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장. 예상치 못한 링크-04
경계를 넘는 자들! 타키온
두두두두!
사나이는 병사를 독려하고 자신의 말을 몰아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갔다.
와아!
와아아아!!!
사나이를 필두로 말을 탄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그의 뒤를 따라 달려 나갔다.
이만 명이 넘어가는 기마군단의 질주는 가히 장관이었다.
“와와와와!! 가자!!”
땅위에 서있던 병사들 또한 빠르게 다리를 놀려 기마군단들의 뒤를 따라 달려 나갔다.
두두두두두두!!!
수많은 병사들의 발걸음에 의해 마치 진동하는 전고처럼 대지가 울렸다.
부우우웅!
말을 달려 앞선 사나이의 검에서 흰빛의 기운이 솟아올랐다.
뒤이어 달리는 병사들의 검에도 사나이보다는 크기는 작지만 흰빛이 솟아올랐다.
기마군단의 뒤를 따르고 있는 병사들의 창에서도 희미하기는 하지만 흰빛이 어려 있었다.
“카아아아!”
사나이와 함께 달려가는 병사들의 앞에 천지를 울리는 포효와 함께 거대한 물체가 속속 등장했다.
마계에서 소환된 것인지 아니면 아공간에 숨겨져 있다가 나타난 것인지 괴물들은 순식간에 장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둔중한 몸체에 파충류의 그것처럼 얼룩덜룩한 무늬가 사이한 느낌을 주는 괴물이었다.
말 열 마리를 합쳐 놓은 것 같은 거대한 크기의 괴물은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거대한 창처럼 날카로운 앞발과 진액 같은 검푸른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커다란 입, 번들거리는 눈동자는 살기로 물들어 붉게 충혈 되어 있었다.
커다란 입 사이로는 모든 것을 갈가리 찢어발길 듯 마치 검처럼 번득이는 날카로운 이빨들이 보였다.
잘 훈련이 된 듯 괴물들은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의 전면에 도열하며 서있었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드는 병사들을 바라보는 괴물들은 충혈 된 눈을 번들거리며 앞으로 벌어지게 될 피의 축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
투구를 입은 병사들의 전면에서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알 수 없는 언어로 고함을 쳤다.
“카-아아악!”
명령을 알아들은 괴물들의 포효가 다시금 대지를 울렸다.
쿵! 쿵! 쿵쿵!!!
대지에 선명한 발자국을 찍으며 괴물들은 빠른 속도로 뛰쳐나갔다.
달려오는 적들을 모두 집어 삼키려는 듯 걸쭉한 침이 흐르는 입이 무섭게 벌어졌다.
“카아아아”
두 마리 괴물이 빠르게 대 수장이라 불린 사나이의 앞을 가로 막았다.
괴물들은 날카로운 입으로 그의 머리를 물어뜯으려는 듯 달려들었다.
“차앗!”
사나이는 마상에서 몸을 젖히며 검이 휘둘렀다.
서걱!
“카악…….”
검은 괴물의 목을 단번에 갈랐다.
사나이가 휘두른 검에 강철보다 단단해 보이는 괴물의 목이 단번에 떨어 졌다.
사나이가 한 마리를 상대하는 사이 다른 한 마리는 어느 새 뒤로 돌고 있었다.
동료를 희생시키고 돌아나가는 모습이 상당한 훈련을 받은 듯 했다.
사나이의 몸이 균형을 잡으려는 찰나 괴물의 날카로운 이빨이 목을 물어뜯으려 번득였다.
괴물의 공격을 예상한 사나이는 허리를 튕긴 후 반동을 이용해 이미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서걱!
“키이익.”
다시금 한 마리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뒤로 돌아나가는 괴물의 행동반경이 이미 사나이에게 읽힌 뒤였기 때문이다.
“카아아아!”
괴물들의 공격은 연이어졌다.
그럼에도 사나이는 움직임에는 거침이 없었다.
사나이는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괴물들을 베고 또 베었다.
사나이는 괴물들과 많은 전투를 치룬 듯 달려드는 괴물들을 간단히 처치하며 앞으로 말을 달려 나갔다.
괴물들의 행렬은 끝이 없었다.
적의 심장부를 향해 달려가는 사나이를 저지하기 위해 괴물들은 필사적이었다.
사나이 또한 필사적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시시각각 자신에게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괴물들을 상대해 나갔다.
사나이와 몇몇 기병들은 그렇게 적의 중심부를 향해 필사적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들은 사나이가 이끄는 자들 중 가장 강한 자들이었다.
그렇게 사나이와 그들 따르는 자들은 조금 씩 전진하며 괴물들을 거침없이 죽여 나갔지만 병사들은 괴물들을 상대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었다.
각자 흰빛이 어린 창을 괴물들을 향해 찔러 넣고 있었으나 피부가 무척이나 두꺼운 괴물들은 그것으로는 치명상을 입지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 대여섯의 병사가 한조를 이루어 괴물 한 마리를 상대하고 있었다.
광분하는 괴물들은 강력한 집게발로 병사들을 잡고는 그대로 사지를 찢어 냈다.
병사들은 동료의 사지가 찢겨나가며 그들의 피가 자신들 몸 위에 뿌려져도 사기가 죽지 않았다.
“놈들을 죽여라!”
“죽여라!!”
마치 자신의 희생이 당연한 듯 몸이 물어뜯기고 다리가 잘려 나가도 그들의 창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기어코 괴물들을 죽여 나갔다.
“죽어라! 이 괴물들아!!”
그들은 정말 악착같았다.
괴물을 상대하는 것이 필생의 목적인 듯 죽음을 도외시한 그들의 광기어린 공격은 엄청난 희생을 불러 왔다.
병사들이 상대한 괴물들은 그야말로 치가 떨릴 정도로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놈들이었다.
괴물들 한 마리가 서너 명의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괴물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자들 또한 대부분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병사들은 죽음에 이를 정도로 중상을 입었음에도 또 다른 괴물을 찾아 나섰다.
괴물들을 하나라도 더 제거하려는 듯 몸을 움직였다.
한 시간 정도 처절한 전투가 지속 됐다.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전면에 내세운 괴물들은 거의 바닥에 누워 있었다.
강력한 전투를 지닌 놈들이었지만 기병들과 창을 든 병사들에 의해 대부분 전멸 한 것이다.
죽음을 결심한 사나이와 병사들은 괴물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들의 전투는 무척이나 치열했고, 괴물들을 거의 다 죽이기는 했지만 적의 본진은 아직 전투에 가담도 하지 않고 있었다.
사나이는 검에 묻은 괴물들의 피를 털어내며 전면에 위치한 적의 본진을 바라보았다.
‘너무 큰 희생이다. 너무 큰…….’
괴물들을 거의 처치하기는 했지만 피해가 상당했다.
괴물들과의 전투에서 사나이는 자신의 병력 중 삼분의 일을 잃어야 했다.
진짜 적들을 상대하기 전까지 어느 정도 피해를 예상했었지만 이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짐작과는 달리 적들이 괴물들을 앞세움으로서 너무도 큰 희생이 일어난 것이다.
‘미안하다.’
사나이는 병사들의 희생을 보며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크으윽!”
사나이는 피눈물을 삼켰다.
자신의 동족이, 자신과 같은 피를 나눈 형제들의 죽음이 그의 가슴을 슬픔으로 적시고 있었다.
“으드득!”
깊은 슬픔 찾아왔지만 사나이는 정신을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주적들은 아직 아무런 피해도 없이 그들 앞에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은 갑옷을 입은 자들은 흔들림 없는 눈으로 사나이와 병사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괴물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숫자에서 세배가 넘게 차이가 나는 전력이었다.
공간을 열고 나온 이들은 자신들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이미 승리는 정해 진 것!
비록 자신들이 부리는 괴물들이 전멸 했다고는 하지만 사나이가 이끄는 병력도 희생이 컸다.
더군다나 살아남은 이들 대부분이 상당한 부상과 함께 피로감에 지쳐있었다.
세상은 하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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