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마왕의 아이들!-02
경계를 넘는 자들! 타키온
손 쓸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
육체뿐만이 아니라 저들에게 걸려 있는 영혼의 제약도 지금 풀어야 한다.
저들은 전혀 모르고 있지만 영혼 깊숙이 금제가 박혀 있다. 아카식코드와 연결이 된 금제라 현상계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니 지금이 아니면 풀 수가 없다.
자신의 의지를 가진 순수한 영혼만이 경외의 세계를 건널 수 있으니 이 때야 말로 최고의 기회인 것이다.
* * *
우르릉
번쩍
콰콰콰콰쾅!
정오의 태양이 갑자기 먹구름에 가려 모습을 감추더니 연신 번개와 천둥을 쏟아낸다.
대기가 불안전 하다고 치부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현상이다. 먹구름이 잔뜩 겼지만 비는 오지 않고 벼락만 쳐대고 있었으니 말이다.
콰르르르릉!!
번개가 천공을 찢어발기듯 내려치는 창문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과 동시에 서재에 앉아 있던 장년의 사내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서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는 말이냐?”
“죄송합니다.”
“이번에 얻은 것을 가져갔다는 것을 알았지만 고작 그런 사기꾼에게 빼앗겼다니 어이가 없구나. 그런데 놈은 어떻게 됐느냐?”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어서 백호를 투입시켰는데 놈이 스페셜 알파 팀과 함께 사라져 버렸습니다.”
“뭐, 뭐라고 했느냐?”
윤철상은 놀란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말씀 드린 대로입니다. GN은행의 비밀금고를 이용한 후 밖으로 나온 놈은 스페셜 알파 팀과 함께 지하철 내에서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조직이 배후에 있는 모양입니다.”
“으음…….”
이능을 가진 자들!
경외의 세계를 경험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라면 백호의 최고 팀이라고 하더라도 불가항력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다. 이능을 가진 자들이 관련이 되어 있다면 네 힘으로도 어쩔 수 없었을 테지. 하지만 대환단을 멋대로 가지고 나간 것을 보면 그만한 대비는 했을 텐데 무엇으로 용서를 구하려고 하느냐?”
“대환단 대신 무상신단을 준비했습니다. 아버님!”
“호오, 무상신단을?”
무상신단을 준비했다는 말에 윤철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약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들이 가지고 나간 대환단보다는 훨씬 유용한 것이 무상신단이다. 자신의 이능과 잘 맞아 떨어져 용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아버님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알았다. 마음대로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책망하지 않으마. 대신 네가 얻은 것들을 잘 관리하도록 해라. 현무나 백호 또한 만만한 곳이 아니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도록 하고.”
“알고 있습니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기에 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 나가봐라.”
“예, 아버님.”
아들이 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윤철상은 고민에 빠졌다.
“그나저나 심상치 않군.”
보고를 받는 와중에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윤철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가로 갔다.
탁! 탁! 탁!
꽂혀 있는 책을 순서대로 뽑아들었다.
지이이잉!
책을 이용해 만든 스위치가 켜지자 비밀 집무실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간 윤철상은 곧바로 컴퓨터를 부팅시켜 정보가 들어오는 가문의 정보네트워크를 열었다.
“예상한 대로 보고서가 와 있군.”
아들이 벌인 일에 대한 보고서가 각 방면에서 분석되고 정리 된 후 올라와 있었다.
“도대체 어떤 자들인지 모르겠군. 대한민국 내에서 이만한 능력자를 가진 곳이 없을 텐데…….”
동시에 열네 명을 공간이동 시킬 만한 능력자를 가진 곳은 자신의 가문밖에 없었기에 윤철상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렇지만 윤철상은 이내 고개를 들어 보고서에 집중을 했다.
띠링!
올라와 있는 것을 다 읽었을 무렵 새로운 보고서가 올라왔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에 대한 보고서였다.
자신이 기다리던 것이기에 윤철상은 보고서를 클릭 했다.
발생시간은 금일 정오 열두 시로 에너지 파장을 분석한 결과 13시 경 종료할 것으로 보임.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는 한반도에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음. 자연 현상을 치부될 수 없는 증거가 발견됨. 지구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스펙트럼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보면 차원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됨.
“으음.”
경외의 세계를 넘어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 어느 곳에서도 통보가 되지 않은 것을 보면 불법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경외의 세계를 인지한 이후 처음 발생하는 일이가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한 일이기도 했다.
“드디어 시작이 된 건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머지않아 전쟁이 시작되겠군.”
세계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존재들 이외에도 경계를 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을 하고 있었음에도 윤철상은 씁쓸한 감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 * *
‘후우, 다행이다.’
현상계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경계를 넘기 전에 끝냈으니 말이다.
스페셜 알파의 육체는 이제 차원의 틈에 놓일 것이다.
알파팀원들에게 베풀어진 영혼의 금제도 무사히 제거 했다.
경계를 넘으며 발생하는 엄청난 에너지 파장이 스페셜 알파 팀원들에게 고착되어 있던 금제를 흔들었다.
금제가 흔들려 제 자리에서 이격되는 순간이 아니었다면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의 육체는 이제 우주여행을 할 때와 같이 가사상태에 빠져있다.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과 같이 유지 될 것이다.
비록 영혼은 깃들어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오랫동안 비밀리에 준비가 되어 온 존재들인 만큼 금제를 푸는 것이 힘들었지만 보람은 있다. 알파팀이 이제는 내 손 안에 취어졌으니 말이다.
다음 단계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성공한다면 나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백호의 진정한 실체를 알게 된다면 이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
영혼의 금제만 아니라면 자의로 이능력자들에게 협력할 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나를 싫어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동의도 받지 않고 경외의 세계를 여행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새로운 이능을 얻게 된다 하더라도 자존심이 강한 이들이라 나를 경계할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후우, 힘들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려고 하니 처리해야 할 것이 너무 많으니 말이다.
어디로 분화할지 모르는 만능줄기세포처럼 어느 세계로 갈지 모르는 것이 경계를 넘는 일이다.
정신을 집중해 길을 올바로 인도하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니 신경을 써야 한다. 경계를 뚫는 천곤에 정신을 집중해야만 하는 것이다.
윤상무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 대환단을 얻어서 정말 다행이다.
육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힘을 많이 써야 했는데 대환단으로 인해 절약이 됐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길을 제대로 찾아가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야 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까닭에 다른 곳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았고 말이다.
후우!
대환단이 준 여유로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에너지 파장이 많이 약해진 것을 보니 이제 경계를 완전히 넘을 것 같으니 말이다.
‘이젠 천곤을 발동시켜야 한다. 가랏!’
천곤이 내의지가 담긴 영혼의 힘을 발산했다.
콰직!
쏴-아아!!
경계의 막이 깨어져 나가며 나와 스페셜 알파 팀원들의 영혼을 쏟아냈다.
‘가자!’
내 영혼 또한 곧바로 경계의 막을 빠져 나왔다.
차원의 경계를 유지하는 힘을 지닌 때문인지 경계의 막은 금방 복구되었다.
콰르르르릉!
번쩍!
콰콰쾅!
들어서는 순간 푸른 하늘을 본 것 같은데 어느새 천지사방이 어둠에 싸여 요란을 떨어대고 있다.
우르르르릉!
인과율이 비틀린 때문인지 천지가 요동을 치고 있는 중이다.
‘드디어 넘어 왔구나.’
14명의 영혼이 경계를 넘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록 영혼 상태이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것이다.
이러고 있을 사이가 없다.
세계를 유지하는 인과율!
아카식 레코드에 이상이 생겨 천지가 진동하니 이 세계에 존재하는 특별한 이들이 인과율이 비틀렸음을 인지하지 못할 리가 없다.
새로운 세계로 넘어 온 영혼들을 곧바로 흩어놔야 한다.
번쩍!
생각이 일자 천곤에서 형형색색의 빛이 뿜어져 나와 영혼들을 감싼다.
이 세계의 인과율을 속이는 빛이다.
천지사방을 에워싼 어둠의 에너지파장이 잦아드는 것 같다.
천곤에서 나온 빛은 세계를 초월하는 힘이라서 그런지 다행스럽게도 이 세계의 인과율을 속인 것 같았다.
팡!
슈우우우우웅!
대기를 뚫고 빛들이 사방으로 퍼졌다. 세상으로 퍼진 영혼의 빛은 각자의 운명이 되어줄 이들을 찾아갈 것이다.
‘이전의 세계에 대한 기억은 없겠지만 새로운 기회를 쟁취하기 바랍니다. 그것이 제가 여러분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흩어진 영혼들은 중단된 이 세계의 운명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알파팀원들과는 달리 이전의 세계를 기억하겠지만 말이다.
‘카이사르가 말했던가? 후후후,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 * *
세상은 하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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