이 아니라 바람이 세호의 피칭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도 리글리 필드의 바람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에릭, 바람을 우리 편으로 되돌리지 못하면,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될 수도 있네.”


카운셀 감독은 시카고 컵스와 메이저리그 역대 감독 최고 계약인 5년 4천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바 있었다. 그는 역대 최고 계약을 맺은 감독답게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었다.


“피터.”


피터 무어 타격 코치는 카운셀 감독의 부름에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감독님, 부르셨습니까?”


카운셀 감독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타자들에게 초구를 노리지 말라고 해.”


피터 무어 타격 코치는 감독의 지시에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초구를 공략하지 말라는 말씀입니까?”


그가 초구 공략 금지에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이유는 초구 공략이 타격의 기본이었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확률로 안타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스리 볼 노 스트라이크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쉽게 오지 않는다. 반면 안타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3번째로 높은 초구는 매 타석 만날 수 있다.’


초구를 흘려보낸다는 것은 안타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그냥 보내는 것과 같았다.


“저 친구 우리 타자들 연구를 많이 한 모양이야.”

“예?”

“플라이볼이 나오기 딱 좋은 코스에 공을 넣고 있어.”


피터 무어 타격 코치는 카운셀 감독의 말을 믿기 힘들었다.


“감독님, 그냥 제구가 잘 안 된 게 아닐까요?”


신인 투수에게 제구 난조는 흔히 있는 현상이었다.


“아시아 투수 중에는 저 친구처럼 제구가 좋은 친구들이 많아.”


카운셀 감독은 제구 난조의 가능성을 일축해 버렸다. 그러나 피터 무어 타격 코치는 눈살을 찌푸렸다.


“감독님, 한 이닝 더 보시죠.”


카운셀 감독은 피터 무어 타격 코치의 말에 혀를 찼다.


“쯧쯧쯧, 자네는 경기 전에 리포트도 읽지 않나?”


그가 언급한 경기 전 리포트는 전력분석팀의 보고 자료를 말했다.


“리포트라면······.”

“오늘 선발 투수 말이야. 구속과 구위는 별로지만, 로케이션과 제구가 좋다고 했어.”


피터 무어 타격 코치는 감독의 지적에 고개를 살짝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이 피치를 세팅하느라······.”


아이피치는 2010년대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피칭머신이었다.

이 아이피치의 무서운 점은 인터넷을 통해 투수의 피칭 데이터를 다운받아 당일 선발 투수의 피칭을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더 이상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보며 미소를 짓지 않았다.

그들은 수비가 끝나면 아이피치가 있는 배팅 센터로 이동해 당일 선발 투수와 가상 대결을 벌이면서 다음 타석을 기다렸다.


“데이터가 없는 신인 투수라서 아이피치 세팅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말인가?”

“변명이 되겠지만, 그렇습니다.”


카운셀 감독은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피터 무어 타격 코치의 주장을 받아주었다.


“피터, 일단 내 지시를 전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아이피치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면,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은 이를 두고 반칙이나 다름없는 행동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한 선발 투수는 이렇게 말했다.


- 우리는 불펜에서 몸을 풀 뿐, 애런 저지나 오타니 쇼헤이 같은 타자들과 가상의 대결을 벌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타자들은 가상의 투수들과 마음껏 대결을 펼친 뒤 배터 박스에 들어서죠. 이건 같은 조건에서 승부를 겨루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기울어진 그라운드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아이피치를 제지하지 않았고,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이 이 아이피치를 이용해 타자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몬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선 카일 헨드릭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쩌면 헨드릭스의 부진은 아이피치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카운셀 감독은 하몬 투수 코치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피치의 등장으로 낯섦을 무기로 하는 투수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말인가?”

“이제는 평소 만날 수 없었던 투수들을 아이피치를 통해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윤세호처럼 막 데뷔 시즌인 투수들은 데이터가 부족해서 아이피치의 세팅을 완벽하게 할 수 없었다.


“음, 자네 말대로라면 오늘 꽤 고전하겠군.”


카운셀 감독은 타자들이 아이피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실제 타석에서 적응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기계에 의존하게 되면 동물적 감각은 떨어지기 마련이지.’


윤세호의 피칭에 익숙해질 때까지 적어도 2, 3이닝은 필요할 것 같았다.

탁!

빗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흘러갔다.


“2루수 잡아서 1루에 송구! 피츠버그 파이리츠 2회초 공격이 빠르게 끝납니다.”

“이건 너무 빠르군요. 피츠버그 타자들도 시카고 컵스 타자들 못지않게 급한 것 같습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2회초 공격은 겨우 공 6개로 끝나고 말았다.

워렌 감독은 피츠버그 타자들의 부진에 미간을 좁혔다.


“여전하군.”


피츠버그의 문제는 언제나 타격이었다.

에드가 타격 코치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음 이닝에는 헨드릭스의 공을 조금 더 보게 하겠습니다.”


카일 헨드릭스는 빠른 템포로 피칭했기에 한 번 말려들면 순식간에 이닝이 지나가 버렸다.


‘특유의 템포에 말리면 안 된다.’


에드가 타격 코치는 카일 헨드릭스에게 부활의 여지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워렌 감독의 시선이 외야에서 걸어오고 있는 윤세호에게 향했다.


“세호가 걱정되는군.”

“타선이 아니라 세호입니까?”

“거의 쉬지 못했잖아.”


불펜으로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윤세호가 쉰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타자들이 너무 빨리 공격을 끝내서······.”


워렌 감독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


“자네가 사과할 일이 아니야. 어쩌면 헨드릭스가 잘 던진 것일 수도 있지.”


그는 카일 헨드릭스가 리그를 호령하던 2010년대 중후반을 잊지 않고 있었다.


‘당시에는 다들 매덕스의 재림이라 생각했지.’


하지만 카일 헨드릭스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빠른 에이징 커브와 만나고 말았다.


“세호! 마운드에 오릅니다.”

“이번 이닝은 선두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2회말, 시카고 컵스의 선두 타자는 크리스토퍼 모렐이었다.


“모렐을 출루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까?”

“그렇습니다. 뒤에 타자가 부시와 스완슨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윤세호도 모렐을 잡지 못하면 이번 이닝이 힘들어진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문제는 모렐이 만만한 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카고 컵스를 대표하는 타자는 스즈키 세이야와 코디 벨린저였지만, 그 두 사람 이상으로 강력한 타자가 바로 크리스토퍼 모렐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 공이 펜스를 넘어가겠지.’


4번 타자 모렐의 파워는 1회말 상대했던 1, 2, 3번 타자 이상이었다.


“플레이!”


윤세호는 주심의 사인과 함께 피치컴을 조작했다.

픽. 픽.

그가 두 번 콘솔을 누르자 포수 제이스 브라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호, 신중하게 가보자고.’


윤세호는 자세를 잡은 뒤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슉!

빠른 공이 바깥쪽 코스로 날아갔다.

팡!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갔지만, 모렐의 배트는 나오지 않았다.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초구는 볼입니다.”


윤세호가 던진 초구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빠른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모렐이 초구를 잘 골랐군요. 앞선 대기 타석에서 공을 본 게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렐은 앞선 1회말 코디 벨린저 타석 때, 대기 타석에서 윤세호의 공을 바라본 바 있었다.


“이제 타자가 더 유리한 카운트가 되었군요.”


윤세호는 모렐의 배트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초구를 버리기로 한 건가?’


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모렐은 히팅존이 다른 타자들보다 넓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이 아니라고 해도 그 비슷한 공이라면 바로 배트가 나오는 선수가 바로 모렐이었다.


‘그런 모렐이 초구를 참았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노림수가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벤치에서 사인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후자보다 전자가 곤란하다.’


전자는 모렐이 노리고 있는 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었다.


‘하나 더 던져보면 알겠지.’


다소 위험할 수 있었지만, 윤세호는 패턴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2구 사인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세호 선수의 투구 템포도 헨드릭스 못지않게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윤세호는 볼배합을 미리 짜두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기에 투구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슉!

2구도 바깥쪽 빠른 공이었다.

모렐은 초구를 지켜보라는 주문을 받았을 뿐 2구에 관한 지시는 받지 않은 상태였다.


‘2구부터는 프리 타격이라는 말이겠지.’


그는 바깥쪽 패스트볼을 향해 배트를 뻗었다.


‘공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 정도 속도면 충분히 따라붙을 수 있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하늘 높이 떠올랐다.


“타구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로 향합니다!”

“비거리는 길지 않지만, 까다로운 타구군요.”


중견수와 우익수가 서로 공을 미룬다면,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피츠버그의 중견수는 뛰어난 수비를 가진 패트릭 브라이언트였다.


“브라이언트 공을 쫓아갑니다! 그리고 그대로 잡아냅니다!”

“또 멋진 수비가 나오는군요. 브라이언트는 오늘 4타수 무안타라고 해도 연봉 값은 다 한 겁니다.”


윤세호는 다시 글러브를 들며 그의 수비에 감사 인사를 보냈다.


‘모렐은 후자였군.’


그가 2구로 던진 공은 초구로 던졌던 투심 패스트볼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모렐의 배트는 공을 쪼갤 듯 크게 뻗어 나왔다.


‘바깥쪽 패스트볼을 그냥 흘려보낼 타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지.’


윤세호는 외야에서 중개된 공을 받아들고는 두 손을 모았다.


‘다음은 마이클 부시인가?’


마이클 부시는 코디 벨린저와 같은 좌타자로 크리스토퍼 모렐과 마찬가지로 파워가 강력한 타자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부시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개막전 이후 부시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쉬운 공을 주면 장타를 맞을 겁니다.”

“그런데 탐, 세호 유 선수 말입니다. 세호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건가요?”


TV 해설자와 캐스터는 선수 이름을 라스트 네임, 즉 성으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다시 말해 특별한 요구 사항이 없다면 윤세호를 세호가 아닌 유나 윤으로 불러야 한다는 말이었다.


“피츠버그 구단에서 세호라 불러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 구단의 요구 사항이군요.”

“선수의 요구를 구단이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계진이 윤세호의 호칭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딱!

빗맞은 타구가 그대로 3루 베이스 쪽으로 흘러갔다.


“3루수 브라운이 뛰어들어옵니다!”

“약간 어려운 타구군요.”


3루 쪽으로 향하는 공은 속도가 느렸기에 빠른 처리가 필요했다.

3루수 헨리 브라운이 급히 달려오는 순간, 포수 제이스 브라운이 목소리를 높였다.


“헨리! 천천히!”


브라운이 브라운에게 향한 충고.


‘천천히? 그렇군.’


3루수 헨리 브라운은 타자 주자가 발이 느린 마이클 부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차분히 바운드를 맞춰 공을 잡은 뒤 1루에 송구했다.

팡!

1루수 미트에 공이 들어가자 1루심이 그대로 오른손을 뻗었다.


“아웃!”


윤세호가 5번 타자 마이클 부시를 잡아내는데 사용한 공은 딱 2개였다.


“세호, 2회말 4, 5번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냅니다!”

“아직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해설을 맡은 탐 레이의 말에 캐스터가 말끝을 높였다.


“탐, 어떤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 겁니까?”

“삼진이 없다는 것입니다.”


윤세호는 다섯 타자를 만나 삼진 근처도 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타자를 찍어 누르는 피칭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오늘 피칭은 운이 조금 따라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탐 레이는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거나 수비수의 실책이 나오는 경우 윤세호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신인 투수는 멘탈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는 조금 더 봐야 윤세호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 타자는 6번 타자 댄스비 스완슨입니다.”


댄스비 스완슨은 뛰어난 유격수 수비와 약간 부족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윤세호는 이틀 전 스완슨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살핀 바 있었다.


‘타율은 낮고, 한방은 있는 유형이다.’


컨택형이 아닌 파워형 타격을 가진 유격수.

KBO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은 아니었다.


‘로케이션을 철저하게.’


윤세호의 초구는 이번에도 바깥쪽 패스트볼이었다.

슉!

댄스비 스완슨은 앞선 두 타자와 마찬가지로 초구를 지켜보고자 했다.


‘코치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팡!

포수 미트에 들어온 공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스트라이크!”


댄스비 스완슨은 속으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쯧, 이상한 공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왜 초구를 거르라고 한 건지 모르겠군.’


2회말 윤세호는 초구로 볼을 한 번 던졌을 뿐이었다. 그는 타격 코치의 기다리라는 주문이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


“세호, 이번에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습니다.”

“세호, 시원시원하게 공을 던지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유형의 투수가 좋습니다.”


윤세호는 2구로 다시 한번 바깥쪽 코스에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탁!

이번 공은 1루 더그아웃 쪽으로 흘러나가는 파울이 되고 말았다.


“파울!”


주심의 파울 선언에 스완슨은 미간을 좁혔다.


‘초구를 그냥 흘려보내서 카운트만 나빠졌어.’


그의 타석만 보면 카운셀 감독의 지시는 분명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카운셀 감독은 자신의 지시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음, 세호가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알겠군.”


윤세호는 빠르게 3구를 던졌고, 이번에도 스완슨은 참지 않고 배트를 휘둘렀다.

탁!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공이 높이 떠올랐다.


“높이 뜬 타구! 두 팔을 벌린 선수는 유격수 크루즈입니다!”

“손잡이 안쪽에 맞아서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스완슨은 손잡이 쪽에 맞은 타구가 높이 떠오르자 고개를 숙인 채 1루를 향해 뛰었다.


‘큭, 잔재주를······.’


그가 때린 3구는 큰 무브먼트를 가진 느린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크루즈가 공을 잡아내며 컵스의 2회말 공격이 끝납니다.”

“세호, 아주 깔끔한 피칭이었습니다.”


윤세호는 삼자범퇴로 2회말을 마치고는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다.

선수들은 그가 2루 베이스에서 발을 멈추자 고개를 갸웃했다.


“세호? 불펜으로 안 가는 건가?”


윤세호가 담담한 어조로 유격수 크루즈의 물음에 답했다.


“영웅을 기다리고 있어.”

“영웅?”


윤세호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을 앞으로 뻗었다.


“패트릭!”


그가 기다렸던 영웅은 바로 중견수 패트릭 브라이언트였다.

패트릭 브라이언트는 그와 주먹을 마주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세호?”

“패트릭이 아니었으면 난리 났을 거라고.”

“이야. 세호가 날 알아주는군.”

“물론이지.”


윤세호는 두 번에 걸친 패트릭 브라이언트의 호수비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도현은 그 모습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녀석······.”


그는 윤세호가 수비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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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가장 높은 곳 03 - +12 24.08.12 28,564 584 13쪽
15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가장 높은 곳 02 - +13 24.08.11 28,716 592 15쪽
14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가장 높은 곳 01 - +12 24.08.10 29,068 589 14쪽
13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스프링 캠프 04 - +12 24.08.09 29,178 578 14쪽
12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스프링 캠프 03 - +15 24.08.08 29,043 578 13쪽
11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스프링 캠프 02 - +13 24.08.07 29,646 577 14쪽
10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스프링 캠프 01 - +12 24.08.06 29,716 613 13쪽
9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다시 찾은 마운드 05 - +12 24.08.05 30,237 641 13쪽
8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다시 찾은 마운드 04 - +8 24.08.04 30,422 589 14쪽
7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다시 찾은 마운드 03 - +16 24.08.03 31,446 604 14쪽
6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다시 찾은 마운드 02 - +11 24.08.03 32,490 610 12쪽
5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다시 찾은 마운드 01 - +12 24.08.02 34,064 593 14쪽
4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미국으로? 03 - +18 24.08.01 34,195 680 14쪽
3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미국으로? 02 - +19 24.07.31 35,941 655 16쪽
2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미국으로? 01 - +39 24.07.30 39,696 665 14쪽
1 하남자의 메이저리그 - 프롤로그 - +24 24.07.30 44,285 61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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